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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기슭에서, 나 홀로
우에노 지즈코 지음, 박제이 옮김, 야마구치 하루미 일러스트 / 청미 / 2025년 2월
평점 :
〈 Book Review 〉
『산기슭에서, 나 홀로』 _우에노 지즈코 / 청미 (2025)
오래전, 홀로 사막 한가운데 집을 짓고 살던 한 여인에 관한 책을 읽은 기억이 난다. 직업은 화가였다. 몇 년 후, 절친 한 사람이 큰맘 먹고 그곳을 찾아왔다. 그 친구가 주위를 둘러본 후, 한 첫 마디가 “뭐야, 주변에 아무것도 없잖아?” 그러자 집주인이 답하길 “응, 그래서 여기 왔는데...”
사막보다는 좀 나은 환경이겠지만, 산기슭에 나 홀로 집을 짓고 살아가는 삶은 어떨까? 일본의 사회학자인 이 책의 저자 우에노 지즈코 교수는 우연한 기회에 야쓰가타케 남쪽 기슭(가보지는 않았지만, 이 지역은 일본에서 꽤 면적이 넓고 유명한 산악지대라고 한다)에 있는 친구의 별장에서 머무르게 된 것을 계기로 전원생활에 푹 빠지게 된다. 급기야 그 근처에 땅을 사서 본인의 집을 짓게 된다. 해발 고도 1,000미터에 자리 잡았다.
“산속 집은 쉬기 위한 별장이 아니다. 서고와 작업실을 겸한다.” 대학교수로 재직했던 저자에게서 책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퇴직할 때, 일 만권의 책들을 정리하면서 산속 집이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고 한다. 천장까지 닿는 책에 둘러싸인 채, 도서관 같은 공간에서 고요히 홀로 지내는 시간이 최고로 행복하다고 한다(많이 부럽다. 내 꿈의 서재이기도 하다).
현실적으로 외딴 산기슭에 집을 짓는 과정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이미 겪어 본 사람들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저자 역시 그 과정을 소상하게 적어 놓았다. 깊은 전원생활을 꿈꾸는 이들에게 지혜로운 지침이 될 것이다. 그러나 저자가 이 책을 쓴 목적은 집이야기가 아니라, 결국 살아가는 이야기다. 살아가는 이야기이자 삶을 마무리 하는 순간까지 어떤 마음자세로 살아가야할까에 초점을 맞췄다.
흥미로운 점은, 난 우리나라만 그런 줄 알았더니 아니다. 토박이들인 원주민과 이주해온 사람들 즉, 이주민들끼리는 거의 교류가 없다는 것이다. 굳이 서로의 커뮤니티에 들어갈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한다. 하긴 서로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도 굳이 섞일 필요는 없다. 그리고 책 제목에 ‘나 홀로’가 붙었지만, 다른 ‘나 홀로’들과 서로 교류하며 ‘함께 홀로’의 모습을 보게 된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언젠가 반드시 홀로 남는다. 혼자인 나는 남겨진 한 사람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 (여기서 선택은 계속 산속 생활을 이어갈 것인가, 도시로 돌아갈 것인가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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