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론 -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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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론(談論)신영복 / 돌베개

 

1. “나는 그동안 책을 여러 권 냈습니다. 그러면서도 나는 책을 집필하지 않았다고 강변합니다. 옥중에서 편지를 썼을 뿐이고, 여행기를 신문에 연재했을 뿐이고, 강의와 이 책처럼 강의를 녹취하여 책으로 냈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특별히 책을 집필하지 않은 이유를 소크라테스나 공자도 책을 내지 않았다는 것에 비유하는 것이 외람되지만, 강의록을 책으로 내면서 생각이 많습니다. ‘이 강의실을 떠나 저 혼자서 무슨 말을 하고 다닐지 걱정이 없지 않습니다. 책은 강의실보다 작고 강의실에는 늘 내가 서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책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자기의 길을 갈 수밖에 없습니다. 생각하면 모든 텍스트는 언제나 다시 읽히는 것이 옳습니다. 필자는 죽고 독자는 끊임없이 탄생하는 것입니다.”

 

 

2. 다소 긴 문장임에도 불구하고 인용하는 이유가 있다. 우선 책이 세상에 나올 때 어떤 마음으로 나오는가를 생각하게 한다. 책 출간에 목숨을 거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그 열정에 박수를 보내지만, 막상 책을 펼쳐보면 종이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결국 책을 낸 것이 아니라 저자의 이름을 낸 것이다. 그리고 신영복 교수님의 이 책 담론(談論)은 마지막 강의다. 비록 육성으로는 들을 기회가 없었지만 이렇게나마 책으로 만나서 얼마나 반갑고 기쁜지 모르겠다. ‘필자는 죽고 독자는 끊임없이 탄생한다는 지은이의 말이 가슴 한편에 콕 박힌다.

 

 

3.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된다. ‘고전에서 읽는 세계 인식’, ‘인간이해와 자기 성찰이다. 이미 전책 강의에서 다룬 동양고전들을 그간 지은이의 삶과 요즘의 주변상황을 찬찬히 둘러보시면서 다시 쓰신 글이다. 텍스트로 등장하는 동양고전은 시경, 주역, 사기, 초사, 논어, 맹자, 노자, 장자, 묵지, 한비자 등이다. 고전 공부는 인문학의 한 축인 세계 인식이 핵심이라고 한다. 고전을 읽으면서 잠겨 있는 세계 인식틀을 여는 과정이 과제가 되어야 한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지 않다. 고전의 아득한 미래, 꿈꾸는 현실이 어느 세월에 이뤄질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전에서 길을 물어야 한다. 고전은 내다봄이 길기 때문이다. 그 어느 한 축에 내가 잠시 걸터앉았다 가는 것뿐이다.

 

 

4. 2부는 가슴으로 읽는다. 1부의 시야가 세계로 향했다면 2부는 인간이다. 그동안 지은이가 살아오면서 겪었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간을 향한 시선은 안으로도 향하고, 밖으로도 향한다. 20년 수형 생활 동안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 중 몇 사람이 소개된다. 20년 동안 몸과 마음이 묶여 있던 감옥을 대학이라고 표현한다. 사회학 교실, 역사학 교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인간학의 교실이었다고 한다. 그렇게 받아들이는 지은이의 마음을 닮고 싶다.

 

 

5. 청구회 추억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텍스트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 글들이 쓰였을 당시의 심경을 담담하게 털어놓는다. 1심 판결에 이어 2심 고등군법회의에서 다시 사형이라는 선고가 떨어졌을 때 순간 모든 생각이 정지되었다고 한다. 그 와중에 청구회 어린이들과의 약속이 생각났다. 매달 마지막 토요일 오후 5시 장충체육관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 어린이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러나 연락할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그 어린이들과의 이야기를 적기 시작했다. 남한산성에서의 16개월은 20년 수형 생활을 미리 짊어진 듯 무겁고 침울한 나날이었다. 수형 생활 중 재소자의 자살을 여러 차례 목도한다. 그러면서 지은이는 나는 왜 자살하지 않고 기약 없는 무기징역을 살고 있는가?” 묻는다. 자살하지 않은 이유는 햇볕때문이었다. 겨울 독방에서 만나는 햇볕은 마룻바닥에 잠시 누워 있다가 신문지만한 햇볕을 마지막으로 사라진다. 신문지만한 햇볕을 무릎위에 받고 있을 때의 따스함은 살아 있음의 절정이었다고 한다. 지은이가 자살하지 않은 이유가 바로 그 햇볕때문이라고 한다. 나와 그대의 삶에 이 햇볕이 남아 있기를 소원한다. 동전만큼 줄어든 햇볕이라도 좋다. 그 햇볕이 식어가는 서로의 마음을 데워주고 연결시켜 주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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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6-01-14 14: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햇볕 때문에 살기로 결심했다는 대목에서 가슴 뭉클해집니다.
확실히 볕은 사람 기분을 좋게 만드는 힘이 있씁니다.
볕은 항우울제입니다. 우울한 사람은 볕을 자주....

