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성과 삶의 경험을 제한하는 또 다른 기대는 인생 최고의 목표가 행복한 삶이라는 믿음이다. 동화는 모두가 행복하게 살았다는 모호한 말로 끝난다. 하지만 행복은 그렇게 몸 바쳐 얻어야 할 것이 아니다. 항상 행복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다. 공포나슬픔, 역겨움, 분노 따위를 불러일으키는 영화나 오페라를 일부러 보러 가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편안한 극장에서든, 히말라야 산속의 극한 환경에서는 이런 감정을 경험하는 것에는 우리를 끌어당기는 무엇이 있다. - P247
행복만을 바라게 되면 오히려 인간 발달이 저해된다. 행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다른 경험이 억압되기 때문이다. 행복해지고 싶은 사람은 사랑하는 이가 죽었을 때 슬픔을 억누르고 위험과 맞닥뜨렸을때 두려움을 부정한다. 살아 있음의 진정한 의미는 행복해지는 것이아니다. 인간의 감정을 온전히 폭넓게 경험하는 것이다. 행복만을 추구하다 보면, 다른 감정의 경험을 가로막고 결국 부정적인 결과가 나타나기 쉽다.
- P248
삶은 다양한 경험으로 가득 차 있다. 사람들은 성공하고 실패한다. 관계를 맺고 사랑을 잃기도 한다. 실패나 실연을 자발적으로 선택하려는 사람은 없지만 이런 경험에 동반되는 순수한 감정의 경험은 삶의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 자율적인 사람은다양한 감정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감정 경험은 삶의 가장 생생한 선물이다. 내사된 비난 때문에 감정을 거부하는 사람도, 북받치는 감정에 휘말리는 사람도 자율적으로 살아간다고 볼 수는 없다. 감정을 온전히 느끼고 그것을 표현할 방법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사람이야말로 자율적인 사람이다.
- P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