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LAB 주석 시리즈
그랜트 오스본 지음, 박대영 옮김 / 성서유니온선교회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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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서에 관한 훌륭한 주석이 국내에 많이 소개되었다. 찰스 크랜필드의 국제비평주석(ICC), 에른스트 케제만의 국제성서주석, 제임스 던의 WBC, 페터 슈툴마허의 독일어신약성경주석 등...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최고의 주석은 더글라스 무의 NICNT(1996)이다. 어서 번역되었으면 좋겠다. 이런 탁월한 주석말고 참고할 것이 없을까? 나는 LAB 주석을 추천한다. 랩 주석은 최고는 아니지만 유용한 주석이다. 이 주석 시리즈는 몇가지 점에서 다른 주석과 다르다.

먼저 책상태가 다르다. 보통의 주석은 양장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이 주석은 하드커버로 되어있다. 그래서 그런지 책 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책 내용도 다르다. 보통의 주석은 본문에 대한 충실한 주해에 생명을 건다. 그러나 이 주석은 본문을 설명할뿐만 아니라 생활속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주석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런 실천적인 주석은 거의 없다.

저술 방식이 현격히 다르다. 보통의 주석은 한 명 내지 두명이 수년에 걸쳐 집필한다. 그러나 이 주석은 여러명이 공동으로 편집하였다. 그러다보니 주해와 적용외에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한 도표와 지도와 예화와 명언까지 실을 수 있었다. 공동 작업이 아니면 불가능 했을 것 같다.

그리고 본문의 구조가 다르다. 아니 다르지 않고 아예 없다. 보통의 주석은 사상의 흐름에 따라 본문을 크고 작게 세분한다.(로마서의 경우 1:1-17, 1:18-4:25, 5:1-8:39, 9:1-11:36, 12:1-15:13, 15:14-16:27) 그러나 이 주석은 전체적인 구조 분석이 전혀 없고 장과 절에 얽매여 본문을 설명하는데 급급하다. 이 주석의 가장 큰 단점이다. 나는 이 주석을 읽으면서 본문의 Big idea를 찾을 수 없었다.(나의 독해 능력이 부족해서 그렇겠지만)

나는 감히 그랜트 오스본에게 말하고 싶다. 구조 분석이 없으면 핵심 주제를 알 수 없다고. (이 글은 2003년 9월 29일 라이프북에 실었던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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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읽기
데이빗 G.호렐 지음, 윤철원 옮김 / 미스바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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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역사상 예수님 다음으로 중요한 인물은 사도 바울이다. 바울은 그 영향력에 걸맞게 수많은 사람들의 연구의 대상이었다. 그의 삶과 사상은 갈갈이 파헤쳐졌고 낱낱히 드러났다. 그에 관한 책과 논문은 산을 덮고 바다를 메울 지경이다. 그것도 모자라 그에 대한 담론은 아직도 멈추지 않고 있다. 그는 며칠 사이에 떳다 지는 반짝 스타가 아니라 모든 시대를 풍미하는 영원한 스타다. 이처럼 그의 인기가 식지 않는 비결은 무엇일까? 아마 계속 마셔대도 갈증이 나는 바닷물처럼, 아무리 연구해도 속시원히 알 수 없는 그의 사상적 깊이 때문이 아닐까?

