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으로 본 세계사 - 솔론의 개혁에서 글로벌 경제 위기까지
천위루.양천 지음, 하진이 옮김 / 시그마북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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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인 재물의 역사

 

1. 그리스 신화를 보면 제우스의 집 앞에 커다란 통이 두 개 놓여있다. 각각 행복과 불행이 들어 있었다. 제우스는 두 개의 통을 한 곳에 섞어 인간 세상에 보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한쪽 발은 행복에 겨워하고 한쪽 발은 불행에 잠겨 철벅거리고 걷고 있는 모습에 대한 설명이 될법하다.

 

2. ‘금융’이라는 타이틀을 통해 보는 역사, 세계사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욕구인 재물욕에 대한 관점을 바라보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재물을 취하는 방법이 어떻게 변화되었는가를 돌아보면 현재의 모습과 앞으로의 방향이 짐작 될 것이다.

 

3. 책에 펼쳐지는 내용은 방대하다. 총 13장으로 되어있다. ‘돈의 본성은 본래 선하다’는 글제목이 붙은 그리스-로마 시대 스토리부터 미국의 글로벌 금융위기의 주범 서브프라임까지 이어진다.

 

4. “그리스 문명을 통해 우리는 금융의 본질을 발견 할 수 있다. 즉 부자에게는 더 많은 돈을 벌게 해주고, 가난한 사람에게는 그나마 있는 돈도 빼앗아 가는 것이다.”  빈익빈 부익부의 역사와 전통은 오래 되었다.

 

5. 서유럽 게르만족이 화폐를 사라지게 한 것은 흥미롭다. 화폐의 가장 큰 기능이 교역의 지불수단인데 게르만족이 로마 제국의 식민지를 야금야금 먹어치우면서 그들 부족국가들은 자체적인 실물거래가 형성되었다.

 

6. ‘템플기사단’이 숨긴 보물이 있을까? 그럼 어디에서 잠자고 있을까? 제1세대 금융영웅으로도 부르는 ‘템플기사단’. 다빈치코드가 이 때 만들어졌다. 역대 문학가들이 즐겨 쓰는 소재가 바로 ‘템플기사단’.

 

 

 

 

 

7. ‘면죄부’에 얽힌 이야기는 프로테스탄트가 일어선 사실보다 더 복잡 미묘한 배경이 있다. “은화가 땡그랑 소리를 내며 돈 통에 들어가는 순간 지옥에 갇힌 영혼이 천국으로 승천 할 수 있다.” 이렇게 노골적으로 면죄부를 상품화시킨 교황 알렉산더 6세(1492~1503 재임)는 천국에 갔을까? 은화가 떨어질 때마다 지옥에 더욱 가까이 갔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8. 알렉산더 해밀턴은 아메리카 합중국 성립의 개국공신이자, 미국 금융사상 이정표적인 인물이다. ‘미국 금융의 아버지’라는 칭송 받고 있다. 그가 이룬 일은 크게 두 가지다. 중앙은행의 설립과 지폐 발행이다.

 

9. 화폐는 금이다? : 경제학 이론으론 금본위제에서 금 보유량에 따라 국제환율이 조정된다. 수입이 많을 경우 국내 금 보유량이 줄어들어 화폐의 금 함량이 떨어지게 됨으로써 환율이 내려가고 대외무역이 균형을 찾게 된다. 이론적으론 흠잡을 데 없지만 약자에게만 적용되는 이론일 뿐이다.

 

10. 냉전 상태는 다른 말로 금융전쟁이다 : 미국의 국무장관 조지 마셜이 하버드 대학에서 미국에게 유럽 경제를 부흥시킬 책임이 있다며 전 세계를 향해 ‘유럽 부흥계획’을 제창했다. 이른바 마셜 플랜이다. “우리는 다른 이를 도와야 한다. 경제가 정체된 세계에선 번영을 공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제적 위기가 닥치면 그곳이 어디든 간에 폭력정치가 자생하기 때문이다. 우리 공동의 적에게 대항하다 다친 친구와 동맹자에게 구권의 손길을 내밀어 돕는 것이야말로 옳은 행동이다.” 여기서 공동의 적은 소련이었다.

