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불행한 아이 문지 푸른 문학
유니게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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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은 늘 긴장 속에 산다. 특히 할머니가 오시는 날은 더 긴장한다. 자기의 비밀이 들통 날까봐 걱정이 많다. 공부도 잘 하고 부모님 말씀 잘 듣는 아이지만 늘 사고치는 형에 비해 덜 사랑받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찬이가 기억하는 '달아'는 늘 새하얀 운동화가 떠오른다. 달아는 금요일마다 운동화를 빨았다. 하얗게 빤 운동화만이 달아의 모든 상황을 가려줄 것 같았다.

감추고 싶은 것이 많은 이 두 아이는 교회에서 만난다. 그리고 서로의 비밀을 공유한다. 서로에게 위로가 된다. 나보다 더 불행한 그 아이를 통해 받는 위로는 불안정하다.

비밀은 가장 믿었던 사람으로 인해 밝혀진다. 달아는 떠났고 찬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달아를 재회한다.
둘은 화해할 수 있을까?

- 동질감

나 역시 불행한 아이라고 생각했던 찬은, 나보다 불행해 보이는 달아의 불행을 감지한다. 특별한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느껴졌다. 달아에게서 풍겨 나오는 불행한 기운을....

“그 당돌한 아이의 입가가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그 애는 긴장하고 있었다. 어쩐지 불안하고 두려워 보였다. 낯가림이 아주 심한 아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독 자신만만하고 냉담한 태도는 진짜 모습이 아닐지도 몰랐다. 찬은 어쩐지 그 애가 애달파 보였다. 그리고 이유를 알 수 없는 동질감을 느꼈다.“ 37쪽

- 안도감

나보다 더 불행한 아이를 보며 내 처지에 대해 안도하는 마음을 느낀다.

”교회의 베이비박스 안에 버려져 있던 아이.
달아는 아빠의 얼굴만 모르지만, 찬은 부모의 얼굴을 모두 모른다. 달아는 어쩐지 마음이 놓였다. 적어도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억울한 사람은 아니었다. 자신보다 더 불쌍한 아이도 있다는 것에 안도했다.
게다가 학교에서 만난 찬은 공부도 잘하고 선생님들과 친구들에게 인정받는 모범생이었다. 또 달아가 불우한 환경에 처해 있는 걸 모르는 것처럼 찬이 버려진 아이라는 것도 아무도 몰랐다. 달아는 찬과 비밀을 공유하고 있는 셈이었다.“48쪽

동질감과 안도감은 위로가 되기도 하지만 위기에 처하는 순간 상대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마음이 되기도 한다. 달아는 찬이의 불행을 이용해 자신의 위기를 모면한다. 찬이는 이유도 모른 채 따돌림을 당하고 학교 폭력을 당한다.

가장 먼 사이라고 생각한 형을 통해 문제를 직면하고 가족의 사랑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찬이는 자기와 형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형은 부모님의 친 아들이기에 부모의 사랑이 당연한 것이고 찬이는 입양되 아이이기 때문에 부단히 노력해서 사랑을 얻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달아의 배신이 충격이라기 보다는 궁금했다. 왜 그랬는지, 왜 갑자기 떠났는지......

달아의 운동화가 더 이상 하얗지 않다는 점을 알아 채고 달아에게 있었던 일이 궁금해진다.

달아 엄마는 자기 연민에 빠져 우울증을 앓느라 달아와 동생 유지를 돌볼 수 없었다. 하지만 엄마는 용기를 냈고 달아는 달라졌다. 처음 만난 친할머니를 통해 달아는 아빠의 이야기를 듣는다. 어설픈 보호자였지만 할머니를 통해 달아는 안정을 찾아 간다. 다시 만난 찬이가 느끼는 불안정에 대해 달아는 촌철살인을 날린다.

“너 지금 네가 그렇게 존경하던 부모님을 모욕하고 있는 건 알고 있니?
너는 네 부모님이 겨우 그 정도의 인격자들이라고 생각해왔던 거야? 그동안은 네가 필요해서 너를 키웠다고 생각해?” 147쪽

다행이다.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을 뻔했던 달아와 찬이의 마음이 다시 회복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 것 말이다.
나보다 더 불행한 아이를 보며 '재보다는 내가 낫네'라는 가벼운 위로이든 '말하지 않아도 알아' 식의 공감이든 두 아이가 세상에 마주할 힘을 주는 친구가 되었다.

찬이와 달아처럼 꺼내 놓기 힘든 불행은 없다하더라도 내가 가장 불행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그런 날,
나란히 앉은 소녀와 소년의 무릎 위로 비치는 무지개 빛을 보며 위로를 받는 작품이다.

