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고할미네 가마솥 이마주 창작동화
김기정 지음, 우지현 그림 / 이마주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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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정이 쓰고 우지현이 그린 ‘마고할미네 가마솥’은 아동학대와 한국의 자연신 중 하나인 마고할미를 소재로 한 동화다.

마고할미는 한국 고대 신화의 창세신으로 하늘과 땅은 물론 해와 달, 산과 강까지 온 세상을 모두 만든 엄청난 신이다.



* 책 내용을 담고 있으므로 주의 바란다.



동화의 주인공인 유진이는 어렸을 때 들었던 그 마고할미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었는데, 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교진이와 둘만 남겨진 후 자선사업가로 알려진 도기 씨 부부에게 맡겨지면서 자연히 잊어버리게 된다.

하지만, 겉으론 자선사업가였던 이 도기 씨 부부는 사실 아이들에게 남겨진 유산과 아이들을 이용한 입양거래로 이득을 취하는 악당이었다. 돈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입양 보내기 전까지 아이들을 대하는 것도 거칠고 형편없기 그지없다. 게다가 겉으로는 처신도 잘해놔서 다른 어른들도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지 못한다. 그렇게 어린 나이에 절망을 알아버린 남매에게 어느 날 마고할미가 찾아오고, 비로소 위험에서 벗어나 다시 희망을 품는다.

동화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현실의 악독함과 절망을 얘기하는 앞부분과 마고할미가 나타나면서 거기에서 벗어나는 뒷부분으로다. 이 두 부분은 분위기도 내용도 완전히 달라서, 탈출을 기점으로 갑자기 판타지 세계로 들어가는 느낌을 준다.

현실 부분을 다룰 때는 좀 놀랐는데, 이 책이 동화인데도 불구하고 사회문제를 진하게 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후반의 해피엔딩이 조금 안 어울리고 억지스러워 보이기도 한다. 그래도 이렇게 이야기를 쓴 것은 ‘현실은 다르다’고 하며 외면하지 말고 ‘그래야 한다’는 걸 보여주고 또 그걸 추구해야 함을 말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권선징악은 동화에서나 나올법한 다소 뻔하고 현실적이지 않은 얘기 같지만, 그것이야말로 세상의 모습이어야 한다고 말이다. 이게 꽤 울림이 있었다.

목차를 제목 대신 아이콘으로 만든 것도 재밌었는데, 각 챕터를 잘 표현하기도 해서 꽤 좋았다.

다만, 결말부의 ‘식인’을 연상시키는 장면은 의도가 불분명하고, 마고할미의 이야기가 현실과 그닥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는 것은 아쉽다. 분량을 좀 더 쓰더라도 이야기를 조금만 더 다듬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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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손그림 일러스트 10000 일러스트 10000 2
페이러냐오 회화 스튜디오 지음, 권소현 옮김 / 글송이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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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러냐오 회화 스튜디오(飞乐鸟工作室)’의 ‘귀여운 손그림 일러스트 10000(萌翻你的Q版简笔画10000例)’은 다양하게 많은 일러스트를 담은 그림책이다.

이 책의 내용은 크게 2가지다.

하나는 다양한 캐릭터다. 인물에서부터 물건, 문화나 장소를 나타내는 것까지 많은 수의 일러스트를 수록했다. 제목의 10000도 그런 의미에서 붙인 것으로, 약 10000여 가지 일러스트가 포함되어 있다. 수록된 일러스트는 일견 단순해 보이지만 각각의 특징과 느낌을 잘 살렸기 때문에 하나씩 구경해보는 재미도 있다.

다른 하나는 귀여운 그림을 그리는 방법이다. 여러 가지 것들을 어떻게 그리는지 소개하는데, 원이나 네모에서 시작하는 그림 법을 소개하므로 어렵지 않아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개수도 많아서 한 번씩 따라 하는 것만으로도 그리기 연습도 많이 할 수 있다.

책에는 다음 8가지를 주제로 한 일러스트들이 수록되어 있다:

1. 깜찍한 캐릭터
2. 사계절 패션
3. 행복한 우리집
4. 귀여운 동물
5. 다양한 물건
6. 맛있는 음식
7. 즐거운 하루
8. 신나는 여행

그 밖에도 선이나 펜 종류, 프레임 꾸미기 같은 내용도 언급한다. 분량이 많진 않지만, 이것들도 한 번쯤 봐두면 좋다.

