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조만간 세계의 새로운 헤게모니나 지배 권력이 되지는 않겠지만, 개발도상 세계에서 점차 영향력이 증가하면서 다른 개발도상국들에게 힘을 실어줌으로써 세계 정치의 동학을 이미 변화시키고 있다.
이미 다수의 연구가 지적하고 있듯이 (Kentor and Boswell 2003), 서구 선진국에 대한 개발도상국의 정치적 예속은 선진국의 투자나 무역 그자체가 원인이 아니라 주요 무역 대상과 투자 원천으로서 서구 국가들의독점적인 역할로 인해 생겨난 것이다. 선진국의 투자나 시장은 제한적인데 투자를 필요로 하고 유사한 저부가가치 제품을 수출하는 개발도삼국은 많아서 경쟁이 발생하기 때문에, 개발도상국들은 협상력이 부족하고 이에 WTO 같은 다자간 기구나 양자간 협상에서 선진국들의 요구에 점차 저항할 수 없게 되었다. 중국이 미국과 유럽을 대신해 새로운 주요 무역 파트너나 투자 원천으로 떠오르게 되면서 다수의 개발도상국이 투자와 시장에 있어서 서구에 대한 일방적인 의존을 줄일 수있게 되었다. 이로 인해 개발도상국들이 양자 간 혹은 다자간 협상에서 협상력을 키울 수 있게 되었다. - P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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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아시아에서 그 비중과 중심성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근대 이전 중국 중심의 조공 무역 질서의 단순한 복제와는 거리가 멀다. 우선, 근대 이전 중국 중심의 조공 무역 질서는 문화적으로 유가 사상에 기반하고 있다. 유가사상 속에서 중심과 주변 간의 상호성의 실천은 중심이 주변에 행하는 자애와 주변이 중심에게 바치는 충성심으로 정당화되었다.  이러한 문화적 토대로 인해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는 중국을 행정, 경제, 학문의 모델로 우러러보게 되었다. - P203

 이와는 좀 달리 오늘날 아시아 권내에서 늘어나고 있는 중국의 중심성은 문화적 토대에 기인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노골적인 경제적 이익과 현실 정치에 기반하고 있다. 또 다른 면에서 근대 이전 중국 중심 체계에서는 중국이 유일한 지배적 권력이었던 반면에 오늘날 중국의 늘어나는 중심성은 지역내에서 지속적인 미국의 영향력에 의해 저지되고 있다. 문화적 토대의부족과 미국과의 경쟁은 중국이 지역 패권으로 부상하는 데 커다란 장애물이 되고 있다.

중국에 대한 아시아 국가들의 충성은 경제적 이익만이 그 동기이거나 문화적 동경이 부족하기에 기껏해야 실용적이거나 일시적이다. 또한 이 지역에서 오래된 미국의 존재로 인해 아시아 국가들은 중국과미국 사이에서 서로를 경쟁시키며 자신의 몸값을 높이고 있다.  - P204

중국이 아시아에서 정치적인 중심국가로 부상하는 데 맞닥뜨린 어려움들은 전반적으로 중국의 지정학적 통제력에서 나타난 모순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얘기해 인접국들에 대한 중국의 정치적 영향력이늘어난 것은 경제적 중요성이 증대한 직접적인 결과이지만, 그 정치적영향력은 역설적으로 중국이 미국의 재정 적자에 자금을 지원함으로써 지탱되고 있는 미국 지배의 지속으로 인해 저지되고 있다. 일본, 베트남, 필리핀 등과 같은 많은 아시아 국가는 중국의 지정학적 야심에위협을 느끼고 영토 분쟁을 겪고 있기에 미국이 지속적으로 지역에 존재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러한 모순은 단순히 아시아의 지정학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중국의 영향력 증대와 관련해 다른 개발도상 세계에서도 표면화되고 있다. - 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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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전 연준 의장 벤 버냉키 Ben Bernanke의 "과잉저축" 가설과 니얼 퍼거슨Niall Ferguson의 "차이메리카" 테제에 따르면, 중국과 기타 신흥국들의 대규모 미 재무부 채권 매입은 채권 수익률 저하와 그에 따른 금리 억제 효과를 통해 미국의 금융과 부동산 시장의 번영을 촉진했다. (Bernanke 2005; Ferguson and Schularick 2007) 그리고 이전 시기 일본과 아시아 호랑이들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저가수출품들로 인해 미국은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을 낮게 유지할 수 있었다. 이렇게 중국으로부터 얻는 이득이 동시에 중국으로 인해 발생한 미국 달러 가치 하락과 경상수지 적자로 보는 피해보다 더크다. 바로 이것이 미국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에 가끔 위안화 환율과 중국의 수출 강박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미국과 중국의 경제 공생의 현상 변화를 진지하게 시도하지 않았던 이유다. - P191