누구나 저마다의 불행이 있다. 상처도 있다.
불행과 상처를 극복하는 힘은 자기 스스로 찾아야 하지만 그 주변에는 찬이와 달아처럼 함께 노력해주는 어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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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독해의 힘 2 - 초등 4·5학년, 초등 비문학 독해의 시작 요약독해의 힘 2
기적학습연구소 지음 / 길벗스쿨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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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방학은 현 학년 복습과 새 학년 예습이 필요한 시기예요. 함께 책 읽는 친구들 중 초등4학년, 5학년이 스스로 분석한 약점으로,

"첫째, 요약이 어려워요.

둘째, 사회 어휘가 너무 어려워요."

를 꼽더라고요.


중심 문장 찾기와 주제어 찾기는 어렵지 않고 글에서 말하는 바가 무엇인지 입말로는 설명할 수 있는데 글로만 쓰려면 어떤 낱말을 넣고 어떤 낱말을 빼야하는지 갈피가 잘 안 잡힌답니다.

초등4학년 친구들은 올해 사회에서 지역 사회에 대한 내용과 경제에 관련된 부분을 공부했는데 배울 때만 기억나고 한자로 된 어휘가 쉽지 않대요. 초등 5학년에는 지리와 역사를 배울텐데 사회 기본 용어를 꼼꼼히 다지고 준비해야겠어요.

같은 이유로 초등5학년 친구는 복습을 꼼꼼히 하고 초등6학년 민주 사회와 현대 역사를 준비해야하고요.

요약과 사회 공부에 도움이 될만한 부교재가 없을까 찾던 중에 《요약독해의 힘》을 리뷰해 봤어요. 하루 2쪽 분량 부담없이 요약 연습을 해볼 수 있는 비문학 읽기 교재입니다.

4단계 요약 스킬로 지문을 분석하고 사회부터 미술까지 교과 연계 지문이 수록되어 교과 예·복습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에요.

제시문을 '나열, 순서, 비교와 대조, 문제 발견과 해결' 형태의 짜임으로 글을 분석하며 핵심 내용을 파악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겠네요.

문장 - 문단 - 글로 구성되는 글의 구조에 대한 개념 정리부터 시작하는 기초 단계와 배운 내용을 1페이지 비문학 글에 적용해보는 실전 문제가 30일치 수록되어 있어요. 방학 동안 현 학년/새 학년 1권씩 해보면서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세요. 하루에 많은 량을 하는 것보다 글에서 사용된 낱말을 공책에 스스로 정리하며 낱말 공책을 만들며 하루 30분 공부로 읽기 자신감을 높일 수 있어요. 새로 배운 낱말을 문장으로 쓰며 자기 말로 활용한다면 그 효과는 엄청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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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의 재발견 - 무엇이든 더 빠르게 배우는 사람들의 비밀
스콧 영 지음, 정지현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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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등 친구들과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누는 일을 하고 있다. 

잘 읽고 쓰는 법을 지도할 때 의외의 복병은 어떻게 읽고 어떻게 쓰는지 모르는 친구들이 많다는 점이다. 


한글을 읽고 쓰기만 하면 기본적인 문해력을 갖추었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다가 아니다. 특히 코로나 19 이후에는 자음과 모음 소리값을 잘 몰라 낯선 단어를 만나면 말소리가 작아지는 친구들도 종종 보인다. 


학습이라는 말을 일상적으로 쓰지만 정확하게 그 의미와 방법을 알고 있는 것인지, 아이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학습의 효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까 싶어 읽었다. 


수학자 이야기로 시작되는 첫 챕터에서 읽지 말까? 잠시 고민했다가 2장 '창의성은 모방에서 시작된다' 부터는 잘 읽혔다. 특히 독서 교육에 대한 부분은 내 관심사이기도 해서 몰입해서 읽었다. 


배움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초기 학습자와 숙련된 학습자의 학습 방법이 달라야 하고 그래서 제일 좋은 방법은 일대일 개별화 수업이라지만 그 또한 독이 될 수 있다는 점, 우리가 흔히 직관이라 부르는 것들이 학습자 스스로 만들어낸 인식의 루틴, 일종의 배치 파일 역할을 한다는 점이 기억에 남는다. 내가 아이들을 지도하는 데 있어 모두 같은 방법을 적용할 수 없고 해보려는 의지를 갖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그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은 유심히 살펴 보았다. 


학습자에게 학습 방법을 자세히 안내하고 반복해서 연습하되 그 방법은 다양하게 제공한다. 더 높은 단계로 성장하기 위해 심화, 응용 사례를 만들어 제공하고 익힌 방법을 활용해 스스로 해내게 하는 것이 학습 안내자의 역할이다. 


