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엔스 (무선본)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 김영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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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유발 하라리 / 김영사

 

 

1. “우리는 누구인가, 어디에서 왔는가, 어떻게 해서 이처럼 막대한 힘을 얻게 되었는가?” 살아가면서 한 번쯤 품어봄직한 의문이다. 아니, 아직 이러한 의문점을 못 가져보고 살아왔다면 이러한 질문을 통해 나의 삶을 적당한 거리를 두고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 책은 바로 이런 질문을 던져준 후, 독자로 하여금 사유의 안길로 걸어 갈 수 있도록 안내해주고 있다.

 

 

 

2. 인류 역사의 진로를 형성시킨 세 개의 혁명이 있다. 7만 년 전 일어난 인지혁명은 역사의 시작을 알린다. 12,000년 전 발생한 농업혁명은 역사의 진전 속도를 빠르게 했다. 과학혁명이 시작한 것은 불과 5백 년 전이다. 문제는 과거가 아니고 미래다. 과학혁명은 인류에게 축복을 줄 것인가? 재앙을 줄 것인가?

 

 

3. “135억 년 전 빅뱅이라는 사건이 일어나 물질과 에너지, 시간과 공간이 존재하게 되었다.” 이 책의 첫 대목이다. 사람이야기를 하기 전에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하는 것이 순서에 맞다. 저자가 해석하는 인간(human)이란 말의 의미가 독특한 긍정의 의미로 다가온다.

“‘인간(human)'이란 말의 진정한 의미는 호모 속에 속하는 동물이고, 호모 속에는 사피엔스 외에도 여타의 종이 많이 존재했다.” 지난 1만 년간 우리(인간) 종은 지구상의 유일한 인간 종이었기 때문에, 스스로를 유일한 인류라고 생각하는 데 익숙해 있다고 일침을 가한다.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는 사피엔스가 아닌 인류와 다시 한 번 경쟁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저자의 주장은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건 모르는 일이다. 그러니 판단을 유보한다. “나는 호모 사피엔스 종의 일원들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사피엔스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하겠고, ‘인류(human)'란 표현은 호모 속에 속하는 현존하는 모든 종을 지칭하는 의미로 쓰겠다.”

 

 

 

4. “농업은 수백 수천 년에 걸쳐 서서히 발생했다. 버섯과 견과류를 채취하고 사슴과 토끼를 사냥하던 호모 사피엔스의 한 무리가 어느 날 갑자기 마을에 영구히 정착해서 밭을 갈고 밀씨를 뿌리고 강에서 물을 끌어오게 된 것이 아니다. 변화는 단계별로 일어났고 각 단계는 일상생활의 조그만 변화를 포함했다.” 저자의 관심은 농업혁명 이후 대부분의 인간사회가 남자를 여자보다 더 높게 평가하는 부계사회로 쏠린다. 가부장제는 거의 모든 농경 및 산업 사회의 표준이기도 했다. 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모종의 보편적인 생물학적 이유일 뿐이라고 생각해야 할까? 몇 가지 이론이 있긴 하다. 근력 이론이 있다. 남자가 여자보다 더 힘이 세기 때문에 더 큰 완력을 사용해서 여자를 강제로 굴복시켰다는 뜻이다. 좀 요상한 표현이지만, 사회의 쓰레기라는 이론이 뒤따른다. 남성의 지배가 힘이 아니라 공격성의 결과라는 것이다. 나폴레옹의 숙적 웰링턴 공작의 입에서 나온 쓰레기라는 표현이 지금도 회자된다. 웰링턴 공작은 18세에 영국군에 들어갔을 때 즉각 장교로 임관되었다. 그는 자신의 지휘를 받는 평민들을 소중히 여기지 않았다. “우리는 지상의 쓰레기들을 징집해 병사로 쓰고 있다.” 그는 프랑스와 전쟁하던 시기에 동료 귀족에게 쓴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저자는 묻는다. 어째서 높은 계급은 공작부인이 아니라 공작이어야 했는가? ‘가부장적 유전자이론이 남아있다. 완력이나 폭력성은 덜 중요하게 보고, 대신 수백만 년에 걸친 진화를 통해 남녀가 각기 다른 생존 및 번식 전략을 발전시켰다고 설명한다.

