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신문이 하나밖에 없다면 중도 성향의 독자를 대상으로 삼을 것이다. 신문이 여러 개 있다면 시장을 몇으로 분할하여 각자 목표층을 달리할 것이다. 논리는 간단하다. 독자는 자신의 신념을 강화시켜주는 신문을 읽는다. 따라서 독자의 요구에 부합할수록 신문은 더 잘 팔린다.
이런 행동의 원인은 우리가 우리의 믿음과 상이한 정보를 불신하는 심리적 편향 때문이다. 1979년 스탠퍼드대학에서 행한 실험에서 로드Lord, 로스Ross, 래퍼Lepper는 학생들에게 두 가지 연구 과제를 주었다. 이 연구 과제의 자료는 꾸며낸 것이지만 학생들에게 비밀로 했다.
첫 번째 연구는 사형이 범죄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내용이었고 두 번째는 그 반대 내용이었다. - <트러스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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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사람들은 기존에 가지고 있는 믿음을 확신시켜주는 연구 결과를 더 믿었는데 심리학에서는 이를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라고 한다. 이를 연구하는 경제학자들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확인시켜주는 뉴스와 뉴스 매체를 신뢰하는 것이 합리적인 행동이라고 한다. 경제학은 새로운 소비자가 어떤 뉴스를 믿을지 결정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소비자는 정확한 뉴스를 전달하는 매체를 찾는다. 사람들은 자기가 보는 세계관이 옳다고 믿기 때문에 자신의 신념을 확인시켜주는 뉴스 매체를 신뢰할 가능성이 높다. 2+2=4라고 믿는다면 2+2=5라고 보도하는 신문을 불신하게 된다. 그 결과 신문은 독자가 보고 싶은 기사를 더 많이 게재할 수밖에 없다. - <트러스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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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kin, E., & Tirole, J. (2004). The Politician and the Judge: Accountability in Government. American Economic Review, 94(4), 1034–1054. - <트러스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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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론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모델은 노벨상 수상자인 에릭 매스킨Eric Maskin과 장 티롤Jean Tirole이 만든 단순한 모델이다. 이 두 학자 모두 정밀한 수학적 모델 기법으로 유명하지만, 고등학교 수준의 꽤 단순한 수학만을 이용해서 정책 결정을 할 때 누구를 믿을 것인지 같은 중요한 질문을 던지는 논문을 작성했다. 유권자, 선출직 의원, 임명직 관료, 법관 중에서 누구를 믿어야 하는가? 논문에서는 문제가 되는 정책의 형태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 <트러스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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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매스킨과 티롤은 권력 배분에 대해 이렇게 제안한다.

- 유권자가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면 직접민주주의가 제일 좋다. 가치관과 관련된 내용이나 결과가 명확히 나타나는 정책에 대해서는 국민투표를 해야 한다.
- 잘못된 판단이 국민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정책 결정은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같은 선출직이 해야 한다.
- 소수 유권자를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는 임명직 공무원을 활용해야 한다. 대법관이나 판사가 주로 이 역할을 한다. 그러면서도 이들의 권한에는 한계가 있어야 한다(민주주의 제도 안에서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이다). - <트러스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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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교육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유권자를 교육시키면 정치인이 책임질 수 있는 현명한 결정을 하리라 기대했다. 그러나 내가 제대로 된 판단을 하기 위한 지식을 습득하느라 투입한 시간은 엄청났다. 모든 사람이 한 이슈에 대해 이 정도의 지식을 습득하기를 기대하는 것도 매우 비현실적인 일인데 하물며 바로바로 결정해야 하는 수많은 이슈는 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 전문가가 있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차를 직접 수리할 줄 알아야 하는 건 아니다. 카센터에 맡기면 된다. 그래서 대의민주주의하에 살고 있는 우리는 선거를 통해 지도자를 뽑는 것이다. - <트러스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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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는 몇 시간(또는 몇 년)에 걸쳐 세부적인 사항까지 파악하려 하지 않는다. 대신 후보자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제공된다는 전제하에 자신과 가치관이 같고, 자신과 같은 성향의 선택을 할 것 같은 후보자를 파악하는 게 더 합리적이다. 게임이론과 경제학에서 사용하는 용어를 빌리면 유권자는 성향 일치alignment of preferences를 가진 후보자를 선택해야 한다. 이 책의 용어로 표현하자면 유권자는 자신이 신뢰할 수 있는 후보자를 선택해야 한다. - <트러스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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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년간 생물학적 문화적 진화를 겪은 결과 우리는 누구를 신뢰할지 결정하는 본능과 시스템을 갖게 되었다. 반면에 불운하게도 이런 신뢰본능이 기업이나 정치가가 그들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결과가 후보에 대한 신 슬라이싱thin slicing 실험이다.7 실험 참가자에게 낯선 주의 주지사 경합 후보가 나오는 각각 10초짜리 무음 동영상을 보여주면 놀랄 만큼 정확하게 누가 선거에서 승리했는지 알아맞힌다. 다시 말해 후보의 외모, 제스처, 움직임만 보고도 유권자들이 어떤 후보를 선택했는지 정확히 예측했다는 뜻이다. 이는 두 가지로 해석이 가능한데 긍정적인 해석은 어느 후보가 믿을 만한지 결정하는 데는 단지 10초면 충분하며, 유권자들이 이 정보로 선택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다소 부정적인 해석은 정치인이 믿을 만하게 보이려고 연출하고 유권자가 그들의 외모에 속는다는 것이다. 어떻게 받아들이든 비언어적 신호가 정치인 선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확실하다. - <트러스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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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은 법률제도에 대한 신뢰(계약과 규제 등), 브랜드에 대한 신뢰, 온라인 평가 시스템에 대한 신뢰, 거래를 규제하는 시장경제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역사적으로 보면 식품 및 약품, 기타 도구 등을 만드는 기술이 발전할수록 이들에 대한 신뢰가 높아진다. 그런데 이와 관련된 자료를 조사하다 전문 분야에 대한 불신이 늘어나는 기현상을 발견했다. - <트러스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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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학자들은 공동체의 규모를 한정하는 수를 던바의 숫자Dunbar‘s Number라고 부르는데 사람의 경우 최대 150명이다. 로빈 던바Robin Duinbar는 1990년대에 영장류의 대뇌 신피질 크기와 무리 구성원 숫자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음을 주목했다. 그는 영장류가 신피질을 이용해 무리 내에서 계속해서 관계를 유지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므로 인간이 영장류 중에서 신피질이 가장 크기는 하지만 사람들이 구성할 수 있는 공동체 구성원의 숫자가 너무 많아지면 결국 쪼개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 <트러스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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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인류학 논문을 뒤져 부족민의 평균적인 숫자가 대략 150명이라는 증거를 찾아냈다. 인원이 150명을 초과하면 내부에 분규가 발생하여 공동체가 깨진다는 주장이다. 이는 로마시대 이후로 군대 조직의 표준 규모가 150명이고 페이스북에서 서로 소통하는 사람의 수도 평균 약 150명이라고 하며 자신의 이론이 옳다고 주장했다 - <트러스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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