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혼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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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혼’은 우주 전쟁을 소재로 한 SF 소설이다.



SF는 일단 Science Fiction의 약자라고 얘기하기는 한다만, 때론 Science Fantasy라고 일컬어지기도 할 정도로 쫌 과학과 공상이라는 경계에서 아주 얇은 줄을 조심스럽게 타는 그런 장르라고 할 수 있다. 충분히 다가올 미래를 상상해 치밀하게 그리기도 하지만 아무리 과학적 배경 지식 등을 기본으로 하더라도 거기에 픽션적 아이디어를 더하고 상상력을 발휘해 부풀려서 만들어낸 이야기를 하다보니 과학을 넘어 공상에 가까운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SF의 번역인 ‘공상과학’은 그런 점에서 실로 장르의 특성을 제대로 집어낸 번역인 셈이다.

장르 자체가 이렇다보니 SF는 누가 어떻게 썼느냐 뿐 아니라 얼마나 과학적 상식과 상상력이 있는 사람이 보았느냐에 따라서도 또한 작품의 질이 크게 달리 느껴지는 특이한 성격을 갖고있다.

또, 언제 보느냐에 따라 그 감상이 크게 달라지는 장르기도 한다. 어떤 것은 허황되어 보였던 것이 실제로 이루어지면서 그 선구안에 놀라게 만드는가 하면, 반대로 작품에서와 같은 상상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것으로 밝혀지면서 완전히 판타지적인 것으로 전락하기도 한다는 말이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이 무려 11년 전에 나온 것이었다는 건 개인적으로 꽤나 놀라운 점이었다. SF적인 상상력, 그로인해 변해가는 각 캐릭터들의 서사,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전달하는 힘 같은 것이 꽤 좋아서다.

물론 이건 전면적인 개정을 거쳤기 때문인 것도 있을거다. 우주함선을 타고 전쟁을 벌인다는 꽤나 옛스러운 모습이나 연출을 하면서도 판타지같고 시대에 뒤떨어지거나 촌스럽게 느껴지지는 않았던 건 그만큼 지금에 맞게 잘 개정해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그럼으로써 원작을 몰랐던 지금의 독자들에게 이 작품을 알 수 있게 해준게 좋다.

기본은 바꾸지 않았다고 하지만, 그래서 11년전 원작과 개정본은 어떻게 달라진 건지, 과연 나중에 또 다시 개정본이 나오게 될지도 쪼금 궁금하다.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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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으로 갈게
임태운 지음 / 북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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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으로 갈게’는 꿈을 소재로 한 SF 소설이다.

솔직히, 별로 신선하거나 그런 소설은 아니다. 소재도 그렇고, 그걸 어떻게 풀어내느냐 하는 전개 방식도 생각보다 고전적인 SF의 그것을 닮아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주요하다 할 수 있는 부분까지도 좀 그렇기 때문에, 보다보면 생각보다 기시감을 많이 느끼게 되는 소설이기도 하다.

조금 다르게 말하면, 이미 이야기된 소재와 전개를 가져와 자기 이야기로 잘 사용한 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전의 장편소설 ‘화이트블러드’때도 그랬지만, 꽤나 익숙한 것들을 가져오면서도 그걸 살짝 다르게 바꾸거나 조금 낯설게 만듦으로써 기존과는 다른 소설처럼 써내는 솜씨가 꽤나 나쁘지 않은게 아닌가 싶다.

이야기를 이루는 소재와 설정을 드러내는 방식도 그렇고, 거기에 약간의 미스터리 요소를 도입해 그것에 대해 궁금해하거나 어떻게 풀어질지를 보는 재미를 더하기도 했고, 일종의 모험물적인 성격과 성장물의 요소를 갖게 한 것도 결론적으로는 꽤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어떻게 보면 이미 본, 그래서 자칫 식상한 아이디어나 뻔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그걸 흥미를 붙이고 볼 수 있게 한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물론 이런 특성상 엄청 대단한 무언가를 남긴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나, 일종의 엔터테인먼트로써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꽤 볼만한 소설이 아닌가 싶다.

가볍게, 흥미롭게 볼만한 SF를 찾고있다면 고려해볼만하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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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 파더스 하 : 황야의 사고뭉치들 잠뜰TV 본격 오리지널 스토리북
루체 그림, 김수경 글, 잠뜰TV 원작 / 서울문화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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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 파더스: 황야의 사고뭉치들 (하)’는 동명의 컨텐츠를 기반으로 한 잠뜰TV 본격 오리지널 스토리북 완결권이다.

한마디로 말해, 적당한 짬뽕 모험극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만약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Indiana Jones Saga, 1981~2023)나 영화 구니스(The Goonies, 1986)같은 것을 재미있게 봤었다면 그걸 봤을 때와 유사한 감성 혹은 추억이 일면서 재미를 느낄만한 부분들이 있다.

적당히 현실적인 요소를 가진 배경에 신화 또는 오파츠적인 면을 가진 다소 판타지적인 요소를 배합한 것도 그렇고 그걸 통해 여러 장소를 오가며 소위 모험을 하게 된다는 것도 꽤나 그렇다.

