홉스는 원래 독재적이고 잔인한 군주의 지배를 시민이 참고 견디는 이유는 그가 질서를 유지해주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다시 말해 무질서 상태보다는 군주가 있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 <트러스트>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9409
그러나 우리는 지도자와 시민 사이의 이런 암묵적 계약이 때때로 와해되어 폭력적인 혁명의 형태로 나타난다는 것을 역사를 통해 잘 알고 있다. 이 분야의 주요 학자인 대런 에이스모글루Daron Acemoglu, 제임스 로빈슨James Robinson, 사이먼 존슨Simon Johnson은 정부가 실패하는 이유가 불평등이라고 주장한다. 전 세계 혁명의 역사를 보면, 특권계층이 불평등 격차를 너무 벌려놓아 사회불안이 야기되고 결국 혁명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 <트러스트>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9409
이들의 연구는 불평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 법이 무너진다고 역설한다. 노동계급의 반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보이지 않는 위협이 존재하기 때문에 지배계급이 부의 분배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다고 믿으므로 힘들어도 참고 견딘다는 것이다. 즉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 간에는 어떤 암묵적인 계약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노동자는 지배계급이 권력을 누리는 대가로 자신들의 이익을 돌봐줄 거라고 믿는다. - <트러스트>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9409
나는 신웨 저우Xinyue Zhou, 스테판 마이어Stephan Meier, 원원 셰Wenwen Xie 등과 같이 실시한 연구에서 사람들이 불평등을 싫어하기는 하지만, 이를 해소하기보다는 차라리 질서를 유지하려 한다는 것을 밝혀냈다.71 - <트러스트>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9409
동물의 세계에서도 한 집단 내의 동물군은 쪼는 순서•를 정하기 위해 싸움이라는 의식을 치러야 한다(꼭 쪼는 동물일 필요는 없다). 그런데 한번 서열이 정해지면 동물들은 그 순서를 지키려고 하며 다른 동물이 질서에 도전하는 것을 막는다. 그 이유는 도전이 계속되면 무리 전체가 외부 침략에 취약해지기 때문이다. 인간 사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급격하게 기존 질서를 뒤흔들지 않는 선에서만 불평등 해소에 찬성한다. 갑자기 질서가 변하면 힘든 혼란의 시기가 온다는 것을 모두 잘 알고 있다. - <트러스트>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9409
플라톤은 “이 세 계급 간의 간섭이나 위치 변화는 도시국가에 가장 커다란 해를 끼칠 수 있으며 최악의 평가를 받아 마땅하다”라고 했고, 공자는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아버지는 아버지다워야 하고, 아들은 아들다워야 한다”라고 했다. 이는 미국부터 중국, 인도, 호주까지 어디서나 유효하다. - <트러스트>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94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