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너의 마지막 강의
B. F. 스키너 & 마거릿 E. 본 지음, 이시형 옮김 / 더퀘스트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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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 이야기 2014-168

 

스키너의 마지막 강의』 B. F. 스키너 외 더퀘스트

 

1. 나이 들어간다는 것그리 편한 그림은 아니다앞모습보다 뒷모습이 더 익숙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아이들 크는 것에 비하면 나이 들어가는 속도가 느린 것 같다아니다몸은 거짓말을 안 한다.마음이 착각을 주는 것이다선한 착각이긴 하다아직 젊다는 생각.

 

2. 나는 개인적으로 나이 들어간다는 표현이 맘에 안 든다나이가 몸으로 들어가는 것인가. ‘나이라는 무거운 시간 속에 내가 들어가는 것인가. ‘나이 들어간다는 말보다 나이를 찾는다는 말은 어떤가현학적인 설명은 뒤로 하고 그저 편하게 풀이하면 나이에 맞게 생각하고 행동하면 그만이지 않을까그 나이에 맞게 살기 위해 나이를 찾는다채운다.

 

3. 스키너는 누구인가미국의 신행동주의 심리학자로 소개된다스키너 상자티칭머신 등을 고안한 것으로 유명하다가설의 구성이나 설명보다는 조작 주의적 분석에 따라 선행조건과 귀결의 관계만을 기술하는 입장을 주장하며 스키너학파를 이뤘다.

 

4. 이 책이 처음 발간 된 때는 1983년이다무대도 미국이다그러나 지금 읽어봐도 크게 다른 느낌이 안 든다지금 이 세대에도 들을 만한 이야기다이 책의 평역자 이시형은 스키너의 글을 이렇게 평한다. “책상에서 이론만으로 써내려가는 마른 통찰(dry insight)’과는 차원이 다르다자신의 산 경험에서 우러나온 축축한 통찰(wet insight)’이다.’

 

5. 이 책의 많은 부분은 노년기에 부딪히는 문제를 어떻게 지혜롭게 해결할지에 대해서다노년에 대한 생각은 노년기에 가서 해도 늦지 않는다고천만에시험공부는 시험기간에만 하면 된다는 생각과 똑같다당연한 이야기지만 스키너 역시 노년에 대한 생각은 젊은 시절이라고 못 박는다.

 

6. 스키너는 노년을 생각한다를 시작으로 노년을 미리 준비하라끊임없이 세상과 접촉하라자신의 지난날과 교류하라명확하게 생각하라바쁘게 지내라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내라사람들과 잘 어울려라 등을 권유하고 있다.

 

7. ‘자신의 지난날과 교류하라는 무슨 뜻일까기억력 감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깜빡깜빡은 나이와 상관없기도 하다여러 가지 난처한 상황에 대해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그러나 나는 적당히 나이를 찾았을 때기억이 안 나면 안 난다고 솔직히 이야기하고 싶다지금은 잘 생각이 안 나지만 집에 가면 생각이 날 것 같다고 하든가 내일 아침에 번개처럼 떠오를 것이라고 이야기해줄 생각이다그러나 꼭 해야 할 일을 잊어버리거나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는 난감하다. “무슨 일이 생각났을 때 가능한 즉시그 순간에 이행하도록 하라생각이 떠오르면 곧바로 잠자리에서 나와세금으로 낼 돈을 아침식사를 할 식탁에 올려놓아라.” 이 방법은 이미 내가 여러해 전부터 사용하는 방법이다메모를 해놓고 메모지를 어디다 두었나 찾다가 날 샌 적도 있다요즘은 스마트폰 컬러노트에 적어놓기도 하지만희한하게 적어놓은 것은 머릿속엔 전혀 입력이 안 된다는 단점이 있다는 것.

 

8. 파워시니어 이시형 박사가 챕터 중간 중간 신토불이 나잇살 스토리를 들려주고 있다. 70대 후반 자신의 일상 속에서도 만나게 되는 노화현상에 대해 역시 촉촉한 조언을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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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주고 슈퍼팬에게 팔아라 - 열성팬을 만드는 프리 마케팅 전략
니콜라스 로벨 지음, 권오열 옮김 / 와이즈베리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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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 이야기 2014-167

 

모두에게 주고 슈퍼팬에게 팔아라』 니콜라스 로벨 와이즈베리

 

1. ‘공짜로 나눠주고 돈(번다?’ 황당하다어떻게 그런 일이그러나 글자 하나 바꾸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공짜로 나눠주고 돈(번다.’