색칠에 대해서는 별로 다루지 않는데, 수록된 일러스트가 일종의 가이드 역할을 하기도 하므로 어떤 색 조합을 사용했는가 보는 것도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멋진 그림은 보기엔 좋지만, 대개 복잡하고 그래서 따라 하기도 어렵다. 그런 점에서 귀여운 그림은 비교적 간단해서 따라 하기 좋다. 보면 당장이라도 그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들게 한다. 그 점이 좋다. 다이어리나 일기장, 또는 문구를 꾸미기에 적당한 그림을 그리고 싶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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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수 없는 일이야 현대지성 클래식 16
싱클레어 루이스 지음, 서미석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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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클레어 루이스(Sinclair Lewis)’의 ‘있을 수 없는 일이야(It Can’t Happen Here)’는 193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모두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는 독재가 사실은 얼마나 가까이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소설이다.

이 책은 탄생부터가 재미있다. 1930년 당시 파시즘은 유럽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었는데, 이를 보면서 미국인들에게도 자국 내에 파시즘이 들어서면 어떻게 될지 논란이 일었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있을 수 없는 일이야”라며 가능성을 부정했는데, 미국의 문화와 정치 역사가 유럽의 것과는 다르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 책은 거기에 반대하며 ‘이렇게 있을 수 있다’고 내놓은 결과물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펼치면서 과연 어떻게 사람들이 독재자가 될 사람에게 빠져들고, 그를 투표를 통해 선출하며, 또 그가 정권을 잡은 후 어떤 과정을 거쳐 독재를 이룩하는지 보고 싶었다. 어떻게 가능한지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책에서는 그 과정을 그렇게 자세히 다루지는 않는다. 물론, 선거 과정에서 사람들이 그에게 마음을 주는 이유나 운동 장면을 보여주기도 하고, 군사 독재 정권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간략하게 이야기하긴 하지만 중간을 들어낸 듯 급박하게 돌아가는 느낌이 없지 않다. 그래서 ‘그게 갑자기 이렇게 될 거였나’ 싶은 생각도 든다.

한편으론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도 했는데, 이미 한국에서도 여러 번의 대통령 선거를 통해 그와 비슷한 일들이 일어난 바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책에서 사람들을 혹하게 했던 공약은 근래 한국과 미국에서도 비슷하게 먹힌바 있는 것이었다. 인간은 어리석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더니, 1935년에 나온 이 책이 예언서와 같아 보일 줄 누가 알았겠나. 작가의 선견지명이 새삼 놀랍다.

책에서 더 중점을 둔 것은 독재자 탄생보다는 독재 정권이 들어서고 난 후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하는 것인데, 이는 애초에 미국에서 일었던 논란이 ‘파시즘이 들어서면 어떻게 될지’였기 때문인 듯하다. 그만큼 이 부분은 꽤 잘 묘사한 편이다. 나는 이걸 보면서 여러 번 히틀러를 떠올렸는데, 이 책이 히틀러가 집권한 1934년 다음 해에 나왔다는 걸 생각하면 좀 오싹하다.

나라가 어떻게 바뀌는지도 잘 묘사했지만, 사람들이 어떻게 그런 나라에 ‘익숙’해져 가는지도 잘 다뤘다. 이미 일제 강점기를 통해 어느 정도 배운 바가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런 사람들의 변화와 변질이 무섭게 다가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일어나 저항하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다만, 그 끝이 과연 밝고 희망찰지는 알 수 없다는 걸 생각하면 작가가 이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것 같다.

여러 번 놀라고 감탄하면서 본 책이지만, 아쉬운 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앞서 얘기했듯이 기대했던 부분이 다소 소홀한 것도 있고, 단순한 실수인지는 모르겠지만 잘못된 내용도 있으며, 일부 이야기는 허술하게 얼버무리듯 넘어가기도 한다. 번역도 썩 좋지 않은데, 문장이 한국어 같지 않은 게 많아서 잘 들어오지 않았다. 게다가 너무 미국의 정치와 역사, 인물이 긴밀하게 엮여있어서 이해하기 어렵기도 했다.

하지만, 책이 말하는 가르침 만큼은 꽤 선명하다. 이런 일도 충분히 있을 수 있고, 그건 바로 무관심하거나 방관하는 국민들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특히 많은 정치적 실패를 경험한 한국에 이 가르침은 뼈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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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상인
이인희 지음 / 북허브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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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상인’은 조선 말 일본이 경제적으로 침략해오는 시대에 한국의 경제를 지키며 또한 독립운동을 지원하던 보부상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일제 강점기를 상인을 중심으로 풀어낸게 나름 흥미로운데, 조선의 보부상들이 어떤 역할과 활약을 했는지를 보는것도 꽤 볼만하다.