 

 

 

5. 과학혁명 이야기를 해본다. 과학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대부분의 인류문화는 진보를 믿지 않았다. 황금시대는 과거에 있었고, 세상은 퇴화하지는 않더라도 정체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인간의 지식으로 세상의 근본 문제를 극복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상황이 바뀐 것은 근대에 들어서였다. 근대 문화는 우리가 아직도 모르는 중요한 것들이 많다고 인정했다. 무지의 인정이 과학적 발견으로 우리에게 새로운 힘을 줄 수 있다는 생각과 결합하자, 사람들은 결국 진정한 진보가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짐작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욕심이 과했다. 인류는 우리가 새로운 지식을 얻고 적용함으로써 어떤 문제든 다 극복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가난, 질병, 노화, 죽음은 인류의 피치 못할 운명이 아니었다. 그저 우리의 무지가 낳은 결과였다.유전공학, 인공지능 그리고 나노기술을 이용해 천국을 건설할 수도 있고, 지옥을 만들 수도 있다. 현명한 선택을 한다면 그 혜택은 무한할 것이지만, 어리석은 선택을 한다면 인류의 멸종이라는 비용을 치르게 될 수도 있다. 현명한 선택을 할지의 여부는 우리 모두의 손에 달려있다.”

 

 

 

6. 이 책을 어떤 카테고리에 넣어야할까? 빅뱅을 시작으로 인류의 기원을 이야기하니까 자연과학으로? 호모 사피엔스가 세상을 정복한 것은 다름 아닌 고유한 언어덕분이라는 이야기가 들어있으니 사회과학으로? 돈의 탄생과 흐름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있으니 경제, 경영으로 분류해야할까? 이 책은 이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사피엔스2011년 이스라엘에서 히브리어로 출간된 이래 3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된 국제적인 베스트셀러다. 저자는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예루살렘의 히브리 대학교에서 세계사를 가르치는 유발 노아 하라리 박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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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병 시선 - 초판본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시선집
천상병 지음, 박승희 엮음 /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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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병 시선천상병 /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1.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歸天 - 主日전문

 

찬상병 시인의 시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다. 아마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을 듯하다.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소풍 온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참으로 대단한 경지다. 참으로 깨끗한 마음이다. 소풍 길엔 단지 한 두 끼니 먹을 것, 마실 것만 있으면 된다. 그러나 우리의 삶은 어떤가? 당장 내 주변을 돌아볼 때, 내가 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없어서는 안 될, 꼭 가져가고 싶은 그 무엇이 있는지 차분히 돌아볼 필요가 있다. ‘가서, 이 세상이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니,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 있는 삶이 되어야겠다. 그러려면 지금 아름다운 삶을 살아야 한다. 겉으로 드러내놓는 삶이 아니라 내 삶의 내면이 아름답고 향기로운 삶이 우선이어야 한다. 그러면 내 주변도 아름다워질 것이다.

 

 

 

2. “아침은 매우 기분 좋다/ 오늘은 시작되고/ 출발은 이제부터다// 세수를 하고 나면/ 내 할 일을 시작하고/ 나는 책을 더듬는다// 오늘은 복이 있을지어다/ 좋은 하늘에서/ 즐거운 소식이 있기를.” 아침전문

 

아침을 맞이하는 마음은 사람들 마음 마음마다 각기 다를 것이다. 기대감으로 가득한 아침을 시작하는 사람, 떨림과 두려움으로 시작하는 사람, 제발 아침이 밝아오지 않길 간절히 기도했을지도 모르는 사람. 매일 아침 떠오르는 태양은 어제일은 잊어버리고 새로 시작하라는 시그널이기도 하다. 그래서 내가 어둠의 장소로 숨어들지 않는 이상 태양은 그 빛을 모든 이들에게 고루 전해준다. 아무리 힘든 어제를 보냈더라도 새로 시작하는 오늘은 좀 덜 힘든 날이 되길 소망한다. 당신과 나에게.

 

 

 

3. “날개를 가지고 싶다./ 어디론지 날 수 있는/ 날개를 가지고 싶다./ 왜 하느님은 사람에게/ 날개를 안 다셨는지 모르겠다./ 내같이 가난한 놈은/ 여행이라고는 신혼여행뿐이데/ 나는 어디론지 가고 싶다/ 날개가 있으면 소원 성취다/ 하느님이여/ 날개를 주소서 주소서.....” 날개전문

 

李箱날개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이젠 돈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는 세상이다. 시인도 결국 그 부족함을 토로한다. ‘가난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참 묘하게 그리 궁색하게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낭만적으로 들린다. 여행을 가고 싶단다. 외국의 어느 가난한 작가가 주머닛돈을 털어 신문에 광고를 냈다는 이야기가 생각난다. 크루즈 여행을 하고 싶다. 그 나라 남쪽의 어느 따뜻하고 조용한 섬에도 가보고 싶다고 광고를 냈다. 우연히 어느 크루즈의 선장이 그 광고를 보고 그 작가의 소원을 들어줬다고 한다. 천상병 시인이 날개를 주소서 주소서....’대신에 좀 더 구체적인 표현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물론 그렇게까지 욕심을 안 낼 분이라는 것이라 짐작한다. 그나저나 시인에게 날개가 달리면 어디를 제일 먼저 가보고 싶으셨을까? 아마 지금은 더욱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여기 훌쩍 저기 훌쩍 다니시고 계시리라.

