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팬지 폴리틱스 - 권력 투쟁의 동물적 기원
프란스 드 발 지음, 장대익.황상익 옮김 / 바다출판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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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관으로서의 권력자

강자의 보안관 역할과 그 강자가 위협에 직면했을 때 약자로부터 받는 지원 사이에 어떤 관련이 있을지는 뻔하다. 암놈과 그 새끼들을 지켜주지 못하는 1인자 수놈은 장차 라이벌과의 권력투쟁에서 어떠한 지원도 기대할 수 없다. 이런 의미에서 1인자 수놈의 보안관 역할은 호의라기보다 의무에 가깝다. 1인자로서의 지위는 이같은 의무에 달려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이에룬의 몰락은 그가 라윗이나 니키의 공격으로부터 다른 구성원들을 효과적으로 지켜내지 못했다는 사실로도 설명될 수 있다. 

라윗의 행동도 그와 같은 견지에서 해석될 수 있다. 라윗은 암놈들을 공격하거나 이에룬의 면전에서 암놈들에게 거만을 떨면서, 암놈들로 하여금 이에룬에게 지원을 요청해봤자 별 볼일이 없다는점을 시위했던 것이다. 하지만 쿠데타에 성공하고 나자 그는 완전히 태도를 바꾸어서 스스로 보호자의 역할을 자청하고 나섰던 것이다. -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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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 공산주의

10대 시절 나는 이상하게 생각했다. 공산주의가 ‘실패‘했다는 근거가 피에 굶주린 정권의 행태에만 의존하고 있는 것 같았다. 공산주의는 일반시민에게 발언권이 없으며, 부패한 엘리트가 운영하는 전능한 경찰국가의 정권들의 행태 때문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그 당시 내가 깨닫지 못했던 사실이 있다. 공산주의는 적어도 공식적인 정의에 따르면 수백 년 동안 성공적인 체제였으며, 구소련과 유사하지 않다는 점이다. 사실 우리는 매일 그것을 연습한다. 우리 경제의 큰 부분은 민영화된 지 수십 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공산주의 모델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 이는 너무 정상적이고 명백해서 더 이상 눈에 띄지도 않는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당신은 식탁에 앉아있고 소금이 손에 닿지 않는곳에 놓여 있다. "소금 좀 건네주세요"라고 말하면 누군가 무료로 소금을 건네준다. 인류학자들은 이것을 일상적 공산주의 everyday communism라고 일컫는다. 인류는 공원과 광장, 음악과 이야기, 해변과 침대를 공유하면서 이런 종류의 공산주의에 열광한다. 아마도 이런 관대함의 가장 좋은 예는 가정일 것이다. 전 세계의 수십억 가정이 공산주의 원칙에 따라 구성되어있다. 부모는 자신의 소유물을 아이와 공유하고 능력껏 기여한다.  - P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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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인센티브 편향
- 나 역시 그러하다

논점은 다른 사람들에게 동기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이다. 스탠퍼드대학의 칩 히스 Chip Heath 교수는 이것을 우리의 외부 인센티브 편향이라고 일컫는다. 즉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돈으로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 

예를 들어 히스가 법대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응답자의 64퍼센트는 법을 공부하는 것이 오랜 꿈이거나 관심이 있어서 선택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다른법대생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믿는 비율은 12퍼센트에 불과했다. 나머지 모든 학생들이 돈 때문에 법을 공부하고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 P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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뷔르트조르흐를 이 책에서 만나다
- 2024년 11월 시흥에서 열린 사회적기업 국제포럼에서 처음 들은 사례
- 나와 인연이 있나보다

https://www.futurechosun.com/archives/108439





나는 얼마 전부터 요스 드 블록 Jos de Blok을 만나고 싶었다. 드 블록이 창립한 가정건강돌보미 조직인 뷔르트조르흐 Buurtzors의 성공담을 읽은 뒤 그가 새로운 현실주의의 대표자 중 한 명이라고 직감한 것이다. 인간 본성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대표하는 현실주의 말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와 처음으로 대화를 나누었을 때 그가 훌륭한 사상가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는 하나의 포괄적인 성명을 통해 관리직 전체를 묵살해버렸다. "관리는헛소리이다. 사람들이 자신의 일을 하도록 내버려두어라."

