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마일 클로저
제임스 후퍼 지음, 이정민.박세훈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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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마일 클로저제임스 후퍼 / 다산책방

 

 

1. “첫 번째는 단계별로 차근차근 노력하는 것입니다. 만일 여러분이 내일 당장 에베레스트를 오르겠다고 다짐한다면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실내 등반과 같은 작은 실천을 통해 조금씩 오르는 것은 쉽습니다. 그러고 나면 어느 새 여러분의 꿈이 이루어진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이 책의 저자 제임스 후퍼의 말이다. 사실 이 말은 너무 당연한 말인데, 우리는 자주 잊고 산다. 어느 전문 등반가도 이렇게 답했다. “한발 한발 걷다보니, 정상이더군요.” 꾸준함을 이길 장사는 없다.

 

 

2. 저자 제임스 후퍼는 낯이 익다. TV에서 가끔 본다. 모험가이자 동기부여 전문가로 소개된다. 열다섯 살 때부터 모험가의 꿈을 키웠다. 3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2006년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 최연소 영국인이 되었다. 2007, 세계 최초로 북극에서 남극까지 무동력으로 종단할 계획을 세우고 42천 킬로미터에 이르는 거리를 장장 13개월 동안 이동, ‘폴투폴(Pole to Pole)’에 성공한다. 한국 내 활동으로는 Jtbc비정상회담에 영국 대표로 출연했으며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에도 출연하고 있다.

 

 

3. “나는 8,500미터 고도의 절벽에서 가는 로프에 의존한 채 매달려 있었다. 두꺼운 장갑을 낀 손가락 사이로 로프를 꽉 잡고 있는 것이 쉽지 않았다. 한 손으로 버티면서 다른 손으로는 재빨리 고글을 고쳐 쓰려고 했지만, 그 시도 때문에 오히려 고글의 테두리가 눈가를 짓눌러 아예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에베레스트 등반 중의 한 장면을 회상하며 써 놓은 글이다. 산소 부족과 빙하로 둘러싸여 있는 척박한 환경, 이전까지는 경험해보지 못한 혹독한 추위, 거기에다 끊임없는 수면 부족, 아무런 맛이 없는 음식들까지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것이 더욱 힘들어졌다. 그렇지만 제임스는 빙하 곳곳을 걸어 다니며 휴식을 취하는 틈틈이 고산 적응 훈련을 해야 했다.

 

 

4. 우리는 살아가면서 위험을 피하려면 피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 서로 살아가는 것 자체가 결코 안전하진 않다. 아마도 이 세상에서 안전지대란 찾기 힘든 장소일 것이다. 저자는 위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담담히 적어 놓았다. “높은 산을 오를 때 마주치는 위험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위험한 순간을 경험한다. 위험은 인생의 중요한 한 부분이다. 위험이 아니면 우리의 삶은 아마 훨씬 더 빈곤했을 것이다. 위험, 그것을 경감하고자 하는 바람 그리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더욱 발전시키고 배우려고 노력하게 된다.”

 

 

 

5. 어떤 꿈이든 처음은 내 안에서 일어날 것이다. 물론 선한 꿈이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 저자는 그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많은 사람들과 그 꿈을 공유했던 순간과 시간들을 전해주고 있다. 그의 삶의 두 번째 큰 미션이었던 폴투폴(Pole to Pole)’ 에 대한 이야기다. “여러분이 원하는 꿈을 많은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입니다. 그 누구도 혼자 힘으로는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여러분의 꿈을 알수록 더 많은 이들이 여러분을 도울 수 있겠죠. 성공이 무엇인지는 한 가지로 정의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에게 맞는 성공을 직접 찾아가서 도전해야 합니다.”

 

 

 

6. 저자는 전체적으로 이 책의 내용을 한국의 청년에게전하는 메시지로 채웠다. 그가 도전했던 여러 미션들을 소개하며 그 일을 통해 느낀 자신의 생각을 전해준다. 피상적인 언어로 메운 것이 아니라, 그가 실제로 부딪히며 터득한 삶의 지혜이기에 더욱 귀하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7. 원 마일 클로저캠페인 : 200919, 몽블랑에서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제임스 후퍼의 친구 롭 건틀렛과 제임스 앳킨슨의 이름을 기리기 위해 시작된 기금 모금 운동. 고인의 가족, 친구들, 그리고 전 세계에서 모인 청년들이 참여하는 이 운동은 자전거로 약 1,000km를 달리며 모금 활동을 한다. 마련된 기금은 우간다의 나랑고 중, 고등학교의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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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으로 읽는 중국 근대 경제사 1800-1950
필립 리처드슨 지음, 강진아.구범진 옮김 / 푸른역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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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으로 읽는 중국 근대 경제사필립 리처드슨 / 푸른역사

 

1. 중국 경제는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렵다고 한다. 그 이유는 중국이라는 나라는 여전히 모순에 차있고 난해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19세기와 20세기 초까지 중국의 경제는 브레이크가 고장 난 상태로 내리막길로 질주했다.