전편에서도 그렇듯, 그런 추억적인 요소는 나름 잘 살린 편이다.

그를 떠나 이야기 자체의 완성도나 완결성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사실 그렇게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그렇게 만드는 꽤 많은 점이, 애초에 이 소설이 게임 컨텐츠라는 원작을 소설로 옮긴 것이라는 한계가 있다는 거다.

게임 컨텐츠는 실황이라는 묘미가 있고, 그게 여러가지 부정적인 면들을 상쇄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이야기에서 채 풀리지 않는 복선같은게 남더라도 모든 분기를 1회차에 다 경험하지 못하게 만드는 게임물의 특성상 이해할만하고, 이야기가 갑작스레 중간에 뚝 끊기더라도 전형적인 게임식 전개라며 감안해주기도 한다는 거다.

그렇기에 그걸 소설로 옮길때는 그런 게임물의 특징을 벗어나 완전히 새롭게 쓸 필요가 있는데, 이번 소설도 그렇게는 하지 못했다. 그래서 연결과 전개가 이상하거나 어색한 부분들이 있다.

그래도 짬뽕식 모험물로서는 나름 보는 맛도 있으나, 역시 소설로서의 완성도는 좀 떨어져 아쉬움이 남는다. 애초 컨텐츠를 기획할 때 생각했던 뒷배경이나 예상 전개 등도 있었을텐데, 그런 것까지를 참고해 원작 컨텐츠에서 벗어난 완전 새로운 이야기를 썼으면 어땠을까도 싶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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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시 4분 라임 청소년 문학 63
코니 팔름크비스트 지음, 윤경선 옮김 / 라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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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니 팔름크비스트(Conny Palmkvist)’의 ‘0시 4분(Fyra minuter över tolv)’은 엄마의 죽음을 맞이하는 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흔히 그런말을 하기도 한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고. 그 말은 누구도 막을 수 없다는 것, 결국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게 언제 어떻게 다가오느냐에 따라서 이성과는 달리 좀처럼 받아들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소설 속 소년처럼 말이다.

엄마의 죽음을 앞둔 ‘니콜라스’가 그걸 계속해서 회피하려고 하는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그 중 하나는 엄마와 있었던 후회되는 일들이 계속해서 남아 그를 괴롭힌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미처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는 거다.

그런 그에게 뜻밖의 기회가 주어지고, 그는 과거로 돌아가 후회스러웠던 과거는 물론이고 가능하다면 엄마의 죽음까지도 바꿔보려고 한다.

뻔하다면 뻔한 이야기다. 그동안 수없이 똑같이 반복되어온, 그래서 거의 장치나 묘사적인 클리셰를 넘어 처음부터 끝까지 전체가 정해진 틀로 찍어낸 것처럼 익숙한 기시감을 주기 때문이다. 저자는 심지어, 일부 소재나 표현 등을 제외하면, 그것을 벗어나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읽히고 또 마음을 움직인다. 뻔하다는 건 그만큼 쉽게 공감할만하다는 것이라서다. 정말로 후회하는 일, 바꾸고 싶은 일은 누구에게나 있지 않던가.

그것을 단순히 판타지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그를 통해 소년이 깨닫고 변화하고 성장하는 것을 보여주기에 어쩌면 더 이입하게하고 여운을 남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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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꽃의 나라 영덜트 시리즈 1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 지음, 실(Yssey) 그림, 조현희 옮김 / 희유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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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시스 호지슨 버넷(Frances Hodgson Burnett)’이 쓰고 ‘실(Yssey)’이 삽화를 더한 ‘푸른 꽃의 나라(The Land of the Blue Flower)’는 영덜트 시리즈 첫번째 책이다.

희유 출판사에서 시작한 영덜트 시리즈는 어른을 위한 그림책 프로젝트다. 그를위해 적절한 동화를 선정하고 거기에 삽화를 더해 그림책으로 만들었는데, 그 첫번째인 이 책은 어른을 위한 그림책이라는 컨셉이 꽤나 잘 어울리는 동화다. 동화 자체가 꽤나 현실적인 시사점을 갖고있기 때문이다.

일종의 선인의 지혜라거나 자기계발서와 같은 내용을 담고있는 이야기는 여러가지 면에서 생각할거리를 준다.

하나는 개개인이 자신의 상황을 마주하고 그에 대한 반응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것이다. 어떤 일이 있을 때 그 순간에 휩쓸려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그 뿐이랴. 감정의 해소라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보기도 한다. 저자는 그게 정말인지를 다시 생각해보라 한다.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 공포가 다가올 때, 절망적이라는 생각이 덮쳐올 때 그것에 취해 있는 것은 과연 우리에게 무엇을 가져다줄까.

이야기는 또 한편에서 리더가 지녀야 할 덕목과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권력을 이용해 사람들을 휘어잡고 휘하를 통치하려하는 것만이 과연 올바른 것일까.

그런 왕과 그와는 전혀 다른 두 왕을 비교하고 각각이 무엇을 낳을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리더란 결국 희망을 주는 존재여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다소 판타지적인 동화로 그걸 담아내는 것도 잘 했고, 삽화도 어울려서 꽤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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