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심판자 코스프레
- 선과 악의 도덕적 프레임에 사람들은 크게 반응한다. 해결책이나 효율성에 덜 반응한다.
- 국민들은 심판자를 원한다. 정치권이 이에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 민주주의는 국민의 여론으로 움직인다. 여론만 따를 때 나쁜 결과가 나오지 않게 할 견제장치는 무엇이어야 할지 합의되어야 한다.
- 저자는 전문성 있는 공무원이 그 역할의 일부를 담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협회는 스타 선수 마케팅을 통하여 버는 재원으로 엘리트부터 생활체육까지 종목 전반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 개인 기량의 향상과 수입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스타 선수와 협회의 살림살이에 더해 종목의 저변까지 생각해야 하는 협회 사이에는 근본적인 이해관계의 갈등이 있다는 뜻이다. -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거짓말>, 노한동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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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 선수는 올림픽 금메달 획득 이후 인터뷰를 통해 협회의 행정에 대해 비판했다. 선수 개인 자격으로서의 활동 범위를 제한하는 규정이라든지, 경기 출전 시 경기력에 직결되는 신발 등에 대해서도 후원사의 물품을 강제하는 규정 등을 문제 삼았다. 이는 협회가 선수의 자율과 성장을 도외시하고 협회의 이익만을 추구한 행정으로 규정되며 여론으로부터 수많은 질타를 받았다. -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거짓말>, 노한동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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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정치권은 체육계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회장 등 임원진의 협회 사유화 문제만 집요하게 이슈화한다. 협회 사유화란 체육계의 엄격한 위계 구조를 이용하여 소수의 임원진을 중심으로 협회를 방만하게 운영하고, 특정 라인의 감독이나 선수를 선발하는 등의 불공정한 행위를 뜻한다.
정부와 정치권이 이런 문제에 집중하는 저의는 뻔하다. 선과 악이 명확하게 갈리는 자극적인 이슈에 편승하여 정의의 사도인 양 큰소리를 쳐야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언론에 한 줄이라도 더 실리기 때문이다. 이는 체육을 위한 행위가 아니다. 그저 본인을 위해 체육을 이용하는 행위다.
물론 협회의 사유화가 문제가 아니라는 뜻은 아니다. 여전히 체육계의 폐쇄성을 이용하여 사리사욕을 채우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선악의 문제는 관리, 감독, 수사, 처벌 등으로 시정할 문제다. 정부는 이미 제도적으로 스포츠 인권침해나 비리를 조사하고 처벌하기 위해 ‘스포츠윤리센터’라는 전담 기구까지 만들었다. 사건이 있을 때마다 국회가 열려 청문회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거짓말>, 노한동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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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와 처벌은 쉽다. 국정감사장에 체육계 인사를 불러 죄인을 다루듯 호통을 치고, 법에 근거하여 협회의 비리를 조사하면 된다. 여론과 정치인, 정부가 합심하여 악의 심판자 역할을 맡는 셈이니, 국민에게 일종의 카타르시스도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체육계가 당장 직면한 문제인 예산의 자립, 유소년 선수 수급, 생활체육과 엘리트 체육과의 관계 설정 등에 관한 이슈는 선악의 구분으로 해결할 수 없다. 체육계의 나쁜 사람을 몇 명 처단한다고 해서 없는 돈이 생기고, 생활 스포츠 토양에 생기를 불어넣어 줄 훌륭한 선수가 생기며, 생활체육과 엘리트 체육을 망라하는 거버넌스가 생기는 건 아니지 않은가. -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거짓말>, 노한동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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