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트 블랑슈 이언 플레밍의 007 시리즈
제프리 디버 지음, 박찬원 옮김 / 뿔(웅진)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이 작가를 격하게 아끼는 이유는
어떤 작품도 용두사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공공칠의 현대판 버전으로
기존 팬들은 다소 실망할 수도 있겠으나
개인적으로는 너무 괜찮았던 작품이다.

영국의 아이콘을 미국 작가가 다룬다는 것은
굉장한 도박이었을텐데 말이다.

여튼 이 장르는 바둑처럼 몇 수를 내다보는
플레이 때문에 지적 스릴러라고 불리운다.

영화 ‘킹스맨‘ 같은 절제된 세련미가
당신의 취향을 저격할 것이다.



작가의 치밀한 작품 구성과 디테일한 전문성은
이 작품에서도 어김 없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항상 느끼는 양면성은 꼭 이정도로
자세할 필요가 있나 싶은 설명과 묘사들인데,

보통 이해 안되면 대충 스킵해버리는 독자의 입장을
이 작가는 잘 모르는 것 같다.

아무 생각없이 읽다보면 세계 정치기사를
읽는 느낌도 간혹 드는데 그나마 다행인 건,

리 차일드처럼 쓸데없는 씬만 골라서
디테일을 쏟아붓는 센스는 없어서 다행이다.



초중반까지는 문장의 연결보다는 단어의 연속이어서
흐름이 끊기면 다시 몰입하기가 좀 어려웠다.

그래도 중반부터는 싸스가 디버 행님의
명불허전 폭발력을 볼 수 있다.

나도 영화는 원작에 못 미친다는 쪽인데
첩보물은 예외일지도 모르겠다.

‘미션 임파서블‘도 스토리 보다는
영상미 때문에 보는 분들도 많거든.

여튼 이 두껍고 묵직한 작품을
무사히 마친 나 자신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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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의 덱스터 모중석 스릴러 클럽 17
제프 린제이 지음, 김효설 옮김 / 비채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안타까움의 연속이다.

그동안 함께 동행하던 검은 승객이 사라진 이후
되는 것이 하나도 없는 덱스터.

아이들도 말안듣고, 결혼준비 문제에,
윽박지르고 무시하는 데보라에, 살인용의자 지목까지.

오랜 친구의 부재로 인해 캐릭터를 잃어버린
가련한 덱스터는 평범한 정상인에 가까워져간다.

남들처럼 이제 꿈도 꾸고, 감정을 느끼고,
공감을 하게 되는 이 모든 현실이
불안하기만 한 어리버리 주인공.

이 두꺼운 책을 한마디로 압축하자면
`지못미`되시겠다.



음. 재미 면에서는 전 편보다
심하게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주인공이 계속 소극적이고 움츠리게 되어서
전개가 상당히 더뎌지고 흥미마저 잃게 만들었다.

읽는 내내 사건의 궁금증보다도
캐릭터를 언제 다시 되찾는지가 더 중요했다.

영화 트랜스포머2를 보면 옵티머스 프라임이
초반에 죽고서 다시 부활하기까지 얼마나 지루했던가.

그래도 그 영화는 작품성이라도 있었지,
이 책은 시선이 분산되고 산만하며,
각각의 개연성도 떨어진다.

소재로 인한 슬럼프였던 것일까,
아니면 도약을 위해 캐릭터에게 자극을 준 것일까.

제프 린제이의 특장점은 독자가 직접 덱스터의
눈과 귀가 되어, 보고 듣게 해주는 리얼함이었다.

그 장점마저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끝내
침몰한 타이타닉이 되버렸다. 쯧쯧.

여튼 마이애미는 오늘도 평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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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의 엘리베이터 살림 펀픽션 1
기노시타 한타 지음, 김소영 옮김 / 살림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엘리베이터에 갇힌 네 명의 이야기.
수상한 이들의 악몽같은 일들이 시작된다.

스토리가 단순하여 뭘 말해도 스포가 될 것 같다.

근데 참 일본작가들은 항상 묵직한 장면을
시트콤으로 만들어버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뭘 읽어도 항상 라이트하기만 하다.
너무 진지하거나 딱딱한 분위기는 못 참는가보다.

그나마 이 책은 시작과 끝이
상당히 깔끔하고 우수한 편이다.



보통은 예상이 빗나가는 것만을 기막힌 반전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내 생각은 좀 다르다.

독자가 ‘이게 다야?‘ 라는 생각이
뒤집힐 때가 진짜 반전이라고 생각한다.

전자의 경우는 사실 작위적인 경우가 많고,
후자인 경우는 관자놀이에 하이킥 맞는 경우가 많다.

이 작품은 확실히 후자였다.

여튼 이런 일본 소설을 접할 때마다
똑같은 소재를 영미권이 다룬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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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받을 용기 (반양장) -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 미움받을 용기 1
기시미 이치로 외 지음, 전경아 옮김, 김정운 감수 / 인플루엔셜(주)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사실 철학을 싫어한다. 철학을 무시해서가 아니라, 좀 배웠다고 고고한 척 하는 인간들이 싫은 것이다. 그래서 전국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책도 전혀 손이 가지 않았으나 친한 지인이 건네주며 책 속 청년이 자신과 똑같아서 너무 공감된다고 하길래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이 왜 인기가 있는지 딱 알 만하다. 오늘날 많은 현대인들이 가지고 있는 온갖 질병들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외모, 스펙, 능력, 소외감, 열등감,
집안, 외로움, 자존감, 성격, 고독 등등. 내 주변만해도 이상할 정도로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난 그들을 볼 때마다 왜 자신을 컨트롤하지 못할까 하고 생각한다. 별 것도 아닌 일에 열을 내고, 작은 돌멩이에도 걸려 넘어지며 흥분하는 사람들. 당연히 나도 인간인지라 이해는 한다만, 지나간 일에 계속 연연하면 썪어가는 고인 물과 다름이 없다.

