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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시간 -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벌 제43회 공식 선정작
델핀 파니크 지음, 이나무 옮김 / 초록서재 / 2025년 3월
평점 :

〈 Book Review 〉
《 전쟁의 시간 》 -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벌 제43회 공식 선정작
_델핀 파니크 / 초록서재 (2025)
천재지변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되지만, 인간에 의해 벌어지는 지구상의 재앙 중 재앙은 전쟁이다. 영국의 역사학과 명예교수이자 유럽정치사와 외교사, 전쟁사의 대가인 제러미 블랙은 인류의 무력충돌 이야기는 종교가 존재해온 유구한 시간과 연관될 뿐만 아니라 인류만큼이나 오래되었다고 한다. 즉, 전쟁은 인류의 이야기이자 역사라는 이야기다. 하나라도 더 갖기 위해 또는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 전쟁이 일어난다. 지금도 지구상에는 전쟁이 진행 중이다.
이 책 《전쟁의 시간》은 그래픽노블로선 드물게 전쟁을 테마로 했다. 시간적 배경은 제1차 세계대전이다. 특징적인 것은 전쟁, 전쟁터에 대한 스토리는 스치듯 지나가고, 후방에 남은 사람들(거의 여성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어느 날 보비씨에게 징병통지서가 도착한다. 보비는 전쟁터에 나가고 싶지 않다(애국심으로 충전된 사람들이 아닌 이상 누군들 전쟁터에 선뜻 나가고 싶겠는가). 보비는 전쟁터에 나가기 싫어서 아내 뒤에 숨는다. 별 의미 없는 행동이다. 결국 전쟁터로 나가게 된다. 아내 보비는 남편이 떠난 후, 의자에 앉아서 울고 있다. 잠시 후 아내 보비는 “됐어. 충분히 울었어.” 하고 몸을 추스르고 일어난다.
장애가 있는 딸과 함께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무엇을 해야 먹고 살까? 그동안 돈이라고는 벌어본 일도 없고, 집에는 돈이라곤 씨가 말랐다. 동전 몇 닢이라도 벌기 위해 무기 공장에 취직을 했다. 아내 보비는 채용담당자에게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인 ‘레이스 뜨개질’을 어필해보았지만 부질없는 일이다. 포탄 충전 작업장에 배치된다.
포성소리만 안 들린다 뿐이지 무기 공장도 전쟁터나 다름없다. 살기 위해서 참아야 할 일이 많다. 아무런 보호 장비도 없이 인체에 치명적인 화학약품을 하루 종일 만져야 한다. 스토리의 대부분은 전쟁 중 남겨진 여인들의 살아남기 위한 일상이 대부분이다. 그래도 여인들은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돌파구를 찾아내기도 한다. 어쨌든 삶은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특징적인 것은 카툰으로 그려진 여인들의 머리모양이 하나같이 ‘집’을 형상화했다는 점이다. 전쟁이 일어나면 집이 망가지거나 사라진다. 집은 또한 가족을 의미하기도 한다. 가족이 해체된다. 아마도 작가는 이런 메시지를 담기 위해 그렇게 그렸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이 책은 #성인그래픽노블이다. 책 중간쯤, 전쟁이야기 속 좀 뜬금없는 듯 19금 스토리가 연결 된다(카툰이 아니라 텍스트로). 어린자녀가 있는 부모들은 참고했으면 좋겠다. 얇은 책이지만, 여운이 많이 남는 그래픽노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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