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우리는 일본이 옛날에는 우리보다 못했고 가난했는데 근대에 들어와서 서양 문물을 빨리 받아들이는 통에 우리를 앞서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실은 임진왜란 이후에 수립된 도쿠가와 막부 치하에서 일본은 급속히 발전했다. 이때 이미 무시할 수 없는 강국이 되었고 부자나라가 되었다. 문화적으로도 세련된 수준에 이르러 다도, 가부키, 기모노 등 우리가 알고 있는 일본의 전통문화는 대개 이때 형성되었다.
18세기 전반 조선에서 영조가 통치하던 무렵, 일본 인구는 3000만 명이 넘는다. 우리 인구가 그에 이르는 것은 해방 무렵이다. 당시 조선 인구는 많이 잡으면 1500만 명이지만 대략 1000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 이것은 지금 한일 인구 비율과 일치한다. 남북한 인구를 합치면 7500만 명. 일본은 1억 3000만 명 정도로 예나 지금이나 약 두 배 정도, 혹은 그 이상이다. 일본은 왜국倭國이 아니라 큰 나라다. 특히 수도였던 에도, 지금의 도쿄 인구는 100만 명이었다. 우리 서울은 약 20만 명 정도다. 당시 전 세계에서 인구 100만 도시는 청나라의 베이징 등 몇 개밖에 되지 않았다. 오사카, 교토도 모두 인구가 30만 명이 넘는 대도시였다. - <메이지유신을 설계한 최후의 사무라이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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