 

2. 때로 학자들은 중국의 근대화 과정에 심각한 의문점을 표하기도 했다. 불가능하다고까지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중국 경제가 일어서고 있는 모습은 그저 대단한 정도가 아니다. 그 잠재력이 어디서 온 것인가? 이 책은 중국 경제에 대한 여러 학설과 논쟁을 소개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근대를 맞이하기 전의 전통적인 중국 경제가 어떻게 근대를 겪어내면서 변모했는가를 보여준다.

 

3. 저자인 필립 리처드슨은 브리스톨 대학 역사학과에서 경제사를 가르치고 있다. 그는 중국 현지에서 장기간 거주하며 교학활동을 한 경험으로 중국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지녔다. 그러한 점이 이 책이 1999년 출판된 이래, 지금까지도 미국과 영국의 대형서점에서 베스트셀러 자리를 유지하면서 일반 독자와 학자의 높은 평가를 얻고 있는 이유라고 한다.

 

4.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선 근대전환기 중국 경제를 바라보는 분석틀을 비교 소개한다. 2장에선 18세기 절정기의 중국 전통경제와 19세기 초 위기의 시작을 그려주고 있다. 이 책의 중심부 역할을 하고 있는 3장에선 1890년대에서 1930년대까지의 국민계정에 관한 계량적 연구를 비교, 분석하면서 과연 이 시기 중국 경제가 성장했는가 아니면 정체했는가, 과연 근대적 발전 동력은 존재 했는가에 대한 해부를 시작한다. 나머지 4~6장에선 근대 중국 경제의 성장을 논하는 핵심적인 분야, 즉 대외무역과 외국인 투자 등 외부적 요소의 영향, 근대적 산업분야의 성장, 농업 부문을 각각 다루면서 1950년대까지 분석의 범위를 확대했다. 7장에선 경제성장에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인 국가와 경제 간의 관계를 분석한다.

 

 

5. 저자는 중국의 근대적 경제 발전의 등장에 대한 분석을 다음 네 가지 쟁점을 중심으로 분석한다. 첫째, 쇠퇴에서 정체를 거쳐 성장과 발전에 이르는 스펙트럼 안에 전반적인 경험을 어떻게 범주화할 것인가? 둘째, 외국의 개입 정도와 그것이 국내 경제와 맺은 관계의 성격은 무엇이었나. 셋째, 노동력은 점점 늘고 토지는 부족해지는 농촌경제에서 변화의 역동성을 규정하는 힘들의 복잡한 상호 영향 관계는 무엇이었나. 넷째, 국가의 역할은 어떠했나 등이다.

 

 

6. 1949년 이후 적어도 20년 동안 대부분의 경제사가는 중국 역사를 분석하면서 매우 다른 두 접근 방식 가운데 하나를 채택했는데, 봉건주의와 제국주의의 영향 아니면 전통과 근대 사이의 관계에 집중했다. 중국의 학자들은 전자를, 구미의 학자들은 후자를 선호했다. 중국의 연구자들은 당연히 마르크스주의의 틀에서 그들의 분석을 전개했다. 중국 경제는 봉건주의에서 자본주의로의 이행 과정에 있는 반()식민지 사회를 의미하는 전()자본주의적이고 봉건적인-또는 차라리 반()봉건적인-것으로 간주되었다.

 

7. 이 책에서 다룬 시기의 중국 경제는 본질적으로(사회, 경제, 기술에서 모두) 전근대적인 토대의 한계에 직면한 채 산업화하는 서양과의 접촉으로 끌려들어간, 토지는 부족하고 노동은 풍부한 농업경제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한 환경이 틀을 잡고 결정지어간 복잡한 변화의 과정을 그림 그릴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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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감 - 샤오미가 직접 공개하는 창의성과 혁신의 원천
리완창 지음, 박주은 옮김 / 와이즈베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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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감리완창 / 와이즈베리

 

 

1. “태풍의 길목에 서 있으면 돼지도 하늘을 날 수 있다.” 샤오미테크 이사장 겸 CEO인 레이쥔이 한 말이다. “대세를 따르면 순조롭게 이루어진다는 말을 비유한 것이다. 그렇다면 대세를 따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창업을 하는 사람들이 행운을 돼지에 비유한다면, ‘태풍에 해당하는 것은 업계의 대세와 사용자 팬들의 참여다.

