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
김경일 지음 / 바다출판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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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서야 읽었다. 갑골문 전공인 지은이가 역사를 이야기했으나 내가 보기엔 일천하기 짝이 없다. 이런 부류가 범하는 큰 폐단은 공시적 통시적 안목없이 모국인 우리나라를 까기 바쁘다는 것이다. 전공자도 아니고 수십년 곱씹어보지도 않고서 다 안다는 식의 전지전능한 수수방관자 관점이 가소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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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 남명증도가
박상국 지음 / 김영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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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외한인지라 남명증도가가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책의 편집은 마음에 든다. 원전이 뒤에 있고... 조선의 최초 금속활자는 계미자가 아니라 정해자 라고 주장하는데 매우 흥미롭다. 그리고 이 책은 전문가용일텐데 도서명에 한자가 병기되어 있지 않아 매우 불편하다. 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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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예주쌍집 상 - 원문 역주, 중국 역대 최고의 서예 이론서
강유위 지음, 정세근.정현숙 옮김 / 다운샘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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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은 어렵고 훈수는 쉽다. 


우리에게 청말의 혼란을 극복하기 위한 변법자강운동으로 제자인 양계초와 함께 유명한 강유위의 저서이다. 서도에 입문한 지 조금 지나면서부터 자연스레 서예사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게 되었다. 그 여러 서예 이론서 가운데 가장 후대의 것이면서 대학자인 강유위의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다행히 이 번역서 말고도 찾아보니 조계사 건너편 견지동의 운림필방에서 1983년에 발간한 최장윤씨 번역본이 있었다. 나는 이번에 이 두 가지 책을 비교하면서 읽었다. 일단 최씨본은 원문이 없고 국한문혼용이라 한글과 한자가 섞여 있어 이런 글에 익숙치 않은 분은 읽기가 쉽지는 않으나 번역은 좀 더 알차다. 이에 비해 이 책은 우선 원문이 있어 같이 읽을 수 있어서 좋고, 하권은 사지 않아 보지는 못했으되 도판 위주로 되어 있단다. 


드디어 첫장을 넘겼다. 강유위가 쓴 오언대련이 나오는데 해석이 눈에 거슬려서 조금 찾아보았다. 운몽택은 알다시피 지금의 동정호이고 여기선 '운몽택 8 9개를 삼키고'라고 간단히 번역되어 있는데 8곱하기 9는 72이므로 이 점에 착안해보자면 동정호엔 유명한 악양루가 있고 그 악양루 근처에 무협지에 자주 나오는 개방의 총타가 있던 군산이라는 섬이 있는데 이 작은 군산에 72봉이 있다고 하며 멀리는 남악 형산에 72봉이 있다고 하니 동정호가 72봉을 삼켰다고 해야 할 듯 하다. 다음 구절은 장자 소요유의 첫 대목인 붕새에 관한 것인데 물을 치고 삼천리를 서서히 떠올라 구만리를 날아 창명 곧 검푸른 남쪽바다로 간다는 내용이다....


 분명히 최씨의 번역을 참고했을 터인데 그보다 못하니 못내 아쉽다. 앞부분에서 몇가지만 얘기하자면 강유위의 자서에서 토포악발의 악발이 나오는데 단순히 머리카락을 쥐어뜯는다는 번역보단 인재를 얻고자 한다는 의도가 들어가는 것이 좀 더 낫지 않을까 싶다.

50쪽 각주 109번에서는 승려는 본성이 아니라 속성이라고 해야 더 낫겠다.   

2편 3장 첫 문장을 원문 그대로 축자역하면 비학의 흥성함은 첩학의 붕괴를 틈탔고 또한 금석학의 대성을 인한 것이다 로 의역 필요없이 간단 명쾌한데 여기선 비학의 흥성은 첩학의 쇠퇴 덕분으로 금석학 흥기의 원인이 되었다 고 하여 원의와 조금 다른 애매한 번역이 되었다. 아 다르고 어 다른 법. 

68쪽 각주 5번의 지명 오씨현은 오지현으로 해야 한다. 근거는 대월지에서 볼 수 있으며 장자 내편에도 이런 지명이 하나 있다.

다음으로 71쪽 각주 16번에 지영 선사를 산음의 영흔사에 살았기 때문에 영선사라고도 부른다고 하였는데 지나친 듯 하다. 성철스님을 철수좌라고 하듯이 지영이기 때문에 영선사라고 불리웠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지 않을까.