 

11. 신용등급이 낮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주택자금을 빌려주는 주택담보 대출상품인 서브프라임은 미국 역사상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금융의 불효자였다. 대기업들이 줄지어 파산했다. “금융 위기는 영원히 피할 수 없으며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존재할 것이다.”

 

12. 저자는 금융학 교수이자 중국 런민은행 화폐정책 위원회 위원으로 소개된다. 공저자인 양천 역시 금융학 박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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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쾌한 반격의 기술, 오자서병법 Wisdom Classic 11
공원국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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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의 결정적 한 방 

 

 

1. 오자서는 누구인가? 오자서는 춘추시대 말기 초나라의 명문거족 출신의 인재였다. 기원전 6세기 말, 오씨 가문이 한창 번영을 누릴 즈음 초나라에는 비무극이라는 간신이 국정을 농단하고 있었다. 이 자는 왕의 곁에 붙어서 모함으로 초나라의 망명가들을 절단 내는 것이 특기였다. 간신보다도 그의 혀에 놀아나는 왕이 한심하긴 하지만 어쨌든 이 비무극의 리스트엔 오자서의 아버지 오사도 올라 있었다.

 

2. 오사는 초나라 평왕의 태자를 가르치는 스승(大師)이었다. 간신 비무극은 오사를 보좌하는 작은 스승(小師)이었다. 평소 오사를 시기하던 비무극은 평왕에게 태사와 오사가 모반을 꾸미고 있다고 참소했다. 물론 거짓이었다.

 

 

 

 

 

3. 평왕은 판단력을 잃고 간신 비무극의 말에 귀가 솔깃해서 변방을 방위하고 있던 태자와 오사를 소환해서 죽이려 했는데 태자는 망명하고 오사만 잡혀왔다. 비무극은 오사의 아들들까지 죽여 오씨 집안의 씨를 말리고 싶었다.

 

4. 계략을 꾸며 오사의 아들들까지 불러들여 죽이려 했으나 이미 눈치를 챘다. 두 아들은 고심 끝에 큰 아들은 아버지를 혼자 죽게 둘 수 없다며 평왕에게 가고, 둘째 아들(오자서)은 오나라로 도망간다. 결국 오자서의 아버지와 형은 죽는다.

 

5. 오나라에서 이와 칼을 갈며 아버지와 형의 복수의 날을 기다리던 오자서는 오나라 실력자 합려의 눈에 들었고, 합려가 쿠데타를 일으켜 새 왕이 되는 것을 도우면서 오나라의 실력자가 된다. 합려의 콜을 받았을 때 오자서는 겸손하게 대처했지만, 막상 그가 맡은 자리에서 그를 도왔을 때 합려는 마치 뛰는 몸에 날개를 단 격이었다. 오자서의 책략은 무궁무진하여 막힘이 없었다. 오자서의 전략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은 작은 세력이 큰 세력을 이기는 방법, 바로 유격전이었다.

 

 

 

 

 

 

6.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되어 있다. 1부에선 《오자서병법》에서 얻을 수 있는 ‘반격의 조건’을 하나씩 살펴본다. 《오자서병법》은 대화체로 되어있기 때문에 주의 기울여 읽으면 한 번으로 뜻이 이해된다. 2부에선《오자서병법》의 핵심, 즉 ‘반격의 실천’으로 역사의 주인공이 된 네 명의 창업자를 사례로 다루었다. 저자가 붙인 별칭도 흥미롭다. 자신의 운도 지킬 줄 몰랐던 하수 유비. 인간의 고통을 먼저 헤아린 탁발승 중수 주원장. 패배할수록 더 강해진 전략가 상수 유방 그리고 모든 전략을 지혜롭게 활용한 역전의 명수이자 고수인 모택동이 초대된다.

