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상과 음모론의 차이점


심리학자 피아 랩버티와 그녀의 동료인 마인츠대학교의 롤란트 임호프 Roland Imhoff는 편집증적-망상적 확신 경향과 건강한 사람들이 음모론을 믿는 경향 사이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연구했다. 

기존의 연구 논문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두개의 온라인 설문 조사를 한 뒤, 그들은 편집증과 음모론을 믿는 경향 사이에는 명백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30 그에 따르면 편집증 특성을 지닌 사람들은 음모론을 믿을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이 연구는 이 둘 사이의 몇몇 중요한 차이도 밝혀냈다.

1) 편집증적 두려움은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관계되는 반면, 음모론은 특정 집단에게 악한 의도가 있다고 본다. 음모론은 대부분 권력과 영향력이 있는 엘리트들을 겨냥하며, 정부나 언론계 사람들에게 의심을 품는다. 

2) 또 하나의 차이점은 편집증적 두려움은 대부분 개인의 위험을 내용으로 한다는 것이다("그들은 나를 공격하려 해"). 반면 음모론은 보통 대중에 관한 것이다("그들은 키 작은 남자를 싸잡아 바보 취급을 한다고".

3) 통제 상실감도 비슷하다. 편집증적 두려움은 주변 개인적 영역에서의 통제 상실감을 특징으로 하는 반면, 음모론은 사회적 차원의 일에 영향을 끼칠 수 없다는 감정이 주를 이룬다. 임호프와 램버티의 말을 빌리자면 편집증과 음모론에 대한 믿음의 차이는 다음과 같다. "편집증이 있는 사람들은 모든 사람이 자신을겨냥한다고 보는 반면,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은 소수의 권력자들이 모두를 겨냥한다고 본다." - P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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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조직과 뇌
- 예측과 감각 데이터의 균형이 중요

위계질서적으로 높은 수준의 예측에 더 비중을 두는 것은 위계질서적으로 낮은 수준의 예측이 감각 데이터와 비교해 너무낮은 비중을 갖는 것에 대한 일종의 상쇄 메커니즘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시스템이 잘 돌아가려면 예측 위계질서상 낮은 수준에서의 불확실성으로 말미암은 ‘혼란‘이 위계질서상 높은 수준에서의 과잉 확신을 통해 정돈돼야 하는 것이다.

케임브리지대학교의 동료 파울 플레처 Paul Fletcher는 한 대화에서 위계질서의 낮은 영역에서 일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높은 영역이 그것을 넘겨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말은 가상의회사 PREDICT를 연상시킨다. 회사의 낮은 직급 실무자들이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가령 별로 중요하지 않은 정보에 너무 많은 중요성을 부여한다든지), 지도부는 잘못된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실무자들의 판단을 신뢰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면, 회사의 지도부는 자신들의 판단을 그것이 설사 틀린것일지라도 더 단호하게 위로부터 밀어붙일 것이다. 위로부터의 이런 보정은 내적 세계 모델의 질서와 일관성을 만들어내며, 그를 통해 불안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내적 세계 모델을 교정하기 더 힘들게끔 하고, 현실과의 연결을 잃게끔 할 수 있다. - P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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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  

망상자는 비정상적 현저성을 나타낸다

도파민이 과잉되면 일반적으로는 주목되지 않았을 감각적 

자극이 중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감각적 자극을 더 느끼는

현상을 비정상적 현저성이라 한다. 

망상경험자는 도파민 과잉이 있고 예측 모델보다

감각적 자극을 더 중시한다. 


가설 

예상하지 못했던 눈에 띄는 사건을 경험할 때,

이런 사건을 설명해주는 확신(내적 세계 모델의 일부)은

당사자의 마음을 매우 가볍게 해준다. 의미를 획득하고

지각과 확신 사이, 감각 데이터와 예측 사이의 불일치가

해소된다. 


의문

사물이 비정상적으로 눈에 띄는 현상은

오히려 기존 확신을 교정할 수 있게 하는데 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잠시 확신을 가질 수 있으나, 

감각 데이터가 불거지면 새로운 확신으로 대체할 것 

같다. 

