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지역에서는 효과적인 정부 통제와 별도로 농민들이 영주들을 몰아내고 저택을 불태우는 등 나름의 방식으로 복수했다. 복수가 대강 완수되자 그들의 복수는 지역사회의 더 부유한 농민들, 이른바 쿨라크Kulak에게로 향해 그들의 재산을 몰수했다. ‘몰수’라는 전문용어는 새로운 유행어가 되었다.

양측이 벌이는 내전은 잔인하고 피비린내 나는 전쟁이었고 극심한 고통과 슬픔을 남겼다. 러시아 서부 지역에 사는 유대인들은 집단학살을 당했는데 그 야만성이 러시아제국 말기보다 더 심했다. 무정부주의와 혼란이 그 지역을 휩쓸었다. 옛 러시아제국 군대의 장교들이 이끄는 백군(볼셰비키 반대파)은 이전의 러시아전쟁 동맹국(영국, 프랑스, 미국)과 일본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주변 도시에 조직되었다. 그들은 볼셰비키를 몰아내고 구체제를 회복하고 싶어 했다

아주 짧은 소련사 중에서



1920~21년 겨울에 거둔 성과는 농민들의 지지 덕분이었다. 농민들은 백군이 승리하면 영주들이 복귀할까 봐 두려워했다. 똑같은 이유로 러시아제국의 비러시아계 사람들도 ‘나뉠 수 없는 하나의 러시아’를 강조하는 백군에 시큰둥했다.

아주 짧은 소련사 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련 전 지역에서 장·단기 계획에 따라 근대화와 전통 해체가 활발하게 추진되었다. 서구 국가가 사용한 그레고리력보다 13일 더 빠른 러시아제국의 율리우스력은 일찌감치 폐기되었다(1918년에 율리우스력이 그레고리력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10월혁명’의 기념일은 11월 7일이 되었다). 볼셰비키가 권력을 장악한 뒤 몇 달 만에 옛 문자 표기법 변경, 여러 법적인 족쇄로부터 여성 해방, 낙태 합법화, 당사자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 이혼, (특히 미신의 심각한 온상으로 간주된) 동방정교회 해산, 사회적 계급 철폐 등이 이루어졌다

아주 짧은 소련사 중에서


새해 연휴가 끝나면 곧이어 크리스마스다. 러시아에서 크리스마스는 12월 25일이 아니라 1월 7일이다. 서구의 크리스마스와는 14일 차이가 난다. 가톨릭에서는 그레고리력을 사용하지만, 러시아 교회를 포함한 동슬라브 교회는 율리우스력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지극히 사적인 러시아 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러시아 사람에서 자유란 혼돈, 혼란, 무질서와 같은 말이다. 책임질 사람이 없고 질서나 규칙이 없으며 누구나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혼란이라 생각한다. 질서는 자유의 반대말이다 - <러시아는 왜 그럴까?>, 벨랴코프 일리야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XtZKbp4ygQXAcJXW9

1991년에 소련이 무너지면서 새 정부 구호 중 하나가 바로 자유였다. 옐친 전 대통령은 공산주의로부터 자유, 표현의 자유, 시장의 자유를 외치며 정권을 잡았다 - <러시아는 왜 그럴까?>, 벨랴코프 일리야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tQpkNkH8fiLdFYDa

표현의 자유는 책임 없는 발언으로, 거짓말과 동의어가 되어 버렸다. 나날이 가난해지는 국민은 자유를 외치는 위선에 지쳤다. 정치의 자유는 정치를 해서는 절대 안 되는 사람이 정계에 들어오려는 꼼수에 불과했고, 시장의 자유는 부자만 돈을 벌고, 국민은 가난해지는 빈익빈 부익부와 같은 말이었다 - <러시아는 왜 그럴까?>, 벨랴코프 일리야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7TtojrFxE2Dw8LJC6

우리에게 필요한 건 자유가 아니라 질서가 필요하다는 생각, 이 상황을 현명하게 이용한 사람은 바로 푸틴이다. 러시아에 필요한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질서가 있는 강한 사회라고 강조한다. 자유가 없는 게 아니라 혼돈과 혼란이 없는 거라고 우긴다 - <러시아는 왜 그럴까?>, 벨랴코프 일리야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UjhmAhBo4WQpmB9c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지’는 민주주의 사회의 개념이다. 특정 계층이나 세력에 기반한 정당 혹은 개인이 국민 다수의 선택을 받으면 일정 기간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는 권리를 위임받는 시스템 말이다. 한국의 대통령은 전 세계 어느 나라 위정자보다 절대적인 권력을 갖지만, 임시직 고위 공무원이다. 약속한 기간이 끝나면, 때로는 위임받는 기간 안에라도 신뢰가 깨질 정도의 잘못이 드러나면 계약은 종결된다. - <러시아는 왜 그럴까?>, 벨랴코프 일리야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2SEsbRMC6D4sPP2N7

푸틴의 인기는 지지가 아니라 충성에 기반한다. 러시아에서 대통령은 절대 권력의 최고 수반, 황제 이미지에 가깝다. 러시아 사회는 권력자에게 관대하다. 권력에 대한 두려움이나 러시아 특유의 서열문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황제가 있는 제국, 위아래가 뚜렷한 공산주의 시스템에 익숙한 사회 문화 탓에 권력자가 모든 것을 차지하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대 - <러시아는 왜 그럴까?>, 벨랴코프 일리야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Ki9jK7Wg2LPEwecm8

주권은 지도자에게 있다고 믿는 사고방식, 국민은 지도자의 뜻을 따르는 거지, 뭐라고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 <러시아는 왜 그럴까?>, 벨랴코프 일리야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9f6rWsFvMuAqfd6p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2년 2월 24일에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침공했다.

러시아 관영 언론은 전쟁 결정에 환호했다. 전 세계가 원시시대로 몰락한 상황에서 러시아만이 ‘올바른’ 민족이고 유일한 ‘전통 가치’를 지키는 국가라고 주문처럼 반복재생했다. 북한의 ‘남조선은 미국의 꼭두각시’와 대동소이한 말이다. ‘러시아가 다시 세계 악과 싸우고 있는 시대가 왔다’는 프레임이 탄생했다. 위대한 러시아가 부활했다며, 약했을 때 우리를 괴롭힌 세력을 깨끗하게 청산해야 한다는 주장이 줄을 이었다.

러시아 정치 전문가를 비롯해 많은 전문가가 현재 러시아가 전형적인 원한(resentment)의 사례라고 평가한다. 바이마르 독일과 비슷한 모습이다. 과거 굴욕적이고 치욕스러운 경험을 한 국가는 이를 반성하고 분석하지 않으면 원한이나 격노로 전환될 수 있다는 이론이다. - <러시아는 왜 그럴까?>, 벨랴코프 일리야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UkJzf5dv3gMCUFPr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