 

 

 

2. ‘샤오미가 직접 공개하는 창의성과 혁신의 원천이라는 부제가 달려있는 이 책은 가히 샤오미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의 제목으로도 걸려 있지만, 샤오미의 성공 비결은 참여감이다. 상품을 팔고 나면 그만이다. 많이만 팔면 된다는 생각으로만 꽉 찬 기업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소비자를 한 가족처럼 생각하고 제품의 개발과 판매에 동참하도록 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생각이고 실행은 더욱 어렵다. 그러나 그 일을 샤오미가 해내고 있다.

 

 

 

3. 인터넷 씽킹에서는 입소문이 왕이다. 이제 소비자들은 입소문으로 제품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구글의 모든 것의 중심은 사용자다. 나머지 모든 것은 그 뒤를 따라오게 되어있다.”는 말을 샤오미가 잘 적용했다고 생각한다.

 

 

 

4. 2008년에 레이쥔은 집중, 극치, 입소문, 신속이라는 네 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집중과 극치는 제품의 목표, 신속은 행동준칙, 입소문은 전체 인터넷 씽킹의 핵심이다. 오늘날 입소문이 왕이 된 것은 정보의 전파 환경이 크게 달라진 탓도 있다. _정보의 비대칭이 대칭으로 바뀌었다. _정보의 전파속도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영향력의 범위도 전례 없이 넓어졌다_인터넷 정보의 특징은 탈 중심성이다.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모든 사람이 정보의 발신자가 되었을 뿐 아니라 오피니언 리더가 될 가능성도 매우 높아졌다.

 

 

 

5. 인터넷 씽킹에 기반한 참여감은 기존 비즈니스의 관점에서 본다면,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변해도 엄청 변한 상황이다. 소비자가 제품 선택을 결정하는 심리는 지난 수십 년간 거대한 변화를 겪었다. 소비자의 구매활동은 과거의 기능 중심 소비에서 브랜드 소비로, 최근 유행하기 시작한 체험형 소비로 변모해왔다. 이 가운데 샤오미가 현재 발견하여 참여하고 있는 것 은 완전히 새로운 참여형소비다.”

 

 

 

 

6. ‘사용자 모델이 전체 제작공정보다 중요하다’ : “10만 명으로 이루어진 인터넷 개발팀을 만들 수 있을까?” 저자가 MIUI 개발팀에 참여할 때 미쳐 있었던 아이디어다. 당시 MIUI 개발팀은 20여 명의 직원들로 이뤄져 있었다. “우리는 사용자들을 제품의 개발과정에 깊이 참여시키기 위해 오렌지 프라이데이라는 인터넷 개발 모델을 디자인했다. 핵심은, MIUI 개발팀이 전자게시판에서 사용자들과 상호교류하며 운영체제를 매주 업데이트 하는 것이었다.” 결과는 어땠을까? 샤오미는 MIUI 출시 후 지난 4년 동안 수억 명의 사용자들에게서 피드백을 받았다. 이 피드백을 다 출력해서 바닥에 늘어놓으면 아마 지구를 한 바퀴 돌고도 남았을 것이라 한다.

 

 

 

7. 아무리 좋은 생각과 계획이 있다 할지라도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다. 샤오미는 창업 4년 후 시장가치 100억 달러 규모의 기업이 되었다. 그야말로 스타트업의 스타라 할 만하다. 그렇다면 직원 채용은 어떤 마인드로 하고 있는가? “그 이면에는 우리가 인재를 찾는데 기울인 막대한 노력이 있었다. 우리는 우리 회사와도 잘 맞는, 최고의 전문성을 가진 인재를 원했다. 최고의 전문성이란 업계에서 충분히 쌓은 능력과 경력을 의미한다. 엔지니어 채용에서는 한 사람의 뛰어난 인재가 평범한 10, 아니 100명의 가치와 맞먹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와 잘 맞는다는 것은 자신의 일을 한없이 즐거워하는 마음, 즉 창업 마인드를 의미한다.”