 

2. 이 일을 제대로 한 사람을 만나본다. “가져가세요마음 놓고 그냥 집어 가세요더 많이 가져가서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고 또 계속 집어가세요사람들에게 바가지를 씌우고 있는 음반 회사의 사기꾼들은 그것이 옳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될 테니까요.” 1989년에 첫 앨범 프리티 헤이트 머신을 선보인 록밴드 나인 인치 네일스 Nine Inch Nails'의 리더 트렌트 레즈너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3. 두 차례나 그래미상을 수상한 나인 인치 네일스는 2천만 장의 음반을 판매한 대표적인 록밴드이다다섯 살 때부터 피아노를 두드린 레즈너가 다룰 수 있는 악기는 17개나 된다(계속 늘어나고 있을 것 같다는 예감). 뮤지션으로 지내던 중 몇몇 음반사들과 조인했다그러나 얻는 만큼 잃는 것도 많게 되자 과감히 독립했다.

 

4. 음악적인 재능 외에 디지털 기술에도 일가견이 있던 레즈너는 36곡이 수록된 고스츠 Ghosts -Ⅳ〉를 발표했다앨범사의 횡포에 넌더리가 난 그는 자신의 앨범을 다양한 소매가격에 판매하기로 했다고스츠Ⅰ〉은 무료로 발매했다. (일종의 밑밥?). 이메일 주소만 입력하면 누구나 웹 사이트에서 다운 받을 수 있다풀 버전 형태의 고스츠 Ghosts -Ⅳ〉는 앨범 형태에 따라 다양한 가격대로 제작 판매했다.

 

5. 울트라디럭스 판은 4개의 LP세트로 된 고스츠 Ghosts -Ⅳ〉와 커다란 직물 케이스에 담긴멋진 디자인에 직물로 장정한 양장본 책 3권으로 구성되었다. 2,500개만 한정 생산된 울트라디럭스 판에는 각각의 번호가 매겨졌고 레즈너 자신이 직접 서명했으며 고객 한 사람당 하나씩만 구입할 수 있었다가격은 300달러 였다레즈너는 30분도 지나지 않아 울트라디럭스 판을 남김없이 팔아 치워75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6. ‘커브(Curve)'는 이 책의 키워드이다커브는 사업을 하거나 예술 작품을 만들거나 비영리 조직을 운영하는 새로운 방식이다커브는 사람들과 접촉해서 끈끈한 관계를 구축하고그들이 자신이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와 경험에 돈을 쓰도록 하는데 역점을 둔다커브는 공짜 다운로드가 일상화된 현실에서 먹고살 방법을 고민하는 가수들신기술에 정통한 사람들의 기부를 끌어낼 새로운 방법을 찾으려는 자선단체또는 집에서 빵을 구워 먹으려는 눈썰미 있는 소비자들에게 고급 밀가루를 팔려는 제분업자 등이 이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7. 커브는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1) 고객을 찾는다. 2) 고객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낸다. 3) 고객들이 진정으로 소중하게 여기는 것에 돈을 쓰게 한다.

 

8. 커브의 기본 개념은 모든 소비자를 똑같이 취급하지 않는 것이다그것은 웹의 힘을 이용해 사람들을 분할하고 공짜 사냥꾼에게 상품을 무료로 경험하게 하면서 슈퍼 팬들에게는 그들이 진정 원하는 것에 돈을 쓸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다.

 

9. 페이스북을 보면 각 출판사의 페이지에 수시로 이벤트가 뜬다아마 관리자의 입장에선 갑갑한 마음도 들것이다이젠 멀리서 모자만 봐도 알아 볼 수 있는 이벤트 사냥꾼들만 자주 보다 보면 이거 내(우리)가 뭐하고 있나?’할 수도 있다그런 회의감이 짙어질 때 이 책을 읽다보면 뭔가 다른 생각이 떠오를 것이라는 예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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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제너레이션 - 스마트 세대와 창조 지능
하워드 가드너 & 케이티 데이비스 지음, 이수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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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冊 이야기 2014-166

 

앱 제너레이션』 하워드 가드너 와이즈베리

 

1. 디지털 제너레이션에게 아날로그를 이야기하는 것은 전철경전철, KTX 세대들에게 너 전차 타봤어?’하고 묻는 것과 똑같다전차는 박물관에 잘 있다.

 

2. 이 책 앱 제너레이션은 다년간에 걸친 연구 프로그램과 두 가지 새로운 질문에 대한 탐구그리고 값진 공동 작업이 힘께 만들어 낸 결정체다하버드 교육대학원 교수이자 인지과정 및 교육심리학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으로 소개되는 저자 하워드 가드너가 이끄는 하버드 프로젝트제로 연구팀은 아동과 청소년의 인지 능력 및 윤리적 성향의 발달을 오랫동안 연구해왔다.