 

 

 

4. “지금은 다 뭣들을 하고 있을까? 지금은 얼마나 출세를 했을까? 지금은 어디를 걷고 있을까? // 점심을 먹고 있을까? 지금은 이사관이 됐을까? 지금은 가로수 밑을 걷고 있을까? // 나는 지금 걷고 있지만, 굶주려서 배에서 무슨 소리가 나지마는 그들은 다 무엇들을 하고 있을까?”  

    〈同窓전문

 

 

연말이 다가온다. 각종 모임이 늘어나는 때다. 특히 동창 모임은 예민한 기운이 감도는 모임이다. 내가 생각하기엔 그럭저럭 먹고 살만한 사람. “지금 뭐해?” “사업 잘 되고 있지?” 에 그래도 할 말이 있는 사람들이 참석한다. “그런 데로..” “힘들어 죽겠어..”하는 사람들은 아직 죽을 정도는 아니다. 시인을 바라본다. ‘나는 지금 걷고 있지만, 굶주려서 배에서 무슨 소리가 나지마는...’ 이런 생각도 든다. 시인은 지금 걷고 있다. 그러나 걷기는커녕 앉기도 힘들 정도의 깊은 질병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단지 배가 고플 뿐이라면, 누워서 천장만 바라보고 있는 사람에 비하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내가 가장 비참하고, 힘들고 어렵다는 생각은 버리자. 나보다 못한 사람 분명히 있다. 나 정도면 천년만년도 살겠다는 사람이 분명히 있다. 그러니 내 삶을 사랑하자. 내게 주어진 시간에 감사하자. 다행히 시인도 시에 담은 것은 원망이 아니다. 지금 나는 이런데 그 친구들은 잘 되고 있을까? 잘 되고 있겠지 하는 소박한 바람을 담을 뿐이다. 시인은 늘 이런 마음을 잃지 않고 소풍 길을 잘 다녀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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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5 14: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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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5 16: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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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바다 - 마음을 행복으로 물들이는 컬러링북
아나스타샤 카트리스 지음 / artePOP(아르테팝)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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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바다마음을 행복으로 물들이는 컬러링북

- 아나스타샤 카트리스 저 | artePOP(아르테팝) | 원제 : Colour me Mindful

 

 

 

 

 

 

1.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컬러링북의 열풍이 대단하다. 우리나라에선 젊은 아티스트 조해너 베스포드의 작품 비밀의 정원이 첫 테이프를 끊었다고 알고 있다. 컬러링북은 영미 권을 비롯하여 유럽에선 우리보다 약 5년 앞서 시작되었다. 해가 갈수록 점점 다채로운 아이디어와 수준 높은 예술성이 덧붙여지고 있는 중이다. 따라서 세계 출판 관계자들은 컬러링북이 단순한 트랜드를 넘어 장르가 되고 있다는 평가를 내어놓기도 한다.

 

 

 

 

 

 

 

 

 

 

 

 

 

 

2. 해보니 알겠다. 컬러링에 한 번 빠지면, 폭 젖도록 시간가는 줄 모른다는 것을. 컬러링의 첫 텍스트로 삼은 것은 마블 코믹스, DC 코믹스, 하퍼콜린스 등과 함께 작업하면서 독특한 작품 세계로 사랑을 받고 있는 아나스타샤 카트리스의 나만의 바다artePOP(아르테팝) 이다. 신비로운 심해 세계가 작가의 섬세한 선을 통해 생명력으로 펼쳐진다. 이 책 나만의 바다의 특징은 다른 컬러링북에 비해 전체적으로 복잡하지 않다는 점이다. 어찌 보면 다소 단조롭고 심플할 수도 있으나 다양한 그림들이 골고루 섞여있어 전혀 지루하지 않다. 수족관이나 바다에서 스노우 쿨링하면서 보았던 장면. 또는 수족관에서 노니는 어류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즐거운 마음으로 색칠을 할 수 있었다. 좀 더 창의적인 색감으로 더욱 근사하게 컬러링하지 못 한 것이 아쉽다. 바다를 좋아하기에 더욱 정이 가는 컬러링북이다.

