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보낼 인생이 아니다
아난드 딜바르 지음, 정혜미 옮김 / 레드스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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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드 딜바르(Anand Dilvar)’의 ‘그렇게 보낼 인생이 아니다(The Slave: A Spiritual Manifesto for a Better Way of Life)’는 자유와 인생에 대해 돌아보고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말하는 소설이다.


이야기는 거칠게 살던 한 남자가 병원에서 깨어나면서 시작한다. 하지만 몸은 안 움직이고, 감기지 않는 눈에 고통스러움만 느낀다.

그러던 중 환청같은 소리가 들리고, 이 또 하나의 자신인 ‘깊은 내면’과 대화하면서 남자는 자유와 삶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여기까지만 봐도 대충 느낌이 오겠지만, 이 책은 소설이라지만 실제로는 종교적 자기계발서에 가깝다.1 이야기도 거의 간증에 가까우며, 내용이나 가르침도 다분히 종교적이다. 간호사의 이름이 믿음(Faith)인 게 조금 재미있었는데, 이것도 그 연장 선상에서 일부러 이렇게 지은 듯하다.

책에서 말하는 가르침은 간단하다. 삶은 오로지 자기가 생각하는 바에 따라서니 스스로가 바뀌라는 거다. 외부의 환경이나 사람들은 내가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다. 내가 관여할 수 있는 건 단지 그것들을 어떻게 받아들일 거냐 하는 것일 뿐. 그러니 억울해하거나 바보 같은 논쟁에 시간을 낭비하기보다는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가진 걸 나누면 삶은 다르게 보일 것이라고 말한다. 그것이 삶의 주도권을 잡는, 진정한 자유를 누리는 것이라고 말이다.


이 가르침을 ‘소설’이라는 형태로 포장한 건 꽤 좋았는데, 만약 이걸 일반적인 자기계발서처럼 썼다면 이렇게 무난하게 읽을 수 없었을 것이라서다. 자기계발서도 그렇지만, 종교적인 내용은 더 호불호가 갈리지 않던가. 그래서 더욱 소설로 쓴 게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챕터 구성은 다소 특이해서,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는 얼핏 소설의 일부 같지만 사실은 각각 추천사와 작가 후기에 해당한다. 일부러 노리고 이렇게 한 건지 좀 궁금하다. 에필로그도 마치 지금 읽었던 얘기가 실제 경험을 쓴 것처럼 썼는데, 그게 소설의 간증을 더 크게 다가오게 한기도 한다.

짧은 이야기이므로 읽어보고 인생을 대하는 자세에 관해 한 번쯤은 생각해 보면 좋을 듯하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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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탄생 - 순간에서 영원으로 이어지는 시간과 문명의 역사
알렉산더 데만트 지음, 이덕임 옮김 / 북라이프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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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데만트(Alexander Demandt)’의 ‘시간의 탄생(Zeit: Eine Kulturgeschichte)’는 시간의 개념과 기원, 역사를 집대성한 책이다.


책 제목을 보면 ‘시간’이 어떻게 해서 생겨난 것인지 그 기원을 좇는 책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보다 더 큰 것, 문화사에서의 시간의 개념과 그것을 다루는 여러 가지 방법, 그리고 관점 등에 관해 얘기한다.

그래서 다소 (특히 시간의 개념에 대해서) 철할적이고 어려운 내용이 많다. 또한, 실체가 없는 것을 다루는 특징 때문인지 여러 곳에서 언어학적인 연관성을 얘기하는데, 그게 독일어와 라틴어 등 서양 언어에 한정되어있기 때문에 이해할 수 없거나 와닿지 않는 부분도 많았다. 이런 내용은 병행 표기한 단어를 보면서 유사함을 느끼고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언어적인 얘기는 서로 달라 그리 와닿지 않는다.


시간의 개념을 살펴본 후엔 다양한 관점에서 시간을 살펴본다. 보면 시간이 얼마나 인간의 역사에 깊게 관여되어있는지 알 수 있는데, 신화에서부터 종교, 일상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시간과 연관되지 않은 곳이 없구나 하고 새삼 놀라게 된다. 그래서인지 다양한 장치로 나타내거나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되기도 했는데, 이런 모습은 어떻게 보면 인간이 시간을 소유하려고 하는 것 같기도 하고, 반대로 시간에 매여있는 것 같기도 하다.

