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여성들

〈Today’s Book〉

『숨겨진 여성들』 _케이트 제르니케 / 북스힐

그러나 가장 흔하게 보고된 문제는 성폭행이나 불법으로 규정한 계급 차별이 아니었다. 메리는 이러한 문제를 “자질구레한 성차별”이라고 불렀는데, 여성에 대한 무시가 너무 사소해서 그러한 문제는 따로 “조치할 만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메리는 1974년 미국대학여성협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대부분은 너무 작은 사건들이어서 항의는커녕 문제로 인식되지도 않을 수 있다”라고 썼다. 받지 못한 세미나와 회의 초대장, 타이핑되지 않은 자료, 여학생의 이름을 익히기를 거부하거나 여성이 종신 재직권을 얻으면 그녀의 삶을 아주 비참하게 만들어 그만두게 하겠다고 맹세한 교수 등이 그 예였다. “여성의 연구는 실수이며, 적절히 인정받지 못하고, 검토되지 않고, 응답받지 못하고, 발표되지 않았다. 여성의 의견은 요청되지 않았다.” (p.240)

노골적인 괴롭힘이나 협박이 없어도 성차별이 얼마나 많이 퍼져있고 파괴적인 것인지 고발하는 책이다. MIT(매사추세츠 공과대학) 여성 교수들에 의해 제기된 여성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에 맞서 싸운 이야기이다. 맨 앞에는 분자생물학자 낸시 홉킨스가 있었다.

낸시와 함께 한 교수들은 자신들의 이야기가 객관성을 가지려면 데이터가 축적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정량화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데이터는 예상했던 것처럼 구조적인 패턴이 있음을 확인했다.

“차별의 모습은 우리가 차별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달랐다. 경험이 쌓인 여성 교수들은 남성 동료와 여성 동료가 대우받는 방식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점차 이것이 차별임을 깨달았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각각의 문제가 그 자체의 ‘특수한 상황’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믿었다. 여성들이 함께 모여 정보를 공유했을 때에야, 그리고 이 정보를 통해 학과 전체에 걸쳐 데이터를 검토했을 때에야 패턴은 반박할 수 없는 것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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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자평] 숨겨진 여성들

숨겨진 여성들
케이트 제르니케 지음, 정미진 옮김 / 북스힐 / 2024년 12월

노골적인 괴롭힘이나 협박이 없어도 차별이 얼마나 많이 퍼져있고 파괴적인 것인지 고발하는 책이다. MIT(매사추세츠 공과대학) 여성 교수들에 의해 제기된 여성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에 맞서 싸운 이야기이다.

공부하는 뇌 만들기

최상위 초등학생의 학습 설계법 - 공부하는 뇌를 만드는 주체적 학습 설계 방법
김일동 지음 / 행복한북창고 / 2024년 11월

〈 Book Review 〉

《최상위 초등학생의 학습 설계법》 -공부하는 뇌를 만드는 주체적 학습 설계 방법

_김일동 / 행복한북창고

“모든 일에는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학습도 마찬가지다. 조급한 마음으로 아이를 닦달한다고 나아지는 게 아니다. 체계적이고 명확한 학습 설계를 통해 아이는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다.”

모든 일이 그러하지만, 공부도 마음의 자세와 습관이 중요하다. 초등학생 때의 학습태도가 평생을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5년간 수학 학원을 운영하며 수천 명의 학생을 지도해온 이 책의 작가 김일동 선생은 아이들의 학습 태도 개선과 성적 향상에 있어 탁월한 성과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작가가 개발해서 제시하는 ‘초등학습 설계 10단계’는 초등학생을 둔 부모들의 답답한 마음을 풀어주는 계기가 된다. 책에는 다양한 학생의 실제 사례가 들어있다. 학습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공부의 방향을 잡지 못해 공부 포기 상태에 처해있던 초등학생들이 「10단계 설계법」을 적용하여 성적이 꾸준히 향상된 사례가 소개된다.

「초등 학습 설계 10단계」의 제목만 들여다봐도 아이들의 변화된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_(꿈)꿈을 찾는 단계 _(목표)꿈을 목표로 만드는 단계 _(계획)실행 가능한 계획 세우기 _(관리)계획의 세부 관리와 조정 _(학습)학습에 익숙해지는 단계 _(환경)환경을 설계하는 단계 _(습관)학습을 습관으로 바꾸는 단계 _(성취)성취를 맛보는 단계 _(체화)학습의 깊이를 더하는 연습의 단계 _(최적화)성과를 극대화하는 수정의 단계 등이다.

학습설계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작가에겐 가슴으로 낳은 두 딸이 있다고 한다. 큰딸이 초등학생이 되었을 때, 작가 부부는 학원을 차려 직접 가르치기로 결심했다. 딸이 성장함에 따라 학원도 초등전문학원에서 초중등 학원으로, 고등학생이 되자 입시학원으로 변모시켰다. 아이의 성향과 환경에 맞춘 학습 설계를 시작한 것이다. 딸 둘을 직접 가르치면서 학습 설계의 중요성을 깨우치게 되었다고 한다. 딸 둘은 훌륭하게 성장했다. 이 당시 학습 설계를 세 가지로 정리했다. 1단계 : (아이의)꿈 찾기 2단계 : 공부를 학습으로(계획은 일주일 단위로, 숙제는 당일에, 예습은 목차를 보는 정도로 한다) 3단계 : 수정과 보완 (발전을 위해서 학습방법을 단계적으로 수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등이다.

