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트러스트 Trust

트러스트 Trust - 신뢰는 시장을 어떻게 움직이는가
벤저민 호 지음, 조용빈 옮김 / 한빛비즈 / 2022년 7월

논문에 인용된 전형적인 사례는 GM에서 1919년에 합병한 피셔바디사Fischer Body Company다. 이 회사는 1908년에 마차산업에 종사하던 형제 두 명이 자동차가 돈이 된다는 걸 알고 설립했다. 그리고 뷰익, 캐딜락 등 많은 GM 계열사에 부품을 공급했다. GM은 원가절감을 위해 피셔사가 GM 공장 인근으로 이전하기를 원했지만 피셔사에서 내키지 않아 했다. 그들은 공장을 이전하면 GM과의 관계가 좋아지고 효율도 높아져 원가도 절감되겠지만, 다른 회사에 차체를 판매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 당연한 일이지만 한번 GM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 GM에서 피셔사에 불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강요하지 않을까 우려됐다. 선택지가 별로 없는 피셔사는 새로운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고, 결국 진퇴양난에 처할 것이었다.
두 회사 간에 합의만 이루어지면 둘 다 이익을 얻을 것이었다. GM은 원가절감과 통합 생산 체계 구축으로 생산이 늘어나서 피셔에 더 많은 주문을 주고 제품의 라인업도 늘어날 것이지만 신뢰의 부족으로 합의가 어려웠다. - <트러스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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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chian, A. A., and H. Demsetz (1972). Production, Information Costs, and Economic Organization. American Economic Review, 62(5): 777–795. Coase, R. H. (2000). The Acquisition of Fisher Body by General Motors. Journal of Law and Economics, 43(1): 15–32. - <트러스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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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트 Trust - 신뢰는 시장을 어떻게 움직이는가
벤저민 호 지음, 조용빈 옮김 / 한빛비즈 / 2022년 7월

Goldstein, J., and D. Kestenbaum (2010). The Island of Stone Money. NPR, December 10. Retrieved from https://www.npr.org/sections/money/2011/02/15/131934618/the-island-of-stone-money. - <트러스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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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것이 미크로네시아제도에 있는 얍섬 주민들이 사용하는 돌돈stone coins이다. 돌돈의 크기는 직경 1인치짜리부터 12~13인치까지 다양하며 20세기 초반까지 화폐로 사용되었다. 경제학자가 화폐를 논할 때 이 돌돈이 빠지지 않는 이유는 존 메이너드 케인스John Maynard Keynes가 말했듯이, “얍섬 주민의 화폐관이 현대 어느 국가의 화폐관보다 더 철학적이기 때문이다.”4 - <트러스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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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큰 돌을 배에 실어 옮기다 배가 뒤집어지는 바람에 돌돈이 바다 밑으로 가라앉은 적이 있었다.5 그러나 구두로 소유권을 인정하는 전통이 너무나 강했기 때문에 비록 돌돈이 물속에 있어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물속에 가라앉은 돌은 다른 돌돈과 마찬가지로 거래되었다. 섬사람들은 물건을 사고파는 데 이 돌돈을 사용했고 모든 면에서 물속의 돈은 이 섬 주민들이 만든 소유권 규칙에 따라 정상적인 돈으로 인정받았다. - <트러스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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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저민 호 지음, 조용빈 옮김 / 한빛비즈 / 2022년 7월

명목화폐를 보다 구체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경제학자들이 얍섬의 돌돈 말고 또 많이 인용하는 사례는 폴 크루그먼Paul Krugman이 발표해 유명해진 미국 국회의사당 공동육아 협동조합Capitol Hill Babysitting Co-op이다. 1950년대 워싱턴 D.C에 거주하는 일단의 부모들이 돌아가면서 서로의 아기들을 돌보았다. 마치 수렵채집시대에 사냥하고 남은 고기를 나눠주듯이 이 시스템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호의의 교환에 기반을 두고 있다. 내가 너의 아이를 돌봐주었으니 나중에 너는 내 아이를 돌봐줘야 하는 ‘빚을 한 번 졌다’는 식의 계산법이다. 그런데 남의 아이를 보다 더 자주 돌보는 부모가 이를 불공평하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이 부모들은 공식적으로 협동조합을 조직했다.14 그리고 아이를 봐주는 부모에게 쿠폰을 발행했다. 아이를 한 시간 돌봐주면 한 시간짜리 쿠폰을 발급받고 나중에 아이를 맡길 때 다른 사람에게 그 쿠폰을 지불하면 되었다. 처음 가입하는 모든 가족에게는 20시간의 무료 쿠폰이 지급되었다. - <트러스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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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저민 호 지음, 조용빈 옮김 / 한빛비즈 / 2022년 7월

경제학자 더글러스 노스와 배리 와인개스트는 정치학자인 힐튼 루트Hilton Root가 말한 개념을 이론화했다. 소위 ‘군주의 손을 묶는다tying the king‘s hands’라는 개념인데, 1600년대 프랑스와 영국에서 실제로 시행되었다. 이때는 왕권이 절대적이라고 간주되던 시기였다(루이14세를 떠올려보라). 그럼에도 왕권을 제한하는 제도가 있었다.
한 예로 세금을 부과할 권한과 통화량을 조절할 수 있는 권한이 다른 기관에 이양되기도 했다. 프랑스에서는 소위 징수청부업자에게 세금을 거둘 수 있는 권한과 국가를 상대로 대출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졌고, 영국에서는 왕이 멋대로 세금을 부과하면 폐위시키겠다고 의회가 지속적으로 위협했다. 이 제도가 군주의 권한을 제한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역사학자들은 이 제도가 결국에는 영국과 프랑스의 군주에게 유리한 것이었다고 주장한다. 군주의 권한을 제한했기 때문에 국가 채무를 반드시 갚겠다는 약속이 더욱 확실해지고 결과적으로 시민들이 국가에 더 많은 돈을 빌려주게 되어 양국이 군대를 일으켜 전쟁을 하도록 도와주었다는 것이다. - <트러스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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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저민 호 지음, 조용빈 옮김 / 한빛비즈 / 2022년 7월

Halac, M. (2012). Relational Contracts and the Value of Relationships. American Economic Review, 102(2): 750–779. - <트러스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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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한 긴급상황을 계약서에 일일이 명시하지 못하기 때문에 계약 당사자들은 상대방을 믿고 비상사태를 극복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게임이론학자들은 계약의 불완전성이 결함이 아니라 속성이라고 주장한다. 즉 계약 당사자들이 계약조항을 고의적으로 모호하게 남겨둔다는 것이다.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계약서를 작성하려면 변호사 비용이 많이 들고 소송 가능성이 높아 법률 비용이 많이 든다. 그러므로 법의 힘을 빌리는 것보다는 신뢰와 원만한 관계에 의지하여 선의에 의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트러스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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