 

3. 이 팀은 이 시대의 새로운 디지털 미디어가 젊은이들의 윤리적 가치관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시작했다이를 통해 젊은이들의 사고 과정과 인격상상력행동 방식 등을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모든 것이 달라진 환경에서 태어나고 성장하는 세대들의 마인드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아빠엄마 어렸을 적 이야기는 아끼자.

 

4. 하워드는 전 세계의 컴퓨터 숫자를 헤아릴 수 있던 1950년대에 펜실베이니아 북동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성장했다그나 나나 태어난 곳성장한 곳은 다르지만 디지털 이민자맞다.

 

5. 이 책엔 앱 제너레이션 외에 개인의 정체성’, ‘인간관계’, ‘창의성상상력등이 키워드로 등장한다.프로젝트의 주제이기도 하다인간의 근원적 본성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지만디지털 기술 발전의 영향으로 최근 수십 년간 인간의 정체성과 인간관계와 상상력에 현저한 변화가 일어났다는 생각에 공감한다.

 

6. “요즘 젊은이들이 단순히 앱에 빠져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세상을 앱들의 총체라고 여긴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그들은 자신의 삶을 일련의 체계적인 앱들이 합쳐진 무엇으로 여기며인생 자체를 마치 하나의 거대한 앱처럼(우리는 이를 슈퍼앱이라고 부르겠다바라보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젊은이들은 인간이 원하는 모든 것을 앱이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만일 필요한 앱이 아직 없다면 누군가(때로는 그 앱을 절실히 원하는 사람)가 당장 고안해 내는 것이 옳다또 특정한 욕구(또는 난제)와 관련된 앱을 구상하거나 설계 할 수 없다면 그 욕구는 중요하지 않은 것이 된다(또는 적어도 중요해선 안 된다).”

 

7. 디지털 세대를 염려하는 이런 목소리들도 있다노파심의 함유량이 매우 높은 발언이다마크 바우어라인이라는 사람은 디지털 세대를 가리켜 가장 멍청한 세대라고 표현한다캐스 선스타인은 디지털 미디어가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끼리만 어울리는 교류 방식을 조장한다고 우려한다또 디지털 미디어가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시야를 넓히게 해주기는커녕 지적예술적 고립 공간을 조성하고 에코 챔버를 만들어내는 데 기여한다고 말한다.

 

*에코 챔버 정보나 생각신념이 닫힌 공간이다시스템 내에서 전달반복되면서 강화되고 증폭되는 현상.

 

8. 하워드가 일곱 살짜리 손자 오스카와 나누는 대화는 아날로그 세대와 앱 세대의 대화로 소개해도 손색이 없다. “할아버지가 네 아이폰을 뺏으면 어떨 것 같니?” 오스카는 컴퓨터가 있으니까 그런대로 괜찮을 것이라고 한다그리고 컴퓨터론 무얼 하냐고 묻자인터넷으로 장난감을 검색하고히어로팩토리 닷컴에도 들어가 보고이것저것을..코드도 만들고게임도 한다고 답한다구글에서 뭔가 검색해 본적이 있냐고 묻자당연히 뭐든’ 구글에서 검색한다고 답한다아마존에도 들어가지만구글은 꼭 필요하다고 한다.(구글은 좋겠다일곱 살짜리에게 각인되었으니 생명력이 길겠다구글이 통신기기의 OS를 장악한 탓도 있다) 7살배기는 컴퓨터가 없는 시대 또는 세대는 귀찮은 일을 전부 사람들이 했으니 힘도 들고 재미가 없었을 것이라고 한다그리고 그에게 컴퓨터는 놀이기구 중 하나이다.

 

9. 숙제가 남는다우리가 자신의 잠재력을 십분 발휘하는 인간이 될 수 있는가앱에 휘둘리지(‘의존형 인간’)않고 앱을 현명하게 활용할 수 있겠는가(‘주도형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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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나 1997 - 상 - 어느 유부녀의 비밀 일기
용감한자매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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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 이야기 2014-165

 

줄리아나 1997』 용감한 자매 네오픽션

 

