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신과 소속감
- 2020년 미 대선만의 얘기가 아니다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부정선거로 볼 것이냐 하는문제 같은 주제는 진실에 관한 것이지만, 진실은 우리가 이미 확인했듯ㅡ 확신과 신념의 다른 중요한 기능의 뒷전으로 밀려날 때가 많다. 그 기능은 바로 사회적 소속감이다.

복잡한 사회에서 살아가는 삶에서 집단으로 한데 뭉치고 연대하는 능력은 유익을 제공한다. 그런 이유로 진화 과정에서 그런 능력을 장려하는 특징이 살아남았다. 앞서 보았듯 세상에 대한 지식을 획득하고 신념을 형성할 때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전해준 정보에 의존한다. 우리에게 정보를 전달해주는 사람들은 우선은 부모와 교사지만, 삶을 살아가면서 우리가 속한 사회집단이 점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사회집단은 관심사와 세계관을 공유하므로 신념과 확신은 집단 소속감을 느끼는 데 중요할수 있다. 집단 내에서 공동의 신념으로 꽁꽁 뭉치는 힘 ㅡ 그와 더불어 많은 경우에 노선 이탈자나 다른 집단과 분리하는 힘 - 은 종교, 정치, 스포츠 등 거의 모든 삶의 영역에서 관찰된다. -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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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리스틱의 적응적 가치
- 결정하고 논거를 찾는다
- 결정은 휴리스틱에 맡긴다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에 따르면 우리의 세계상이 부모나 교사, 다른 권위자(가령 의류 매장 판매원)가 진실이라고 전달해준 데 기초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미국의 철학자 대니얼 데닛Daniel Dennett의 말마따나 우리에게는 엄청나게 복잡한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 굉장히 방대한 지식이 필요한데, 모든 지식을 세부적으로 검증할 시간이 없다. 

가령 당신이 한 부족의 구성원이고 그부족에서는 건강한 아이를 얻기 위해 신에게 염소를 제물로 바치는 관습이 있다면, 당신이 아이를 가졌을 때 제물을 바치는 걸그만두겠는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안전한 건 안전한 거니까!15

우리가 믿는 것과 관련해서는(그리고 실질적 이유에서 세부적으로는 검증할 수 없는 것에서) 그 내용이 진실이냐 아니냐보다 누가 우리에게 그 이야기를 했느냐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따라서 사람들이 진화론을 믿지 않고 지적 설계를 믿는다면, 그건 그들이 과학자보다 자신에게 이런 ‘진실‘을 가르쳐준 사람을 더 신뢰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아가 그들이 신뢰하는 사람들이 과학은 믿을 것이 못 된다고 말했다면 더더욱 그러하다. 

리처드 도킨스에 따르면 진화적으로 볼 때 이런 식으로 확신을 형성하는 행동은 굉장히 적응적이다. "자연선택은 어린아이의 뇌가 부모와 부족의 어른들이 하는 말은 뭐든 믿고 보게끔 한다." 16

우리가 가 어떤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 자체가 이런 결정을 뒷받침하는좋은 논지를 찾게 만든다는 결론이다. 우리가 해당 결정을 정말로 스스로 내렸는지, 아닌지와도 무관하게 말이다. 우리가 어떤 결정을 했다고 ‘믿는‘ 것만으로도 이런 결정이 옳다는 논지로 스스로를 (그리고 다른 사람을) 설득하기에 충분하다. 그러므로 어떤 확신이 타당한 이유를 적극적으로 찾아 논증하는 것이 원래 정보나 결정 과정보다 확신의 형성에 훨씬 중요한 것이다. -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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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비합리적인가?
- 비합리적 성향이 적응적이다
- 버스와 헤이즐턴의 오류관리이론




이런 종류의 지각 및 인지 왜곡은 화재경보기 원리를 따른다. 화재경보기는 되도록 지나치게 예민하게끔 설정되어야 한다. 아주 미미하고 아직은 위험하지 않은 연기에도 곧장 반응하게끔 설정되어야 한다. 소방대가 한번 헛수고를 하는 것이 (물론 한번 출동하는 데 드는 비용도 만만하지는 않다) 집 전체가 불에 휩싸이고, 인명 피해가 생기는 것보다(이것은 의심할 바 없이 훨씬 높은 비용이다) 낫다. 연기 감지 장치를 만드는 사람들은 그 감지기가 연기를, 화재 위험을 얼마나 현실적으로 평가하는지에는 관심이 없다. 

