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경 제조업 노동자들은 - 여전히 '노동'을 제공하고는 있지만 더 이상 '프롤레타리아'가 아니다 - 모든 선진국의 정치와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 당시 '경영혁명'의 진행으로 인해 제조업체의 블루칼라들은 숫적으로는 물론이고 권력과 사회적 지위를 더욱 더 빠른 속도로 상실하기 시작하였다. -25쪽
18세기 후반 이래 250년간 자본주의는 지배적인 사회적 현실이었다. 그러나 지난 100년간(1993년 시점부터) 지배적인 사회적 이념은 마르크시즘이었다. -28쪽
테일러의 주장, 즉 모든 육체적 작업은 그것이 숙련을 요하는 것이든 또는 단순작업이든 간에 지식을 적용함으로써 분석되어지고 재조직될 수 있다는 것은 당시의 사람들 눈에는 터무니 없는 일로 보였다. ...미국은 테일러의 '과업 연구'를 적용함으로써 전혀 기술이 없는 노동자들을 훈련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70쪽
대부분의 서비스 작업은 전통적인 작업, 즉 물건을 생산하고 운반하는 그런 일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서비스 작업은, 예를 들면 자료를 처리하고, 청구서를 작성 송부하고, 고객의 질의에 응답하고, 보험청구를 처리하고, 자동차 면허증을 발급하고 하는 것 등이다. ...이런 일이란 결국 공장 안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사무실에서 하는 '생산작업'인 것이다. -137쪽
병원의 마루를 청소하거나 병실의 침대보를 세탁하는 일을 시작한 대부분의 여자들은 15년 후에도 여전히 똑같은 일만 하고 있을 것이다. 그 반면 미국에서 가장 큰 전문 용역회사의 병원부를 이끌고 있는 어떤 여자 부사장은 14년 전 물통과 빗자루를 들고 일하던 멕시코에서 이민온 글도 모르던 여자였다. 그러나 그 여자가 일을 시작한 병원은 청소업무를 외부 전문 용역회사에 하청을 주었다. 그 결과 그 여자는 승진할 기회를 얻었다. -150쪽
서비스 작업을 하청받은 기업들은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경력개발을 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 회사의 중역들은 서비스 작업을 참으로 중요하게 생각한다....무엇보다도 이런 회사의 중역들은 서비스 근로자들에게 깊은 관심을 가지며 서비스 근로자들로 하여금 서비스 작업의 개선과 생산성 향상에 주도권을 갖고 도전하도록 한다. 외부 하청은 경제적인 관점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외부 하청은 서비스 작업과 서비스 근로자들에게 기회와 소득과 존엄성을 제공하기 때문에 필요한 것이다. -151쪽
지식 근로자와 서비스 근로자 사이의 '계층갈등'의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근로자들의 생산성의 급속한 상승이 요구되고 있다...서비스 근로자들이 충분한 소득과 존엄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탈자본주의사회는 계층사회가 될 위험이 있다. 서비스 근로자들은 생산성을 올려야 할 필요가 있다. 서비스 근로자들 역시 승진의 기회 그리고 인정감을 확인받을 기회가 필요하다. -152쪽
사실상 학생의 장점을 찾아 그것을 목표에 집중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교사와 교습법에 대한 가장 올바른 정의이다. ....학교와 교사들은 물론 이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좀처럼 학생의 장점에 맞추어 교육을 할 수 없었다. 반대로 그들은 필연적으로 학생의 약점에 초점을 맞추었다. ...실제로 교실에서 소비되는 모든 시간은 - 적어도 대학원 과정까지는 - 약점을 고치는데 쓰여지고 있다...전통적 학교에서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 즉 '전과목 A학점을 받는 학생'은 전반적으로 평범한 기준에 꼭 맞는 학생들이다. 그들은 성취하는 학생이 아니다. -297쪽
우리는 일단 두 가지 견해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 첫 번째, 현실에서 힘을 갖게 되는 것은 오로지 분파적 이익뿐이며 사회 전체의 전반적 이익이란 결코 현실에서 힘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두 번째, 이와 쌍둥이처럼 붙어 있는 것으로, 인간 집단의 이익을 오로지 화폐 소득만을 말하는 것으로 보는 생각이다. 일단 이 두 가지의 고정관념을 제거하기만 한다면 보호주의 운동이 어째서 그토록 포괄적인 쟁점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았는가도 이제 불가사의한 의문점으로 보이지 않게 된다. -417쪽
그러한 사태(문화적 환경의 붕괴, 인용자)가 온다면 그 제도들 속에 자신의 사회적 존재를 묻어 놓았던 이들은 자금심과 도덕적, 정신적 좌표를 모두 잃어버린 존재가 된다는 것이다. -422쪽
언어학에 대한 최고의 입문서. 나아가 마음의 구조에 대해 궁금한 이에 대한 약간의 실마리도 제공하는 책. 전혀 현학적이지 않고 명증한 논리로 쉽게 설명하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 인문사회과학도에게 강추.
왜 이 책이 그렇게 높은 평가를 받는지 알 수 없음. 역사를 소설처럼 쓰는 방식에 대해서는 나 역시 반대하지 않지만 스펜스의 이름값에 어울리는 책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음. 스펜스의 다른 책들을 좀더 읽어보아야겠음. 혹시 내가 동양인이어서, 그가 그리고자 한 이미지와 서사가 너무 친숙하기 때문에 특별한 감흥이 없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