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없는 원숭이 (50주년 기념판) - 동물학적 인간론
데즈먼드 모리스 지음, 김석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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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 없는 원숭이는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초식성과 새로 획득한 육식성을 혼합하기 위해 어느 정도까지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었는가? 그 결과, 털 없는 원숭이는 정확히 어떤 종류의 동물이 되었는가 - <털없는 원숭이 (50주년 기념판) >, 데즈먼드 모리스 지음, 김석희 옮김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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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각은 너무 약했고, 청각도 별로 예민하지 못했다. 체격은 끈질긴 지구력을 요구하는 일에도, 번개처럼 빠른 단거리 경주에도 전혀 적합하지 못했다. 성격은 협동적이라기보다 경쟁적이었고, 계획을 세워 거기에 모든 노력을 집중하는 능력도 분명 부족했을 것이다 - <털없는 원숭이 (50주년 기념판) >, 데즈먼드 모리스 지음, 김석희 옮김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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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하는 원숭이가 어린애 같은 원숭이로 진화한 것이다. 진화 과정에서 이런 요술 같은 일이 일어난 경우는 결코 드물지 않다. 털 없는 원숭이 이외에도 수많은 동물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다. 간단히 말하면 그것은 유아기의 어떤 특성을 어른이 된 뒤에도 그대로 계속 간직하고 있는 것으로서, 전문용어로는 유태보존(幼態保存)이라고 한다. (유명한 본보기는 도롱뇽의 일종인 아홀로틀이다. 이 동물은 평생 동안 올챙이로 남아 있을 수 있고, 이런 상태에서 새끼를 낳을 수도 있다.) - <털없는 원숭이 (50주년 기념판) >, 데즈먼드 모리스 지음, 김석희 옮김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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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태어난 원숭이 두뇌의 크기는 다 자란 원숭이 두뇌의 70%에 이른다. 그리고 나머지 30%는 태어난 지 6개월 만에 재빨리 완성되어버린다. 어린 침팬지도 태어난 지 12개월 만에 두뇌 성장을 끝낸다. 반면에 갓 태어난 ‘호모 사피엔스’의 두뇌 크기는 완전히 자란 성인 두뇌의 23%밖에 되지 않는다. 태어난 지 6년 동안은 급속한 성장이 계속되고, 태어난 지 23년이 지난 뒤에야 겨우 성장 과정이 완전히 끝난다.
그렇다면 성적으로 성숙한 ‘뒤’에도 약 10년 동안 우리 두뇌는 성장을 계속하는 셈이다. 반면에 침팬지는 생식능력을 갖게 되기 6년이나 7년 ‘전’에 두뇌 성장이 완전히 끝난다 - <털없는 원숭이 (50주년 기념판) >, 데즈먼드 모리스 지음, 김석희 옮김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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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 육식동물은 먹이를 찾는 행동(사냥하고 죽이는 행동)과 먹는 행동을 구별한다. 이 두 가지 행동은 서로 다른 별개의 계통을 통하여 동기를 부여받게 되었고, 두 가지 계통의 상호의존관계는 부분적인 것에 불과하다. 이런 일이 일어난 이유는 먹이를 찾아서 먹기까지의 과정이 너무 힘들고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먹이를 먹는 행위는 먼 장래의 일이기 때문에, 죽이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보상이 되어야 한다. 고양이과 동물을 연구해본 결과, 먹이를 잡아서 먹는 과정이 더욱 세분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먹이를 잡아서, 죽이고, 준비하고(털을 뽑고), 먹는 행위는 제각기 별개의 동기부여 체제를 갖고 있다. 이런 행동양식 가운데 하나가 충족된다 해도 다른 욕구들까지 자동적으로 충족되지는 않는다.