가능한 한 자립적으로 주변을 누비고 다녀야 하는 로봇과 관련해서도 비슷한 상상을 할 수 있다. 완전한 파손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기에, 연기 감지 원칙은 그에게도 유용할 수 있다. 여기서도 세계를 가능하면 현실에 충실하게 측정하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단순한 비용편익 - 계산이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우리 두뇌를 설계하는 진화에게는 우리가 세상에 대해 갖는 상이 얼마나 현실적인지는 ‘알 바 아니다‘.
진화는 뇌를 굉장히 예민한 패턴 인식 기계이자 행위 감지기계로 만들었다. 그렇게 해야 생존하고 번식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 결과 우리는 비합리적 결론, 확신, 행동으로 이어지는 인식적 오류를 저지른다. 그러나 오류 관리 이론에 따르면 이렇게 현실을 오인하는 것은 적응적일 수 있다. - P144

지각과 생각, 행동에서의 비합리성이 혹시 일어날 수 있는 실수의 비용을 계산하다 보니 나타난다는 생각을 오류 관리 이론 Error Management Theory, EMT이라 부른다. 미국의 진화심리학자 데이비드 버스David Buss와 마티 헤이즐턴 Martie Haselton 이 창시한 이 이론에 따르면 인지 왜곡과 그에 기반한 잘못된 확신은 결코 진화의 과실이나 인지적 충수돌기가 아니다. 오히려 그것이 전반적으로 적합성을 높이기 때문에 적응적인 특성이다.5 비합리적 확신은 실수율을 더 높일지 모르겠지만, 비용이 낮은 실수는 용인하고 높은 비용이 드는 실수를 피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실수율을 높이더라도 적응적인 행동인 것이다. -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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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의 진화정신의학적 설명




현대문명의 놀라운 성취가 만성질환 대부분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본다. 23 옛날 식량이 부족했던 시절에 먹지 못해도 축적된 에너지를 쓸 수있게 하면서 우리 조상들에게 도움을 주었기에 자연선택받았던 유전자 변이가 오늘날에는 비만과 당뇨 같은 문명 질환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24

조현병이나 망상 경향도 그와 비슷한 메커니즘으로 볼 수 있다. 작은 집단을 이루어 모여 살고, 빠듯한 자원을 두고 적과 경쟁해야 했던 선조들에게는 불신과 편집증적 경향이 생존에 유익을 주었을 것이다. 이를 통해 더욱 조심하고 위험을 더 빨리 알아볼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초자연적 힘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면 사회집단에서 명망을 얻었을 것이다. 우리가 오늘날 조현병의 특징으로 보는 정신병 증상은 원시사회에서는 저세상의 영이나 귀신과 접촉하는 것으로 해석됐을 것이고, 그런 증세를 보이는 사람에게 종종 사회적으로 특별한 샤먼이라는 지위를 부여했을 것이다.25

정신분열증을 경험하도록 하는유전자 변이는 원시인류가 수천 세대에 걸쳐 발달하는 과정에서 - 싯다르타 무케르지의 말을 빌리자면 - 유전적 향상을 의미했을 수도 있다. 반면 현대사회에서는 그것이 유전적 질환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 P117

조현병의 진화적 패러독스 관점에서 그런 정신증이 규칙적 또는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원시사회 공동체에서 크게 유익했으리라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정신증이 심하지 않거나 가벼운 환각 혹은 망상 증세가 샤먼 같은 특별한 사회적 역할을 할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건 상상이 간다. 유전적 위험 프로파일 역시 이것 아니면 저것의 문제가 아니라 정도 차이의 문제로,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경우 종의 생존과 재생산에 유익해 적응적이었을 수도 있다. - P121