언제부턴가 '창의적', '독창적' 이라는 말, 남과 다른 공부법이 유행하며 정작 배우고 익혀야할 부분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처럼 중심문장을 찾고 줄거리를 정리하고 판서하고 노트 정리하는 방법을 수업에 도입하고 있다. 한 번 더 정독 후 필요한 내용을 잘 활용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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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 곱빼기에 수학이 들어 있다고? - 수학이 숨어 있는 일상 어휘 50가지 반갑다 과학 3
김용관 지음, 이창우 그림 / 사계절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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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선‘, ’분수를 알라‘, ’근사‘, ’점심‘, ’짜장면 곱빼기‘ 등 일상 생활 속 수학 개념이 포함된 어휘를 소개하는 책이에요.

50개의 낱말이 가진 수학적 개념과 일상 용어로 사용되는 표현을 알 수 있어요.

’간단‘이 수학적 개념에서 온 용어라니 놀랍지 않나요? 유래를 알면 낱말에 대한 관심이 생기네요.

부자를 뜻하는 ’갑부‘의 ’갑‘은 옛날에 사용하던 순서를 의미하는 십간 중 가장 첫 번째 순서라 부자 중에서도 으뜸을 의미한다네요. 그냥 쓰던 말인데 뜻을 알아보니 더 재미있어요.

’겉‘과 ’속‘, ’안‘과 ’밖‘은 같은 뜻인 것 같지만 서로 바꾸어 쓰지는 않았는데 이런 숨은 뜻이 있었네요. 둘레가 닫혀 있으면 ’겉과 속‘, 끊어진 부분이 있으면 ’안과 밖‘이라니, 뜻과 용례를 새삼스럽게 알게 되네요.

그 밖에도 ’만일‘이 한자어인 거 아시나요? ’만가지 중 하나‘, 거의 일어나지 않는 빈도라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뜻밖의 경우‘를 나타내는 것이래요.

’공책‘의 ’공‘은 비어 있다는 뜻의 한자어인데 책이 비었다는 뜻이기도 하대요
유래와 어원을 알게 되니 흥미롭더라고요.

수학을 어렵고 힘든 과목으로 생각해 수학을 포기했다는 ’수포자‘같은 말도 유행하고 있잖아요. 어려운 문제 풀이나 계산 말고도 수학이 갖고 있는 힘은 이 책을 ’읽기 전에‘에 잘 설명되어 있더라고요.

”수학은 모호하고 불확실한 것들을 선명하게 보여 주는 안경과 같아요.
구불구불한 모양의 땅의 넓이, 바다에 떠 있는 배의 위치, 피라미드의 높이처럼 눈으로만 봐서는 알아내기 어려운 문제를 깔끔하게 풀어 주죠.“

수학에서 비롯한 일상 용어가 많은 것을 보면 수학은 우리 생활과 밀접하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정확하게 표현하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주는 고마운 수학을 우리 더 이상 피하지 말아요.

재미있는 삽화와 수학 용어의 설명이 재미있는 책, 초등 뿐만 아니라 부모님도 함께 읽고 낱말 놀이를 해 보세요.

퀴즈!!

할망구의 ’망구‘는 숫자로 몇을 뜻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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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으로 다잡는 열다섯의 공부법 - 생각 근육과 공부력을 키워 줄 다섯 철학자 이야기
김범준 지음 / 블랙피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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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어빌리티’가 무엇인고 하니, 무엇인가 특별하게 보이는 것을 뜻한다.
‘텍스트힙’이라는 말과 함께 유행하는 표현이라는데 있어 보이고 싶어 책을 읽고 있어 보이고 싶어 공부를 하는 일종의 과시형 트렌드인가보다.

10대 질풍노도라는 말은 너무 구태의연해서 새로운 표현을 찾고 싶은 그 시절,
니체니 칸트니 윤리책에 나오는 철학자의 말을 포스트잇에 적어 벽에 붙여 두고 세상을 쨰려보던 때가 있었다.
개똥철학이지만 삶과 죽음, 올바름과 인생에 대해 고민하던 그 때, 이해도 안 되는 데미안과 이방인을 읽으며 허세를 부리고
멋진 말을 일기장에 옮겨적던 그 시절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내 열 다섯 그 호기롭던 시절이 떠올랐다.
그리고 나와 함께 책을 읽으며 책 수업을 하고 토론을 하는 책 친구들이 떠올랐다.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심란한 초6, 2학기에 첫 시험을 준비하며 긴장감 최고조였던 중1, 돌아서면 수행평가, 지필평가 평가의 연속이라 쉴 틈이 없다는 중2

문답을 통해 진리를 추구한 소크라테스, 비판적 사고와 정확한 일과의 반복을 통해 탐구한 칸트, 앎의 힘을 믿는 베이컨, 모순과 대립의 정반합을 통해 논리적 모순의 타결점을 구한 헤겔, 실수와 실패를 통해 배우라는 니체 등 친구들의 있어빌리티를 충분히 채워줄 철학자의 공부법을 배울 수 있다.

책을 읽으며 철학자의 생각에 접근해보며 철학을 공부하고 그들의 방법을 적용하며 나만의 공부법도 만들어 볼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을 읽고 쓴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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