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게? 꼬마숲 그림책 1
김주경 지음 / 도토리숲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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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게?’는 어떤 사람인지를 동물로 비유해 풀어낸 마치 스무고개같은 그림책이다.

이 사람은 마치 문어처럼 한꺼번에 여러 일들도 뚝딱 해낸다. 또 부엉이처럼 모르는게 없고, 앵무새처럼 할일을 끊이없이 얘기하는가 하면, 힘들고 지쳤을 때는 코끼리처럼 번쩍 들어주기도 한다. 그리고 하루가 끝나면 곰처럼 포근하게 안아주는 사람.


이 사람은 누구인지는 보다보면 누구나 손쉽게 떠올릴 수 있다. 마치 스무고개같은 비유 하나하나가 점점 그 사람 하나만을 떠오르게 해주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가진 여러 면모를 단지 설명만 하는게 아니라 그걸 적절한 동물들로 비유해서 보여주는게 꽤 볼만하고, 실제 동물과는 딱 들어맞지 않는다고 해도 어떤 느낌인지 쉽게 연상되도록 그려서 그리 어색하지도 않다.

따뜻하고 밝은 색감과 예쁜 그림만으로도 좋지만, 동물의 눈 부분에 구멍을 뚫어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한 것도 좋다. 다만, 오른쪽 페이지의 눈 부분은 잘 들어맞는데 비해 왼쪽 페이지의 구멍은 그 아래 그림으로 제대로 매꿔지지 않는것은 조금 아쉽다. 조금만 조정했으면 됐을 것 같아 더 그렇다.

그래도 그림도 좋고, 의미도 있어, 보면 미소짓게 만든다. 답을 알려주지 말고 아이 스스로 누군지 맞춰보게 하는것도 재미있겠고, 답을 안 후에는 또 다른 특징은 무엇이 있고 그건 어떤 동물과 비슷한지 생각해 보는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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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한 나로 사는 법 - 내 안의 숨은 긍정 기질을 깨우는 43가지 인생 기술
다케다 소운 지음, 김지윤 옮김 / 글담출판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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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케다 소운(武田 双雲)’의 ‘민감한 나로 사는 법(敏感すぎて傷つきやすいあなたへ)’은 민감하고 예민해서 다른 사람을 지나치게 신경쓰고 쉽게 상처받는 사람들을 위한 자기계발서다.

‘긍정적이고 작은 일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같다’는 평을 듣는다는 저자도 어렸을 때는 민감하고 예민해서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그랬던 그가 지금처럼 바뀐것은 그 민감함을 부정적인 것보다 긍정적인 쪽으로 살려서라고 한다. 그러면서 부정적인 면은 ‘괜찮아’라면서 달래는거다. 이 책에는 그런 저자가 제안하는 방법 43가지가 담겨있다.

이 방법이라는 것들은 제목만 보면 그저 그래 보인다. 특별한 얘기를 하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상당수는 많이 들어본 것이기도 하고. 이게 ‘민감한 것’과는 또 무슨 관계가 있나 싶기도 하다. 그래서 처음엔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하는 얘기를 보니 예를 드는 것도 적절하고 왜 이런 얘기를 꺼냈으며 민감한 사람들은 어떻다는 건지도 잘 들어온다.

저자가 남을 가르치는 직업(서예교실을 한다)을 해서인지, 얘기도 쉽고 편하게 잘한다. 그래서 자기계발서 치고는 꽤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여기에는 삽화도 한 몫 한다. 드문 드문 들어있는 삽화는 저자가 얘기하는 주제를 담고 있으면서도 코믹하게 그려져 있어서 잔잔하게 읽다가 보면 순간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자기계발서는 딱딱하거나 훈계하는 것들도 많아서 거부감이 들기도 하는게 편하게 읽을 수 있는게 좋았다.

저자가 얘기하는 내용들은 일반적이라 민감한 사람들 뿐 아니라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알아두면 좋다. 계속 신경 쓰이거나 부정적인 감정이 들 수 있는 상황을 보다 빡빡하지 않게 넘길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무겁지도 않으니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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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살다 나답게 죽고 싶다 - 품위 있는 죽음을 위한 종활 일기
하시다 스가코 지음, 김정환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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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시다 스가코(橋田 壽賀子)’의 ‘나답게 살다 나답게 죽고 싶다(安楽死で死なせて下さい)’는 고령화시대에 결코 눈을 돌려서는 안될 문제인 안락사에 관한 개인적인 의견과 이야기들을 담은 책이다.

책은 먼저 저자이자 일본 TV 드라마에서 여러 작품들을 썼던 하시다 스가코가 자신의 어렸을 때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한국 사람에게도 뼈 아픈 일제강점기와 제2차 세계대전 때의 일이다.

당시는 일본인들이 제국주의에 물들어 있던 때이기도 했고, 전쟁으로 정신이 없기도 했기 때문에 살아 있다는게 그렇게 좋은 일이라고만은 할 수 없었다. 오죽하면 ‘차라리 잘 돌아가셨다’는 생각까지 했으랴. 하지만, 이런 죽음과 가까운 삶을 살았었기 때문에 작가는 더욱 죽음이나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생각하는게 자연스러웠던 것 같다. 물론, 그녀가 벌써 아흔이 넘겨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가 됐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원하는게 ‘안락사’다. 견디기 힘든 고통을 계속해서 받거나, 자신이라고 할 수 없을만한 인지상실(그러니까 치매)로 그저 연명만을 하는 삶은 살고 싶지 않아서다.

