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찾아서 - 바로크 음악의 걸작을 따라서 떠나는 여행
에릭 시블린 지음, 정지현 옮김, 장혜리 감수 / 21세기북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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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시블린(Eric Siblin)’의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찾아서(The Cello Suites: J. S. Bach, Pablo Casals, and the Search for a Baroque Masterpiece)’는, ‘음악의 아버지’라고도 불리는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의 가장 유명한 곡 중 하나인 ‘무반주 첼로 모음곡(The Cello Suites)’에 얽힌 이야기들을 풀어낸 책이다.

목차는 각각 6개의 꼭지를 가진 6개의 장이 있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는 무반주 첼로 모음곡의 구성과 제목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주제를 생각하면 꽤 재미있는 아이디어다. 각 꼭지의 제목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것은 아닌데, 어차피 작곡가와 대표적인 연주가의 생애를 돌아보는 것이라 딱히 꼭지 제목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서 이렇게 한 듯하다.

대중음악 평론가로도 활동했던 저널리스트이자 영화제작사, 또한 바흐 애호가인 저자는 크게 4가지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가장 먼저 연주곡에 대한 소개와 감상을 말하고, 그 후 바흐의 생애에 대해서 살펴본 후,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알렸다 할 수 있는 파블로 카잘스의 얘기로 갔다가, 끝에서 저자의 이야기로 마무리한다. 이것들은 얼핏 상이해서 안 어울릴것 같은데, 연결을 잘 해서 해서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읽어 갈 수 있다. 작가의 글쓰기 역량이 엿보인다.

책의 대부분은 바흐와 카잘스가 어떤 생애를 살았느냐를 다룬다. 그들이 살았던 시대상은 어떠했으며, 그래서 어떤 생각을 하고 무슨 일들을 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그래서 일종의 전기같은 느낌도 든다. 클래식 음악과 관련된 이야기라 일부 어려운 점도 있으나, 서사가 있는 이야기라 큰 부담없이 따라갈 수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무반주 첼로 모음곡에 대한 경외랄까 기대도 싹트게 된다. 그럴거라고 생각했는지 QR코드를 이용해 미리듣기도 할 수 있도록 해둔게 센스있다.

바흐의 생애를 다룰때는 어떤 면이 무반주 첼로 모음곡과 연결되는 지에 대해서도 다루는데, 워낙 알려진게 적어서 그런지 대부분이 추측이다. 심지어 바흐의 생애마저도 불확실하고 설명되지 않는 면모가 꽤 보인다. 그래서 좀 이상해 보이는 면도 있다. 이는 이 책이 빈 곳을 상상으로 채워넣어 쓴 소설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그래서 ‘불멸의 연인(Immortal Beloved, 1994)’이나 ‘아마데우스(Amadeus, 1984)’처럼 소설적인 재미는 없다. 그래서 더욱 그런 픽션으로 만들어 보는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한국어판 제목인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찾아서’는 책과 다소 안어울리는 면모가 있는데, 마치 곡의 발생이나 원본을 찾는 것 처럼 주제가 작기 때문이다. 그래서 카잘스나 작가의 이야기는 다소 뜬금없어 보이기도 한다. 좀 다른 제목을 붙였으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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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 스토리콜렉터 59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김윤수 옮김 / 북로드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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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남자는 대체 무슨 말을 하는건지, 왜 이런 일을 벌이는건지 흥미롭다. 이미 여러 나라에서 논란이 많은 ‘심신상실‘을 주제로 한 것도 그렇다. 과연 개구리 남자는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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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처럼 살기로 했습니다
스테판 가르니에 지음, 김선희 그림, 이소영 옮김 / 이마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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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판 가르니에(Stéphane Garnier)’의 ‘고양이처럼 살기로 했습니다(Agir et penser comme un chat)’는 고양이의 삶에서 얻은 인생에 관한 깨달음을 얘기하는 에세이다.

에세이라지만 내용이 내용이다 보니 자기계발서 같은 느낌도 강하다. 어떤 식으로 살라는 얘기가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에세이가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쓰는 것이다 보니 의례 그런 면이 있기는 하지만, 이 책은 그런 혜안을 고양이로부터 얻었다는 것이 특이하다.

