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고요해서, 물길의 작은 속살까지 배의 이물에 느껴졌다. 친숙한 항해 지표들을 차례로 확인해가며 함대는 동진했다. 여수 돌산도 남단에서 항로를 수정했다.

거기서부터 광양만의 깊은 안쪽을 바로 찔러 들어갈 작정이었다. 돌산도 남단에서 함대는 북진했다. 대낮의 햇빛이 내리쬐어, 바다는 물비늘에 덮여 있었다. 다시 쓰레기로 뒤덮일 바다 위에서 대낮의 물비늘은 바다를 뒤덮고 명멸했다. 저녁 밀물에 맞추어 적의 기지를 겨누는 함대는 빠르게 북진했다. 돌산도 남단에서 전 함대의 격군을 교대시켰다. 삼렬종대의 후미가 내 몸에서 너무 멀게 느껴졌다. 돌산도 남단에서 대열을 오열종대로 바꾸어 후미를 당겼다. 나는 대열의 선두에서 나아갔다. - < 칼의 노래, 김훈 지음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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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의 배들을 그 고향 마을 읍진 수군에 등록시키고 선주와 선원의 신원을 조사해서 통행증을 발부해주었다. 통행증을 내줄 때 쌀로 통행료를 받았다. 대선은 석 섬, 중선은 두 섬, 소선은 한 섬씩 받았다. 한 달이 못 되어서 군량 천 석을 모을 수 있었다. - < 칼의 노래, 김훈 지음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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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의 탄생 - 왜 지금 다시 토크빌을 읽는가 대우휴먼사이언스 23
이황직 지음 / 아카넷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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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에 대한 관심을 배제시키는 ‘공리적 개인주의‘이다. 그런데 실제 일상에서 미국인의 기본적인 삶의 태도가 바로 상인의 자세인 공리적 개인주의 아닌가? 그리고 그것은 결국 전통적인 ‘덕의 윤리‘에서 볼 때 "모든 덕성의 씨앗을 말리는" 이기주의 아닌가? 그런데 이기주의자인 미국인들은도대체 어떻게 민주주의를 유지할 수 있는가?
- P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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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의 탄생 - 왜 지금 다시 토크빌을 읽는가 대우휴먼사이언스 23
이황직 지음 / 아카넷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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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사회의 대조!!

그렇다면 사회를, 여론을 어떻게 온건하게 만들 것인지가 핵심.

밀의 정리대로, 토크빌이 우려하는 다수의 폭정은 정치 영역이 아니라 사회의 영역에서 실질적으로 발생한다. 정치가 절차적 정당성에 의해 운영되는 데 반해, 사회는 규범적 정당성을 통해 작동한다. 사회는 본래 대표가 없는 체계이다. 대신 사회는 규범적 당위가 개별 사안에 적용되어 집합적으로 판단된 결과로서의 여론에 의해 임의적인 대표 체계를 형성시킨다. 주권재민의원칙상 정치는 사회에 굴복할 수밖에 없는데, 여론의 비등 상태를 이겨내기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 P264

동시에 미국인들은 자신과 남의 처지를 비교하며 선망과 질시를 오가기보다는 남의 노력의 결과인 기득권을 인정하고 자기도스스로 그것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태도를 가졌다. 기득권 철폐가 아니라 기득권 향유자의 수를 늘리는 것을 지향하는 온건한 개혁의 문화는 개인에게는 발전의 계기가 되었고 사회에서는 타협과 협력의 문화를 정착시키는 배경이 되었다. - P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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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의 탄생 - 왜 지금 다시 토크빌을 읽는가 대우휴먼사이언스 23
이황직 지음 / 아카넷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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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1789년의 대혁명, 1830년의 7월 혁명 등을 통해 구체제를 무너뜨린 경험을 갖고 있었지만 민주주의는 지속되지 못했다. 유럽 전체를 통해서 민주주의 원리는 넘쳐났지만 현실은 반동의 시대를 초래했을 뿐이었다. 가장 앞선 영국조차도 민주주의는 부르주아계급에게까지만 열려있었다. 

따라서 민주주의에 대한 미국인과 유럽인의 태도는 다를 수밖에 없었다. 미국의 원로 역사가 솔버그Winton U. Solbergy에 따르면 당시 미국 사회는 낭만적 활력과 결합한 민주주의가 삶의 역동적 원리가 되어 있었다. 반면에 반동의 시대로 회귀한 유럽을 지켜본 토크빌에게 민주주의는 비극의 운명을 타고난 것처럼 보였다.

 미국인들은 민주주의의 ‘지속‘을 당연시했으나 토크빌은 민주주의가 언제든 ‘소멸‘할 수 있다는 우려를 그칠 수 없었다.
- P249

미국의 경우에는 제도적 보완책 외에도 시민 결사와 집회, 언론자유, 자치의 오랜 전통 등을 통해 소수파 스스로 다수에 맞설 수있는 민주적 습속을 내면화했기 때문에 다수의 폭정이 쉽게 현실화되지 않는다고 토크빌은 판단했다. - P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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