남들처럼 나도 힘든 시기가 있었고, 인간의 자존감과 존엄성이 지구 맨틀까지 파고 들어간 시절도 있었다. 그 모든 아픔과 고통을 이겨낼 수 있었던 나만의 마스터키는 인정하는 것이다. 자신의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벌어지는 모든 결과를 애써 부정하고 피하고 싶은 건 누구라도 당연하다. 이것저것 원망해보다가 결국 자신을 미워하고 원망하게 되고, 자신의 단점만을 바라보며 다들 그렇게 살아간다. 그러나 이토록 못난 나를 인정하고 사랑할 줄 알게 되면, 철학자의 말처럼 모든 것을 바꾸고 이룰 수 있게 된다. 행복의 기준은 얼마나 성공했느냐가 아니란 걸 가난한 나라의 행복지수만 보아도 알 수 있듯, 내 안의 우주가 서로 조화를 이루게 될 때 평화로울 수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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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suvin 2017-04-23 12:49   좋아요 4 | URL
아, 이 책. 제목은 매력적이었으나 막상 읽고 나니 허탈했었어요. ㅎㅎ 아는것과 실천할 수 있는 능력은 참 다른 것 같아요. ㅎㅎㅎ

물감 2017-04-23 13:30   좋아요 2 | URL
계발서나 인문학 쪽은 그냥 참고 정도로 끝내야지, 파고들면 더 피곤하더라고요 ^^;
그래서 잘 안읽습니다ㅎㅎㅎ

mysuvin 2017-04-23 13:47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잘 안읽습니다˝- 반가워요 헤헷

cyrus 2017-04-23 18:13   좋아요 3 | URL
저는 자기계발서를 읽는 행위를 공감을 느끼는 선에서만 그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자기계발서 내용에 공감을 느꼈다면, 그걸 자신의 삶에 적용해야 합니다. ‘공감하는 것’과 ‘공감해서 실천하는 것’은 서로 전혀 다른 의미입니다. 저는 예전에 자기계발서를 읽었을 땐 ‘공감하는 것’에 머물렀어요. 실천의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어요. 그 이후로 자기계발서를 읽지 않게 됐어요. 제 자신이 자기계발서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점을 깨달았어요. ^^

물감 2017-04-23 19:02   좋아요 1 | URL
맞는 말씀입니다. 제대로 공감을 했다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적용하고 실천하게 되는건 있지요^^
근데 요새는 확 공감되는 내용들은 많이 못봤더라는...ㅎㅎ

빅대디 2017-10-07 12:40   좋아요 1 | URL
“내 안의 우주가 서로 조화를 이루게 될 때 평화로울 수 있다”는 말씀이 카오스에 빠진 저에게 따끔하네요. ㅎㅎ

물감 2017-10-07 12:51   좋아요 1 | URL
말처럼 쉬우면 얼마나 좋을까요ㅎㅎ
저도 어렵습니다..
 
본컬렉터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2-1 링컨 라임 시리즈 1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디버의 소설은 이제껏 스탠드 언론만 읽어온지라 시리즈물은 어떨지 궁금했다.

이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엄청난 명성 때문에
기대를 안하려 해도 그게 잘 안되더라.

먼저 주인공은 사고로 머리 빼고
식물인간이 된 범죄학자이다.

그래서 주변인들이 그의 손발이 되어 움직인다.

아무 액션도 없이 떠들기만 할 줄 아는 주인공이
무슨 매력이 있을까 싶을텐데, 괜한 걱정이시다.

여튼 링컨 입장이 이러이러한지라 거칠고
욱한 성질 때문에 솔직히 짜증나긴 했다.

인간미 없고 재수 없고 꽉막힌 천재?
이런 캐릭터는 서울 광장의 비둘기 만큼 널렸는디? 흠.



일단 FBI나 CIA 중심의 소설은 아니다.
연관은 있다만 미치 랩 시리즈 배경과는 다르다.

뉴욕에서 연쇄살인이 일어나는데,
범인은 뼈를 숭배하는 사이코패스이다.

그가 남긴 범죄현장의 증거물들을 긁어모아
법과학으로 범인을 검거하는 방식이
이 시리즈의 기본틀 같다.

분명 기존의 소설들과 다른 참신함은 인정하겠는데 글쎄, 너무 디테일이 과하지 않나 싶네.

그래서인지 범인이 실상 엄청난 놈임에도 
책 두께에 비해 비중이 약한게 흠이다.

그래도 출간하던 당시엔
꽤나 파격적이었겠다 싶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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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울차 2017-04-21 00:15   좋아요 1 | URL
예전에 영화로 본 기억이 나네요 그때도 재밌었는데 책도 보고 싶네요

물감 2017-04-21 11:42   좋아요 0 | URL
ㅎㅎ안젤리나 졸리는 캐스팅 딱인데
덴젤 워싱턴은 좀 아니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