중국 정부가 미국 국채를 매입하는 데 외환 보유고를 사용하려는 큰 동기는 미 재무부 채권의 안정적인 기대 수익과거대한 유동성 때문일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달러화의 급락, 통제 불능의인플레이션, 금리 인상을 방지하여 중국 수출품에 대한 미국의 수요를지속적으로 증가시키기 위한 노력의 결과이기도 하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미국이 중국에 국채를 팔아야 할 필요보다 중국이 미국 국채를 매입할 필요가 더 크다고 주장하기도 한다.(Morrison and Labonte 2013) - P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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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수출국들은 수출 부문에서의 무역 흑자와 높은 저축률 덕분에 대량의 외환보유고를 축적할 수 있었다. 이 나라들은 이 외환 보유고의 대부분을 미국 재무부 채권을 매입하는 데 쏟아 부었으며, 이로 인해 미국의 주요 채권자가 되었다. 이 나라들의 미국 재정 적자에 대한 자금조달로 인해 미국 정부는 세금을 줄이면서도 지출을 늘릴 수있었으며, 또한 아시아 통화와 아시아 수출품이 미국 시장에서 가격이 상승할 길도 막혔다. - P187

그리고 이로 인해 아시아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구매욕을 부채질했으며, 아시아 경제체들의 무역 흑자가 늘어날수록 미 재무부 채권 구입도 늘어났다. 아시아의 대 미국 수출 증가와 아시아의 미국 국채 보유 증가라는 이 두 상호보완 과정은 미국에 대한 동아시아의 시장과 금융 의존을 지속적으로 심화시켰다. 수익률이 낮은 미 재무부 채권을 아시아가 대량 구입하는 것은 아시아의 저축을 미국의 소비력으로 전환시키는 조공과 다름없으며, 이로 인해 미국의 번영은 연장되었지만 1980년대와 그 이후 금융 버블을 만들어냈다. - P188

중국의 수출지향적인 호황은 이러한 미국에 대한 시장과 금융의존을 지속시키고 확대시켰다. 중국의 인민폐는 수출 증대 조치로 1994년평가절하된 이후 계속해서 달러 환율에 고정되어왔다. 2001년 이후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공격적인 금리 인하정책으로 달러가 약화되자 중국은 달러 대비 위안화의 평가절상을 막기 위해미 재무부 채권 구입을 늘리기 시작했다.(Hung 2009) 2008년 중국은일본을 제치고 미 재무부 채권의 최대 보유국이 되었다. - 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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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수출 제조 강국으로의 부상이 아시아 금융 위기를 촉발시킨 이후, 중국의 아시아 인접국 다수가 자신들의 산업 구조를 조정하고 중국과 더 통합되었다. 일단 중국의 인접 국가들이 가치 사슬에서 중국이 생산하는 것보다 위로 혹은 아래로 자신들의 생산을 집중하게 되면, 이 국가들은 더 이상 중국과 정면으로 경쟁하지는 않았다. 더욱이 중국의 수출 부문의 많은 부분은 임가공업으로구성되어 있어서 중국이 아시아의 다른 제조업체로부터 부품을 수입해서 최종 제품으로 조립한 다음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 물품으로 수출된다. 이와 같이 아시아에서는 지역 생산 네트워크가 발달했으며, 중국에 부품과 기계류를 공급하는 제조업체들은 중국이 제조업 강국으로 부상하면서 큰 이익을 봤다. - P168

하지만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 국가들은 아시아와는 상황이 매우 다르다. 왜냐하면 이 국가들은부품 공급자로서가 아니라 천연 자원 공급자로서 중국 중심의 글로벌생산 네트워크에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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