쎄인트saint 2016-01-14 14:57   좋아요 1 | URL
예..저도..그랬습니다..그 대목에서...너무 익숙한환경은 잊고 살기 마련이지요..
그 햇볕이 싫다고, 선글래스를 쓰기도 합니다만...
확실히 겨울은 정신적으로 디프레션되거나 안점감이 없는 사람들에겐 힘든 계절이지요.
건강한 겨울 나시길 소망합니다~^^

붉은돼지 2016-01-14 14: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청구회 추억` 사서 본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직 주문을 못했군요..
오늘 파워리뷰어님 리뷰 읽다가 문득 생각났습니다....^^

쎄인트saint 2016-01-14 14:58   좋아요 1 | URL
예...청구회추억도...그러고보면...스테디셀러입니다.
신영복 교수님의 글들은...참 진솔해서 좋습니다.

2016-01-14 15: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14 15: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6-01-14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로가 되는 말이라 생각했음에도 ..저는 역시 저를 살게 하는 건 ㅡ밤의 어둠 이라고 신영복님 같은 위치에서 써야 한다면 그리썼을 지 모르겠다고..혼자 웃은 기억이
납니다.

쎄인트saint 2016-01-15 11:19   좋아요 1 | URL
ㅎㅎ 밤의 어둠...저도 같은꽈입니다. 밤에 피는 장미도 아닌 것이...날밤을 새라면 새는데..
새벽아침에 일어나라면...헤매지요...

[그장소] 2016-01-15 21:08   좋아요 0 | URL
아하핫 ㅡ저는 생리적으로 밤을 좋아하는 꽈 ㅡ!
새벽아침도 문제없는데...눈부신 해는 좀... (어쩜 뱀파이어 족속인가 싶을만큼 싫어해서..)

해피북 2016-01-14 2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신영복님의 `담론`이 마지막 강의라는 뜻이 이제 강의를 안하신다는게 아니고 학교에서 하시는 마지막 강의였다고 해요 ㅎ 저도 노유진의 팟캐스트에 이 책이 있어서 듣고 알았어요. ^~^

쎄인트saint 2016-01-15 11:21   좋아요 1 | URL
아...그렇군요...난 신영복교수님이 이젠 책내는 것도 그만두신다는 뜻으로 이해했습니다.
다행입니다...신교수님의 다음 책이 기다려집니다.

쎄인트saint 2016-01-16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영복 교수님의 별세 소식을 접하면서...
마음이 참 무겁고 안타깝습니다.
책을 한 권 쯤 더 내실줄 알았는데..
결국 [담론]이 말 그대로 `마지막 강의`가 되었네요.


또 다른 세상에서 평안함 누리소서~!!
님은 가셨어도..
저는 님이 남기신 글들을 꾸준히 읽으며 마음에 담으며 살다 가겠습니다.
 
샘터 2016.1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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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16-006

 

샘터 】     해오름달 2016. 01

 

 

나이, 그 까짓것

 

 