고양이는 아주 오래전부터 인간과 함께해온 동물이다. 그건 그만큼 오랫동안 인간의 사랑을 받아왔고, 또 충분히 그럴만한 매력이 있다는 얘기다. 다양한 우화 등에 등장하는 것도 그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인간의 이야기를 고양이를 빌어 얘기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건 이 책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었다. 고양이의 삶을 고스란히 인간에게 적용할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열어보니 생각보다 훨씬 고양이의 삶 자체를 크게 언급했다. 조금 과장하면 그야말로 고양이에게서 인생을 배우는 모양새다. 그렇다고 너무 억지로 갖다 붙인 느낌도 아니다. 분명히 배울만한 점을 잘 집어냈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고양이가 정말로 그러한가는 알 수 없다. 따지고 보면 고양이를 본 인간이 그러한 생각을 떠올린 것이지 고양이가 직접 그러하다고 얘기해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고양이의 삶과 생각이라기보단 고양이를 보고 느낀 인간의 생각이라는 말이다. 멘토보다는 뮤즈에 가까운 존재인 거다.

그래서일까. 보면 멋지고 끌리기는 하지만 정말로 그런 삶을 살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그냥 얼마나 좋은지 느끼고 ‘참고해야지’하는 마음이 든다면 그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에세이’인 것도 꽤 좋은 선택인 것 같다.

책에는 고양이로부터 얻은 교훈 말고 고양이의 행동을 그린 장면도 꽤 많은데, 보면 저자가 얼마나 고양이를 사랑하는지 알 것 같다. 그로부터 배울 점을 끌어낼 때도 언제나 ‘이런 고양이가 얼마나 대단한가!’하고 말하는 것 같아, 인생에 관한 가르침을 담았다기보다는 그냥 단순한 고양이 예찬서 같은 느낌도 든다. ‘이래도 고양이 입양 안 할 거야?’ 하는 것 같달까. 그래서 좀 재미도 있었다.

책 뒤에 붙인 고양이 지수 평가도 나름 재미있었다. ‘고양이의 삶’에 견주어 무엇이 부족한지 알 수 있다는데, 아마 현대인이라면 대부분이 ‘당장 고양이를 입양할 것’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나도 매력적이라 생각은 하지만 상황상 계속 입양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아! 나도 언젠가 고양이 한 마리와 함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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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그림과 함께 보는 그리스 신화 : 청소년 필독서: 서구문명에 대한 이해의 출발!
야마다 무네무쯔 지음, 나카우마 히로후미 그림, 박옥선 옮김 / 북네스트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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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다 무네무쯔(山田 宗睦)’의 ‘그림과 함께 보는 그리스 신화(ギリシア神話)’는 주요 내용만 간략하게 담은 다제이스트판 그리스 신화 포켓북이다.

그래서 내용만 보면 약 160여 쪽도 안 되며, 각 쪽의 내용도 짧다. 작정하고 읽으면 한나절 정도면 다 읽을만할 정도다. 판형도 작아서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 때때로 꺼내 보기 좋다. 그래서 이전에는 ‘주머니 속 그리스 신화’라는 이름으로 나오기도 했었다. ‘그림과 함께 보는 그리스 신화’는 그 재판인 셈이다.

그렇게 짧은 분량으로 그리스 신화를 압축하다 보니 빠진 이야기나 생략한 세부 내용도 많고, 묘사도 ‘어떤 일이 일어났다’하는 정도로 단순한 게 많다. 또 여러 판본에서 조금씩 떼어온 듯, 책 내에서도 앞에서 했던 얘기와 뒤에서 하는 얘기가 다른것도 있었다. 예를 들면, 출생에 관한 이야기가 그렇다. 한마디로, 소설로서의 재미는 많이 떨어지는 편이다.

그래도 웬만한 주요 사건들은 수록했기 때문에 그리스 신화를 전체적으로 훑어보기엔 좋다. 그러면서 나라면 이런 인과를 넣어서 이렇게 메우겠다 하고 상상해 보는 것도 나름 재미있었다.

