홀이 관찰한 바에 따르면 두 식단이 미치는 영향에서 가장 큰 차이는 사람들이 초가공식품을 더 빨리 먹는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초가공식품은 부드러울 뿐만 아니라 건조하다. 즉 칼로리 밀도가 높다는 의미다. 물은 에너지를 비롯해서 모든 것을 희석한다. 고기, 과일, 채소는 일반적으로 수분 함량이 대단히 높다.
건조함은 초가공식품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식품 안에서 미생물이 성장하지 못하게 막는 핵심적인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런 특성은 초가공식품의 유통기한을 터무니없을 정도로 늘려서 수익성을 높이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초가공식품은 좀처럼 부패하지 않는다.
(...)
초가공식품은 부드러운 데다 칼로리 밀도까지 높기 때문에, 홀의 실험에서는 분당 17칼로리를 더 섭취했다.
- P264

우리가 중독성 제품을 소비하는 이유는 감각적 쾌락을 얻기 위해서다. 그리고 어떤 물질을 중독성 물질로 만들 때 중요한 부분은 체내 흡수 속도를 높이는 것이다. 만약 섭취 속도를 낮추면 분명 감각적 쾌락이 줄어들 것이고, 그 제품은 예전만큼 잘 팔리지 않을 것이다. 초가공식품이 부드러운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렇게 해야 판매량을 최대로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식품업계의 반발 때문에 쉽지는 않겠지만, 부드러움과 에너지 밀도에 대해 경고하는 식품 라벨을 붙여야 한다. 
- P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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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이별 때문에 슬품을 겪는다고는 하지만, 이별이라는 현상 때문만이 아니라, 이별이라는 정황을 받아들이면서, 그 정황과 합일되었을 때에 가없이 슬퍼지는 것이다. 이별앞에서도 슬프지 않다면, 그 정황에 대해서조차 격리되어 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아직 슬프지 않다. 그래서 슬픔은 무방비 상태에서는 느낄 수가 없다. 주위를 둘러보게 되었을 때에 슬픔은 깨달음처럼 찾아온다.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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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사람은 농담을 적절하게 잘 활용하며, 상쾌한 사람은 농담에 웃어줄 줄 알며, 경쾌한 사람은 농담을 멋지게 받아칠 줄 알며, 통쾌한 사람은 농담의 수위를 높일 줄안다. 고민스럽고 복잡한 국면에서, 유쾌한 사람은 상황을 간단하게 요약할 줄 알며, 상쾌한 사람은 고민의 핵심을 알며, 경쾌한 사람은 고민을 휘발시킬 줄 알며, 통쾌한 사람은 고민을 역전시킬 줄 안다. 유쾌함에는 복잡함을 줄인 흔적이, 상쾌함에는 불순물을 줄인 흔적이, 경쾌함에는 무게를 줄인 흔적이, 통쾌함에는 앙금을 없앤 흔적이 남아 있다. 우리는 좋은 사람을 만났을 때 유쾌해지고, 좋은 공간에 놓였을 때 상쾌해지며, 좋은 컨디션일때 경쾌해지고, 지리한 장마처럼 오래 묵은 골칫거리들이 빠르고 정확하게 해결될 때 통쾌해진다. 나
쁜 사람의 불행을 구경하며 우리는 유쾌하거나 상쾌하거나 경쾌해질 수는 없지만 통쾌해지기도 하는 걸 보면, 통쾌하다는 것의 쾌감이 위험한 수위에서 찰랑대는 감정임에는 틀림없다.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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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참함은 너덜너덜해진 남루함이며, 처절함은 더 이상 갈 데가 없는 괴로움이며, 처연함은 그 두 가지를 받아들이고 승인했을 때의 상태다. 처참함은 차마 눈뜨고 볼 수없는 정황이라면, 처절함은 차마 손댈 수 없는 정황이며, 처연함은 눈뜨고 볼 수도 있고, 손을 댈 수도 있지만, 눈길도 손길도 효력이 없으리란 걸 알고 있는 상태다. 
(...)
처참함 때문에 우리는 죽고 싶지만, 처절함 때문에 우리는 이 악물고 살고 싶어진다. 처연함은 삶과 죽음이 오버랩되어서 죽음처럼 살고, 삶처럼 죽게 한다.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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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스며들지만, 기쁨은 달려든다. 행복은 자잘한 알갱이들로 차곡차곡 채워진 상태이지만, 기쁨은 커다란 알갱이들로 후두둑 채워진 상태다. 기쁨은 전염성이 강하지만,
행복은 전염되기 힘들다. 남의 기쁨에는 쉽게 동조되지만, 남의 행복에는 그렇지가 않다. 약간의 질투와 약간의 모호성. 그것이 장애가 되기 때문이다. 남에게서 전염된 기쁨은 그러나 오래가지도 않고 자기 것이 되지도 않는다. 금세 잊는다. 그렇지만, 남에게서 전염된 행복은 오래가기도 하거니와 자기 것이 된다.
그만큼 느리고 꼼꼼하게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스스로 얻은 기쁨과 행복도 마찬가지다. 언제나 그렇지만, 빠르고 간단한 것들은 느리고 꼼꼼한 것만 못하다.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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