그리고 서체를 서풍으로 번역하였는데 근거나 생각을 묻고 싶다. 왜 기존의 서체란 낱말을 굳이 바꾸는지.

제3편의 제목인 구비를 좋은 비는 이런 것이다 라고 풀고서 그 바로 아래에 구매해야 할 비의 중요성을 설명하였다고 하였다. 그러나 돌덩이인 희귀한 석비를 어찌 개인이 구매할 수 있겠는가. 최씨의 번역대로 비탁의 구입이라고 하면 딱 맞겠다. 번역자도 비탁을 염두에 두었겠으나 자꾸 비라고 반복한 것은 실수이다.


아무래도 한문은 호흡이 길다. 그래서 번역을 할 때에도 그 지은이의 호흡대로 만연체로 새기는 것이 그 저자의 의도와 어기에 더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그 점에 있어서 이 책은 너무나 간결체이다. 례를 들어보면 3편 1장에서 약소견박소림다(만일 본 바가 넓고 임모한 것이 많으면)부터 난정 례천 소능지야 까지는 거의 한 호흡인데 가독성이 떨어지게 역자는 이를 세 문장으로 나누어 놓았다......

나머지는 시간 관계상 후략한다. 더 좋은 번역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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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한서 본기 China Library 차이나 라이브러리 1
범엽 지음, 장은수 옮김 / 새물결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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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보름동안 열심히 논어를 서너번 보고서 책 정리도 할 겸 서재를 뒤적거리다가 이 책을 꺼내들었다. 예전엔 누구나 거개 삼국지연의를 많이 읽었는데 나 역시 그 세대인지라 누구 못지않게 월탄삼국지 등등 해서 과장하면 한 백번 읽었다.^^ 

그래서인지 옛 선인들이 통감절요를 바탕으로 서경, 좌전 등을 필독서로, 사기와 한서, 후한서까지 읽으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 또한 읽어볼 요량으로 몇 해 전엔 지인에게 부탁하여 중국에서 한서와 후한서까지 구입하였다. 하지만 읽을 책은 너무나 많은데 비해 천성이 게으르고 악착같지 못하여 세월아 네월아 하다 보니 눈은 어느새 침침해지고 한문 실력은 원문을 이해하기에도 벅차니 도저히 빨리 읽지 못하는 실정이므로 번역본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을 샀고 올해인가부터는 명문당에서 나온 진기환선생의 역작을 대대적으로 사고 있다. 한낱 개인의 역량으로는 참 힘든 일일터인데 전문번역가 못지 않게, 아니 더 뛰어난 솜씨로 종일 앉아서 번역만 하시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각설하고

진선생의 후한서 2권이 효환제기부터인데 이에 해당하는 이 책은 본기 제7인 441쪽이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환제의 선고인 려오후-두음법칙 적용하면 여오후- 유익인데 춘추시대 월나라 재상인 범려의 이름자로밖에 잘 띄지 않는 좀먹을 려, 이 글자를 이 책에선 예(례)오후라고 하였다. 당연히 근거가 있을 텐데 주석을 달아주었으면 좋았겠다. 다음, 가을 7월의 조서를 보자면 진선생의 화려한 역문에 비해 번역투가 옛 말투와 비슷하여 나로선 읽기가 편했으나 매끄럽지 못한 점이 종종 있었다. 아뭏든 이 책의 가장 큰 흠은 원문이 없다는 점이다...........

끝으로 당연히 꼬투리를 잡을려고 이런 글을 쓰는 것은 물론 아니다. 생각나는대로, 더 좋은 번역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그냥 몇 자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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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역사
A. N. 윌슨 지음, 윤철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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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내게 왜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우연히 손에 잡혀 읽었는데 나름대로 런던의 역사를 조금 더 깊이 알게 돼서 좋았지만 아쉬움도 많이 남는 책이다.  

일단은 내 평소의 지론인데 우리 인문학의 기초가 없이는 제대로 된 번역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다시금 느꼈다. 다음으로 도표가 너무나 부족하다는 점이다. 최소한 천연색 사진을 많이 넣고 이해를 돕기 위해 런던 지도가 필수라고 생각하는데 없다. 또 장마다 짧게나마 연대표와 계보를 넣었으면 훨씬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런던엔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에 벌써 하수도와 지하철을 설치하였다니 놀랍다. 2차대전 시기에 영국 수상 처칠을 중심으로 독일 공군의 공습을 잘 견딘 런던시민들의 일사불란함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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