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자의 상속녀 캐드펠 수사 시리즈 16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손성경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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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문화충전200%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엘리스 피터스(Ellis Peters)’의 ‘이단자의 상속녀(The Heretic’s Apprentice)’는 ‘캐드펠 수사 시리즈(The Cadfael Chronicles)’ 열여섯번째 책이다.


1143년 6월 19일, 수도원에 안면이 있는 한 손님이 찾아온다. 리수우드의 윌리엄 노인의 서기로, 그와 함께 순례를 떠났던 일레이브다. 그의 주인이었던 윌리엄 노인이 죽어 유언에 따라 그 시신을 고향으로 모셔온 것이다. 이는 의외로 완전히 환영받을만한 것은 아니어서 수도원 내에서도 논란이 있고 심지어 관련자들에게 미묘한 불안을 안기기도 한다. 그리고 이는 곧 두가지 부정적인 방식으로 즉 이단 고발과 살인 사건이라는 것으로 발현된다.

중세와 기독교라고 하면 빠질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단심문이 아닐까 싶다. 종교의 권위가 강했던만큼 모두가 두려워했을, 그러면서도 그걸 꽤나 정치적으로 이용해먹었던, 어쩌면 다들 알고 있었으면서도 개인적 이득과 사회적 두려움 때문에 입다물었던 그것을 소설은 그리 자극적이지는 않게 담아낸다.

이 시리즈가 꽤 역사적 사실과 당대를 잘 그려낸 것이라는 걸 생각하면 일반적으로 인식되는 것처럼 이단심문이나 마녀재판 같은 것이 그렇게까지 악의적이고 대중적으로 횡행했으며 무뇌아적인 것은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다 싶다.

다만, 그게 인간의 욕심이나 악의에 의해 행해졌다는 것만은 크게 다르지 않아서 인간 세상이란 세부적으로는 좀 다른게 있을지도 모르지만, 과거나 현재나, 과장된 것이나 실제에 가까운 것이나 넓게보면 크게 다를 것도 없다는 생각을 하게도 한다.

이야기는 거기에 살인 사건과 고인의 유품에 대한 비밀같은 것을 더하면서 꽤 흥미롭게 이어진다. 진실을 밝혀내는 캐트펠 수사의 활약이나 매력적인 캐릭터, 인간들이 얽히며 만들어내는 이야기도 꽤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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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루인 수사의 고백 캐드펠 수사 시리즈 15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송은경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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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문화충전200%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엘리스 피터스(Ellis Peters)’의 ‘할루인 수사의 고백(The Confession of Brother Haluin)’은 ‘캐드펠 수사 시리즈(The Cadfael Chronicles)’ 열다섯번째 책이다.


1142년 겨울, 스티븐 왕과 모드 황후의 싸움이 계속되는 가운데, 폭설이 내렸던 수도원에서는 지붕 작업을 하다가 할루인 수사가 큰 사고를 당해 죽음이 임박하게 된다. 스스로도 상태가 심각하다는 걸 느꼈는지 할루인 수사는 마지막이 될지 모를 고해를 원하고, 헤일스의 드 클리어리와 관련된 심각한 과거를 털어놓는다. 그리고 최대한 회복하여 속죄를 위한 순례를 떠나길 희망한다.

이번 권은 일종의 종교 드라마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인륜적으로는 물론 특히 카톨릭에서는 더욱 중하게 여겨질만한 과거를 가진 수사를 주요 인물 중 하나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이야기도 큰 틀에서는 속죄를 위한 순례에 나서면서 겪는 일들을 그리는 것인만큼 자연스레 좀 종교색을 띈다. 그의 과거 행적이나 진실, 그리고 깨달음 같은 것도 조금은 그렇다.

한편으로는 그렇게 된 사연에 역사적인 이야기가 섞여있고, 또한 새롭게 만나게 되는 일들에 뜻밖의 사실이나 미스터리적인 요소가 섞여있기도 해서 소설은 처음 얘기됐던 것처럼 마냥 단순하게 흘러가지만은 않는다. 나름 복잡 미묘하게 얽힌 사연과 감정들은 어떻게 보면 지저분하고 또 어떻게 보면 사실적이라 할 수도 있는 드라마를 만들어내고, 그게 이야기를 나름 지루하지 않게 풍부하게 꾸민다.