 조현병에 대한 유전적 위험 프로파일을 지닌 사람이 특히 창조적일 수 있으며, 이것이 선택의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창의성은 정의하기 어려운 특성이지만, 대부분은 새로운 방식으로 사고하고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을 창조적이라고 일컫는다. 대부분의 사람과 다르게 생각하고, 주류에서 벗어나고, 잘 닦아놓은 길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 창조성의 전제다. 남들과 다르게 특별한 것은 한편으로 파트너를 구하는 데 유리할 것이다. 32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특이한 생각을 하는 경향은 생각과 경험에서 우왕좌왕 길을 잃고 헤매고, 현실에 발붙이지 못하고, 정신증을 앓을 위험을 동반하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창의성이 조현병의 진화적 모순을 푸는 하나의 열쇠가될 수 있을까? 이런 근사한 명제를 검증하기 위해 우리는 재생산의 불이익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 영역을 살펴야 한다. 따라서 중증 조현병을 앓다 보니 재생산율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아니라, 조현병은 없지만 정신증적 경험을 하는 사람들을 살펴야 하는 것이다. 별로 심하지 않은 수준의 조현병 증상에 대한 질문지를 통해 이런 사람들을 판별할 수 있다. 33 연구자들은 이런 연구를 통해 가볍게 정신증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따라서 특별한 지각 경험, 심하지 않은 망상적 사고ㅡ 실제로 굉장히 창의적이라는 사실을 신뢰성 있게 입증할 수 있었다.34 그러므로 천재와 광기는 통한다는 옛말이 일리가 있다고 하겠다.
- P122


가벼운 정신증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창의적일 뿐 아니라 재생산율도 더 높은가, 하는 질문이 남는다. 재생산율도 높아야 해당 유전자 변이에 대해 긍정적 선택이 일어난 것을 설명할 수 있을텐데 말이다. 영국의 행동생물학자 대니얼 네틀 Daniel Nettle은 이런 주제에 천착했다. 그는 몇 년 전 동료 헬렌 클레그 Helen Clegg와 함께 성인 수백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를 통해 정신증 경향, 창조성, 재생산 성공 간의 연관을 연구했다. 조사 대상자 중에는 작가, 예술가, 영화제작자를 비롯해 창조적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35 

설문 조사 결과, 신비한 생각이나 눈에 띄는 지각 같은 특별한 경험을 한다고 보고하는 사람중 창조적 직업군에 속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연구에서도 드러났듯 여기서도 정신증 경향과 창조성의 연관성이 확인된 것이다. 그러나 이 연구의 결정적 발견은, 특이한 경험을 한다는 응답과 삶에서 한 사람이 맺는 파트너 관계의 수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 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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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슈아 그린의 멋진 질문!!

- 집단 내 개인 이익의 갈등을 도덕의 진화를 통해 해결했다.
- 집단간 도덕의 갈등은 우리가 겪는 새로운 문제다.


이어지는 단상들
- 예송논쟁도 하나의 사례 아닌가? 전통사회 내의 도덕갈등은 다른 문제인가?
- 문명간 도덕적 갈등은 제국주의적 침략 과정에서 숱하게 경험하지 않았나? 인류학의 문화적 상대주의가 반작용으로 확대되지 않았나?
- 국민국가, 민주주의 틀 내에서 경험하는 정치적 갈등에 한정되나?





우리 인간의 안녕을 위협하는 두 가지 도덕적 비극이 있다. 최초의 비극은 공유지(Commons)의 비극이다. 이것은 이기심의 비극, 즉 개인들이 ‘나‘보다 ‘우리‘를 앞세우지 못해서 생기는 비극이다. 그리고 도덕성은 이 문제에 대한 자연의 해결책이다. 

반면에 현대의 새로운 비극은 상식적 도덕(Common sense morality)의 비극, 다시 말해 새 목초지에서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문제이다. 이 경우에 도덕성은 한편으로 해결책의 일부임에 틀림없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문제의 일부이기도 하다. 현대적 비극의 특징은, 똑같은 도덕적 사고가 한 집단 안에서는 협력의 기초가 되지만 집단 사이에서는 협력을 방해한다는 점이다. - P49

도덕성은 경합하는 데 관심이 있는 개인들이 함께 살고 번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반면에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와 비슷하면서도 한 수준 위에서 작동하는 도덕성이다. 다시 말해 ‘상반된 도덕‘을 지닌 집단들이 함께 살고 번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고이다. 

평범하고 일차적인 도덕은 서로 다른 이기적 관심을 지닌 사람들 사이의 불화를 해소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에게는 서로 다른 도덕적 이상을 지닌 집단들 사이의 불화를 해소할 수 있는 도덕 체계, 즉 고차 도덕이 필요하다. -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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