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의 혁명 - 우리는 누구를 위한 국가에 살고 있는가
존 미클스웨이트 외 지음, 이진원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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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15-072

 

4의 혁명존 미클스웨이트 외 / 21세기북스

 

1. 우리는 누구를 위한 국가에 살고 있는가? 국민에게 남은 것은 의무뿐이고, 국민의 권리는 어디로 보냈는가?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책임을 떠넘기는 인간들만 있다. 슬라보예 지젝의 말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정말 해야 할 일은 책임자로부터 보상을 받아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책임을 져야 할 위치에 올려놓지 않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우린 크게 잘 못 했다.

 

 

2. 지구상의 모든 국가는 변화에 직면해있다. 자원 감소에 따른 필요성, 국민국가(nation-state. 국가의 주권이 동일 민족 또는 국민에게 있는 주권국가)들 사이에 새로 생겨난 경쟁 논리, 그리고 일을 더 잘할 수 있는 기회 등으로 인해 혁명의 기운이 감돌고 있다. 지은이는 이런 분위기에서 필요한 것은 제4의 혁명이라고 한다.

 

 

3. 왔던 길을 다시 가보자. 1의 혁명은? 17세기 유럽의 왕자들이 전 세계 다른 국가들을 앞서 나가기 시작한 중앙집권적 국가를 세운 시기에 일어났다. 당시 도주 중이던 왕정주의자 토머스 홉스가 영국 시민전쟁(왕당파와 의회파 사이에 일어났던 전쟁)을 배경으로 정부를 해부했다. 2의 혁명은 18세기 말부터 19세기에 일어났다. 프랑스와 미국의 혁명에 이어 유럽 전역으로 확산된 시기다. 하나의 혁명은 다른 혁명의 씨앗이 된다. 19세기 후반 내내 진보주의자들은 자신들이 표방하던 작은 정부의 뿌리에 의심을 품기 시작한다. 3의 혁명은 근대 복지국가가 태동할 수 있는 길을 터준 것으로 평가된다.

 

 

4. 정부의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국민 개개인의 권익은 줄어 들 수밖에 없다. 힘의 불균형이 커진다. 말로만 작은 정부라고 소리친다. 인원과 조직은 더 늘어나고 통제력은 급팽창이다. 영국의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는 노예의 길에서 정부는 사회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큰소리 쳤지만 결국 식물인간으로 만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1944년도에 발간된 책이다. 이 말은 현재도 미래에도 유효하다.

 

 

5. 지은이의 폭넓은 식견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운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그리고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키운다. 4의 혁명은 워낙 많은 요소와 관계를 맺을 것으로 내다본다. “사회적 권리보다 개인적 권리를 더 중시함으로써 자유정신을 소생시키는 문제와 관련되어 있다. 그리고 이것은 국가가 져야 할 부담을 경감시킴으로써 민주주의 정신을 소생시키는 문제와도 관련되어 있다.” 아울러 국가가 너무 많은 약속을 남발할 경우 시민들 사이에서 민주주의 병과 의존 성향을 조장한다는 지은이의 우려에 덧붙여 정부에 대해 더욱 깊어지는 불신의 늪은 어찌할꼬. 정부가 커질지라도 작당해서 허튼 짓만 안하길 바란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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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반스 <용감한 친구들> 출간 기념 리뷰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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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비저블 - 자기 홍보의 시대, 과시적 성공 문화를 거스르는 조용한 영웅들
데이비드 즈와이그 지음, 박슬라 옮김 / 민음인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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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15-070

 

인비저블데이비드 즈와이그 / 민음인

 

1. 누구나 폼 나는일을 하고 싶어 한다. 일의 성과에 내 이름이 올라가길 원한다. 내 이름 값, 인물값, 자리 값 하기를 원한다. 내 공을 누가 가로채면 화가 난다. 아니 그 화를 참지 못해 대형 사고를 친다. 성과를 내고 칭찬과 격려를 받고 주목을 받고 싶어 하는 것은 인간의 원초적인 마음이다. 나쁘다고 할 수 없다. 이미 우린 어려서부터 그렇게 교육을 받고 살아왔다. 나도 한때는 내 이름이 널리 알려지길 원했다. 주목 받고 싶은 마음. 누구 때문에 조직이 살아나고 있다는 그런 말을 듣고 싶었다. 아니, 지금도 그러하다. 목과 어깨에 힘이 덜 빠졌다.