아, 그러세요. 멍청한 짓 계속하세요, 요스 씨. 하지만 그뒤 당신은 깨닫게 된다. 이것은 단순한 괴짜와의 대화가 아니다. 1만 4,00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해 매우 성공적인 조직을 만든 사람의 이야기이다. 그는 네덜란드에서 올해의 고용주로 5번이나 선정되기도 했다. 뉴욕에서 도쿄에 이르기까지 세계 곳곳의 교수들이 그의 지혜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알멜로까지 방문한다. - P363

뷔르트조르흐는 네덜란드 동부 변두리에 있는 인구 15만 명의 도시인엔스헤더에서 네 명의 간호사로 구성된 팀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오늘날전국적으로 800개 이상의 팀이 활동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그러나 뷔르트조르흐를 차별화하는 것은 해당 조직이 무엇인가가 아니라 무엇이 아닌가에 있다. 관리자도 콜센터도 기획자도 없다. 목표나 보너스도 없다.
간접비는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작으며 회의에 소요되는 시간도 마찬가지이다. 뷔르트조르흐는 수도에 화려한 본사가 있지 않고 알멜로 외곽지저분한 공단의 별 볼일 없는 구역에 자리하고 있다.
12명으로 구성된 각 팀은 최대의 자율성을 가진다. 팀은 스스로 일정을 계획하고 동료를 고용한다. 그리고 국가의 무한히 세분화된 돌봄산 - P374

업과 달리 각 팀에는 코드 H126(개인 돌봄), 코드 FF127(추가 개인 돌봄)코드 H120(특별 개인 돌봄), 코드 H136(보조 원격 개인 돌봄 같은 것이 없다 튀르트르는 오직 돌봄 한 가지만 제공한다. 보험사가 정의한 ‘돌봄 상품 Care Products‘을 자세히 수록한 ‘상품 책자‘에서 뷔르트조르흐는 이제RO02-뷔르트 조르흐‘라는 자체 코드를 가지고 있다. 이외에도 동료들이지식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내부 인트라넷이 있다. 각 팀에는 자체 교육 예산이 있으며, 50개 팀으로 구성된 각각의 그룹에는 난관에 봉착할경우 호출할 수 있는 코치가 있다. 마지막으로 재정적인 부분을 담당하는본사가 있다.
이것이 전부이다. 이 간단한 공식으로 뷔르트조르흐는 인사팀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5회에 걸쳐 네덜란드 최고의 고용주‘로 선정되었다. 또한마케팅 부서가 없음에도 ‘돌봄 분야 최고의 마케팅‘상을 수상했다.  - P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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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심, 수오지심의 의의와 한계
- 수치심은 권력자를 제어한다
- 권력자는 수치심을 느끼지 않는다
- 뻔뻔한 사람이 살아남는다

우리는 더 나은 지도자를 계속해서 원하지만 이런 희망은 너무 자주 좌절된다. 켈트너 교수는 그 이유에 대해 사람들은 친절하고 겸손한 덕분에 당선되더라도 권력은 이런 자질을 잃게 만들거나 애초에 그런 훌륭한 자질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계층적으로 조직된 사회에서 마키아벨리안은 한발 앞서 있다. 그들은 경쟁에서 이기는 궁극적인 비장의 무기를 가지고 있다. 그 무기는 뻔뻔함이다.

우리는 앞에서 호모 퍼피가 수치심을 느끼도록 진화했다는 것을 살펴보았다. 우리가 동물계의 모든 종 중에서 얼굴이 붉어지는 몇 안 되는 부류에 속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수천 년 동안 수치심은 지도자를 길들일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으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효과적인 장치일수 있다. 수치심은 규칙이나 규정, 비난이나 강압보다 더 효과적이다. 수치심을 느끼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제어하기 때문이다. 기대에 어긋났다고 느낄 때 또 자신이 가십의 대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사람들은 말에 자신이 없어지고 역력히 얼굴을 붉힌다" 수치심에는 분명히 어두운면(예를 들어 빈곤으로 인한 수치심)도 있지만 만약 수치심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사회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보라. 지옥이 열릴 것이다.

불행하게도 권력에 중독되었든 반사회병리학적 특성을 타고난 소수든수치심을 느낄 수 없는 사람은 항상 존재하기 마련이다.  - P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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