과일을 따 먹는 영장류의 경우에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영장류는 먹이를 찾아서 바로바로 따 먹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먹이를 찾아서 먹기까지의 과정이 비교적 짧다. 따라서 그 과정을 별개의 동기부여 체제로 분할해야 할 필요는 전혀 없다. - <털없는 원숭이 (50주년 기념판) >, 데즈먼드 모리스 지음, 김석희 옮김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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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없는 원숭이 (50주년 기념판) - 동물학적 인간론
데즈먼드 모리스 지음, 김석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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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류의 세계에는 늑대처럼 떼를 지어 사냥하는 육식동물의 협동정신이 별로 존재하지 않는다. 경쟁과 지배는 영장류 세계의 독특한 풍조다. 물론 사회에서 높은 계급으로 올라가려는 경쟁은 영장류와 육식동물의 세계에 모두 존재하지만, 원숭이와 유인원의 경우에는 그 경쟁이 협동활동으로 누그러지지 않는다. 복잡하고 조직적인 작전도 필요 없다. - <털없는 원숭이 (50주년 기념판) >, 데즈먼드 모리스 지음, 김석희 옮김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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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에 대한 혐오감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학습의 결과인 문화적 현상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자기네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서, 비정상적으로 고립된 환경에서 자란 침팬지 새끼는 뱀을 처음 보았을 때 공포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실험 결과를 내세운다. 그러나 이런 실험은 별로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일부 실험에서는 실험 대상이 된 침팬지가 너무 어렸다. - <털없는 원숭이 (50주년 기념판) >, 데즈먼드 모리스 지음, 김석희 옮김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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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실험은 선천적 반응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오해한 데서 비롯된다. 선천적 반응은 캡슐에 싸여 있는 것처럼 외부 환경과 관계없이 성숙하는 것이 아니다. 선천적 반응은 오히려 선천적 감수성으로 간주되어야 한다. 침팬지 새끼나 인간의 어린이가 뱀을 싫어하고 무서워하려면, 어릴 때 두려움을 주는 수많은 대상과 부닥쳐 그것들에 대해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법을 배워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 다음에 뱀과 부닥치면, 다른 자극들보다 뱀에 대해 훨씬 더 격렬한 반응을 보일 것이다. 이것은 선천적 요소가 그런 형태로 나타났다고 볼 수밖에 없다. 뱀에 대한 두려움은 다른 대상에 대한 두려움보다 훨씬 강렬하고, 이런 불균형은 선천적 요인이다. 정상적인 침팬지 새끼가 뱀을 만났을 때 보이는 공포와 우리 인간이 뱀에게 보이는 격렬한 증오심은 다른 식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 <털없는 원숭이 (50주년 기념판) >, 데즈먼드 모리스 지음, 김석희 옮김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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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하는 동물과 싫어하는 동물은 정확히 무엇인가? 그것은 나이와 성별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가? 이 문제에 대해 믿을 만한 결론을 내리려면 엄청난 양의 증거를 모아야 한다. 그런 증거를 얻기 위해, 4세부터 14세까지의 영국 어린이 8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 <털없는 원숭이 (50주년 기념판) >, 데즈먼드 모리스 지음, 김석희 옮김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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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침팬지(13.5%), 2위 원숭이(13%), 3위 말(9%), 4위 부시베이비(8%), 5위 판다(7.5%), 6위 곰(7%), 7위 코끼리(6%), 8위 사자(5%), 9위 개(4%), 10위 기린(2.5 - <털없는 원숭이 (50주년 기념판) >, 데즈먼드 모리스 지음, 김석희 옮김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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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매력에 대한 첫 번째 원칙은 “동물의 인기는 그 동물이 갖고 있는 사람과 비슷한 특징의 수에 정비례한다”이고, 두 번째 원칙은 “어린이의 나이는 어린이가 가장 좋아하는 동물의 몸집에 반비례한다”이다 - <털없는 원숭이 (50주년 기념판) >, 데즈먼드 모리스 지음, 김석희 옮김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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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동물로 판다를 선택하는 것은 문화적으로 결정될지 모르지만, 그것을 선택하는 ‘이유’는 보다 깊고 보다 생물학적인 과정을 반영한다. 다른 문화권에서 똑같은 조사를 되풀이하면 인기 순위가 바뀔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역시 동물을 인간의 상징으로 간주하고 싶어하는 우리의 기본적인 욕구에 따라 좋아하는 동물이 선택될 것이다. - <털없는 원숭이 (50주년 기념판) >, 데즈먼드 모리스 지음, 김석희 옮김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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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말하기, 기분 말하기, 탐구적 말하기 그리고 몸손질 말하기
- 우리는 왜 사교 모임에 친숙하지 못한가?


우리가 여기서 다루고 있는 것은 최근에 ‘몸손질 말하기(grooming talking)’라고 부르게 된 네 번째 유형의 발성이다. 이것은 사교적 만남에서 볼 수 있는 무의미하고 정중한 잡담을 말한다. “날씨가 참 좋군요”라든가 “최근에 무슨 책을 읽으셨습니까?” 같은 형태의 말하기가 여기에 속한다. 이런 대화는 중요한 생각이나 정보를 교환하는 것도 아니고, 말하는 사람의 진정한 기분을 드러내지도 않으며, 미학적으로 즐거운 것도 아니다. 이 말하기의 기능은 상대편을 만나 인사할 때의 미소를 강화하고 사회적 연대감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것은 원숭이나 유인원의 털손질을 대신하는 우리 인간의 대용품이다. 이런 말하기는 비공격적인 사회적 관심사를 우리에게 제공하기 때문에, 비교적 오랫동안 같은 공동체의 일원으로 접촉할 수 있고, 그리하여 귀중한 집단의 결속과 우정을 키우고 강화할 수 있다. - <털없는 원숭이 (50주년 기념판) >, 데즈먼드 모리스 지음, 김석희 옮김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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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이 순전히 사교적 이유 때문에 모였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정보 말하기나 기분 말하기나 탐구적 말하기는 완전히 배제된 채 몸손질 말하기만 줄기차게 계속될 수도 있다.

칵테일 파티는 좋은 본보기다. 그런 파티에서는 ‘심각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주최자가 나서서 말리기도 한다. 예컨대 두 사람이 오랫동안 대화를 나누고 있으면 주최자가 그 사이에 끼어들어 대화를 중단시키고, 최대한의 사교적 접촉이 이루어지도록 몸손질해주는 짝을 계속 교체시킨다. 그리하여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은 몸손질 말하기를 가장 강하게 자극하는 ‘초기 접촉’ 상태로 되풀이하여 되돌아간다. - <털없는 원숭이 (50주년 기념판) >, 데즈먼드 모리스 지음, 김석희 옮김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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