1. 해가 바뀌었다. 대부분 나이 먹는 것을 싫어한다. 특히 끝 0자가 9에서 넘어갈수록 특히 그러하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생명 배터리 눈금이 얼마 안 남았다는 이야기가 되다보니 더욱 그러할 것이다. 요즘 나이를 5학년 4반이니, 6학년 7반이니 하면 구세대 중에서도 구세대로 속한다. 요즘은 지하철 노선을 빗대서 5호선 6번 출구, 6호선 3번 출구라고 표현들을 한다. 혹자는 53평이니, 65평이니 하는 표현을 하지만 마음의 평수라는 것을 전제로 하지 않는 한 거부감이 든다. 언제까지 그 평수 타령 할 것이냐는 핀잔을 들을 수도 있다. ‘시간이 매일 그의 눈가에 주름살을 부비트랩처럼 깔아놓고 간다.’ 심보선 시인의 시 한 구절이다. 부비트랩처럼 깔린 눈가 주름살이 쓸데없는 불안과 걱정이 다가오고 있다는 경고를 해주는 경고선이 되길 소망한다. 샘터 해오름달(1)의 특집은 나이, 그 까짓것이다. 나이가 들어도 힙합 음악에 푹 빠진 어르신이야기도 있고, 늦은 나이에 경기 민요를 배우고 그 분야의 강사로 활동하다 정신적인 문제로 그만 두고, 지금은 연극배우 실습과 글쓰기 문학교실 수강생으로 공부를 하고 있는 분도 계시다. 나이 오십에 출가하신 스님, 새마을지도자대학엔 80대 어르신도 계시다. 이분들이 살아가는 일상의 진솔한 모습을 보면서 살아있다는 것자체가 축복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살아있다는 것이 고통 그 자체라는 생각을 내려놓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도 많지만, 살아있다는 것을 소홀히 생각할 수 없다.

 

 

 

2. 매월 기대하게 되는 코너가 몇 개 있다. 중국통인 공원국의 춘추전국을 통해 혼란 속에서 인물과 사상이 빛나던 때인 춘추전국시대에 빠져보겠다. 박수밀 교수의 옛 사람의 마음은 전통 문화의 향기를 담은 고전 산문을 재조명하여 조상들의 삶의 지혜를 들려준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축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날린다. 글만 잘 쓰면 얼마든지 이름을 남길 수 있습니다. 글쓰기에 무슨 특별한 재능이 필요한 건 아닙니다.” 기생충박사 서민 교수의 글쓰기 강좌에도 관심이 간다. 서민 교수가 10년간 터득한 글쓰기 노하우를 전수해준다니 고맙다. 그런데 서민 교수, 글은 잘 쓰시는데 글씨에 대해선 점수를 많이 못 주겠다. 경제학자 조준현 교수의 세상물정의 경제 이야기도 이 시대와 사회를 살아가며 필요하다. 돈의 흐름을 짚어주면서 우리 일상과도 맞닿아 있어 더 흥미로운 경제 이야기라고 한다.

 

 

 

3. 특히 마음이 많이 머물렀던 글은 문학평론가 유종호 선생님이 들려주시는 삶의 이야기다. ‘60년간 사제 생활을 한 프랑스의 신부가 그를 존경하는 신도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여러 사람들의 고해를 들으며 많은 것을 배우지 않았냐는 것. 그러자 신부는 전혀 배운 것이 없다고 말하더니 잠시 후에 덧붙였다. “한 가지 배운 것이 있습니다. 세상에는 어른이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어린애예요.”’ 인생의 거의 2/3를 배에서 보낸 항해선 선장이 들려주는 이야기도 가슴에 와 닿는다. 배에서 내려 도선사로도 한 10년간 근무했다. 도선사 일을 하는 동안 담당 지역의 여러 세상사에 정통하게 되었다. 현지 밀수업자의 동태도 알게 된다. 직업의 성격상 소문이나 동료와의 정보교환을 통해서 자연히 파악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가 훤히 꿰뚫게 된 그쪽 암흑세계에는 불변의 법칙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밀수업에 손을 댄 사람치고 끝이 좋은 사람은 거의 없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대개의 경우 법망에 걸려 자유를 잃거나 도망자 신세가 된다. 벌어서 숨겨놓은 돈이 있더라도 가족 생계비로 돌려놓고 보면 곧 바닥이 난다.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바르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길이라고 답한다. 단순하지만, 불변의 진리이다. 끝까지 가보거나, 들여다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삶의 지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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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1-13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 많은 분들이 물리적 나이에 맟출려고 하더군요.
그런데..가끔 예술적으로 사시는 분들은
오히려 젊어지시더군요.

나이야 어쩔 수 없는 시간의 과정이겠지만,
삶을 새로움으로 배우고 익히는 그런 즐거움이
시간을 극복하게 할 수 있겠다 싶더라구요.

