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년에 걸쳐 전혀 개혁되지 않았던 이 어처구니없는 제도가 모두 뇌물과 부패에 물들어버린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도시 선거구 소유자는 선거구를 재산의 일부로 간주할 정도였기 때문에 보통의 유권자도 자기의투표권을 재산으로 간주했다. 투표도 의석과 마찬가지로 자유롭게 매매되었다. 선거는 매우 비용이 많이 들었기 때문에 거액의 원조를 받지 않는 한부자가 아니면 후보자가 될 수 없었다. 다수의 선거권을 가진 선거구에서도 투표권을 파는 경우가 많았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실제로 선거는의견의 경쟁이 아닌 매수의 경쟁에 불과했다. 급진주의자와 의회개혁론자도 반동파와 마찬가지로 매수에 의해 의회에 참여할 권리를 사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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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제도는 강력히 옹호되었다. 그 이유는 합리적이라서가 아니라 이 제도가 국가의 골격을 이루는 계급의 손에 권력을 쥐여주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지주에게 우월성을 보장해주었고 의석을 구입할 여유가 있는 부유한 상인과 금융가, 또는 인도에서 귀국한 갑부, 서인도제도에서 돌아온 대농원 경영자들에게는 문호를 개방했다. 18세기 후반에 투표는 공통된 인민의 권리라는 관념이 보편화될 때까지 선거기구의 비대표적 성격에는 놀랄 만한 변화가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이 제도는 계속 유지되었고 자격 있는 사람들에게 정치권력을 안겨주었다. - P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