 

7. 오자서가 말하는 반격의 필살기란 무엇인가? “준비되지 않았을 때를 노린다.” - 적이 와서 진을 치는데 우리는 맞서 저지하지 않고, 해가 어두워져도 우리가 나가지 않으면, 저들은 반드시 어쩔 수 없이 물러날 것입니다. 저쪽 장수는 군대를 돌릴 마음이 있고 병졸들도 집으로 돌아갈 생각뿐 일 때, 우리가 따라붙어 칩니다.

 

8. 두 번째는 “적의 견실함을 태만함으로 바꾼다. - 심리전을 펼친다. 적이 진을 견실하게 치면 소수의 병력으로 허술한 진을 보여주고, 적이 기뻐하면 일부러 더욱 슬픈 기색을 내보이고, 적이 승리를 자신하면 기꺼이 엎드려 기다린다. 적이 가볍게 보고 무턱대고 달려들 때 질풍노도로 들이친다.”

 

9. 세 번째는 “기동력으로 적의 주력을 상대한다.” 네 번째는 “승리를 위해서는 일부러 져줄 수도 있다.” “배부른 자는 싸울 수 없다.” “돌아가는 적을 칠 때 선두는 보내준다.” “우리 땅에서는 우리에게 주도권이 있다.” 등이 이어진다.

 

 

 

 

 

10. 그렇다면 이 시대의 삶을 살아가면서 《오자서병법》이 어떤 지혜를 줄 수 있는가? 우리는 일상에서 원하건 원치 않건 자질구레한 부딪힘이나 큰 싸움의 현장에 있을 수 있다. 나는 원치 않을 때 상대방이 태클을 걸어오고 몸과 마음에 심각한 위해를 줄 가능성이 보일 때 이 책을 읽으면서 ‘약자의 결정적인 한 방’의 담대함을 품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저자는 이런 말을 했다. “삶과 전쟁의 차이는 이어짐과 끊어짐의 차이다. 승패는 한 번에 갈리지만 삶은 이어져야 한다. 그러기에 싸움을 일상적으로 구사하고, 이기는 것을 즐기는 이들은 반드시 크게 망하는 것이다.” 공감이 간다.

 

11. 이 책의 저자 공원국은 동양사학과 중국지역학을 전공했다. 생활, 탐구, 독서의 조화를 목표로 10년 동안 중국 오지를 여행하고, 이제 유라시아 전역으로 탐구 범위를 넓히고 있다. 중국 역사 연구와 ‘유라시아 신화대전’ 저술에 몰두하고 있다고 한다. 《춘추전국이야기 1~6》《여행하는 인문학자》외 다수의 저서와 옮긴 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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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잘쓰는 방법 - 움베르토 에코의
움베르토 에코 지음, 김운찬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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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을 쓰는 잘 쓰는 방법에 대한 불멸의 텍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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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17년 연속 최고의 명강의 삶을 위한 인문학 시리즈 1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 엘도라도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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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곧 삶다운 삶을 생각하는 주제라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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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후기 한문학과 지식인
김승룡 지음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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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고려 시대를 읽는 시각의 모색〉이란 제목 아래 모두 아홉 편의 글이 실려 있다. 가문, 국가, 민족, 인문, 고전, 경계. 여성, 가난 미학 등을 키워드로 고려를 읽을 수 있는 시각을 모색한 궤적들이다.

 

2. 2부는 〈연구사적 성찰과 방법적 원간섭기〉라는 주제로 고려 후기 지식인들에 대한 연구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그로부터 새로운 논의의 거점으로 ‘원간섭기’를 추출한 뒤, 이 시기에 활동했던 분들, 즉 이장용, 이승휴, 천책과 백련결사 참여자들, 청주 곽씨 등의 문학세계를 조망한 글 등 모두 여섯 편이 담겨 있다.

 

3. 저자는 고려 후기 한문학을 공부해 온 사람들은 큰 빚을 하나 안고 있다고 한다. 1970년대 이래로 조선의 건국 세력을 모델로 해 설정된 이른바 ‘신훙사대부론’이 그것이다.