나이는 들어가더라도, 시간이 익어 가는 것.~~~
이게 좋더군요^^.원숙미.~~~이건 나이 든 자들만이 가능한 대목이었으니까요~

문제는 요즘은 나이들어가면 꼰대질 할려고 해서 ㅎㅎㅎ


쎄인트saint 2016-01-13 17:56   좋아요 1 | URL
예술분야도...화가나 작가들은..
가수, 성악가들처럼 성악을 하는 사람들에 비해서 외면 노화가 빠른 듯 합니다.
저는 나이 먹는 것이 좋습니다. 제 몫을 다 채우고, 조용히 떠나고 싶습니다.
가기 전에...나도 남도 힘들게 하는 중병에 걸리지 않기만을 소망합니다.
 

 

나도 한 게으름하지만..

 

무심한 사람들이 많다.

 

서재관리 / 친구 /  팔로워 는 내게 친구신청을 한 님들이다.

 

팔로잉은 내가 친구 신청을 한 케이스다.

 

나도 어찌하다보니...친구신청을 받고도 한참만에 확인하고, 친구로 등록했지만..

 

팔로잉.. 수십명이 친구 신청을 요청받고도 무응답인것은...

 

무신경인가?  그냥 무시인가?   신청거부를 확인할 길은 없는가?

 

마음 비우고...지워버리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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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2 14: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12 14: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6-01-12 16:17   좋아요 0 | URL
ㅎㅎ 저도 반응 없으면 지워요..소통 안하겠다.또한.책 소개를 맨션안받겠다는데
굳이 등록시킬 필요는 없어요..이미 많은 분들이 등록되어서 매일 매일 책소개 오르는데
중복될 것도 없으니 말이죠..ㅋ

[그장소] 2016-01-12 14: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번 싹 정리하고 싶어 서재를 들어가 일일이 확인하다 좌절했어요. 그래서 가능함 프로필이 안보이는 분은 배제하고 싶어져요.
비어있는 서재가 너무 많아요.아무것도없이 텅빈 ㅡ
그래서 이게 뭔가...이벤트성으로 신청하는모양이다..
그냥 그러려니 ㅡ해야겠구나..안보이면 멀어지기마련..
자주 보이는 수밖에 ㅡ

쎄인트saint 2016-01-12 14:47   좋아요 1 | URL
예...답글 감사드립니다~^^
프로필에 사진하나 없이 비어있는 분들이 많더군요.
알라디너들이 아무리 바빠도 ...가끔은 친구 점검을 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 올렸습니다.
사실 댓글도 자주 달고...해야하는데..그러지 못한 제 불찰도 있긴 하지요..

[그장소] 2016-01-12 15:04   좋아요 0 | URL
저는 워낙 호기심 천국이라..알아서 먼저 가는 쪽...이라..ㅎㅎㅎ

무해한모리군 2016-01-12 14: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북플은 사실 거의 사용하지를 않고(익숙치 않아서) 인터넷 환경인 서재에서 보다보니 놓치게 되네요... 오호.

쎄인트saint 2016-01-12 14:48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북블은 자주 노출되는데...PC환경에선...숨이 있긴 하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2 14: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마도 윗분 그장소 님처럼서재를 장기간 비우신 분들이 많을 겝니다.

쎄인트saint 2016-01-12 14:52   좋아요 1 | URL
예...그러신분들도 많은듯 합니다.
그러나...제가 친구요청을 드린 분들 중에 거의 매일 포스팅 & 리뷰를 올리시는 분들도 많다보니..
좀 혼란이 옵니다...친구신청을 취소해야하나? 아예 들여다보지를 말까?

[그장소] 2016-01-12 14:55   좋아요 0 | URL
장기간 ㅡ비우는것과 아예 아무것도 없는 경우는 달라요.들어가보니 텅 ㅡ정말 아무것도 안쓰인 빈 서재가 많다는 거죠..제 말은 ㅡㅎㅎㅎ

[그장소] 2016-01-12 15:03   좋아요 0 | URL
아휴 ㅡ다들 한번씩 이래저래 심란한 경험 ㅡ있지얺았을까요?
이거 ㅡ뭐지 ㅡ하는 마음요.
스스로가 움직이지 않음 안된 답니다.
제 경험에 보면 ㅡ그러다 지치기도하고 상처도 받고 하면서 노하우도 ㅡ스킬도 쌓이는 ...게 아닐까 .
..오라고 왜 안오냐고 할 수는 없고...저 스스로도 한쪽 붙박이는 못되서 글을 주고받기엔 북플 시스템이 편합니다.