 

 

 

 

 

 

 

 

3. 컬러링을 하다보면 평소에 쓰지 않던 근육과 관절을 점잖게 훈련시키는 효과가 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혹사당한 눈의 피로도 줄어드는 것 같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집중력이 고조되는 것과 함께 조화로움을 배울 수 있는 것이 크나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림을 더욱 멋지고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 어떤 컬러를 쓸 것인가, 어떻게 터치를 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은 서로 살아가며 너와 나 사이에 무엇을 내세우고 무엇을 내려놓을 것인가를 생각하는 계기도 되리라 믿는다.

 

 

 

 

 

 

 

 

4.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범고래, 라이언피쉬, 열대어, 거북이, 해초류, 산호초, 돌고래, 해마, 불가사리, 문어, 우아한 해파리, 사랑 그 자체 키싱그라미, 꽃게, 복어, 물범 등등 바다 속 동식물들이 총출동되었다. 바다 속 생물은 그 깊이에 따라 컬러가 달라진다. 그 움직임도 역시 달라진다. 이런 저런 컬러의 배합도 내 마음에 그려지는 대로, 느낌이 가는대로 그려보면 된다. 나만의 바다이니까. 그 바다 속 세상, 그 이야기 속으로 슈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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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비 우먼 - 여성 리더 15인의 운명을 바꾼 용기있는 결단의 순간
김선걸.강계만 지음 / 와이즈베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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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비 우먼김선걸 . 강계만 / 와이즈베리

 

 

1. 남녀평등 시대가 왔다고들 하지만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현 수준에 이른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이 19세기 말에 이르러서야 여성의 대학 입학을 허락한 것만 보아도 여성에 대한 차별이 오래도록 지속됐음을 알 수 있다.

 

 

 

2. 사회에 진출한 여성이라면 자신의 일터에서 생리적으로, 정서적으로 다른 남성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다. 국내의 상황을 보면 최근 십수 년간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부쩍 향상됐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여성이 직장에서 자신의 영역을 확보하는 일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3. 이 책의 저자 두 사람은 남자다. 여성이 여성 이야기를 쓴 것이 아니라, 남자들이 보는 여성의 모습이다. 이 사회에서 누구보다 더 열심히 자기 관리를 하면서 중요한 역할을 해나가는 여성들의 이야기다. 두 사람은 열다섯 명의 여성들을 만났다. 그들은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리더로서 열심히 활약하고 있었고, 리더로서 조직과 사회 내 여성들의 필요와 관심사를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있었다. 그들이 기회와 위기를 두고 내린 과감한 결단은 과거의 얘기가 아닌 현재 진행형이다.”

 

 

 

4.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은 법조계의 여러 부문에서 최초의 여성이란 수식어를 갱신해왔다. 김행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은 여성이 차별받는 사회에서 독립적인 여성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 콘텐츠 개발에 몰입하고 있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변화와 혁신의 아이콘으로 금융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핀테크에 집중하고 있다. 손병옥 푸르덴셜생명 회장은 대학 석좌교수로 강의하면서 WCD(세계 경제계 여성모임)지부를 설립하는 들 후배여성들을 위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 외에도 18년간의 주부생활을 접고 마흔넷에 창업을 한 이민재 엠슨 대표, 씨티은행 출신으로 삼성 증권의 첫 여성 임원이 된 이재경 상무, 불우한 환경을 딛고 일어서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헤어그룹을 만든 강윤선 준오헤어 대표, 이금형 서원대 경찰행정학과 석좌교수, 박정림 국민은행 부행장, 포스코의 첫 여성 임원인 오인경 상무, 권지혜 삼흥테크 대표, 김연경 서호주관광청 이사, 우암코퍼레이션 송혜자 회장, 이스란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인터뷰이로 등장해서 그들이 그 자리에 오기까지의 과정을 담담히 털어놓는다. 위기와 결단의 순간을 어떻게 처리했는가? 어떤 마인드로 일과 가정을 이끌어왔는가?

 

 

5. 반세기를 훌쩍 넘긴 남북 분단은 좁은 땅덩어리를 같은 민족이면서 전혀 다른 사상과 체계로 나눠놓았다.‘탈북 여성 1호 박사인 이애란 자유통일문화원장은 호텔 청소부로 시작해 보험설계사, 교수에 이르기까지 역경 속에서도 도전에 도전을 거듭한 인물이다. 제가 한국에 와서 좋다고 느낀 점은 열심히 노력하면 크든 작든 결과적인 성취감이 따라온다는 것입니다. 그게 바로 자유의 혜택입니다. 결과에 대해 남 탓을 해봤자 우리 삶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됩니다. 최소한 우린 밥은 먹고 지내고 있지 않습니까. 보다 거창한 목표를 갖고 큰 꿈을 꿨으면 합니다. 젊은 시기에 몸을 던져 일을 못 해보면 언제 다시 기회가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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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삭임의 바다
팀 보울러 지음, 서민아 옮김 / 놀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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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삭임의 바다팀 보울러 / (다산북스)

