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서 앙시앵 레짐의 전모가 드러난다. 엄격한 법규, 허술한 시행 - 이것이 바로 앙시앵 레짐의 특징이다.
- P82

18세기 프랑스의 중앙 권력은 우리가 그 이후에 보아온 것과 같은건전하고 활기찬 구조를 갖지 못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은이미 모든 중간 권력체들을 제거해 버렸으며 따라서 중앙 권력과 개인들사이에는 막막하고 텅 빈 공간만이 남았다. 이리하여 사람들은 중앙 권력을 사회적 기제의 유일한 원동력이자 공공 생활의 유일하고 긴요한 행위자로 여기게 되었다.
중앙 권력을 중상하는 자들의 글이야말로 이러한 사실을 가장 잘보여준다. 대혁명을 앞두고 고질적인 병폐가 불거지기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사회와 정부에 관한 온갖 종류의 새로운 체계들을 내놓았다. 이 개혁자들이 정한 목표들은 다양했지만 그 수단은 항상 동일했다. 이들은 모 - P83

든 것을 무너뜨리기 위해 그리고 자신들이 품고 있는 새로운 계획에 따라모든 것을 다시 세우기 위해 중앙 권력의 힘을 빌리길 원했다. 중앙 권력만이 이와 같은 과업을 해낼 수 있으리라 여겼던 것이다. 국가의 권능은국가의 권리만큼 무한한 것이어야 한다고 이들은 말했다. 따라서 문제는국가로 하여금 그 권능을 적절히 구사하도록 촉구하는 것뿐이었다. 미라보 영감, 즉 귀족으로서의 특권에 집착하여 지사들을 거침없이 ‘침입자들intrus‘ 이라 부르고, 행정관들의 선발권을 정부 측에 넘겨준다면 법원들은 즉시로 ‘위임관리들의 무리des bands de commissaires‘ 에 지나지않게 될 것이라고 선언했던 이 귀족 양반조차도 중앙권력의 행동만이 자신의 꿈을 실현해줄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이러한 관념들은 결코 책에는 들어 있지 않았지만 모든 사람들의영혼에 스며들고, 습속과 뒤섞이고, 습성과 결합했으며, 삶의 모든 일상적 부면에까지 침투해 들어갔다.
- P84

프랑스에서와 같이 정부가 신Providence 의 지위를 얻게 되면, 사람들은 누구나 어려울 때마다 당연히 정부에 도움을 간청하게 된다. 따라서 우리는 공공 이익에 항상 토대를 두고 있는 듯이 보이면서도 사소한 사적 이익에만 관련된 수많은 청원서들을 볼 수 있다. 이 청원서들이담겨 있는 서류함들은 아마도 앙시앵 레짐의 사회를 이루는 모든 계급들이 뒤섞여 있는 유일한 장소일 것이다. 청원서들을 읽어보노라면 우울해진다. 농민들은 자신들의 잃어버린 가축이나 가옥을 보상해줄 것을, 그리고 유복한 지주들은 자신들의 토지를 더 비싼 값으로 매겨줄 것을 요구한다. 장인들은 거북스러운 경쟁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해줄 특권을지사에게 간청한다. 제조업자들이 비밀리에 지사에게 경영상태 악화에대해 털어놓고 재무총감에게서 원조금이나 대부를 얻어달라고 청원하는 경우도 흔히 눈에 띈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자금이 유출된 경우가 많았던 듯하다.
-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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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사관구 intendance의 기록보관소에서 앙시앵 레짐 하의 교구의 모습이 과연 어떠했는가를 처음으로 조사해 보았을 때, 나는 크게 놀란 적이 있다. 왜냐하면 나는 그토록 헐벗고 예속된 공동체 안에서, 내가 한때 아메리카의 농촌 공동체들에서 발견하였으며 따라서 신세계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것으로 섣불리 생각했던 몇 가지 특징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양쪽 모두 상임 대표단체, 곧 고유한 의미의 시 기구가 없었으며, 양쪽 모두 공동체 전체의 지시에 따라 독자적으로 활동하는 관리들에 의해 다스려졌다. 양쪽 모두 때때로, 단일한 기구로 통합된 전체 주민들이 자신들의 행정관을 선출하고 주요 업무를 관장하는 총회를 두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양자는 산 자가 죽은 자를 빼닮을 수 있는 정도까지 서로 닮아있었다.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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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혁명과 유사했던 프랑스혁명.