좀 종교색을 띈다고 하긴 했지만, 딱히 교조적이지도 않고 인간 드라마적인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무난하게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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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의 턱뼈
에드워드 포우위 매더스 지음, 성귀수 옮김 / 이타카북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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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문화충전200%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토르케마다(Torquemada)’로도 알려진 ‘에드워드 포우위 매더스(Edward Powys Mathers)’의 ‘카인의 턱뼈(Cain’s Jawbone)’는 가장 어려운 퍼즐이라고도 불리는 미스터리 퍼즐이다.


왜 ‘가장 어려운 퍼즐’이라고 수식하는지는 단순하고 분명하다. 퍼즐이 100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으로 이뤄져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퍼즐의 목표 중 하나는 이것들을 단 하나의 올바른 순서대로 나열하는 것이다. 이는 무려 9.33e+157 가짓수에 달하는 가능한 조합 중 하나를 찾아내야 한다는 말이다.

퍼즐의 또 다른 목표는, 총 6건의 살인에 대한 희생자와 실인자, 그리고 살인 방법을 밝히는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그런 답을 도출해냈는지 풀이 과정을 설명할 수 있어야만 바야흐로 이 퍼즐의 당당한 정답자라 할 수 있게 된다.

퍼즐은 1934년 처음 퍼즐북의 일부로 포함되어 출간되었을 때부터 몇차례 해답자를 찾는 대회를 개최했는데, 그렇게해서 공식적으로 해답자로 인정된 사람이 지금까지 겨우 네명밖에 안된다고 한다.

나름 거액(2019년 대회의 상금은 $1000였다.)의 상금을 건 대회를 하는만큼 퍼즐의 정답은 공개되어있지 않은데, 유출도 없었던 것을 보면 해답자들은 모두 순수하게 퍼즐 풀이의 즐거움을 아는 이들이었거나 어쩌면 상금을 받는 조건 중에 해답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포함되었을지도 모르겠다.

한국에서도 2024년 한국어판 출판 펀딩을 기념하며 정답 응모 챌린지를 했었는데, 당시엔 정답자가 나오지 않았다고. 새로운 정답 응모 챌린지가 열린다면, 그 때는 한국에서도 정답자가 나올 수 있을까.

한국인 정답자가 나오는 것에 대해 조금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이 퍼즐이 단순히 그 분량때문이 아니라 퍼즐 자체의 난도가 높아서 어렵운 것이라서다. 애초에 쓰인 문장부터가 일상적인 것이 아니다. 거기에 역사나 문학 등에 대한 추가적인 지식을 요하기도 하고, 암호나 언어유희같은 것도 포함되어있어 내용 자체를 올바로 파악하는 것부터 문턱이 있다. 얼핏 읽었을 때는 이게 무슨말인가 싶을 정도다. 소설처럼 가볍게 읽어보는 정도로는 전혀 정답이 유추할 수 없다는 말이다.

한국인들은 아마 영어도 알아야 할 것이다. 한국어로는 제대로 표현하기 어려운 문장도 있기 마련이고, 심지어 애너그램(Anagram)이나 스푸너리즘(Spoonerism)같은 말장난 같은 것을 사용했다면 완전히 한국어에 맞는 새로운 말장난을 만들어낸 게 아닌 이상 원문과 그 철자까지 확인하지 않고서는 아마 거의 알아보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영어원문을 함께 수록한 것도 아마 그런 한국어판의 한계 때문일거다. 그러니 난도는 더 올라갈 수 밖에.