Conan 2016-01-12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구 수락 감사합니다^^

쎄인트saint 2016-01-12 16:04   좋아요 0 | URL
예...저도 감사합니다~!!
반갑습니다~^^
 
통제 불능 - 인간과 기계의 미래 생태계
케빈 켈리 지음, 이충호.임지원 옮김, 이인식 감수 / 김영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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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16-004

 

통제 불능 】      케빈 켈리 / 김영사

 

 

태어난 것들과 만들어지는 것들

 

1. 살아있는 세포, 사람의 뇌 그리고 증권거래소, 이들은 과학적 주제로서 공통점이 없는 듯 하지만 복잡성 과학으로 풀어나갈 수 있다. 이들은 단순한 구성 요소가 수많은 방식으로 상호작용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복잡계(Complex System)라 할 수 있다. 가령 세포는 단백질, 핵산 등 수많은 분자로 구성되어있다. 또한 이들은 환경의 변화에 수동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구성 요소를 재조직하면서 능동적으로 적응한다. 예컨대 사람의 뇌는 끊임없이 신경세포의 회로망을 재구성하면서 경험을 통해 학습하고 환경에 적응한다. 복잡성 과학에서는 단순히 그냥 복잡한 물체와 구별하기 위해 이들을 통틀어 복잡 적응계라 일컫는다.

 

 

 

2. 저자 케빈 켈리는 이 책이 태어난 것들과 만들어진 것들의 결합에 관한 이야기라고 밝힌다. 아울러 독자들을 비비시스템의 세계로 안내한다. 그는 만들어진 것이나 태어난 것이든 생명과 유사한 특성을 갖고 있는 시스템은 모두 비비시스템이라고 부른다. 가령 생명체와 생태계로 알려진 생물 공동체와 로봇, 기업, 경제와 같이 인간이 만든 것들이 비비시스템에 해당된다. 요컨대 비비시스템은 복잡 적응계의 다른 이름이다.

 

 

 

3. ‘태어난 것들과 만들어진 것들의 결합에 관한 이야기.’ 기술자들은 생명체와 기계 양쪽으로부터 논리적인 원리를 추출한다. 이를 극도로 복잡한 시스템을 만드는 데 그 원리를 적용함으로써, 만들어진 동시에 살아있는 것을 고안해낸다. 이와 같은 생명체와 기계의 결합은 어떤 면에선 정략결혼이라고 할 수 있다.

 

 

 

4. 저자의 관심분야는 많고도 많다. 심리학 동네로 건너가 본다. ‘지루함은 마음을 육체로부터 이탈시킬 수 있다.’ 40년 전 캐나다의 심리학자 도널드 헵은 극도로 지루한 상태에 놓인 사람들이 보고하는 기괴한 망상에 흥미를 느낀다. 레이더 감시병이나 장거리 트럭 운전사들은 종종 실제로 나타나지 않은 레이더 신호를 봤다고 보고하거나, 사실은 존재하지 않는 히치 하이커를 보고 차를 세우고는 한다는 것이다. ‘몸은 마음과 생명의 닻이다.’ 몸은 마음이 스스로 만들어낸 바람에 날아가 버리는 것을 막아주는 기계이다. 몸이 마음보다 무거운 것이 다행이다. 물론 체감 적으로 마음이 더 무겁게 느껴질 때가 있긴 하다.

 

 

 

5. ‘가장 보편적인 용어로 표현하자면 진화는 단단하게 연결된 그물망이고 생태계는 느슨하게 연결된 그물망이다.’ 보충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진화적 변화는 강하게 묶인 절차로 수학 계산이나 사고 과정과 비슷하다. 그런 면에서 진화는 뇌에서 일어나는 절차로 비유된다. 반면 생태학적 변화는 정신적 측면보다는 우리 몸의 순환계와 같이(우유부단하고 순환적인 절차로) 몸 구석구석에 자리 잡고서 바람, , 중력, 햇빛, 암석과 직접 부대끼는 절차와 비슷하다.

 

 

6. 이 책 어디에도 융합학문이학문의 융합이니 하는 단어는 전혀 찾을 수 없지만, 저자 케빈 켈리는 여러 분야를 자연스럽게 융합하고 있다. 생물, 자연, 심리, 정신의학, 산업, IT, 종교, 문학, 우주, 경제, 경영 등 종횡무진이다. 방대한 분량의 작업을 한 저자답지 않게 겸손하다. “이 책에 실린 개념 중 내가 독자적으로 생각한 것은 거의 없다. 이 책에서 소개한 개념들은 대부분 참고 문헌에 실린 책과 논문 외에도 다른 사람들과 나눈 대화와 인터뷰, 주고받은 편지를 압축하거나 고쳐 쓰거나 인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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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1-12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욕망이 진화를 만들고,,.욕망이 인연을 낳는걸까. 요즘 화두예요..
이걸 통제할 수 있을까 없을까..또 생각나네요..