 

 

 

8. 현재 세계 3위의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샤오미는 2014년도 2분기부터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에서 삼성을 추월하여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삼성 스마트폰의 중국 내 시장점유율은 20151분기에 애플, 샤오미에 이어 화웨이에도 밀리면서 4위로 떨어졌다. ‘애플의 짝퉁정도로만 여겼던 샤오미의 성장에 대한 감탄은, 삼성의 추락과 마주하고 있다. ‘메이드 인 차이나암튼 차이나라는 말을 아끼게 만드는 샤오미의 행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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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로 세운 집 - 기호학으로 스캔한 추억의 한국시 32편
이어령 지음 / arte(아르테)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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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로 세운 집이어령 / 아르테(21세기북스)

 

 

1. 육신은 영혼이 거하는 집이라고 한다. 잠시 우리는 그 집을 이용할 뿐이다.시는 말로 지은 집입니다. 벽돌로 집을 짓듯이 말() 하나하나를 쌓아 완성한 건축물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사람의 영혼을 들여다보는 일이 힘들 듯이 말로 지은 집인 시()를 읽고 이해하는 일이 쉽지 않다. 깊은 사유의 언어로 함축된 그 시어(詩語)들을 해독하고 이미지를 그리는 일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시()는 시인들이 주고받는 메시지라는 말도 있다. 과연 그럴까? 시인들은 다른 시인들의 시를 자주 대할까?

 

 

2. 저자 이어령 교수는 독자들에게 시의 집 전체를 투시하고 그 내부와 외부를 동시에 바라다볼 수 있는 요술거울을 전해주고 싶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으로 비추어본 32편의 한국 시에 대한 텍스트 분석을 통해 불빛이 새어나오는 창문 그리고 반쯤 열린 문사이로 들여다보이는 뜰의 신비한 체험을 얻게 될 것이라고 한다.

 

 

 

3. “남으로 창을 내겠소/ 밭이 한참가리/ 괭이로 파고/ 호미론 풀을 매지오//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드르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_김상용 남으로 창을 내겠소전문

 

이 시의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마지막 연 왜 사냐건 웃지요라고 생각한다.왜 사느냐는 말에 그냥 웃지요라고 한 김상용 시인의 미소는 말로는 표현 할 수도 논증될 수도 없는 삶 그 자체이다. 애매성과 모순으로 뭉쳐진 삶 자체의 다의성(多義性)을 그대로 옮긴 것이 그 웃음이며 시의 언어이다.”

 

 

 

4.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海原)을 향하야 흔드는/ 영원한 노스탈쟈의 손수건/ 순종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면의 푯대 끝에/ 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 누구던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_유치환 깃발전문

 

깃발은 바다를 향하고 있다. 해원(海原)이라는 단어가 그렇게 방향을 유도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 부분을 이렇게 풀어주고 있다. 그가 묻고 있는 기()의 의미는 바다가 아니라, 공중(하늘)에 매달린 깃발..... 바다이든 산이든 상관없이 하늘을 향해 나부끼는 원초적인 그 깃발의 의미요, 이미지이다.” 공중에 매달린 기를 바다로 향한 기로 한정해버리면 깃발의 보편성은 개별성으로, 그 수직성은 수평성으로 그리고 상승적 높이를 지닌 나부낌은 확산적 넓이를 지닌 나부낌으로 머물고 만다는 것이다.

 

 

 

5.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언제나 점잖은 편 말이 없구나/ ()이 향기로운 너는/ 무척 높은 족속이었나 보다// 물속의 제 그림자를 들여다보고/ 잃었던 전설을 생각해내고는/ 어찌할 수 없는 향수에/ 슬픈 모가지를 하고/ 먼데 산을 바라본다.”

_노천명의 사슴전문

 

오래전 대학입시에 노천명의 시 사슴이 출제되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의 시구가 무슨 짐승을 가리킨 것이냐는 물음에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기린이라고 대답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젊은 세대들의 시적 독해력 부족과 전통의 단절감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었다. “‘모가지라는 말 속에는 인간과 동물이 다 같이 공유하고 있는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생명의 알몸뚱이가 들어있다.” 목이 짧으면 오히려 생명에 위해를 가하는 공격적 존재로 보이지만 목이 길면 수동성과 생명의 무력성이 드러나게 된다. 모딜리아니가 그린 여인들의 초상이 조금씩 슬퍼 보이는 이유는 예외 없이 그 목이 길게 그려져 있는 탓이다. 어쩌다가 그렇게 목이 빠지다 못해 길어져버렸나.