문제는 망상 경험자들의 하나의 망상이 잘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망상적 확신이 정상적 확신에 비해 잘 교정되기 어렵다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추가 가설

예측에는 수준 차이가 있다. 높은 수준의 예측과 

낮은 수준의 예측이 있고 비정상적 현저성은 

낮은 수준의 예측이 감각적 데이터와 맞지 않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낮은 수준의 혼란을 높은 수준의 과잉 확신을 통해

정돈할 수 있다. 






위계질서적으로 높은 수준의 예측에 더 비중을 두는 것은 위계질서적으로 낮은 수준의 예측이 감각 데이터와 비교해 너무낮은 비중을 갖는 것에 대한 일종의 상쇄 메커니즘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시스템이 잘 돌아가려면 예측 위계질서상 낮은 수준에서의 불확실성으로 말미암은 ‘혼란‘이 위계질서상 높은 수준에서의 과잉 확신을 통해 정돈돼야 하는 것이다.

케임브리지대학교의 동료 파울 플레처 Paul Fletcher는 한 대화에서 위계질서의 낮은 영역에서 일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높은 영역이 그것을 넘겨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말은 가상의회사 PREDICT를 연상시킨다. 회사의 낮은 직급 실무자들이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가령 별로 중요하지 않은 정보에 너무 많은 중요성을 부여한다든지), 지도부는 잘못된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실무자들의 판단을 신뢰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면, 회사의 지도부는 자신들의 판단을 그것이 설사 틀린것일지라도 더 단호하게 위로부터 밀어붙일 것이다. 

위로부터의 이런 보정은 내적 세계 모델의 질서와 일관성을 만들어내며, 그를 통해 불안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내적 세계 모델을 교정하기 더 힘들게끔 하고, 현실과의 연결을 잃게끔 할 수 있다. - P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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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성의 조건
- 적절한 이유를 댈 수 있어야 한다
- 진술이 모순되지 않아야 한다 = 일관성
- 증거에 부합하고, 부합성에 맞춰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 = 인식적 합리성







최소한 합리성 문제는 어느 진술이 참인지 거짓인지하는 인식론적 질문을 훨씬 뛰어넘는다. 합리성이라는 개념은,
확신은 인간의 정신적 활동 혹은 정신적 상태와 관련된 것으로보며, 누군가가 진술하는 내용의 진실성뿐 아니라, 그 진술과 관련한 그 사람의 상태를 조명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한 인간의 확신을 어느 때 합리적이라고 칭할까? 확신에 적절한 이유가 뒷받침될 때, 그것이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적절한 이유는 확신을 이해하고 수긍하게 만드는 이유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한 가지 중요한 측면이 있으니, 한 사람의 확신이 서로 얼마나 일관성이 있는가 하는 것이다. 한 이론 안에서진술이 서로 모순되지 않아야 한다는 진리 정합론과 비슷하게, ‘합리성의 일관성 원칙‘은 한 사람의 확신이 그의 다른 확신 혹은 신념과 들어맞아야 함을 말한다.12 누군가 신이 지난 1만 년 사이에 인간을 창조했다고 굳게 확신하는 동시에 진화의 신기한 지식을 열정적으로 전파한다면 확신에 대한 근거 면에서 신뢰성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 P68

 환자는 확실한 증거 앞에서도 자신의 확신을 굽히지 않을 것이다. 주어진 증거에 확신을 맞추는 대신 자신이 지은 망상 건물의 가장 구석에서 증거에 반하는 논지를 끄집어낼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 환자의 확신이 내적 일관성이 있다해도, 그것을 명백히 비합리적인 것으로 본다. 주어진 증거와 부합하지 않고, 증거를 통해 그가 확신을 수정할 여지도 없기 때문이다.