프랑스혁명이 현세에 대해 취한 방도는 종교혁명들이 내세에 대해 취한 그것과 매우 유사하다. 종교가 시대와 지역에 관계없는 인간 일반을 취급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프랑스혁명은 시민을 그가 속한 특정 사회로부터 독립된 추상적인 존재로 취급했다. 프랑스혁명은 프랑스 시민의 특별한 권리뿐만 아니라 정치에 있어서의 인간 일반의 권리와 의무도 규명하려 했던 것이다.

프랑스혁명이 모두에게 받아들여지고 어디에서나 모방될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이 항상 특별하지 않은 어떤 것, 달리 말하자면 사회 상태나 통치 면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어떤 것에 호소했기 때문이다.

프랑스혁명은 프랑스의 개혁보다는 인류의 갱생을 지향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지금까지 가장 격렬했던 어떤 정치혁명들도 보여주지 못한 열정을 불러 일으켰다. 프랑스혁명은 개종을 설교했으며 포교를 수반했다. 이렇게 해서 프랑스혁명은 당시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한 종교혁명의 양태를 띨 수 있었다. 아니 차라리 그것은 일종의 신흥종교가 되어 버렸다. 신도 제식도 영생도 없는 불완전한 종교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러나 그것은 마치 이슬람교처럼 지구상을 병사와 사도와 순교자들로 가득 채운 종교였다.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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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의 역설적 결과. 절대군주제 또는 중앙집권의 완성.
하지만 동시에 조건들의 평등은 민주주의의 토대이다. 토크빌의 미국의 민주주의는 이를 역설한 내옹으로 채워져 있다.

 혁명이 발발한지 1년도 채 안 되서 미라보는 국왕에게 은밀히 다음과 같은 서신을 띄웠다. "새로운 사태를 앙시앵 레짐과 비교해 보십시오. 그러면 위안과 희망을 찾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회에서 입안한 법령의 일부가 명백히 군주제 통치에 유리하다는 사실입니다. 이제 고등법원도 신분회지방도 성직자 집단도 특권층도 귀족신분도 없지 않습니까? - P20

시민이라는 하나의 단일한 계급을 만든다는 생각에는 리셜리외라도 크게 공감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표면적인 평등은 오히려 권력의 행사에 이롭기 때문입니다. 왕권 강화를 위해 지금까지 몇 차례에 걸친 전제 정부들도 해내지못한 일을 단 일년간의 대혁명이 이룩해 낸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대혁명을 이끌던 사람의 대혁명에 대한 이해였다.
- P20

우리는 이 혁명이, 유럽의 대다수 국가에서 지난 수세기 동안 어김없이 군림해 왔던 정치 제도들 즉 일반적으로 봉건적 제도들이라고 불리는 것들을 제거하고, 조건들의 평등 égalité des conditions을 기반으로 하는 더욱 단일하고 더욱 단순한 하나의 사회적, 정치적 질서로 그것을 대체해버리는 결과를 가져왔음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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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빌의 버크에 대한 조롱


대혁명에 대한 혐오감으로 인해 정신적 자극을 받은 버크 역시 처음 얼마 동안은 시야가 흐렸다. 프랑스는 쇠약해져서 곧 소멸되리라는 것이 그의 첫 관측이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앞으로 오랫동안 프랑스는 전투 능력이 고갈될 것임에 틀림없다. 프랑스는 영원히 회복이 불가능할는지도 모른다. 따라서 다음 세대는 ‘갈로아족도 한때는 용맹스러운 투사였다네‘라는 오랜 속담을 다시 들출 수 있을 것이다." - P14

버크는 자기 눈앞에서 전개되고 있는 것이 바로 유럽의 낡은 기본법 loi commune의 제거를 목적으로 한 혁명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였다. 그는 문제가 되는 것이 다름 아닌 바로 이것이었다는 점을 알지 못했던 것이다.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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