주인공으로 무술에 능한 백동수의 후예를 내세운것은 다소 뜬금없고 현실도 좀 떨어지긴 했는데, 한편으론 그게 주인공의 무력을 어느정도 받아들이게도 하고, 또한 그렇기 때문에 사무라이에게 무력으로도 대항할 수 있어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보부상이라서 전국적으로 활동을 하다보니 다양한 인물들이 나오는데 아쉽게도 그들을 썩 잘 다루지는 못했다. 많은 인물들이 특색이 없으며, 그들의 이야기가 알차거나 잘 연결되지도 않고, 심지어는 이름만 나오고 묻히는 경우도 있다. 차라리 배경을 좁혀 적인 인물들로 이야기를 전개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이야기 짜임도 썩 좋진 않다. 너무 여러 이야기들을 다뤄서 그런지, 아니면 마땅히 설명을 하기 어려웠는지 생략된듯 한 장면도 보인다. 했던 얘기를 여러번 반복하기도 하고, 사건과 각 인물의 행동에 인과가 부족하기도 하다. 거기에 마무리도 다소 뜬금없다. 오죽하면 ‘1권인가’ 싶어 표지를 다시 훑어봤을 정도다.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다룬것도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김구의 묘사도 그렇고, ‘치하포 사건’도 그렇다. 그래도 작가가 제시하는 ‘가능성’ 만큼은 그럴듯 하긴 했다.

결론적으로, 보부상을 중심으로 일제 강점기를 그린것은 나름 볼만하긴 했으나, 소설로서의 재미는 떨어져 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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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보낼 인생이 아니다
아난드 딜바르 지음, 정혜미 옮김 / 레드스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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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드 딜바르(Anand Dilvar)’의 ‘그렇게 보낼 인생이 아니다(The Slave: A Spiritual Manifesto for a Better Way of Life)’는 자유와 인생에 대해 돌아보고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말하는 소설이다.


이야기는 거칠게 살던 한 남자가 병원에서 깨어나면서 시작한다. 하지만 몸은 안 움직이고, 감기지 않는 눈에 고통스러움만 느낀다.

그러던 중 환청같은 소리가 들리고, 이 또 하나의 자신인 ‘깊은 내면’과 대화하면서 남자는 자유와 삶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여기까지만 봐도 대충 느낌이 오겠지만, 이 책은 소설이라지만 실제로는 종교적 자기계발서에 가깝다.1 이야기도 거의 간증에 가까우며, 내용이나 가르침도 다분히 종교적이다. 간호사의 이름이 믿음(Faith)인 게 조금 재미있었는데, 이것도 그 연장 선상에서 일부러 이렇게 지은 듯하다.

책에서 말하는 가르침은 간단하다. 삶은 오로지 자기가 생각하는 바에 따라서니 스스로가 바뀌라는 거다. 외부의 환경이나 사람들은 내가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다. 내가 관여할 수 있는 건 단지 그것들을 어떻게 받아들일 거냐 하는 것일 뿐. 그러니 억울해하거나 바보 같은 논쟁에 시간을 낭비하기보다는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가진 걸 나누면 삶은 다르게 보일 것이라고 말한다. 그것이 삶의 주도권을 잡는, 진정한 자유를 누리는 것이라고 말이다.


이 가르침을 ‘소설’이라는 형태로 포장한 건 꽤 좋았는데, 만약 이걸 일반적인 자기계발서처럼 썼다면 이렇게 무난하게 읽을 수 없었을 것이라서다. 자기계발서도 그렇지만, 종교적인 내용은 더 호불호가 갈리지 않던가. 그래서 더욱 소설로 쓴 게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챕터 구성은 다소 특이해서,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는 얼핏 소설의 일부 같지만 사실은 각각 추천사와 작가 후기에 해당한다. 일부러 노리고 이렇게 한 건지 좀 궁금하다. 에필로그도 마치 지금 읽었던 얘기가 실제 경험을 쓴 것처럼 썼는데, 그게 소설의 간증을 더 크게 다가오게 한기도 한다.

짧은 이야기이므로 읽어보고 인생을 대하는 자세에 관해 한 번쯤은 생각해 보면 좋을 듯하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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