1. 글을 쓰기 위해 파일함을 뒤지던 중 딸아이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썼던 일기노트가 툭 튀어나왔다.출가 후 이제 곧 첫돌을 앞둔 딸 육아에 정신없는 딸이 집에 다니러 오면 챙겨 보내줘야겠다 생각하고 한 쪽으로 잘 꽂아 놨다그러다 다시 뽑았다궁금했다그 때 그 시절 딸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싶었다일기장이 아니라 일기공책이다그러니까 담임선생님한테 검사 도장을 맡아야하는 공식 일기노트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게 되었다주로 친구들이야기시험이나 특별활동이야기 등이 실려 있었다떠들다가 야단맞은 이야기 등그러다 아빠엄마이야기가 나오는 대목에선 우선멈춤했다집에서 교회까지 거리가 먼지라 주일날이면 나아내딸 이렇게 세 식구가 늘 함께 움직였다찬양대 봉사를 하다 보니 예배 외에도 모임이나 행사가 많은 편이다그 때마다 혼자 집에 두느니 데리고 다니는 것이 마음이 놓여 시간이 늦더라도 같이 움직였다딸은 그것이 못내 못 마땅했던 모양이다그 마음이 담겨 있었다. ‘굳이 왜 나를 그곳까지늦게까지 끌고 다니는지 이해불가라는 표현이다그때는 딸아이의 마음을 헤아려주지 못했다아무 생각 없이 데리고 다녔다아니딸의 표현대로 끌고 다녔다진작 딸아이의 마음을 읽었으면 두고 다녔을까잘 모르겠다딸은 자신의 일기를 다시 보게되면 어떤 마음이 들까?

 

2. 일기 이야기를 꺼낸 것은 이 책 줄리아나 1997/ 용감한 자매 네오픽션이 마치 일기장을 보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소설의 형식이 일기장은 아니지만신예 소설가인 주인공 송지연이 전해주는 이야기는 40대 초반의 현시점에서 20년 전 20대 초반 시절을 오간다.

 

3. 사랑의 시작과 끝은 어디일까그 시작과 끝을 제대로 알 수 있다면 사랑을 다 안다고 할 수 있을까다시 사랑을 쓴다면 어떻게 쓰고 어떻게 다시 그릴 수 있을까더 잘 그릴 수 있을까난 잘 모르겠다제대로 사랑다운 사랑을 못 해본 사람에겐 더욱 어려운 숙제일 것이다.

 

4. 아름다운 일탈에 조용한 박수를 보낸다맥없이 주저앉아서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있느니 차라리 위를 보고 하늘을 보고 어깨를 펼 일이다핑계는 대지 말일이다특히 상대방 탓은 하지말자일시적으로 마음이 조금 편해질는지 몰라도 결국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은 나의 것이다모두가 를 만들어주는 소재들이다때로 불현 듯 다가오는 감성과 감정의 토네이도에 그저 몸을 맡겨보는 것도 나쁘진 않다.

 

5. 결혼이 한 편의 드라마라면 예고편이라도 미리 보면 다행일 텐데 우린 모두 제목만 보고겉표지만 보고 DVD를 빌려보는 것과 같다처음엔 등장인물이 단지 두 사람이다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카메오들이 수없이 등장하고 오히려 주인공들이 밀리고 카메오들이 주연 행세를 한다결국 처음을 장식했던 주인공들은 동서로 남북으로 갈라진다누구를 탓하랴그저 내 운명이려니 하고 다시 길을 떠나는 수밖에 없다잊지 말 것은 숨 쉬는 일은 멈추지 말일이다가는 길에 무엇을 만나게 될지다음 밀물 때 어떤 선물이 내게로 올지 기대해보자더 이상 밑질 일도 없잖은가.

 

6. 주인공 송지연과 그 멤버들(5인의 여인들)의 주변 이야기가 궁금하면 읽어볼 만하다톡톡 튀는 감성적 언어와 재치솔직함이 도드라진 재미를 주는 소설이다. ‘용감한 자매는 재능 있는 자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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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와 소음 - 미래는 어떻게 당신 손에 잡히는가
네이트 실버 지음, 이경식 옮김 / 더퀘스트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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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 이야기 2014-163

 

신호와 소음』 네이트 실버 더퀘스트

 

1. 운명을 받아들일 것인가극복할 것인가말장난 같지만 받아들이는 것도 운명이고거센 반동의 액션을 취하는 것도 운명이 아닐까셰익스피어 연극의 테마는 운명이다셰익스피어의 작품이 그토록 비극적인 것은 바로 주인공들이 원하는 것과 운명 사이의 간극 때문이다자신의 운명에 순응하지 않고 스스로 통제하겠다는 생각은 그 무렵에도 중요한 목표였다그러나 안타깝게도 주인공들은 그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결국 원하지 않는 죽음을 맞아야 했다.