 

 

2. 에머슨이 이런 말을 남겼다. “누가 공을 인정받든 상관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무엇이든 성취할 수 있다.” 실행하기는 힘들어도 멋진 말이다. 그러나 실제로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게 살다가는 멋진 사람들이 있다. 이러한 사람들을 이 책의 제목처럼 인비저블(Invisibles')’ 이라고 부른다. ‘조용한 고수라고도 이름 붙는다. 그렇다. 그들은 고수다. 이 책은 그런 고수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3. 이 책의 지은이는 스스로 그렇게 칭하진 않았지만, 내가 보기엔 역시 고수. 지은이 데이비드 즈와이그는 뉴욕 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 애틀랜틱등에 기고해 온 언론인이자 작가로 소개된다. 재주도 많다. 음반 제작가 겸 가수, 기타리스트로 2개의 음반을 내기도 했다. 현재 그가 하는 일은 사실 검증 전문가이다. 뉴요커를 비롯한 명성 있는 잡지에는 사실 검증팀이 있다. 이 부서는 기자들이 쓴 기사가 사실에 부합하는지 면밀히 검토한다. 그러나 기사에는 기자 이름만 있기에 독자들은 이들의 존재를 모른다. 이렇듯 이들의 존재는 인비저블이다. 투명 인간이나 다름없다.

 

 

4. 지은이는 궁금했다. 자신처럼 투명인간처럼 일을 해내는 멋진 사람들이 지구상에 많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했다. 그래서 타인이 인정해주는 것이나 명성과 거리를 둔 상태에서 일 자체에 만족감과 사명감을 느끼는 조용한 고수들을 찾아 나섰다. 여러 대륙을 넘나들며 세상 곳곳의 인비저블을 만나봤다. 공항 길 찾기 시스템 설계자, UN 동시통역사, 초고층 빌딩의 구조 공학자 등등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으며 심리학, 사회학, 경영학 등의 학계 권위자들의 조언도 받아가며 이 책을 완성했다.

 

 

5. ‘조용한 고수들의 공통점이 있다.

1) 타인의 인정에 연연하지 않는 태도. 2) 치밀성 3) 무거운 책임감 등이다.

이 셋은 사실 같이 갈 수밖에 없는 관계다. ‘타인의 인정에 연연하지 않는 태도치밀성이 결합되면 탁월성을 지향하는 여정에 가속도가 붙는다. 물론 이 특성들이 인비저블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그러나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나를 이리저리 끌고 다닐 때, 한 번 쯤 나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나는 어떤 프로젝트나 어떤 이슈에 붙여지는 존재가 아니라는 생각을 해보자. 인정받고 싶고, 박수 받고 싶은 마음을 내려놓는데 이 책이 도움이 되리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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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 미국 진보 세력은 왜 선거에서 패배하는가
조지 레이코프 지음, 유나영 옮김, 나익주 감수 / 와이즈베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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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15-069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조지 레이코프 / 와이즈베리

 

1. “우리는 뇌로 생각한다. 여기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몇몇 정치인들은 신체의 다른 부분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들도 뇌로 생각한다.” 신체의 다른 부분이라는 표현에 상상력이 나래를 편다. 그러나 별로 유쾌하진 않다.

 

 

2. 이 책의 키워드 중 하나는 프레임이다. 지은이는 프레임이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형성하는 정신적 구조물이라고 한다. 프레임은 우리가 추구하는 목적과 우리가 짜는 계획, 우리가 행동하는 방식, 우리가 행동한 결과의 좋고 나쁨을 결정한다. 정치판에서 프레임은 사회 정책과 그 정책을 실행하기 위해 만드는 제도를 형성한다. 프레임을 바꾸는 것은 이 모든 것을 바꾸는 일이다. 그러므로 프레임을 재구성하는 것은 곧 사회 변화를 의미한다.

 

 

3. 이 책의 지은이 조지 레이코프는 인지언어학의 창시자. 세계적으로 가장 저명한 언어학자로 소개된다. 이 책의 초판은 약 10년 전인 2004년에 나왔다. 그리고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개정판으로 재출간되었다. ‘프레임 구성 이론과 적용’, ‘프레임 밖에 있는 것을 어떻게 프레임에 넣을 것인가’, ‘구체적인 쟁점의 프레임 구성이 주요 내용이고 후반부를 지난 10년을 돌아보며’, ‘이론에서 행동등으로 마무리한다.

 

 

4. 사회 변화를 이루기 위한 프레임의 재구성은 공적 담론이 변화해야 가능하다. 이 과정에 필요한 것이 커뮤니케이션이다. 불통이 아닌 소통이 필요하다. 이런 면에서 지은이는 미국의 보수와 진보를 비교하면서 보수 쪽에 점수를 많이 주고 있다. 그 이유는 미국의 보수 세력은 진보 세력이 아직 이루지 못한 매우 광범위하고 세련된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진보 세력에는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체계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이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한다. 커뮤니케이션 체계 없이 프레임을 재구성하고자 한다면 아무 것도 이룰 수가 없다고 못을 박는다.

