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3월호 [기독교 출판소식]을 보고 이 책의 출판을 알게 되었다. 평소 성경에 대한 문학적 해석에 관심이 있는터라, 먼저 아마존닷컴에 들어가서 미국 독자들은 이 책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많은 독자들이 극찬하고 있었다. 책에 믿음이 갔다. 책을 사다보니 별일도 다 있다. 어떤 책은 미국에서 개정판이 나왔는데, 국내엔 구판을 번역 출판했고, 심지어 절판된(품절이 아니라) 책도 번역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은 원서가 1999년에 나왔다. 역자도 신학교재를 10권 넘게 번역한 류근상 교수다. 책값도 분량에 비해 저렴하다. 이래저래 호감이 간다. 어서 책이 왔으면. 설레는 마음으로 택배 아저씨를 기다린다. 드디어 도착.이제 책을 손에 쥐었다. 저자 서문만 읽었는데도 감동이 밀려온다. 저자가 수십년 동안 땀흘려 이 책을 완성했기 때문이다. 보통은 봄에 씨를 뿌려 여름에 가꾸면 가을에 결실한다. 과실수는 3년이면 열매를 맺는다. 그런데 이 책은 수십년이나 걸렸다니... 존경심이 절로 솟는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구약성경의 문학적 구조를 밝힌 책이다. 먼저 본문의 문학적 단위를 파악하고(흔히 말하는 문단나누기), 구조를 분석하여(선형구조,평형구조,대칭구조), 의미를 파악(중심주제)하는 과정을 밟는다. 이렇게 하면 본문의 핵심내용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역자의 말대로 문학적 구조를 부분적으로 다룬 책은 있으나 구약 전체의 문학적 구조를 다룬 책은 없었다.(전체를 다루다보니 부분적으로 설명이 부족한 점은 있다) 정말 대단한 책이다. 이 책 한 권만 있으면 창세기부터 말라기까지 설교할 수 있을 것 같다. 설교 준비할 때 본문을 열번 읽는 것보다 이 책을 한번 읽는게 나아 보인다.(오해하지 마세요) 그만큼 본문의 핵심을 파악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성경은 하나님께서 역사를 통해서 그 당시 흔히 쓰는 사람의 말로 주신 하나님의 말씀이다.(아마 다드가 이런 말을 한 것 같다) 그러므로 성경은 역사적이고, 문학적이고, 신학적인 책이다. 지금까지는 역사적이고 신학적인데 관심이 많았다. 그러나 요즘 주석들을 보면 문학적 분석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다행스런 일이다. 우리나라 신학계도 문학적인 해석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때에 본서가 소개된 것은 하나님의 섭리이리라. 이 책을 통해 한국신학계에 문학적 해석이 활짝 꽃 피우기를 기대해 본다. 누군가 책은 옷과 같다고 말했다. 어떤 사람에게 잘 맞는 옷이 다른 사람에게 안 맞을 수도 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나는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만큼 좋기 때문이다. 나는 확신한다. 이 책을 사는 사람은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 책은 내가 지금까지 접해본 책 중에서 가장 탁월한 책이다. 당신에게 소개할 수 있어 기쁘다. (이 글은 2003년 3월 13일 라이프북에 실었던 서평입니다.)
정장복 교수님의 [그것은 이것입니다]를 읽고, 예배 중에 바른 기독교 용어를 쓰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나 한 번 길들여진 습관은 쉽게 고쳐지기 힘든 모양이다. 바른 용어가 생소해서 그런지 아니면 습관이 생활을 지배해서 그런지 우리 교회 교인들은 여전히 비기독교적인 용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이 책보다 더 얇은 책이 있으면 교인들을 교육하는데 좋을 텐데.' 내가 바라던 책이 나왔다. 장로회 통합 측에서 '기독교 용어 연구 위원회'를 구성하고 비성경적, 비신학적, 비기독교적인 낱말을 추려내고, 이 말을 대체하는 바른 기독교 용어를 제시하였다. 이 책을 구입하여 한 가정에 한 권씩 나눠주고 예배 시간에 설교 대신 이 책을 강의하였다. 설교도 중요하지만 바른 용어는 더 시급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교인들의 반응도 한결 좋아졌다. 말로 할 때보다 책으로 대할 때 더 효과가 있었다. 이제 우리 교인들은 의식적으로 바른 용어를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내가 속한 감리회의 [기독교 대한 감리회 새 예배서] 13-14쪽을 보면 바람직한 예배 용어 10가지가 나온다. 이 중에서 [변경된 새로운 기독교 용어]와 다른 게 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대표기도'를 통합측은 '기도인도'로, 감리회는 '오늘의 기도'로 사용한다. 이렇게 각 교파마다 다른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교파 차원에서 용어를 통일시키지 않는 한, 어쩌면 바른 용어 사용은 요원한지도 모른다. (이 글은 2003년 7월 2일 라이프북에 실었던 서평입니다.)