이 외에도 이 책에는 유용한 자료가 가득 담겨있다. 시험성적을 올리는 마인드 세팅, 사춘기 아이 다루는 방법, 소극적인 아이의 학습 설계, 적극적인 아이의 학습 설계, 스마트폰 관리, 좋은 학원 선택 방법 등 외에도 부모와 아이가 함께 공부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학습 설계를 계획할 때, 아이의 능력과 부모의 바람 사이의 갭을 줄여주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작가는 이런 경우를 염두에 두고 부모와 아이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유익한 조언도 아끼지 않고 있다.

“이 책은 학습 설계의 기초를 알려주는 기본서다. 부모도 아이와 함께 학습 설계를 공부해야 한다. 수학이나 영어를 공부하라는 게 아니라, 아이가 학습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학습 트레이너가 되는 법을 배우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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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동

#행복한북창고

#쎄인트의책이야기2025

[100자평] 최상위 초등학생의 학습 설계법

최상위 초등학생의 학습 설계법 - 공부하는 뇌를 만드는 주체적 학습 설계 방법
김일동 지음 / 행복한북창고 / 2024년 11월

작가가 개발해서 제시하는 ‘초등학습 설계 10단계’는 초등학생을 둔 부모들의 답답한 마음을 풀어주는 계기가 된다. 책에는 다양한 학생의 실제 사례가 들어있다.

재클린의 지혜

서른에 읽는 재클린의 가르침 - 다시 태어나고 싶은 당신을 위한 지적인 대화
임하연 지음 / 블레어하우스 / 2024년 12월

〈 Book Review 〉

《서른에 읽는 재클린의 가르침 》- 다시 태어나고 싶은 당신을 위한 지적인 대화

_임하연 / 블레어하우스

1963년 11월 22일, 존 F. 케네디(미국 제 35대 대통령)는 유세지인 텍사스 주 댈러스 시 다운타운에서 컨버터블로 퍼레이드를 벌이다가, 갑작스런 총탄에 목과 머리를 저격당해 숨을 거두고 만다. 현직 대통령이 퍼레이드 중에 살해되는 장면이 텔레비전으로 전국에 방송되며 세계인에게 또 다른 의미로 큰 충격을 주었다. 케네디는 역대 최연소의 나이에 당선된 미국 대통령이자, 최초의 가톨릭 신자 미국 대통령, 미국 최초의 비 WASP(White Anglo-Saxon Protestant)대통령이었다.

케네디 이야기를 먼저 꺼내게 된 것은 이 책의 제목에 등장하는 재클린이 재클린 케네디이기 때문이다. 케네디의 급작스러운 사망 후, 재클린은 순탄하지 않은 삶을 이어갔다. 그 후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라는 이름으로 남게 되었지만, 사실 케네디 사망 후의 재클린은 대중의 가십 거리로 등장하게 된 점이 많다.

역사와 예술경영을 전공하고, 저술가이자 출판편집자로 활동하고 있는 이 책의 지은이 임하연 작가는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재클린의 흔적을 찾는 데 정성을 기울였다. 작가의 10대 시절,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의 전기를 읽고 큰 감명을 받아 그녀처럼 사회적 배경을 넘어 자신의 길을 개척하는 방법을 연구하기로 결심한다. 미국 마운트 홀리요크 대학 입학 후 본격적으로 재클린의 삶과 사상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이 책은 그간 작가가 탐색한 재클린의 면모를 정리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서른, 왜 재클린의 가르침일까요? 20대를 돌아보면, 우리는 ‘수저계급론’같은 사회적 기준이나 집안 배경 때문에 힘들 때가 많았죠. 흙수저와 금수저로 나누고 그걸로 사람의 가치를 판단하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마치 내 능력이나 꿈이 아니라 태어난 집이 내 인생을 결정짓는 것처럼 느껴지게 했습니다. 그러나 재클린의 가르침은 우리에게 다른 길을 보여 줍니다.”

케네디와 결혼하기 전 재클린은 대학에서 역사와 문학, 프랑스어를 전공했다고 한다. 워싱턴 타임즈의 기자로도 활동했었다. 이 책 『서른에 읽는 재클린의 가르침』에선 재클린이 주인공이긴 하지만, 직접 등장하진 않는다. 20대의 불안과 갈등을 상징하는 ‘학생’과 ‘상속자’의 대화 형식으로 편집되었다. ‘상속자’는 마치 재클린의 분신처럼 느껴진다. 상속자가 주는 메시지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간결하다. 젊은이에게 “인간은 자신의 운명을 바꾸고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고 조언한다.

상속자는 학생에게 ‘서른, 수저계급론을 부정하라’고 한다. 누구나 상속자로 태어났다는 것이다. ‘상속’이라면 누구나 ‘재물’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책에 등장하는 상속자는 ‘상속자 정신’은 공평하다고 강조한다. “없는 사람은 당당하게, 가진 사람은 겸손하게 만드는 사상”이 진정한 상속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상속 자본은 어디에서 구할 수 있을까? 재클린이 엄청난 독서가였다는 점을 주목한다. “인본주의로 세상을 바라보면 우리 모두가 후계자입니다. 더 넓게 세상을 바라보고, 사람을 중요시하는 것, ‘역사의 후계자’는 그런 과정이 선행되어야 하죠.”

케네디 사후, 재클린의 삶은 ‘기다림’이 화두였다. 그녀의 기다림은 다시 태어나는 ‘그날’이기도 했다. 죽음은 끝이 아니며, 다시 태어나는 그날을 위한 전주곡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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