의학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잘 죽지 않게 됐다. 점적 주사, 위루술, 그리고 장기마저 기계로 대체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거기에 인간이라 할만한 정신과 삶, 그리고 행복이 없다면 과연 그걸 ‘인간의 삶’이라고 할 수 있을까. 게다가 그가 이미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고령이거나 불치의 병으로 남은 삶이 얼마 남아있지 않다면? 그런데도 고통만을 안겨준다면? 그런 육체의 짧은 연명에 대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차라리 본인의 뜻에 따라 안락사를 허용해주는게 낫지 않을까. 이미 몇몇 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다는 조력자살도 좋다. 악용될 것을 우려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래서 더욱 빨리 또 깊게 생각해봐야 한다.

작가는 책을 통해 왜 안락사를 원하는지, 또 어떻게 하면 좋을 것 같은지를 다양하게 얘기하는데 모두 상당히 공감이 갔다. 나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해본적이 있어서 더 그렇다.

이제는 정말로 진지하게, 안락사 문제를 생각해봐야 할 때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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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가방을 멘 예똘이
김용삼 지음 / 아주좋은날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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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가방을 멘 예똘이’는 아빠를 잃은 예똘이가 슬픔을 이겨내는 모습을 그린 그림책이다.

예똘이는 하늘나라로 간 아빠를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하지만, 엄마가 알면 슬퍼할까봐 내색하지 않으려 한다. 그러고는 학교에 가려고 가방을 메고 나서는데, 이상하게 가방이 무겁다. 자기도 모르게 털썩 주저않아버릴 정도다. 그래서 봤더니 왠 덩치 큰 곰이 들어있는게 아닌가. 곰은 이대로면 학교에 늦을거라며 놀리기만 할 뿐, 아무리 꺼내보려고 해도 꼼짝도 않는다.

예똘이는 어쩔 수 없어 그대로 메고 학교로 향하지만, 결국 얼마 못 가 땀을 뻘뻘 흘리며 주저않게 된다. 그 때, 가로수가 산들거리는 나뭇잎으로 예똘이 이마에 흐르는 땀을 사알 닦아준다. 거기서 예똘이는 아빠의 다정한 손길을 떠올린다.

그 후에도 멧돼지가 힘들게 할 때는 육교가, 여우가 그럴 때는 거울이 나타나 예똘이를 위로하고 아빠와 함께했던 추억을 떠올리게 하며, 아빠는 이제 비록 다시 만날 수 없지만 예똘이의 안에 함께 살아있음을 깨닫게 한다.

여기서 곰, 멧돼지, 여우는 예똘이의 괴로움과 슬픔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들이 책가방에 들어 앉아 어떻게 해도 떨어지지 않는 것은 가족의 죽음이라는 것이 그처럼 쉽게 떨쳐지지 않는다는 것을 나타낸다. 하지만, 가로수와 육교처럼 아빠와 함께 했던 것에서 쉽게 추억을 떠올리고 그 날의 행복을 돌이켜 볼 수도 있다. 그리고 아빠의 분신이라고도 할 수 있는 자신에게서 아빠의 모습을 찾을 수도 있다. 이런 것들이 계속 아빠를 추억하고 기릴 수 있게 하며, 또한 슬픔을 이겨낼 수 있는 힘도 되어줄 것이라고 얘기한다.

책은 마치 판타지 세계를 들렀다 오는 것 같은 이야기를 통해 내용을 함축적으로 전달하기에 꽤 묵직한 느낌을 준다. 학교를 가는데 꼭 필요한 책가방과 거기에 들은 어찌할 수 없는 것들을 통해 예똘이의 슬픔과 그 무게, 그리고 이겨내는 과정을 노골적이지 않으면서도 확실하게 표현한 것도 좋았다. 비유적인 표현이 이야기를 더 돋보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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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nd Up - 초급과 고급 과정의 실전 페미니즘
율리아 코르빅크 지음, 김태옥 옮김 / 숨쉬는책공장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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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리아 코르비크(Julia Korbik)’의 ‘Stand Up 초급과 고급 과정의 실전 페미니즘(Stand Up. Feminismus für Anfänger und Fortgeschrittene)’은 페미니즘에 대한 기초부터 깊은 얘기까지 나누는 책이다.

페미니즘이란 무엇일까. 여러가지 표현이 있지만, 가장 간단하게 말하면 ‘여성들도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걸 요구하는거다. 즉, 동등권을 주장하는거다. 이제까지 여성들이 사회적으로 약한 권리를 가졌다고, 그래서 상대적으로 차별을 받았다고 해서 이제는 여성들이 차별해야 한다며 남녀 권력 역전을 말하는게 아니라는 것, 책은 먼저 이 점을 확실히 한다.

당연하지만, 역사적으로도 또 현재도 성차별 문제는 주로 여성에게 불리한 게 많다. 그래서 애초에 페미니즘도 여성의 요구로부터 나왔던 것이고, 지금도 주로 여성의 요구가 무엇인지를 주장하는 식으로 운동이 일어나는 거다. 이 책에서도 무엇이 문제인지 다룰 때는 주로 여성의 입장에서 차별 받는 것들을 얘기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페미니즘이 여성만을 위하자는 주장은 아니라는 거다.

내가 페미니즘에 가장 궁금한게 그거였다. 갈수록 뭔가 아닌 것 같은 주장들, 특히 ‘성평등’ 대신 ‘여성우월’을 부르짓는 것들을 보면서 과연 그게 올바른가 의문이 들었던거다. 얼마나 그랬던지 페미니즘에 반대하는 주장도 나왔을 정도다.

페미니즘은 그 시작과 용어의 뉘앙스(번역하면 ‘여성주의’가 된다) 때문에 그 뜻을 오해하고 잘못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젠더 이퀄리즘’ 같은 게 이슈가 된 것도 그래서가 아닌가. 페미니즘을 주장하는 사람이든 반대하는 사람이든, 먼저 페미니즘을 보다 정확히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책이 그러한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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