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적 불평등을 인정하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보입니다. 과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타인과의 차이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것입니다. 누구나 삶에서 성별과 나이, 질병에 따른 사회적 차별을 겪게 됩니다. 우리가 처한 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사회적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어요. 누군가에게는 원치 않은비만, 우울증, 알코올중독 유전자가 관여하고 있습니다. 후성유전학은 스트레스, 학대, 가난, 방치와 같은 나쁜 환경이 유전자에 흉터를 남겨서 여러 세대에 걸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빈곤층이나 사회적 소외계층은 유전자의 횡포에 휘둘려 자신의 의지로 해결할 수 없는 삶을 살고 있지요. 우리는 ‘능력주의‘로 사회적 약자를 몰아세울 것이 아니라 세상의 불행과 불평등을 고쳐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 P21

사랑하는 이의 죽음이나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당하는 일을
‘사회적 고통‘이라고 해요. 이러한 마음의 고통에 타이레놀 처방이 효과 있다고 합니다. 왜일까요? 실험 결과에 의하면 사회적 고통을 느낄 때 활성화되는 신경회로가 신체적 고통을 느낄때 활성화되는 부위와 같았어요. 사회적 고통과 신체적 고통이 신경으로 연결되어 있죠. - P36

1990년에 이탈리아 파르마 대학에서 신경생리학자 자코모리졸라티 연구팀은 원숭이의 뇌를 연구하다가 거울신경 세포를 우연히 발견했어요. 거울신경 세포는 다른 사람들의 행동과 감정을 그대로 비추는 거울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당신 앞에 있는 친구가 웃고 있어요. 그의 웃는 얼굴을 보는데 저절로 내 얼굴에도 웃음이 번집니다. 당신은 친구의 얼굴을 보고만 있는데도 행복한 감정을 느낄 수 있어요. 이건 당신의 신경세포가 작용한다는 뜻입니다.  - P39

당신은 지금 친구가 초콜릿 먹는 것을 보고 있어요. 시각 자체는 초콜릿을 먹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라요. 그런데 당신은 친구의 입가에 번지는 미소를 보면서 그의 만족감까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요. 거울뉴런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죠. 뇌의 전운동피질은 자신이 그 행동을 하고 있는 것처럼 공명합니다. 초콜릿 먹는 것을 보는데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맛도 느낄 수 있지요. 이것은 우리가 타인의 행동과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뇌를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거울뉴런은 사람들 사이에 다리를 놓으며 우리의 뇌가 너무나도 사회적이고, 우리가 너무나도 사회적 존재라는 것을 보여주지요.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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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쯤에는 자유시장이 격퇴되었다고 말하는 게 안전했다. 밀턴 프리드먼은 이미 오래 전에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숨을 거두기 2년 전인 2004년 이렇게 썼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생각은 사회주의자였고 실천은 자유시장이었는데, 지금은 생각은 자유시장이고 실천은 심각한 사회주의자이다. 우리는 이념의 싸움에서는 대체로 이겼다(그런 싸움에는 영원한 승자가 없다). 우리는 사회주의의 진전을 멎게 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역전시키지는 못했다.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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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을 도울 수 있게 어린이들에게 긴 여름 휴식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학사일정이 아직도 뉴욕 같은 도시들에서 실시되고 있는 미국의 학교들보다 아시아의 학교들이 훨씬 더 잘 해내는 게 놀라운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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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시스템과 벼라는 작물은 적은 농지로 많은 사람이 먹고살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다. 예를 들어 16세기 섬나라 일본은 같은 섬나라인 영국과 비교해 6배 많은 인구를 부양했다. - <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이나가키히데히로 지음, 서수지 옮김 > 중에서

15세기 유럽에서 밀을 뿌려 수확한 양은 종자 대비 3~5배 정도에 불과했다. 반면 벼는 17세기 무렵 종자 대비 20~30배의 수확을 올렸을 정도로 생산성이 뛰어났다. 오늘날에도 벼는 종자 대비 120~140배의 수확량을 얻지만 밀은 20배 정도의 수확량밖에 얻지 못한다. - <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이나가키히데히로 지음, 서수지 옮김 > 중에서

아시아는 유럽과는 상황이 달랐다. 아시아에서는 해마다 논에 벼를 재배할 수 있었고 심지어 이모작도 가능했다. 지금도 벼를 수확한 뒤 밀이나 보리를 재배하는 식으로 이모작을 하는 곳이 있다. 유럽에서는 3년에 한 번 밀을 재배했으나 아시아에서는 1년간 쌀과 밀을 모두 수확할 수 있는 셈이었다 - <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이나가키히데히로 지음, 서수지 옮김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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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인 문제가 있을 때 대리인들은 생산량을 과소보고하는 식으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한다. 하지만 중국의 대약진운동 당시 지방관료들은 생산량을 과대보고했다. 과대보고의 결과는 공출량의 증가와 그로 인한 기아 문제였다.

이해가 안되는 것은 다음 대목이다. ˝안후이의 한 인민공사에서 무상급식을 실시하자 마오쩌둥은 당장 그 방법을 승인하며 전국적으로 선전했다.˝(379쪽)

무상급식은 공출된 곡식을 재배분하는 것으로 기아의 해결책으로 보인다. 왜 무상급식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많은 이들이 굶어 죽었나?

농촌의 현실에 입각해서 생산 가능한 수확량을 있는 그대로 보고하는간부는 반혁명분자로, 수정주의자로, 부르주아의 끄나풀로 몰렸다. 양지성의 묘비』 제1장에 따르면, 허난 성 신양 현(信陽系)에서는 현실을 있는그대로 말했던 한 간부가 계속되는 취조 끝에 결국 맞아 죽고 말았다. 진실을 말하면 맞아 죽을 판이니 모두가 알아서 자발적으로 통계를 조작했다. 한 마지기의 땅에서 1,000킬로그램 이상의 곡물을 생산하겠다는 허황된 목표라도 일단 목표가 정해지면 상급 정부에서 그 예상치에 따라서 곡물을 공출했다. - P377

마오쩌둥의 야심은 경쟁적인 허위 보고를 낳았다. 허위 보고는 생산 단위의 공출량을 늘렸다. 곡식을 빼앗긴 농민들은 굶주려야만 했다. 죽음의 사기극에 모두가 말려든 상황이었다. 악화일로의 현실을 외면한 채 관영매체는 날마다 거짓 보도만 일삼고 있었다. 관료 조직은 통계를 날조하고, 지식인들은 눈치만 보며 입을 닫았다. 지방정부의 말단 간부들은 상부의 지령에 따라서 로봇처럼 인민을 향한 폭력을 자행했다. - P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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