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아포칼립스 - 오픈 하드웨어를 이용한 인류 생존 가이드 아이러브로봇(I♥Robot) 8
사이먼 몽크 지음, 배장열 옮김 / 제이펍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사이먼 몽크(Simon Monk)의 ‘좀비 아포칼립스(The Maker’s Guide to the Zombie Apocalypse: Defend Your Base with Simple Circuits, Arduino, and Raspberry Pi)’는 좀비 사태라는 대형 재난을 다양한 전자 부품과 아두이노, 라즈베리파이 등을 이용한 프로젝트를 통해 극복하는 방법을 담은 책이다.

그러니 엄밀히 말해 좀비 사태와 그 대처법은 어디까지나 양념에 불과하며, 핵심은 전자부품을 이용해 다양한 물건들을 만들어 활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핵심 부분은 다른 유사 책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사소한 양념 정도인줄 알았던 좀비 서바이벌이란 요소가 이 전자기기 제작 프로젝트에 굉장한 스토리텔링과 흥미를 불어넣어준다. 같은걸 만들더라도 이쪽은 그걸 어떻게 활용할지 더 쉽고 깊게 상상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물론 좀비와 서바이벌이라는 두 요소가 모두 현대에 잘 먹히는 매력적인 아이템이라서 그런것이기도 하다만, 작가가 그것을 너무 과하지 않게 잘 비비기도 했다. 난 이 점을 꽤 높이 평가하고 싶다.

게다가 좀비 얘기에 빠져서 프로젝트에 소홀한것도 아니다. 총 20개의 프로젝트는 모두 유용하며 좀비 서바이벌이라는 주제와도 잘 어울린다.

프로젝트 20개는 다음과 같다:

1. 태양전지판 충전
2. 자전거 발전기
3. LED 조명
4. 배터리 모니터
5. 트립 와이어 경보기
6. PIR 좀비 감지기
7. USB 웹캠으로 좀비 감시하기
8. 무선 좀비 감시 시스템
9. 원격 출입문 잠금장치
10. 출입문 센서
11. 무음형 화재경보기
12. 온도경보기
13. 라즈베리 파이 컨트롤 센터
14. 무선이라는 편리, 블루투스
15. 아두이노 플래시 퇴치기
16. 아두이노를 활용한 동작 및 소리 퇴치기
17. 라즈베리 파이 라디오 송신기 비콘
18. 아두이노 FM 라디오 주파수 호퍼
19. 아두이노 모스부호 비콘
20. 아두이노로 구현하는 무음형 햅틱 통신

프로젝트는 하나 하나가 모두 컨셉에 잘 맞는데, 게다가 꼭 서바이벌 상황이 아니더라도 한번쯤 만들어보고 싶을만한 것들이라 재미있게 읽어 내려갈 수 있다.

작고 단순한 것부터 시작해 하나씩 덧붙이거나 바꿔보는 식으로 진행한 구성도 좋다. 설명도 꽤 자세해서 이전에 전기전자공학 쪽을 경험하지 못했더라도 큰 무리없이 따라갈 수 있을 듯하다.



아쉬운 점은 번역이 썩 좋지는 않다는 거다. 일종의 기술서기 때문에 딱히 말투나 그런것에서 걸리는게 있는건 아니나, 간혹 어색하거나 앞뒤가 안맞는 게 보인다. 또 페이지도 중간이 뒤섞여서, 쪽 표기를 보고 뒤로 갔다가 다시 앞으로 갔다가 건너 뛰었다가 하면서 봐야했다. 마지막으로, 구매 정보도 한국 기준으로 다시 정리하지 않아서 큰 도움이 안된다. 이베이를 뒤져보라니, 여기가 미국은 아니잖은가.

공학쪽이다보니 개인 취향도 많이 탈 것이다. 적어도 공학을 공부했거나, 이런쪽에 한번이라도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맞지 않을까. 설명이 쉬운 편이긴 하지만, 납땜이나 회로 연결, 프로그래밍에 대한 기초 지식은 갖추고 보는게 더 좋을 것 같다.



나 개인적으로는 재미있었다. 경험도 있고, 이런 쪽에도 꾸준히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두이노와 라즈베리 파이의 활용법을 살펴보는것도, 그걸 좀비 아포칼립스와 연관해서 설명하는것도 모두 좋았다.

