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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 목회자는 가라
유진 피터슨 외 지음, 차성구 옮김 / 좋은씨앗 / 200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저자들이 리젠트 신학교 목회자 컨퍼런스에서 The Unnessary Paster(불필요한 목회자)란 제목으로 강연한 내용을 책으로 옮긴 것이다. 유진은 목회서신을, 마르바는 에베소서를 가지고 목회자와 평신도 사역자를 향해 성경적인 목회신학을 정립시키고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세 번 놀랐다.
먼저, 책값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392쪽에 오천원?!(만 오천원이 아니고?) 출판사측은 더 많은 목회자와 사역자가 읽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렇게 책정했다 한다. 기독교 서적이 일반 서적보다 조금 비싼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일이다. 주머니가 가벼우니 마음까지 한결 여유로와 진다. 출판사측의 헌신에 박수갈채를 보내며 꼭 열매를 맺기 바란다.
그리고 제목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섬뜩해진다. 목사 안수 받은 지 3년째. 나는 늘 삯꾼(직업적인 종교인)은 아닌지 반문해 본다. 그리고 이것을 늘 일깨워줄 만한 책을 찾고 있었다. 바로 이 책이다 싶다. 나는 이 제목만 보고도 주님과의 첫 만남을 회상해 보았고, 처음 목회 시작할 때의 마음 가짐을 되새겨 보았다. 이 제목은 정말 마력이 있다. 번역자가 얄궂고도 고맙다. 처음 목회 나온 후배에게 선물해야겠다.
무엇보다도 내용에 머리가 숙여진다. 유진은 신학교는 이성주의가 차지하고 있고, 교회는 기능주의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한탄한다. 정말 그렇다. 세속적인 학문 이론이 성경의 권위를 잠식하려 하고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 일부 목회자는 교회를 깜짝 쇼를 연출하는 이벤트 회사정도로 변질시키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유진은 '화학비료와 제초제'의 비유를 통해서 이것을 사용하면 처음에는 생산량이 현저히 증가하나, 시간이 흐르면 농토는 황폐화된다고 말한다. 그제서야 사람들은 유기농법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바로 이성주의와 기능주의가 화학비료요 제초제다. 그러나 성경은 유기농법이다. 성경만이 진정한 목회신학의 지침서이다. 여기서 저자의 사상을 발견하게 된다. 성경과 신학에 바탕을 둔 영성! 이것이 유진의 한결같은 아우성이다. 아무튼 근시안적이고도 조급한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는 한국 목회자의 목회신학 클리닉을 이 책이 담당하리라 믿는다. 나는 집에 앉아 여름 목회자 세미나를 다녀온 유익을 얻었다. (이 글은 2001년 8월 4일 라이프북에 실었던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