로마서에 관한 훌륭한 주석이 국내에 많이 소개되었다. 찰스 크랜필드의 국제비평주석(ICC), 에른스트 케제만의 국제성서주석, 제임스 던의 WBC, 페터 슈툴마허의 독일어신약성경주석 등...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최고의 주석은 더글라스 무의 NICNT(1996)이다. 어서 번역되었으면 좋겠다. 이런 탁월한 주석말고 참고할 것이 없을까? 나는 LAB 주석을 추천한다. 랩 주석은 최고는 아니지만 유용한 주석이다. 이 주석 시리즈는 몇가지 점에서 다른 주석과 다르다. 먼저 책상태가 다르다. 보통의 주석은 양장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이 주석은 하드커버로 되어있다. 그래서 그런지 책 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책 내용도 다르다. 보통의 주석은 본문에 대한 충실한 주해에 생명을 건다. 그러나 이 주석은 본문을 설명할뿐만 아니라 생활속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주석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런 실천적인 주석은 거의 없다.저술 방식이 현격히 다르다. 보통의 주석은 한 명 내지 두명이 수년에 걸쳐 집필한다. 그러나 이 주석은 여러명이 공동으로 편집하였다. 그러다보니 주해와 적용외에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한 도표와 지도와 예화와 명언까지 실을 수 있었다. 공동 작업이 아니면 불가능 했을 것 같다.그리고 본문의 구조가 다르다. 아니 다르지 않고 아예 없다. 보통의 주석은 사상의 흐름에 따라 본문을 크고 작게 세분한다.(로마서의 경우 1:1-17, 1:18-4:25, 5:1-8:39, 9:1-11:36, 12:1-15:13, 15:14-16:27) 그러나 이 주석은 전체적인 구조 분석이 전혀 없고 장과 절에 얽매여 본문을 설명하는데 급급하다. 이 주석의 가장 큰 단점이다. 나는 이 주석을 읽으면서 본문의 Big idea를 찾을 수 없었다.(나의 독해 능력이 부족해서 그렇겠지만) 나는 감히 그랜트 오스본에게 말하고 싶다. 구조 분석이 없으면 핵심 주제를 알 수 없다고. (이 글은 2003년 9월 29일 라이프북에 실었던 서평입니다.)
기독교 역사상 예수님 다음으로 중요한 인물은 사도 바울이다. 바울은 그 영향력에 걸맞게 수많은 사람들의 연구의 대상이었다. 그의 삶과 사상은 갈갈이 파헤쳐졌고 낱낱히 드러났다. 그에 관한 책과 논문은 산을 덮고 바다를 메울 지경이다. 그것도 모자라 그에 대한 담론은 아직도 멈추지 않고 있다. 그는 며칠 사이에 떳다 지는 반짝 스타가 아니라 모든 시대를 풍미하는 영원한 스타다. 이처럼 그의 인기가 식지 않는 비결은 무엇일까? 아마 계속 마셔대도 갈증이 나는 바닷물처럼, 아무리 연구해도 속시원히 알 수 없는 그의 사상적 깊이 때문이 아닐까? 여기 바울의 산에 오르다 조난당한 사람들에게 정상으로 안내하는 지도와 같은 책이 출판되었다. 바울의 바다에 빠져 헤메이는 사람들에게 항구로 인도하는 등대와 같은 책이 번역되었다. 바울에 관한 또 다른 주장을 제기하여 두번 죽이지(?) 않고, 바울에 관한 모든 연구(생애, 작품, 신학, 실천)를 종합적으로 집대성하여 한 눈에 볼 수 있게 만들어졌다. 비록 바울 연구가들에게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샘물(속시원한 결론)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여 독자 스스로 판단하도록 의도되었다. 거기다 최근의 연구 성과인 사회과학적 연구와 페미니스트 관점도 반영하였으니 두 말할 필요도 없다.이 책은 나무(바울의 일부분)를 보기 전에, 숲(바울 전체)을 보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책값보다 나은 책이다. (이 글은 2003년 9월 16일 라이프북에 실었던 서평입니다.)1분중 0분께서 이 리뷰를 추천하셨습니다.
설교는 목사를 울리기도 하고 웃기기도 한다. 설교에 홈런을 쳤을때는, 어깨를 쫙 펴고, 환한 얼굴로, 성도들의 눈빛을 보며, 자신있게 악수를 나눈다. 스트라이크 아웃이 됐을때는,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다. 눈빛을 맞추기가 겁난다. 설교는 목사가 영원히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성도들은 설교를 듣기 위해 예배당에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설교는 예배순서 중의 하나지만 설교만큼 비중있는 시간도 없다. 성도들의 삶을 송두리째 변화시킬 핵폭탄이 바로 설교이기 때문이다. 여기 핵무기(설교)를 제조할 도면이 있다. 200여개 부품(항목)을 180여명의 고도로 숙련된 기술자(설교학자)들이 전문분야별로 제작하였다. 미국의 권위있는 무기회사(설교잡지) [PreachingToday]지가 선정한 1995년 올해의 무기(책)이라니 성능또한 믿을 만 하다.도면에는 핵무기(설교)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의 소논문들과 무기 조립(설교의 준비와 전달)을 위한 실제적인 지침들과 무기 연구사(설교사)에 영향을 미친 인물들이 포함되어 있다.(한국말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서너명은 제외됐다고 한다. 아쉽다.) 이 도면만 있으면 과거의 무기도 제작해 볼 수 있고, 미래의 무기도 예측해 볼 수 있다.이 중요한 도면을 국내에 소개한 이승진 박사와 수지타산을 따지지 않고 출판한 CLC측에 감사드린다.(오자가 많은 게 흠이다.) 이제 핵무장 할 일만 남았다. (이 글은 2003년 9월 1일 라이프북에 실었던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