‘좀비 아포칼립스’는 사회 기반 시설이 무너지는 대형 재난의 한 예다. 그래서 그에 대한 대비책은 대규모 지진같은 때에도 유용한게 많다. 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도 좀비 사태 대응 매뉴얼(Preparedness 101: Zombie Apocalypse)를 배포한 적이 있지 않던가. 최근 지진이 일어나며 한국도 지진 안전국이 아니라는걸 다시금 확인했는데, 이런것들도 알아두면 취미로도 즐길 수 있고 기반 시설이 무너지는 재난이 닥쳤을 때에도 당황하지 않고 유용히 활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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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데 돈이라도 있어야지 - 나이 드는 게 불안한 월급쟁이 싱글녀를 위한 노후 대비법
윤경희 지음 / 가나출판사 / 2017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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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데 돈이라도 있어야지’는 원급쟁이 싱글녀를 위한 노후 대비법을 정리한 책이다.

저자가 말하는 노후 대비 방법은 크게 3가지다.

1. 집 마련
2. 연금 마련
3. 보험 마련

한마디로 모두 ‘돈’이다. 이 중 ‘연금’이 기본적인 생활비 마련을 위한 것이고, 나머지 두가지는 사실상 기본 생활비 외에 들어가게 될 비용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그걸 위해 월세가 필요없는 자가 주택을 만들고, 나이먹고나서 지출이 많아질 병원비 절약을 위해 보험을 든다. 그렇게 하고서도 적당한 노후를 보내려면 대략 월 15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물론, 이것은 저자가 자기를 기준으로 계산한 것이다. 사람에 따라 이 비용은 달라질 수 있는데, 저자보다 어린 40대 이하의 사람들은 대부분 올라가게 될 것이다. 물가 상승 때문이다. 심지어 요즘 세대는 직업난까지 더 심하지 않은가.

그러니 여기에 하나 더, ‘직장 마련’까지 넣어야 할지도 모른다. 경비원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이것도 자리가 많지 않아 구할 수 있을지는 또 모른다.

그러니 일단은 벌 수 있을때 벌고, 모을 수 있다면 모으는게 좋다. ‘내가 이 정도도 못해?’같은 이상한 자기 비관과 연민에 빠져 목돈을 날려버리는 짓은 썩 현명하지 못한 행동이다. 삶의 기쁨을 쫒는 일 또한 분명 필요하지만, 그게 앞날의 대비를 무시하는 선에서 이뤄져서는 안된다.

그래서 가능하면 더 빨리 노후 준비의 필요성을 깨닫고 조금씩 준비해 놓는것이 좋다. 나이가 어릴수록 유리한 면이 많기 때문이다. 보험의 그 한 예다. 나이가 들고 병이 있으면 보험에 들기 어렵거나, 보험료가 비싸다. 그러니 미리 준비해두면 전체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책에서는 이런 기본적인 팁 같은것 뿐 아니라 연금은 어떤 상품이 좋다던가하는 좀 더 구체적인것도 다룬다. 그렇다고 보고 따라하면 될 정도까지는 아니나, 노후 준비를 시작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지 가이드는 될 것 같다.

저자가 여자이다보니 유독 ‘싱글녀’라는걸 강조하지만, 책 내용 자체에는 딱히 남녀구별이 없다. ‘싱글녀’를 위한 책이라는데 큰 의미를 두지 말고 남녀없이 노후 대비를 위해 한번쯤 봐두면 좋을 것이다.

중간에 저자가 자신의 과소비를 정당화 하는 듯한 것은 좀 웃겼는데, 한편으로 그렇게 살고 있는 사람들에겐 나름 경고와 위로도 됐겠다. 어쨌든 중요한건 ‘아직 늦지 않았다’는 것이니까. 지금까지는 그렇게 살았더라도 지금이라도 준비한다면 나름대로 대비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출판 품질은 좀 아쉬워서, 몇군데 글자가 제대로 인쇄되지않아 허옇게 뜬 곳이 있었다. 알아볼 수 없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좀 더 신경썼으면 좋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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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말할걸 그랬어
소피 블래콜 지음, 최세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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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 블래콜(Sophie Blackall)의 ‘그때 말할걸 그랬어(Missed Connections: Love, Lost & Found)’는 ‘놓친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모으고 그것들을 그림을 재탄생시켜 엮은 책이다.

작가가 사람들이 사연을 올리는 사이트 ‘놓친 인연(Missed Connections)’에 대해서 알게 된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하지만 그곳의 글들은 관심이 가고 좋았으며, 또한 일러스트레이터였던 작가에게는 좋은 소재이기도 했다. 그래서 그곳의 사연들을 그림으로 그리기로 한다.

그 그림들은 처음에 블로그에 올렸었는데, 사람들의 반응이 좋았고 비로소 작가는 ‘놓친 인연’의 사연들이 비단 자기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먹히는 것임을 확신하게 된다. 그래서 이렇게 책으로 볼 수 있게 된것이다.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를 끈다. 우리는 언제나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있고, 그들의 이야기 즉 ‘드라마’를 보고싶어한다. 이건 어떻게 보면 관음증이라고 할 수도 있고, 또 어떻게 보면 대리만족이라고 할 수도 있다. 거기에 작가는 하나 더, ‘시각미’를 더했다.