 

 

1. 사람들은 헤티를 몽상가라고 했다. 헤티가 본 장면들은 모두 환영이라고, ‘바다유리는 아무런 이야기도 들려주지 못한다고 말했다. 바다유리(Sea Glass)는 유리병이나 깨진 유리 조각이 바다에서 오랜 세월동안 파도와 모래에 깎여 매끈하고 영롱한 보석 같은 형태가 된 것이다. 다소 불투명한 것이 특징이다. 바다유리가 만들어지는 데는 20~30년 정도가 걸린다.

 

 

 

2. 소설의 무대는 모라 섬이다. 바다 한 가운데 떠 있는 섬이다. 인근 섬하고도 아주 많이 떨어져있다. 마치 작은 왕국 같은 그 섬에 헤티도 살고 있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였다. 섬에서 가장 연장자인 퍼 할아버지의 100세 생일을 축하하는 모임이기도 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가 오간 후 퍼 할아버지가 한 말이 모두의 마음속에 꽂힌다. “사흘 동안 연속해서 같은 꿈을 꾸었습니다. 아직 아무에게도 꿈 얘기를 하지 않았어요. 너무나 심각하고 사실적인 꿈이라서 지금 이 자리에서 여러분에게 얘기해야겠습니다. 여러분, 모라를 향해 악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미 오고 있다고요.”

 

 

3. 폭풍이 다가오고 있었다. 모라의 자랑인 배가 걱정된다. 바람소리와 파도소리가 점점 더 거세진다. 바다는 흰 물살을 출렁이며 섬뜩할 정도로 강렬하게 움직인다. 폭풍과 거센 비를 견디지 못한 배는 산산조각이 났다. 섬사람 몇이 실종된다. 퍼 영감의 이야기가 힘을 얻는 느낌이다.

 

 

4. 그래도 헤티는 바다유리를 통해 한 이미지를 본다. 사람의 모습이다. 궁금해진 헤티는 묻는다. “당신은 누구세요?” 물론 아무 대답도 없다. 폭풍이 다소 갈아 앉는 기미가 보이던 때 헤티는 섬 근처에서 낯선 배를 보게 된다. 노로 젓는 작은 크기의 배였다. 누가 타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누군가 배를 이 섬까지 타고 왔을 수도 있다. 그 안에 탔던 사람은 어찌 되었을까? 섬사람들이 섬을 구석구석 살피며 다니던 중, 결국 타지에서 온 사람을 발견했다. 기진맥진한 상태의 자그마한 노파였다. 모두 그 노파 혼자서 배를 몰고 온 것으로 판단한다. 그리고 헤티가 더욱 놀란 것은 바다유리를 통해 보았던 바로 그 얼굴이었기 때문이다.

 

 

 

5. 노파는 모라 섬에서 애증의 존재감이었다. 다행히 기력은 회복했으나 여전히 말이 없다. 소녀에서 숙녀의 경계선에 있는 헤티는 어느 날 크나큰 일을 계획한다. 노파가 몰고 온 배를 몰고 그 노파의 가족들이 있는 섬으로 향하는 것이었다. 대단한 일이기도 하다. 멀기도 하거니와 시시때때로 변하는 바다의 날씨 앞에 거의 목숨을 걸만한 일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출발한다. 그리고 천신만고 끝에 그 섬에 도착한다. 섬사람들 모두가 놀란다. 헤티는 그곳에서 극진한 대접을 받는다. 그리고 노파의 가족을 통해 어떻게 그 노파가 모라 섬까지 왔는지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주변이야기를 들으며 헤티는 다시 한 번 결심을 한다. 예감되는 부분이기도 했다. 바다에선 계속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었다. 그 바다에서 떠날 수가 없었다. 다른 곳으로 갈 수가 없었다. 내가 떠난 그 자리엔 무엇이 남을까? 어떤 속삭임으로 남을까? 어떤 이야기가 남겨질까? 내가 떠난 그 자리, 당신이 떠난 그 자리는 그렇게 흔적으로 남는다. 아니 흔적이라도 남으면 다행일까? 그래도 못내 아쉬워 가끔 여전히 살아있는 사람들을 멀리서나마 바라볼 수도 있겠지. 그렇게라도 못하면 너무 안타깝잖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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