여기 바울의 산에 오르다 조난당한 사람들에게 정상으로 안내하는 지도와 같은 책이 출판되었다. 바울의 바다에 빠져 헤메이는 사람들에게 항구로 인도하는 등대와 같은 책이 번역되었다. 바울에 관한 또 다른 주장을 제기하여 두번 죽이지(?) 않고, 바울에 관한 모든 연구(생애, 작품, 신학, 실천)를 종합적으로 집대성하여 한 눈에 볼 수 있게 만들어졌다. 비록 바울 연구가들에게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샘물(속시원한 결론)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여 독자 스스로 판단하도록 의도되었다. 거기다 최근의 연구 성과인 사회과학적 연구와 페미니스트 관점도 반영하였으니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이 책은 나무(바울의 일부분)를 보기 전에, 숲(바울 전체)을 보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책값보다 나은 책이다. (이 글은 2003년 9월 16일 라이프북에 실었던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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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학 사전
윌리엄 윌리몬 지음, 이승진 옮김 / 기독교문서선교회(CLC)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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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는 목사를 울리기도 하고 웃기기도 한다. 설교에 홈런을 쳤을때는, 어깨를 쫙 펴고, 환한 얼굴로, 성도들의 눈빛을 보며, 자신있게 악수를 나눈다. 스트라이크 아웃이 됐을때는,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다. 눈빛을 맞추기가 겁난다. 설교는 목사가 영원히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성도들은 설교를 듣기 위해 예배당에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설교는 예배순서 중의 하나지만 설교만큼 비중있는 시간도 없다. 성도들의 삶을 송두리째 변화시킬 핵폭탄이 바로 설교이기 때문이다.

여기 핵무기(설교)를 제조할 도면이 있다. 200여개 부품(항목)을 180여명의 고도로 숙련된 기술자(설교학자)들이 전문분야별로 제작하였다. 미국의 권위있는 무기회사(설교잡지) [PreachingToday]지가 선정한 1995년 올해의 무기(책)이라니 성능또한 믿을 만 하다.

도면에는 핵무기(설교)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의 소논문들과 무기 조립(설교의 준비와 전달)을 위한 실제적인 지침들과 무기 연구사(설교사)에 영향을 미친 인물들이 포함되어 있다.(한국말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서너명은 제외됐다고 한다. 아쉽다.) 이 도면만 있으면 과거의 무기도 제작해 볼 수 있고, 미래의 무기도 예측해 볼 수 있다.

이 중요한 도면을 국내에 소개한 이승진 박사와 수지타산을 따지지 않고 출판한 CLC측에 감사드린다.(오자가 많은 게 흠이다.) 이제 핵무장 할 일만 남았다. (이 글은 2003년 9월 1일 라이프북에 실었던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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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자 말틴 루터
제임스 M.키텔슨 지음, 김승철 옮김 / 컨콜디아사(재단법인한국루터교선교부유지재단) / 199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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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리스도, 사도 바울, 히포의 어거스틴, 마틴 루터, 존 칼빈, 존 웨슬리 그리고 조나단 에드워즈. 교회사 속에서 만나는 거인들이다.

이 중 루터는 가톨릭과 개신교를 나누는 분수령이다. 그래서 루터만큼 많이 연구된 인물도 드물다.(예수님을 제외하고) 당연히 루터에 관한 전기도 많다. 가장 유명한 작품은 롤란드 베인튼의 Here I Stand(1950) 이다. 이 책은 30년 가까이 사랑을 받아왔으나, 루터의 초창기 발전과정에 관한 최근의 연구를 다루고 있지 않다. 개정판(1995)은 이 부분을 보완했으리라. 그러나 국내에는 아직 소개되지 않았다.

이 책 말고 다른 책을 고르라면 제임스 키텔슨의 개혁자 말틴 루터(Luther The Reformer : The Story of the Man and His Career, Augsburg Publishing House, 1986)를 고를 것이다. 이 책은 신학자이며, 목회자이며, 한 인간인 루터를 솔직하고 담백하게 잘 기술하고 있다. 일반인이 흥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풍성한 일화를 소개하고 있고, 신학생과 목회자가 주의를 기울이도록 신학 논쟁도 충실히 다루고 있다. 이 한 권만 있으면 루터를 반쯤 알 것 같다.

저자는 연표를 통해 루터의 생애를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게 도왔고(1483.11.10-1546.2.18), 그림과 사진을 통해 루터 당시의 시대상을 현장감있게 전달하고 있다.(루터가 쓰고 있는 모자는 박사모이다.) 그리고 더 많은 연구를 위해 훌륭한 참고도서 목록을 제시해 줬고, 루터의 여행 경로를 따라 유럽을 누비도록 도와줬다.