쎄인트saint 2016-01-12 16:27   좋아요 1 | URL
이젠 그 무엇보다...인간의 [욕망이라는 열차] 속도를 어떻게 조절할 것인가?
어디까지 연결시킬것인가? 종착지는 어디로 할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해봐야할 때라고 생각듭니다.
 
희망의 예언자 오스카 로메로
스콧 라이트 지음, 옥타비오 듀란 사진, 김근수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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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16-003

 

오스카 로메로 】       스콧 라이트 / 아르테(북이십일)

 

 

낮은 이들과 함께 한 삶

 

1. “잊지 마십시오, 우리는 인간입니다. 우리는 아직도 살기 위해 산으로 도망치고, 생존하기 위해 국경을 넘습니다.” 로메로 대주교가 암살당하기 얼마 전, 외국인 기자에게 전 세계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을 받고 답한 말이다.

 

 

2. 이 책은 1980324, 미사 도중 암살당한 엘살바도르의 대주교 오스카 로메로의 이야기다. 그의 죽음은 엘살바도르와 중앙아메리카 방방곡곡에 알려졌다. 세계적으로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해방신학자 구스타보 구티에레스는 라틴아메리카 교회 역사는 로메로 대주교 피살 전과 후로 나눌 수 있다라고 단호하게 표현했다.

 

 

3. 로메로 대주교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선 엘살바도르의 정치적 상황에 대한 이해가 우선이다. 엘살바도르와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난이란 곧 죽음을 의미했다. 그들은 굶주림과 질병으로 천천히 죽어가거나 폭력과 억압으로 갑작스럽게 죽어갔다. 이는 오랜 세월 동안 엘살바도르의 가난한 이들의 운명이었다.

 

 

4. 1932, 막시밀리아노 에르난데스 마리티네스 장군의 독재 정권에 저항하여 반란을 일으켰던 소작농 중 3만 명 이상이 살해당했다. 소수의 부유층은 가난한 사람들의 노동력을 몇 대에 걸쳐 착취해 더 큰 부자가 되었다. 거의 50년 가까이 지속된 군부독재가 끝날 무렵이던 1970년대 말, 노동자, 소작농, 학생, 교사들은 수많은 기초 공동체를 조직했다. 엘살바도르는 내전으로 벼랑 끝까지 내몰렸다. 정부는 이에 강경한 진압으로 대응해, 1980년 한 해에만 12000명 이상을 살해했다. 같은 해 로메로 대주교도 살해당했다.

 

 

5. 오스카 로메로의 삶은 여러 면에서 나자렛 예수의 삶과 닮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잘 것 없는 나라의 작은 시골,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다는 것. 두 사람 모두 목수가 되는 훈련을 받았다는 것. 가난하고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 편에 섰다는 점. 그리고 불평등과 부패를 강하게 비판하다 요주의 인물이 되었다는 점.

 

 

 

6. “예수님은 박해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저를 믿으십시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은 누구라도 그들과 같은 운명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엘살바도르에서 가난한 사람들의 운명은 납치당하고 고문당하며 감옥에 갇히고 시신으로 발견되는 삶입니다.”

 

 

 

7. 로메로 대주교 강론의 가장 큰 특징은 강론과 실제 삶이 일치했다는 점이다. 그는 권위를 가지고가르쳤다. 그는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신뢰할 수 있는 인물이었다. 그리고 진정한 용기의 소유자였다. 로메로 대주교가 지미 카터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의 일부는 미국이 엘살바도르의 정치적 상황에 얼마나 깊게 관여하고 있는가를 가늠하게 한다. “지미 카터 대통령께, 미국 정부의 지원은 엘살바도르의 정의와 평화를 정착시키기보다 불평등과 억압을 강화시킬 것이 분명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위해 투쟁해온 엘살바도르 민중조직의 사람들은 불평등과 억압으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만일 대통령께서 진정 인권 수호를 원하신다면, 미국 정부가 엘살바도르 국민들의 운명을 결정하는데 개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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