 

4. 신흥사대부론은 사상적으론 중세 문명의 새로운 이념으로 등장한 신유학, 계층적으론 민중의 현실을 이해하는 중소지주 출신의 지식인, 대외적으론 반원친명을 내건 자주적 민족적 기치 등을 그 핵심 원리로 갖고 있다.

 

5. 국가 항목에서 〈동명왕편〉의 서사시적 특질과 국가의식을 통해 〈동명왕편(東明王篇)〉의 형식이 시(詩)와 자주(自註)라는 특이한 모습을 갖고 있는데 의문을 갖는다. 서사기적 상상력과 주(註)의 진지성이 결합해 허구가 역사로 기억되었다고 하면서, 역사적 제재를 통한 집권 통치층에 대한 비판의식, 즉 국가의식이 표출되었다는 의견이다.

 

 

 

 

 

6. 이규보의 〈동명왕편(東明王篇)〉은 우리 문학사에서 민족서사시 형식으로 나타난 최초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일찍부터 주목되어왔다. 주제는 민족 영웅의 과거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규보의 개인적인 처지(24세 때 부친의 사망 후 그 충격을 벗어나기 위해 천마산에 우거하며 스스로 백운거사라 부르면서 자연을 벗 삼아 시를 짓기도 함)로 말미암아 개인적 지평에서 현실 문제를 바라보았다는 한계점이 있다는 점을 피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동명왕편(東明王篇)〉이 지닌 문학사적 가치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7. 인문 및 고전 항목에선 최자의 보한집(補閑集)이 등장한다. 보한집은 문학사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 이유는 고려 중기 이후엔 성리학의 도입과 의식적이든 그렇지 않든 유형, 무형의 관련을 맺는다는 점에서 그렇다. 최한의 보한집이 쓰인 동기는 이인로의 파한집(破閑集)이 한몫을 한다. 최자는 보한집의 내용이 그리 넓지 않다고 생각했다. 더 보완해서 탄생한 것이 보한집(補閑集)이다.

 

8. 고려 후기 ‘가난’이란 화두에 시선이 머문다. 그 시절 선조들은 이를 마음에서 어떻게 풀어냈을까? 저자는 ‘가난’자체에 대한 경제학적 실증이 아니라 고려 후기 한시에 ‘가난’이라는 키워드가 담긴 시선들을 돌아보며 이를 다시 그려내고 있다. 가난에 대한 정의는 다소 다를 수 있겠지만, 일본의 경제학자 가와카미 하지메는 가난을 세 가지로 나눈다. 첫째, 가난은 단지 부자에 비해 가난하다는 것(경제상의 불평등). 둘째, 구휼의 개념(경제상의 의존). 셋째, 생필품을 향유하지 못한다는 의미(경제상의 결핍)로 받아들인다. 고려 후기의 한시에서 주로 경제상의 불평등이 정치적, 사회적, 불평등, 혹은 불우한 처지에 대한 안타까움, 서운함, 비분강개, 우울함으로 표현되고 있다.

 

9. 지식인층의 시각에선 착취와 빈곤에 허덕이는 일반 백성에 대한 안타까움, 정치적 지위 박탈로 인한 경제적 토대의 몰락과 그로 인한 개인적 불우에 대한 한탄, 아쉬움, 자조 등으로 나타나고 있음에 주목하고 있다.

 

10. 책의 제목은 ‘고려 후기 한문학과 지식인’으로 설정되어 있지만, 고려 시대를 읽는 여러 시각을 통해 학문적, 민중적 상황과 여러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을 갖게 되었다. 저자 김승룡은 국어국문학과 한문학을 전공했다. 저자에게 고려(高麗)는 학문의 길을 걸어가도록 이끈 하나의 화두였다고 한다. 저서로 《한국 한문학 연구의 새 지평》 , 《고전의 힘》 , 《 옛글에서 다시 찾은 사람의 향기》 외 다수가 있다. 북경대학교 초빙교수를 두 차례 지냈고, 현재 부산대학교 한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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