 

2. 여전히 사람은 운명을 받아들이는 마음보다는 운명의 주인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오늘날 '예언하다(predict)'와 '예측하다(forecast)'는 말은 별 차이 없이 쓰이지만셰익스피어 시대엔 두 단어의 의미는 완전히 달랐다전자는 예언자나 점쟁이가 쓰는 말이었고후자는 불확실성의 조건에서 계획을 세우는 일을 의미하기도 했다예측은 신중함지혜부지런함을 전제로 한다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통찰(Insight or foresight)'이라는 단어와 뜻이 비슷했다.

 

3. 이 책의 키워드는 예측예상확률 등이다그렇다면 정보가 많으면 많을수록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까이 질문에는 부정적인 답변이 나올 확률이 높다정보가 많을수록 최종적인 결정이 더 어려울 수 있다결국 잘 못 된 판단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빅 데이터(big data)'라는 용어는 첨단 유행어가 되었지만 과연 그 몫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4. 이 책의 저자 네이트 실버의 과제는 바로 이런 의문점에서 출발한다정보의 기하급수적 증가는 1970년대에 컴퓨터가 그랬던 것처럼 때로 만병통치약 또는 만능 칼이었다. 2008년 와이어드 wired지의 편집자 크리스 앤더슨은 엄청난 양의 자료는 이론에 대한 욕구뿐 아니라 과학적 방법론까지 지워버릴 것이라고 썼다.

 

5. 이 책 신호와 소음은 단호하게 기술과 과학을 지지하고 있다그러나 그 기술과 과학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결국 인간이다어떤 수치를 대신해서 말을 하고 결론을 내리는 것 역시 인간이다자료에 따른 예측은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

 

6. 네이트 실버는 이쪽 동네에선 꽤 알려진 사람이다자료와 통계 관련 일을 하고 또 그걸 이용해서 미래를 성공적으로 예측한 덕분이다. 2003년 네이트 실버는 하고 있던 컨설팅 업무가 시시해지자 페코타(PECOTA)'라 이름 붙인 통계 예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메이저리그 야구 선수들의 통계를 예측하는 프로그램이었다.

 

7. 페코타 프로그램의 예측은 확률적(probabilistic)이었다선수들의 성적에 대한 가능한 결과의 범위를 대체적으로 설정하는 식이었다결과적으로 이 프로그램은 다른 경쟁 프로그램에겐 게임이 안 될 정도로 우수했다. 2008년엔 웹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FiveThirtyEight)를 만들었다(여기서 538은 미국 대통령선거인단수를 의미한다미국 하원 435명과 상원 100명을 합친 수에행정수도 워싱턴에 있는 컬럼비아 선거구의 3명을 합친 수를 의미함).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를 예측하려는 사이트였다사이트는 대통령 선거 당시 50개 주 가운데 49개 주에서 누가 이길지 정확하게 예측했다미국 상원의원의 전체 35개 선거구 당선자도 정확하게 예측했다.

 

8. 미국인에게 새로운 천 년은 끔찍한 사건과 함께 시작되었다. 2001년 9월 11정보강국 미국에선 전혀 9.11사태를 감지 못했을까네이트 실버는 이 사건이 미국의 정보 부족에 있지 않다고 한다. 60년 전에 진주만이 일본에 기습 공격을 당할 때처럼그런 일이 있으리라는 온갖 신호가 있었지만무시하거나 일관성 있게 정리 대응을 못했다는 이야기다이런 일이 끝도 없이 반복된다.

 

9. 이 책은 자연과학사회과학스포츠게임 등에서 뽑은 사례로 채워져 있다등장하는 각 사례들은 직접적이고 구체적이다. 1부에선 최근의 금융위기를 둘러싼 예측의 실패야구 분야의 예측 성공,접근방법론에 따라 예측의 성공과 실패가 갈리는 정치 분야를 다룬다. 2부에선 몇 가지 역동적 체계를 다루고 있다날씨 변화를 초래하는 대기의 움직임미국 경제 동향을 결정하는 경제주체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전염병의 확산을 이야기한다. 3부에선 해결책에 주목한다스포츠 도박사가 등장한다체스와 포커 게임도 다룬다.

 

10. 책의 제목 신호와 소음에서 소음은 잡음으로 바꿀 수도 있다잡음은 밖에서도 들릴 수 있지만 내 안에서 만들어지는 소음(신호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아니 소음이 듣기 싫다고 신호조차 안 받고 될 대로 되라지.’하는 막가파는 어떻게 다뤄야할까혼자만 그러다 말면 모를까 책임져야할 사람들이 셀 수 없이 많은 경우는 참으로 안타깝다셰익스피어의 비극만 추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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