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가족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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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보기 힘든 콩가루 집안 이야기였다.
몇 되지도 않는 캐릭터들이 은근 돋보적이다.

자식들이 멋대로 살아보다가 막장인생이 되어서 결국
혼자 사는 엄마집으로 기어들어가 살게 되는데
문제는 다들 나이를 곱배기로 잡수신 상태라는 것.

나이 많은게 뭐 대수냐 싶겠지만 표지를 보시라.
전부 우울하시다.

인생이 실패라고 느끼면 남은 날들은
1분 1초가 골고다 언덕길이 되버린다.

이 책 속에 나오는 가족들이 딱 그랬다.



중간마다 헤밍웨이에 대한 주인공의 독백이 나온다.

아마도 그의 삶을 동경하는 듯 한데,
헤밍웨이의 어두운 부분들로
애써 자기 위안을 삼는게 짠했다.

아무튼 스토리라인은 딱히 없지만
문장들은 나름 묵직해서 좋았고,

곳곳에 박힌 한국식 블랙유머가 일품이라 하겠다.
B급인듯 B급 아닌 B급 같은 작품이라 할까.

이런 막장드라마도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다니.
참 마음씨 고운 작가님일세.

다큐와 코미디가 골고루 섞인
산채비빔밥 같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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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7-03-31 11:12   좋아요 1 | URL
천명관은 「고래」죠 ㅋ

물감 2017-03-31 11:34   좋아요 0 | URL
고래를 읽긴 해봐야겠어요 ㅋㅋㅋ
 
변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창해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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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은 사람의 뇌와
인격체의 변화에 대한 내용이다.

주인공이 범죄자에게 뇌를 총 맞는다.

그러나 가까스로 자신의 뇌와 걸맞는 사람의
뇌를 발견하고 이식 받아서 살아나게 된다.

마침내 온전히 회복하여 퇴원하게 된 뒤로부터
날마다 인격이 달라져가는 자신을 발견한다.

소심했던 성격이 거칠어지고,
좋아하던 그림과 사랑하는 이가 싫어지는 등등.

마침내 살인까지 저지르는 범죄를 일으킬 정도로
본인의 자아를 잃게 된다.

이식한 뇌의 주인을 찾아
모든 정황을 알게 되고 절규하는 주인공..



주인공의 대사가 굉장히 와닿았다.

나를 잃는다는 것은 내가 남겨온 발자국이
전부 지워진다는 것.

사람은 그 발자국을 남기는 존재라는 것.

짐승들처럼 먹고 사는 일에만
신경 쓰고 살 것이 아니라

사는 동안 무언가를 남길 수 있는
창조적인 존재의 필요성을 새삼 느낀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글쓰기를 함으로서
나의 발자국을 남기기로 한다.

근데 이 책도 서스펜스물로 쳐줘야 하나?
참 애매한 경계의 장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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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방정식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6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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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추리소설의 대표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500페이지가 넘는 두께지만
가독성이 좋아 술술 넘어간다.

문제는 진짜 처음부터 끝까지
무표정으로 읽게 된다는 점이다.

이 작가의 많은 작품들이 그런 식이다.

신선한 소재와 엄청난 가독성으로
좋긴 하지만 정작 재미와 여운은 남지 않는?



어느 작은 지역 여관에서 일어난
의문의 살인사건에 관한 이야기.

그다지 긴장감이나 추리 할만한 부분은 보이질 않았다.

또한 범인은 이미 나와있는데
왜 그가 범인인지를 알게 되었을 때 살짝 허무했다.

그런 식으로 풀어갈 것이면
쓸데없는 씬은 줄여서 400p미만으로 만들지.

나의 첫 히가시노 소설인데 큰 배신감 느꼈어...털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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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2017-03-27 23:28   좋아요 1 | URL
개인적으로 히가시노 게이고는 <백야행>이 가장 강렬했고 <방황하는 칼날>도 좋았지만 그외 대부분의 작품은 물감님과 같은 느낌이었네요. ㅎㅎ

물감 2017-03-27 23:46   좋아요 0 | URL
아 역시! 저만 그런줄 알았어요ㅋㅋ
이게 뭐라고 참 반갑네요😀

갱지 2017-03-28 00:24   좋아요 1 | URL
히가시노와의 첫 대면인데, 많은 작품이 그런식인지 어떻게 아셨나 살짝 궁금해집니다-:-) 워낙 다작을 해서 그런가 작품마다 호불호가 좀 생기더군요.