이로써 우리는 사실에 근거한 ‘인식적 합리성‘이라는 기준에 도달한다. 즉 확신은 주어진 증거에 부합해야 하며, 이런 부합성에 맞춰 확신을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15 

인식적 합리성은 진리 대응론에 가깝다. 대응론은 이론이나 진술이 활용 가능한 증거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묻는다. 인식적 합리성은 한 인간의 확신이 주어진 증거에 어느 정도로 근거하며, 이런 증거에 어느 정도 스스로를 맞추는가 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인식적 합리성이 확신(내지 그 진술)이 참이라는 것 외에도, 그 확신이 어떤 근거를 바탕으로 하는지 묻는다는 것이다. - P70

일관성과 인식적 합리성 원칙은 서로를 배제하지 않는다. 확신의 합리성을 평가하는 데서 (1) 이 두 원칙 중 어느 쪽에 어느 정도 비중을 둘지는 (2) 어떤 증거를 활용할 수 있는지, (3) 이런 증거가 얼마나 믿을만한지에 따라 달라진다. 

검증 가능한 증거가 거의 없는 경우에는 일관성의 원칙이 더 강하게 부각된다. (검증 가능한 증거가 많은 경우 인식적 합리성 원칙이 더 강하게 부각된다)

그러나 인식적 합리성 원칙은 기본적으로 늘 앞에서 잠시 살펴본 인식론의 본질적 문제와 싸워야 한다. 즉 우리의 인식 능력이 제한되어 있어 절대적 진실을 진술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말이다. -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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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합리적 학자 vs. 우리의 뇌
- 우리 뇌는 진실에 관심 없다.
- 뇌는 자연선택에 관심 있다

예측의 정확성을 헤아릴 때 기준이 되는 것이 늘 확률뿐이라면, 뇌의 작동 방식은 최대로 인식적-합리적으로 행동하는 학자의 연구 방식과 같을 것이다. 

자, 이런 학자가 특정 상황에 대한 가설(예측)을 가지고 있다고 해보자. 그의 가설은 학술 연구 등 예전의 관찰에서 비롯된 이론이나 모델에 근거한다. 이 학자가 예전 연구들을 믿을 만한 양질의 연구라고 평가하는 경우, 그는 자신의 가설을 크게 신뢰할 것이다(높은 정확성을 띠는 예측에 해당). 그리고 그가 시행한 새로운 실험에서 가설에 위배되는 결과가 나와도 (예측의 오류!) 경험에 근거한 신뢰로 단박에 가설을 폐기하지 않고, 우선은 새로운 실험 결과가 맞는지 의심할 것이다. 실험 방법을 점검하고, 정말로 이 가설을 폐기해야 할지 알아보기 위해 후속 실험을 할 것이다. 

반면 자신의 가설이 예전의 연구 결과와 그다지 일치하지 않았던 경우(정확성이 낮은 예측에 해당) 그 가설에 그리 비중을 많이 두지 않았을 것이고, 새로운 실험에서 그 가설에 위배되는 결과가 나올 경우, 가설을 더 쉽게 폐기해버리고 이론을 수정할 것이다. - P213

반면 뇌에는 진실을 찾는 것(만)이 중요하지 않다. 또는 스티븐 P. 스티치의 말마따나 자연선택은 진실에 관심이 없다.26 그래서 자연선택을 통해 배출된 예측 기계 역시 최대로 높은 예측률에 주력하지 않고, 자신의 예측이 생존과 재생산 가능성을 최대화할 수 있게끔 한다.

4장 마지막에 우리는 확신의 진실성에 대한 선택의 압력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동시에 가령 비용이 많이 들지도 모르는 실수를 피하기 위한, 다른 쪽의 선택적 압력도 있다. 

이를 예측 처리 이론에 적용하면, 뇌의 예측도 마찬가지다. 진실된 예측이 생존과 번식에 도움이 된다면, 뭐 좋다. 그러면 우리의 뇌는 그런 진실된 예측을 하는 내적 세계 모델을 유지할 것이다. 그러나 생존과 번식에 장기적으로 유리하지 않으면 진실성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우리는 세상을 (…) 있는 그대로 지각하지 않고, 우리에게 유익한 대로 지각한다. 그러다 보면 주변을 체계적으로 ‘오지각‘할 수 있다. 적어도 진실성이라는 기준에서 보면 그렇게 말할 수 있다."27 - P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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