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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새벽이 ㅣ 샘터어린이문고 78
허혜란 지음, 안혜란 그림 / 샘터사 / 2024년 4월
평점 :
| 탄생, 그 순간에 대한 이야기
생일에 클래식 음악회에 가게된 새벽이. 그나마 좋아하는 친구 수지도 함께라는 사실이 좀 다행이지만 엄마와 이모 사이에 껴 앉아 수지 아빠가 지휘하는 ‘모짜르트’ 음악을 감상하려니 졸음이 몰려 옵니다. 졸지말라는 이모와 수지의 잔소리가 잦아 들 무렵 새벽이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음악회 시작 전에 이모 뱃 속에 있는 아기의 태동을 느낀 탓일까요? 새벽이는 깜깜하고 좁은 공간에서 한 아이를 만나게 되지요. 모차르트 음악을 듣는 그 아이는 바로 새벽이의 태아 적 모습이었어요. 새벽이의 처음 태명은 복순이였다가 복돌이가 된 사연을 알고, 새벽이가 태어나는 과정에서 엄마가 겪었던 불안과 새벽이가 늘 자신감없이 소극적이었던 까닭을 어렴풋이 느끼게 됩니다.
힘든 순간을 이겨 내고 탄생한 순간을 알게 된 새벽이는 엄마에게 감사함을 표현합니다. 그리고 해야할 일과 숙제에 찌들어 살던 자기의 삶을 다르게 느낍니다.
“다가올 모든 순간이, 낱낱의 지금 이 순간이 더 없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 독특한 소재
한 아이의 탄생 이전, 뱃 속 이야기를 다룬 이야기에요. 태교 음악으로 각광받는 모짜르트의 음악을 따라 태어나기 전 태아 상태로 돌아간 주인공은 태어나는 그 순간, 엄청난 모험과 고난을 이겨낸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여러 차례 유산을 한 엄마는 뱃 속 아이의 안전에 예민할 수 밖에 없었고, 어쩌면 과학적이지 못한 이야기에 현혹된 것도 같아요. 딸이 아니면 안 된다는 절규를 느낄 태아의 감정보다 자기 불안이 더 컸겠죠. 아이를 낳아본 엄마 입장에서 영 공감이 어려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엄마의 뱃 속에서 더 불안했을 새벽이를 생각하면 안타깝기 그지 없었어요.
탄생의 마지막 순간, 새벽이와 엄마를 지키고 응원하던 산부인과 의사 선생님이 얼마나 고맙던지요.
아기의 숨골에 대한 해석도 인상적이었어요.
“머리 꼭대기 정수리에 ‘숨골’이라는 데 있지?그 밑에 우주랑 소통하는 부분이 있대.”
나는 별로 특별할 것도 없이 평범한 그저그런 애라는 생각이 들 때,
태어난 것만으로도 너는 정말 특별한 사람이라고 응원해주고 싶을 때,
새벽이를 만나보세요. “헬로, 새벽이” 라고 인사하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