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가맹점주의 존재를 은폐된 고용‘으로 파악하는 순간 최저임금 논쟁 구도도 달리 보인다. 본사와 가맹점주의 관계가 고용에 가깝다고 한다면, 둘 사이에 필요한 건 막연한 ‘상생‘이 아니라 노동법적인 접근이 된다. 박제성 선임연구위원은 "최저임금 인상이 가맹점주와 가맹점 노동자의 대립으로만 표출되는 것은 가맹본부의 책임과 권한이 상응하지 않기 때문이다. 책임에 맞게 권한을 축소하는 방법과 권한에 맞게 책임을 강화하는방법이 있다. 첫 번째 방법은 공정거래법이, 두 번째 방법은 노동법이 취하는 방법이다. 지금은 첫 번째 방법만 쓰고 있고 그것만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프랜차이즈는 지배.종속적 노동관계이기 때문에 노동법도 개입해야 한다" 라고 말했다.
- P36

한국 자영업 시장의 피라미드는 이렇게 구성된다. 피라미드의 맨 위는 숙련을 보유한 자영업자다. 프랜차이즈와 경쟁해도 밀리지 않는 이연복 셰프 같은 사람들이다.

 그 밑에는 자기 숙련이 없어서 프랜차이즈 본사에 숙련을 외주 주고, 그 대가로 자본과 노동력을 제공하는 이들이 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이다. 이런 프랜차이즈 모델의 아이콘이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다. 

그 아래에프랜차이즈에도 밀리는 자영업자들이 있다. 자기 숙련도 없고, 프랜차이즈에 대행을 맡기지도 못한 자영업자들이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뒷목(잡게 만드는 사장님)‘들이 여기에 속한다. 

백종원은 프랜차이즈라는 ‘표준화된 숙련‘을 공급하는 것만으로도 대다수 저숙련 자영업자를 밀어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수많은 논문과 데이터가 증명하지만 정책 결정권자들과 입법자들이 좀처럼 입 밖에 내기 어려웠던, 저숙련 자영업 현실의 폭로자 구실을하고 있는 것이다.
- P4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대 남자 - '남성 마이너리티' 자의식의 탄생 20대 시리즈
천관율.정한울 지음 / 시사IN북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희가 던진 질문 중 남녀의 소득이 비슷한사회가 공정하다‘ 라는 게 있었어요. 어찌 보면 굉장히 당위적인 문장을 던지고 여기에 ‘그렇다‘ ‘아니다‘를 답하게 한 거죠.
이런 질문을 받은 사람들은 "아, 이건 당연한 거 아냐?" 하면서 ‘그렇다‘ 쪽을 체크하는 게 보통일 겁니다. 그런데 강한 정체성을 지닌 25.9% 집단은 달라요. 58.3%가 여기에 동의하지않았어요(표 2-6-1), 다시 말해 과반수 이상이 ‘남녀 소득이 동등한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고 답한 셈입니다.
(믿기지 않는다는 듯) 하, 하. 질문의 전제가 따로 있었나요고 그 결과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요?

‘여성의 소득이 낮은 이유는 일로 성공하려는 노력이 남성보다 약하기 때문이다‘라는 문항이 있었는데, 강한 정체성을 지닌 25.9%의 20대 남자 집단 중 여기에동의한다는 비율은 78.3%였습니다. 열 명 중 여덟 명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나온 거죠. ‘한국에서 여성의 소득이 낮은 이유는 성차별 때문이다‘ 라는 문장을 던지면 다른 세대는 대부분동의한다는 쪽 응답이 많아요.. 하지만 25.9%의 강한 정체성을 지닌 집단은 성차별 때문이 아니라고 응답한 비율이 무려95.7%예요.
- P20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대 남자 - '남성 마이너리티' 자의식의 탄생 20대 시리즈
천관율.정한울 지음 / 시사IN북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능함에 대한 인식 차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중독의 시대, 중독의 삼중주

중독성 물질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대응에도 공통점이 있다. 세계 각국의 군주들이 자극적 물질을 규제했지만 한번 시작된 순환 고리를 막지는 못했다. 담배에 대해서는 17세기에 영국, 러시아, 터키, 중국이 금지령을 내렸지만 근절하지 못했다. 유럽 국가들은 중독을 허용하는 대신 재정 수입을 올리는 방식으로 돌아섰다. 담배를 합법화하는 대신 고율의 세금을 부과했고, 아편과 술, 설탕, 커피, 차에도 세금을 부과했다. 이에 따라 국가도점차 세금에 중독되어 이 상품들을 전매품으로 만들어서 더 큰 수입을 노렸다. 이 상품들은 중독성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무역상품이 되었고, 거대한 산업을 일구었으며, 또 국가의 재정을 떠받치는 역할을 했다. 개인은 자극에 중독되고 상인은 이윤에 취하고 국가는 세금에 중독되는, 중독의 삼중주가 진행되었다.
- P5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중해라는 좁은 바다를 벗어나 광대한 아시아 해역에 진출한 유럽인에게는 정착지settlement 마련이 큰 숙제였다. 무역은 단순히 선박의 왕래만을의미하지 않는다. 계절풍에 영향을 받는 범선은 항해 가능 시기가 따로 있었기 때문에 각 지역 항구에 상인을 체류시켜 선박이 도착하기 이전에 상품을 확보해 놓는 것이 중요했다. 그러나 아시아 지역 사람들이 유럽인의 정착에 부정적이어서 정착지 대부분은 대포(무력)를 동원해 만들어야 했다.  - P2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