책 뒤쪽에는 ‘해설편’도 실었는데, 각 인물을 신화와 역사 관점에서 설명하는 게 꽤 볼만하다. 예를 들어, 여신에서 남신, 여가장에서 가부장으로 변화하는 것이나, 제우스의 바람둥이 같은 기질은 왜 생겨난 것인가 하는 것 등을 현실 역사적인 면에서 바로보는 게 꽤 재미있었다.

아쉽게도 그림은 생각보다 별로였다. 그림 자체도 그렇게 매력적이진 않았고, 솔직히 없어도 상관없었을 것 같다. 만화처럼 그림이 중요한 게 아니니 그렇게까지 흠이라고는 할 수 없겠다만, ‘그림과 함께 보는’이라고 한 것 치고는 좀 실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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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에이스는 유니폼이 없다 몽키스 구단 에이스팀 사건집
최혁곤.이용균 지음 / 황금가지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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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에이스는 유니폼이 없다’는 전직 야구 기자가 한 야구단의 단장 직속 에이스팀, 일명 ‘고충처리반’을 맡으면서 야구단의 각종 사건들을 처리해 나가는 미스터리 소설이다.

이 소설은 처음부터 추리소설 작가 최혁곤이 야구 전문 기자 이용균과 합심해서 썼다는 것에서 관심을 끈다. 이제까지의 야구 미스터리라 하면, 대부분 야구 선수나 야구장 등 야구를 소재로 한 미스터리가 대부분이었기 떄문이다. 그에비해 이 소설은 조금 과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야구 이야기를 많이한다. 그러니 만약 독자가 평소 야구에 관심이 있고, 그래서 각종 지식을 갖고있던 사람이 아니라면, 책의 한 1/3 정도는 ‘뭔소린지’하며 넘어가게 될지도 모른다. 이 정도면 작가가 얼마나 야구를 사랑하고 관심이 많은지 따로 말 안해도 알 것같다.

다만, 그래서 좀 대중적이지는 않은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영화 ‘머니볼(Moneyball, 2011)’같은 야구 이야기도 꽤 재미있게 봤었는데, 그 때도 이 책처럼 너무 깊고 어려운 얘기가 많은거 아닌가 하는 생각은 안들었었으니 말이다. 분량과 정도를 조금만 줄였으면 어땠을까 싶다. 한 3~40% 정도로 말이다.

이렇게 야구 얘기를 많이 했으니, 그렇다면 미스터리는 소홀하냐. 그게 또 그렇지는 않다. 사소한 힌트들을 놓치지 않고 기억했다가 어긋나는 것을 간파해 진실을 규명해 나가는 점은 확실히 제대로 된 추리 미스터리라 할만하다. 이게 이 소설의 장점이다. 둘이 반반 정도로 서로 분량을 차지하면서도, 꽤 잘 섞여있다는거다. (그런 의미에서 제목도 '야구와 미스터리의 진정한 만남'라고 했다.)

재미면에서도 나쁘지 않다. 개인적으로 야구 이야기에 골머리가 아프기는 했지만, 다소 지나치게 개성적으로 그려진 캐릭터들도 나름 매력적이고, 이야기도 흥미롭고, 전체적으로 괜찮았다.

물론, 이야기 전개가 전부 맘에 들었던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정보를 거의 공개하지 않다가 ‘역시 그건가’ 하고나서 썰을 푸는 게 그렇다. 그 전에 은근히 떡밥을 풀어놓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나중에 나오는 것들까지 예상할 수 있는것은 아니어서 ‘뭐야, 그런 뒷 배경이 있었어?’라는 느낌을 꽤 받았다. 이런 ‘등장인물들 끼리만 아는 정보’가 있는게 나는 마뜩잖았다. 앞에서 떡밥을 풀을 때 적당히 얘기를 할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순서를 조금만 더 고민해보지 싶더라.

덧붙여, 소설을 읽으면서 계속 ‘만화나 드라마 였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글보다 그림이나 영상으로 보는게 더 좋을것 같은 장면이 있어서다. 기껏 캐릭터도 만들어 표지를 그렸는데, 삽화라도 좀 넣어주지 싶은 아쉬움도 남았다.

아, 그래서 별로냐고? 그건 아니지. 다만, 개인적으로는 작가의 다음 작품이 더 기대된다. 또 야구 얘기를 써도 좋고, 다른 스포츠 미스터리 소설을 써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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