하루와 일주일, 시대, 서력 등의 기원과 원형에 대해서도 살펴보는데, 현대의 시간 개념이 어디에서 왔는지 역사적 이야기들을 따라가는 것은 흥미롭기도 하고, 또 나름 재미도 있다. 다만, 명확한 기원까지는 알 수 없는 듯 보여 좀 아쉬웠다. 현존 기록을 근거로 좇다 보니 어쩔 수 없었던 것 같은데, 이건 한편으로 인간과 시간의 관계가 그만큼 오래전부터 있었다는 걸 짐작게 한다.

이 책이 시간을 대하는 여러 가지 관점을 소개하고 또 그것을 밝혀내는 것은 꽤 흥미롭고 유익하다. 개인적으로는 특히 시간의 개념과 그것이 녹아있는 언어학적 관점이 가장 흥미로웠는데, 그 이유는 그 안에 그동안의 역사와 생각들이 모두 녹아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걸 제대로 알고 느낄 수 없어서 아쉽기도 했다. 그래서 더욱 한국어에는 그러한 단어나 표현들이 없나 궁금하기도 했다.

한국의 역사와 언어, 문화로 봤을 때 시간은 어떠한지도 연구해보면 좋을 것 같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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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하고 싶은 남자 공감받고 싶은 여자
나이토 요시히토 지음, 나지윤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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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토 요시히토(內藤 誼人)’의 ‘해결하고 싶은 남자 공감받고 싶은 여자(解決したがる男共感がほしい女)’는 남녀가 얼마나 다르고, 그건 무엇 때문인지, 그래서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정리한 책이다.

남자와 여자는 태어날 때부터 매우 다르다. 겉모습이야 처음부터 눈에 띄지만, 자라면서는 보면 생각도 다르다는 걸 알게 된다. 물론 모두 ‘인간’인 만큼 같은 점도 많다. 하지만, 몇 가지만 달라도 서로 이해하지 못하고 답답해하기 마련 아니던가. 그런 점에서 남자와 여자는 어찌 보면 서로 외계인처럼 느껴질 정도로 먼 끝에 있다.

대체 이유가 뭘까. 남자는 어떻게 생각하고, 여자는 어떻게 느낄까. 또 그 간극은 대체 어떻게 해야 좁힐 수 있을까. 이 책에서 그 의문에 대한 답과 해결법을 찾을 수 있다.

책에는 다양한 ‘남녀 차이에 대한 연구’들을 모으고 분석하고 정리한 총 46가지의 남녀 차이가 수록되어있다. 어떤 것은 행동에 관한 것도 있고, 어떤 것은 생각하는 방식에 관한 것도 있으며, 그래서 각자는 어떤 식으로 인간관계를 맺고 연애하는지도 얘기한다. 이것들은 대부분 쉽게 이해가 되고 또 공감도 간다. 그래서 보면서 자연스레 ‘맞아, 맞아!’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쉬운 문장으로 설명도 잘 한데다, 한 주제에 대해 말하는 길이도 적당해서 읽기에도 좋다. 각 주제는 또한 흥미롭기도 해서 책을 들면 끝날 때까지 지루하지 않게 읽어나갈 수 있다.

각 주제의 마지막에는 서로 다른 남자와 여자 각각을 어떻게 대하면 좋은지도 제안하는데, 막상 보면 아주 사소하고 작은 차이라 ‘겨우 이거야?’ 싶기도 하다. 하지만, 반대로 보면 남녀가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데는 그 정도만 있으면 된다는 것 같기도 하다. 또, 전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쉽게 실천할 수 있다는 것도 좋아 보인다.

세상의 반은 남자, 반은 여자라고 한다. 이성과의 관계를 피해갈 수는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서로를 대하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익혀두는 게 도움이 될 것이다.

이는 연애에서도 마찬가지다. 서로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기쁘던 시기가 지나, 사귐이 점차 깊어지다 보면 왠지 모르게 어긋나고 그래서 멀어지는 것을 느끼기도 하는데, 왜 그렇게 어긋나는지 안다면 사소한 것에 흥분하거나 기분 상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재미도 있으니 일석이조다. 한번 읽어보고, 잊을 만하면 또 읽어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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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랑의 엽서북 : the PLEASURE 책밥 엽서북 시리즈
김이랑 지음 / 책밥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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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랑의 엽서북 : the PLEASURE’는 일러스트레이터 이랑의 그림을 담은 엽서를 모아 한데 모은 책이다.