 

 

5. ‘은유는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는 대목에 시선이 머문다. 이라크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사용된 미국 대외 정책의 핵심적 은유적 개념들 중 하나가 [국가는 사람이다]이다. 이 은유는 이라크라는 국가를 사담 후세인이라는 한 사람으로 개념화해서 하루에도 수백 번씩 사용되었다. 미 국민과 여타 미국의 편을 드는 나라들을 세뇌시킨 것이다. 전쟁은 이라크 민중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후세인 한 사람에 대항하여 수행했다는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저의가 깔려 있다. 정치가들의 두뇌는 좀 특이하게 발달하는 것 같다. 인지적 측면에서 볼 때 더욱 그렇다. 거짓말을 하면서도 그렇게 당당할 수가 없다. 말을 둘러대는 데 탁월하다. 아마 끼리끼리 모여 있으면 자연스럽게 학습이 되는 모양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정치의 인지적 측면을 이해해야 한다. 성역(聖域)없는 수사를 지시하는 것은 여태 성역(聖域)이 있었고, 앞으로도 존재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해주는 것이다. 아니 현재도 성역(聖域)이 있지만, 잠시 그 곳은 성역(聖域)에서 벗어나 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 주라는 뜻이라고 해석된다. 내 생각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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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 탈출 아름다운 청소년 11
제인 볼링 지음, 이재경 옮김 / 별숲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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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15-068

 

광산탈출제인 볼링 / 별숲

 

1. “오늘 밤 갱에서 총격전이 벌어졌다.” 시작부터 긴장을 하게 만든다. 총소리는 신디케이트(불법 금광 채굴을 하는 조직)들끼리 하는 세력다툼 때문에 발생한다. 소설의 무대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불법 광물 채굴을 소재로 한다. 남아공은 물론 주변 여러 국가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이며 폐쇄 조치된 금광을 불법으로 장악하고 금을 채굴한다. 이 과정 중 서로 권력 다툼을 벌이다보니 총격전이 일상다반사다. 그리고 그 위험의 중심에 아이들이 있다.

 

 

2. 인신매매와 아동 노동 착취는 지구상에서 없어져야할 악행이다. 그러나 아동 노동 착취는 이 소설의 경우 말고도 전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심각하고 가슴 아픈 현실이다. 때로 부모 또는 주위 어른들의 암묵 속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이 소설의 화자이자 주인공 레길레는 어릴 때 스와질란드에서 남아공으로 팔려 왔다. 처음엔 돈 한 푼도 못 받고 수개월씩 위험한 갱내에서 채굴 작업에 동원됐다. 18세가 된 지금은 급료도 받고, 자신이 어렸을 때 끌려왔을 때처럼 들어오는 새로운 아이들을 관리하는 입장이 된다.

 

 

3. 레길레는 그동안 고향집에도 몇 차례 다녀왔다. 광산을 탈출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나, 이젠 광산 밖의 삶이 더 두렵다. 마치 어렸을 때부터 묶어 기르던 독수리가 커서도 날 줄을 모르듯 그렇게 시간이 가고 있다. 고향에는 엄마와 동생들이 레길레가 보내주는 돈으로 먹고 산다. 소년 가장이다. 물론 엄마는 그가 광산에서 일한다는 것을 모른다. 다른 어느 곳 위험하지 않은 곳에서 잘 있는 줄 안다.

 

 

4. 그러던 어느 날 타이바라는 꼬마가 새로 들어온다. 딱 한 달만 일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것이라는 인신매매범의 유혹에 넘어가서 여기까지 왔다. 속아 끌려와서 어둠 속 갱도에 갇혀 돈은커녕 먹을 것도 제대로 못 먹고 잠도 못자고 목숨의 위험을 느끼며 혹사당하는 현실을 만나게 된다. 타이바는 기필코 광산에서 탈출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어린 녀석의 가슴속 희망의 불빛은 사그라질 줄 모른다. “무언가를 저토록 굳게 믿는 건 어떤 느낌일까. 문득 궁금했다. 캄캄한 갱에 일종의 빛을 비추는 느낌일까? 햇빛 같은 연한 노란색 빛? 그 믿음이 삐걱대고 쩍쩍대는 갱의 굉음도 잠재울 수 있을 것 같다. 아니, 최소한 타이바를 강하게 만들 수는 있을 것이다.”

 

 

5. ‘스파이크 마포사’. 광산의 아이들에겐 구세주 같은 존재다. 역시 어려서 광산으로 잡혀 와서 고생을 하다가 광산을 탈출했다. 땅속에서 겪은 일과 팔려온 애들을 소재로 그림을 그린다. 자기 인생을 불법 채굴을 막는 데 바치겠다고 맹세한 후 실제로 그 일을 행하고 있다. 레길레는 처음에 스파이크 마포사의 존재를 자신의 마음속에서 밀어냈다. 어느 정도 광산 생활에 적응해가고 있는 탓이기도 하지만 광산을 나간다고 해서 딱히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마음이 달라져갔다. 자유에 대한 갈망,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는 시각, 그리고 인간으로서 참다운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에 대한 생각 등이다. 광산 탈출은 아동 인권 유린의 실태를 고발하는 큰 줄기와 함께 어떤 상황에서든 주저앉아 있지만 말고 다시 일어서려는 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품게 해준다. 이 책은 청소년소설이기에 우리의 아이들에게도 도움이 될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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