최근의 정답자는 코로나19 때문에 집에 갇혀있었던 덕분에 무려 6개월에 걸쳐서 답을 도출해낼 수 있었다고 하는데, 롱폼보다 쇼츠를 즐기고 빨리빨리에 익숙해져있는 한국인들 중에서도 과연 정답에 이르는 이가 나올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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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란의 여름 캐드펠 수사 시리즈 18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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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엘리스 피터스(Ellis Peters)’의 ‘반란의 여름(The Summer of the Danes)’는 ‘캐드펠 수사 시리즈(The Cadfael Chronicles)’ 열여덟번째 책이다.



1144년 여름, 캐드펠 수사는 관구 부활을 위한 교회 사절로 마크 수사와 함께 고향인 웨일스로 향한다. 그리고 웨일스와 잉글랜드의 복잡한 정세에 얽혀 몇가지 일들을 겪게 된다.

이번 권은 미스터리보다는 좀 더 본격적인 역사 드라마 같은 느낌이다. 잉글랜드만해도 정세가 그리 단순하진 않은데, 거기에 웨일스나 덴마크까지 엮여있다보니 기존보다 더 복잡해진 느낌이다. 여러 인물들이 각자의 목적이나 손익 등에 따라서 얽히고 설켜있기 때문에 흐름을 차분히 잘 따라가야 한다.

그렇다고해서 딱히 막히거나 하지는 않는다. 워낙에 인간 심리나 인간사 같은 걸 잘 그리는 작가라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부드럽게 잘 읽히는 편이다. 역사적인 정세 등도 흐름에 따라 수월하게 읽어나갈 수 있다.

퍼즐성 있는 사건을 마딱뜨려 범인을 찾고 해결을 한다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여러 정치와 전쟁 상황, 인간들의 마음이 뒤섞여 있는 상황 등을 마주하게 되면서 당초의 목적과 마주한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해 활약하며 해쳐나가는 것은 꽤 볼만하다.

다만, 영국 역사를 꽤 강하게 다루고 있기 때문에 역사적인 배경을 그렇게 잡은 건 알겠지만 그래도 추리 미스터리의 일종으로서 이 시리즈를 보고 있다면 이게 좀 무겁게 느껴질만도 하다. 반대로 역사 소설, 특히 영국 역사를 다룬 소설을 즐긴다면 잘 짜면 역사적 이야기가 그만큼 더 흥미롭게 다가갈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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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땅 캐드펠 수사 시리즈 17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송은경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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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엘리스 피터스(Ellis Peters)’의 ‘욕망의 땅(The Potter’s Field)’는 ‘캐드펠 수사 시리즈(The Cadfael Chronicles)’ 열일곱번째 책이다.


1143년, 호먼드와의 토지 교환 얘기가 오가고 양측 모두에게 이득이 될거라는 판단하에 거래 후 경작을 위해 쟁기로 땅을 갈아엎는데, 대단히 잘못된 발견을 하고 만다. 반쯤 썩은 천 가닥, 그리고 누군가의 기다란 머리 타래다.

땅 속에 묻힌 시체의 정체를 밝힌다는 건 꽤나 어려운 일이다. 상당한 과학적 진전을 이뤄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볼 수 있는 현재에도 그렇다. 오죽하면 ‘신원미상인(John Doe/Jane Doe)’같은 게 여전히 있겠나. 심지어 썩기까지 했다면, 사실상 반쯤은 포기해야 한다고 봐도 좋다. 노력을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실력이 있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그보다는 오히려 꽤 많은 운이 따라줘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걸 무려 12세기 중세에 밝혀내려 한다는 건 꽤 흥미롭다. 소설은 지역적 특성과 그곳의 역사를 쫒아가며 꽤 설득력있게 시체의 신상과 사인에 대해서 밝혀나간다. 그리고 거기에 책임이 있는 사람까지도.

묻혀있던 비밀을 밝혀나가는 것이기는 하지만 퍼즐적인 재미요소가 강하다기보다는 인간 드라마의 비중이 더 큰 느낌도 든다. 그만큼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과 그 일을 겪어내는 인물들의 심정같은 걸 잘 보여준다. 그래서 비록 그들의 모든 선택과 행동이 온전히 납득이 가는 것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심정적으로는 공감할 수 있게 만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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