물감 2017-03-28 04:12   좋아요 1 | URL
댓글 감사합니다^^
이 글은 좀 늦게 쓴 거라서
그 사이 몇 권 더 읽었어요ㅎㅎ
어떤건 한두시간만에도 읽힐 정도로 진짜 가독성 하나만큼은 원탑인데, 아직은 중박들만 만나본거 같네요 😢

mysuvin 2017-03-29 12:35   좋아요 1 | URL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들이 엄청난 인기와 함께 쏟아져 나오는 요즘인데, 아직 손이 안 가는 터라 책을 대할 때마다 늘 고민합니다. 유행에 휩쓸려 읽을 필요는 없지만 인기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테니까 말이죠. 이놈의 망설임 ㅎㅎ;;; 처음부터 끝까지 무표정으로 읽게 된다는 말에 뭔가 느낌이 올 것 같기도 하네요!

물감 2017-03-29 13:10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신작이 나오면
읽어보고 싶기는 하죠ㅋㅋ
나중에 정 읽을게 없어지면 몰아서 읽는 방법도 누가 추천한다더군요^^
 
금지된 낙원
온다 리쿠 지음, 현정수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흐름이나 분위기가 굉장히 몽환적이다.

문장과 단어표현도 그렇고 참
골방에 갇힌 기분이 들게 만든다.

이 오컬트적인 장르에 열광하는 팬들이
꽤 많은가 본데, 아무래도 몇 권 더 읽어봐야겠다.



일단 내용 소개는 넘나 애매하므로 패쓰.
그렇다고 이걸 읽어보라 추천하기도 좀 뭐하다. 암튼.

사건이 등장하기 전까지 한 100p 쯤 되고,
반 쯤 가야 뭔 내용인지 대강 파악될 것이다.

진짜 안개 속을 걷듯이 힘들더라도
부디 인내를 가지고 읽으시길.

이 작품은 독백 씬이 맛집 비결인데
정작 나는 독백만 빠졌으면 싶었다.

심리묘사도 너무 많은데다 디테일도 과해서
사건에 대한 흥미는 증발해버렸거든.

문제가 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풀 수 있겄어?



약간은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이것은 4차원적인 제3의 장르였던 것이다.

그러니까 나의 우둔한 머리로는
작가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었다.

‘채식주의자‘를 읽었을 때도 이런 기분이었던 것 같다.
여튼 간만에 완독하기 어려운 작품을 만나서 고생했다.

쓸데 없는 생각이겠지만
번역하신 분도 꽤나 고역이었을 듯.

여러분, 전원일기가 훨씬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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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째 이름 모중석 스릴러 클럽 27
루스 뉴먼 지음, 김지현 옮김 / 비채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모중석 시리즈만 믿고 구매한 것을 후회한다. 
모중석은 뭘 보고 스릴을 느끼고
시리즈로 채택한 것일까?

대화글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집중이 떨어진다. 
영국에 대한 이미지가 있는데 이건 뭐
우리나라 학생들과 다를게 없다.

그리고 영국 특유의 느릿느릿 답답함이
작가에게서 그대로 전달된다.

일단 2/3 쯤 지나야 진행속도가 붙고 흥미도 생긴다.
읽으면서 몇번이나 그냥 덮으려다 참았음.



영국의 캠브릿지 대학에서
연속적으로 학생들이 살인을 당한다.

살인현장에 있던 닉이 제1용의자로 지목되고, 
그의 여자친구 올리비아는 충격으로 기절하고
기억을 잃는다.

그 후 닉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올리비아는
경찰과 협조하고 정신과의사 메튜에게
정신상담 진료를 받던 중,

올리비아에게 다중인격이 존재함을 알게 된다.
그것도 무려 7명이나?



뭔가 영화 ‘아이덴티티‘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는데 그것과는 다르게 사이코패스의 연기로
모두를 감쪽같이 속인 것!

결말은 씁쓸한 범인의 승리다.
(너무 짱나서 스포!)

표지에는 ‘맥빠지는 엔딩에 지친 독자에게 권한다‘ 해놓고선 작가가 맥빠지게 하고 있다.

일정한 호흡과 흐름에 답답한 전개와,
끝에 가서 급하게 마무리하는 이런 소설들.

`마지막장을 절대 먼저 보지 마라`
`끝까지 꼭 봐라` 따위의 말을 난 싫어한다.

끝에 큰 한방이 있는 건 좋은데
마치 그 몇 장을 위해 이 책을 사는 건 아니란 말이다.

김하고만 밥먹다가 마지막 한 숟갈을
고기반찬 먹는 기분이 뭐가 좋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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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7-03-24 20:53   좋아요 1 | URL
고구마 소설, 엿맥이는(?) 소설 진짜 화나지요. 이런 건 중고로 빨리 내놓아야 합니다.

물감 2017-03-24 21:08   좋아요 0 | URL
맞숩니다! 고구마소설ㅋㅋㅋ
아 너무 돈아깝네요ㅠㅠ

samadhi(眞我) 2017-03-24 21:45   좋아요 1 | URL
호평일색이어서 낚였던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바로 팔아치웠어요. 값 떨어지기 전에 얼른 파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