 

 

 

6. 시는 언어로 세운 집이기에, 시는 읽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들어가 사는 것이라고 한다. 저자 이어령 교수는 독자가 그 안에 들어가 살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차분하고 세심하게 안내를 해준다. 책 말미엔 상당한 분량의 덧붙이기를 통해 원본시, 작가소개, 주석, 인덱스가 있다. 피상적으로 그 뜻을 알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던 시들을 다시 만나면서 새롭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기회를 마련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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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5년 결정적 미래
머니투데이 특별취재팀 엮음 / 비즈니스북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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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5년 결정적 미래머니투데이 특별취재팀 / 비즈니스북스

 

1. 아마도 인간의 영적 성장을 제외하고 모든 것이 빠른듯하다. 미래를 내다보는 것도 10년은 너무 멀다. 5년으로 줄었다. 3년 후로 바뀔 것이다.

 

2. 이 책의 지은이들은 세계적인 석학들의 지식을 한자리에 모아 새로운 직관을 배우고, 창의적 해법으로 5년 후 미래를 예측하는 ‘2018 글로벌 시나리오를 위해 꾸려진 특별취재팀 6인이다.

 

3.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최근 글로벌 환경에서 미래에 대한 유연한 대응을 가능하게 하는 예측서를 만들기 위해 전 세계 미래학자들의 좌장인 제롬 글렌, 세계적인 경영컨설팅업체 AT커니의 로디시나 회장,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교사인 오스탄 굴스비 등 국내외 전문가들과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4. “계획이란 미래에 대한 현재의 결정이다.” 경영학의 구루 피터 드래커가 남긴 말이다. 미래에 대한 판단이 없으면 결정도 없고, 계획도 있을 수 없다. 모든 부분,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말이다.

 

5. ‘불확실성(Uncertainty)'은 누구나 안고 가야할 숙제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금까지 약 5년은 유사 이래 가장 불확실성이 컸던 시대 가운데 하나로 기록될 것이다.

 

6. 책은 총5장으로 구성된다. 격변의 출발점, 인구와 소비의 변화. 세계 시장을 재편할 새로운 기술. 자본주의의 한계를 뛰어넘을 대안적 세계. 재편되는 글로벌 경제 권력. 앞으로 5년 한국 경제가 나아가야할 길 등이다.

 

7. 늙어가는 세계라는 표현이 눈에 띈다. 아울러 늙어가는 소비자에 맞춰 달라지는 산업구조의 양상을 들여다본다. 머잖은 우리 미래의 모습이기도 한 일본. 초고령 사회에 접어든 일본은 우리보다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가 노인 가구에 알맞게 제공되고 있다. 3S가 뜨고 있다. 소형(Small), 1인 가구(Single), 고령층(Senior)을 가리키는 용어다. 고령화, 저출산, 결혼 기피 등으로 일본 사회에 혼자 생활하는 가구가 급증하면서 독신자와 노인을 겨냥한 소용량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8. 향후 5년 한국 경제에 대해 예측해본다면? 마이클 트램(드로기 그룹의 전략자문부문 대표)에게 물었다. 그는 이렇게 답한다. “선진국들과의 강력한 연대를 토대로 한국은 아시아의 주도적인 경제 대국으로 부상할 것이다. 우려스러운 것은 여전히 전자, 자동차 등의 분야에서 일본과 경쟁하고 있고 미래 시장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또 중국으로 중간재 수출이 많아 중국 경제에 대한 종속도가 높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변수다.”

 

 

9. 재편되는 글로벌 경제 권력에선 흔들리는 경제대국, 미국의 위기에 초점이 맞춰진다. 이젠 기회의 땅은 미국이 아닌 중국이 되고 있다.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여전한 기회의 땅이란 호칭이 붙는다. 일본은 아베가 일선에 서서 경제부활을 노리고 있으나 일본을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은 결코 곱지 않다. 유럽도 힘들다. 그러나 유럽이 힘들어지면 아시아도 그 영향을 받기에 강 건너 불 보듯 할일이 아니다.

 

10. 그렇다면 앞으로 5, 한국 경제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 이젠 좀 진부한 표현이 되었지만 위기는 곧 기회, 새로 형성될 기회의 창을 통해 세계 변화의 흐름을 주시하는 것이 관건이다. 2018년 세계 경제는 갈등과 견제, 협력이 교차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질서가 형성될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판도 변화의 과도기에 대한민국이, 대한민국 경제가, 대한민국 산업과 기업이 어떠한 전략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기회의 창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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