마틴 루터를 알고 싶은 분들은 이 책을 보십시오. 당신의 궁금증이 풀 릴 것입니다. (이 글은 2003년 8월 31일 라이프북에 실었던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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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마가 - 복음서 내러티브 개론
데이빗 로즈 외 지음, 양재훈 옮김 / 이레서원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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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대한 문학적 해석의 한 형태인 서사비평은, 신약 성경 중에서 이야기 본문인 복음서를 주로 연구한다. 마태복음은 킹스베리, 마가복음은 로즈와 미키,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은 탄네힐, 요한복음은 컬페퍼가 이 분야의 선구자다. 우리나라에는 [이야기 마태복음(1988)], [요한복음 해부(1983)] 그리고 서사비평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서사비평이란 무엇인가?(1990)]가 소개되었다. 그렇지만 서사비평의 원조는 신약학자인 로즈와 영문학자인 미키가 저술한 [이야기 마가(1982)]이다.(다른 책들은 이 책의 연구방법을 따르고 있다.) 이야기 마가가 신약학자 듀이를 가세시켜 거듭났다.(1999)

개정판에는 최신 성경해석 방법론이 반영되었다. 페미니스트 비평, 해체주의 비평, 문화 해석, 사회과학비평 등. 특히 서사비평과 독자반응비평의 결합이 눈에 띤다. 마크 포웰의 예언이 적중한 느낌이다.(서사비평... 51쪽) 성경연구가 저자와 본문 중심에서 (저자와) 본문과 독자 중심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시대적인 흐름이리라. 이 책이 여러 방법론을 가미했다고 염려할 것은 없다. 저자들은 다양한 방법론을 충분히 소화하여 독자들이 배탈나지 않도록 음식을 넣어 주고 있다. 단어를 통해 따분하게 설명하지 않고, 문장을 통해 자연스럽게 묘사하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마가복음을 해석하기 위해서 5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내레이터, 배경, 플롯, 등장인물, 수사법. 그렇다고 자료비평과 양식비평처럼 본문을 조각내지 않는다. 저자들은 하나의 완전한 이야기(마가복음)를 5가지 각도로 바라볼 뿐이다. 멋진 장면을 여러 각도에서 다시 보여주는 스포츠 중계처럼. 마가복음의 내레이터는 3인칭이다. 3인칭 중에서 전지적 작가 시점을 가지고 있다. 이런 내레이터는 이야기의 모든 세계를 알고 있다. 우리는 내레이터의 시각에 따라 인물을 평가하고 배경을 이해할 수 있다. 플롯은 사건과 등장인물과 배경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이야기를 흥미롭게 만들어준다. 수사법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법이다. 마가복음은 여러가지 반복법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저자들의 의도는 마가복음을 하나의 이야기로서 읽도록 한 것이고, 그 계획은 실현되었다.

이 책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제1장 원문 번역이다. 저자들은 원문을 바탕으로 마가복음을 한 편의 드라마로 완성하였다. 장과 절을 없애니 또다른 묘미가 있다. 유진 피터슨의 [The Message]도 이렇게 흥미로울까? 마음에 안 드는 점도 있다. 책 값을 부풀렸다. 이레서원은 176쪽인 원서를 448쪽으로 만드는 수고를 하였다. 신국판으로 만들었으면 훨씬 저렴했을텐데... 전문서적은 독자층이 엷기 때문이리라. 내용이 많지 않으니 쉽게 읽히는 장점은 있지만... 글자체도 예전에는 흐릿했는데 이 책에서는 선명해졌다.

이 책은 '복음서 내러티브 개론'이라는 부제처럼 서사비평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서사비평의 새 장을 연 기념비적인 이 책을 먼저 읽고, 이 책에 빚을 진 다른 책을 나중에 읽으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나라 학자가 쓴 책 중에서는 [누가복음 새로 읽기], [문학-역사비평이란 무엇인가?], [신약성서의 그레꼬-로마적 읽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서사비평(문학적 성경해석)의 새싹이 움트고 있다. 당신도 이 대열에 합류해 보라. 성경을 보는 새로운 눈이 열릴 것이다. (이 글은 2003년 7월 4일 라이프북에 실었던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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