책이라고 하지만, 글은 없다. 제본도 접착제를 이용해 약하게 붙여놨을 뿐, 조심스럽게 잡아당기면 손쉽게 떨어진다. 그래서 원하는 것을 떼어 엽서로 이용해도 되고, 장식용으로 사용해도 되고, 그냥 화보처럼 두고 넘겨가며 봐도 좋다.

책에는 능소화, 애기능금, 은엽아카시아, 올리브나무, 팬지 등 다양한 꽃과 패턴 그림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일부는 작가의 인스타그램에서 이미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것이라고 한다. 주제가 꽃이기도 하고, 파스텔톤의 맑은 수채화라서 그림이 하나같이 다 예쁘고 따뜻한데, 그래서 보면 밝은 봄, 여름 느낌이 물씬 풍긴다.

수록된 그림 30종은 다음과 같다:


책은 뜯어지거나 더러워지지 않게 비닐로 봉해져 있고, 표지도 엽서 뭉치를 감싼 형태로 되어있다.


뜯어서 열어보면 예쁜 수채화 그림이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처럼 위태롭게 붙어있다. 혹시 뜯어버리기 아까워 책 형태를 유지하고자 한다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책은 엽서를 모인 것인 만큼 ‘이랑그림’이라는 저자 표기 외에 달리 다른 글은 없으며, 한쪽 면에는 그림이 다른 한쪽은 글을 쓸 수 있게 여백으로 남아있다.


저자는 SNS 활동도 왕성하게 하고 있다. 작업 내용은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도 올리고 있으며, 유튜브를 통해 작업 과정을 찍은 영상을 공개하고 있으므로 그림이 맘에 든다면 한번 방문해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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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읽어주는 여자 - 마음의 허기를 채우는 음식에 관하여
모리시타 노리코 지음, 지희정 옮김 / 어바웃어북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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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무라 가쿠코(森下 典子)’의 ‘맛 읽어주는 여자(いとしいたべもの)’는 여러가지 음식과 거기에 얽힌 역사와 경험, 생각들을 얘기하는 책이다.

한국어판 제목인 ‘맛 읽어주는 여자’는 저자의 별명이기도 한데, 책을 보다보면 왜 이런 별명이 붙었는지도 알법 하다. 하지만, 책 제목으로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서 원제를 보니 ‘사랑스런 음식’이라 ‘과연’ 싶고, ‘마음의 허기를 채우는 음식에 관하여’라는 주제와도 어울리는데, 왜 이렇게 바꿨는지 모르겠다. 굳이 ‘여자’를 강조해야했나 싶기도 하고;

재밌는건 이 책에 실린 이야기 대부분이 원래는 한 식품기계회사 홈페이지에 연재하던 것이라는 거다. 비록 음식과 관련이 있다고는 하나, 기계회사라니; 심지어 깜짝 연재를 한 것도 아니고 10년 넘게 연재했다고 해서 좀 놀랍기도 했다. 한편으론 그만큼 반응이 좋았다는 얘기가 아닐까도 싶다.

실제로 저자는 장기 연재의 이유를 보여주듯, 또 음식 칼럼리스트란 직업에도 걸맞게, 음식과 그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내는 재주가 아주 좋다. 그래서, 그의 이야기를 보다보다 단지 ‘음식 이야기’가 아니라, 어떨땐 역사를 돌아보기도 하고, 어떨땐 저자의 경험담을 들으며 공감하기도 하며, 또 어떨땐 철학적인 에세이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심지어 이런 여러가지 면들이 서로 어색하게 기워져 있는게 아니라 저자가 사랑하는 음식들처럼 한데 잘 어우러져 있기 때문에 흥미도 돋게 읽어 내려갈 수 있다.

작가의 글에선 음식을 얼마나 사랑하고 즐기는지 뿐 아니라 음식이 얼마나 맛있는지도 잘 표현되어 있는데, 그 어휘도 풍부해서 시각적으로도 꽤 잘 그려지는 편이다. 거기에 곁들여진, 사실적이면서 따뜻한 그림도 좋은데, 수록된 수가 그리 많지 않아서 좀 아쉽기도 했다.

책을 보다보면 비록 최근 쓸만한 경험이 없더라도 이전의 좋았던 느낌들을 뽑아내고 짜집기해서 상상속의 음식 맛을 구상해보게 된다. 먹고싶어진다는 거다. 밤에는 안보는게 좋을 것 같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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