일러스트레이터인 작가의 그림은 굉장히 독특하다. 사연을 담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그대로 보여주거나 하지않고 완전히 재해석해서 새롭게 그렸다. 그래서 어뜻보면 ‘이게 뭐야’싶기도 하다. 화풍이 그간 자주 보던 것과는 달라 낯설기도 하고, 그림도 사연의 표현 중 일부를 부풀려 과장해서 그렸기 때문이다. 그림은 사연을 보고 떠올렸던 이미지와 달라 같은 감성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그림 자체는 그것대로 매력적이어서 나쁘지 않다.

다만, 책 구성에서는 조금 아쉬운 점이 있는데, 설명하지 않고 넘어가는게 있기 때문이다. “-M4W -26”과 같은 표기가 그렇다. 이런것은 해당 사이트를 사용하는 사람이 아니면 알아보기 어렵다. 미국 사람이 아니면 더 그렇다. 시작할 때 짧게라도 설명하고 넘어갔더라면 더 좋았을걸 그랬다.

그림이 사연과 딱 매칭이 안되는것도 좀 아쉽긴 하다. 사연 자체에 몰입이 잘 안되기 때문이다. 독특한 그림은 분명 그 자체로 매력적이긴 하지만, 사연과 함께여야 의미가 있다는걸 생각하면 사연을 나타내는 그림으로서는 조금 부족한 것 같다. 다만, 감성이란건 다분히 지역색이 있기 마련인지라, 그림이 문제가 아니라 단순히 내가 미국 사람이 아니라서 그런 걸지도 모른다 싶기도 하다.

한국 사람이 이런 사연 일러스트집을 만든다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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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먼저 생각하라 - 당신의 사업을 성장으로 이끄는 절대 법칙
마이크 미칼로위츠 지음, 윤동준 옮김 / 더난출판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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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수익 먼저 생각하라(Profit First)’는 빛만 쌓이는 경영 방식을 바꾸는 놀라운 공식을 설명한 책이다.

이제껏 알고있던 수익 공식은 이렇다:


매출 - 비용 = 수익


그래서 이제까지의 경영도 매출을 증대하는데 총력을 다하는데 맞춰져왔다. 그러나, 문제는 효과가 없었다는거다. 덩치는 계속해서 늘어나지만 수익은 오히려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문제는 뭐였을까.

저자는 이 공식이 ‘자연스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논리적으로는 그럴듯 하지만, 현실적이지도 않고, 인간적이지도 않다는거다. 그래서 실제 통장은 텅텅 비어 있는데도, 회계상으로 높은 수익을 기록하기도 한다. 대체 누구를 위한 ‘수익’인가.

실패를 경험했던 저자는 고민끝에 새로운 공식을 발견한다. 바로, ‘수익 먼저’다.


매출 - 수익 = 비용


처음 이 수식을 봤을 때, 내 반응은 ‘장난하나’였다. 왜냐하면, 단지 기존 수식의 좌우만 바꿨기 때문이다. 논리적으로는 그럴듯 하지만,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는 말이다.

왜냐하면 ‘수익 먼저’는 ‘산술적인 공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위 수식은 그저 새 공식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일 뿐이다.

‘수익 먼저’를 간략하게 요약하면 ‘매출에서 수익을 먼저 떼어놔라’는거다. 비용 처리는 남은 금액 안에서 어떻게 처리할지 생각한다. 이것은 ‘성장 비용’도 포함한 것이다.

그러니, 다르게 말하면 이런 말이 된다: ‘수익을 남길 수 없다면 잘못된 사업을 하는 것이다.’

단순하고, 또, 생각지도 못했던 그런것은 아니지만, 정리해서 보니 감탄이 나왔다. 사업의 근본을 잘 집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책에서는 기본적인 개념 설명 후 어떻게 실행할지에 대해서도 자세히 다룬다. 그리고 어떤 실수들을 저지르기 쉬운지에 대해서도 집어준다.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하려고 하거나, 하고있는 사업에서 수익이 안나 고민중이라면 이 책이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하던걸로 잘 안된다면,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는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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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소의 그림동화 246
이수지 지음 / 비룡소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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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지의 ‘선’은 흰 도화지에 연필로 그려나간 글자 없는 그림책이다.

마치 눈처럼 하얀 배경에 연필로 선과 아이를 그리고 일부만 채색한 그림들로 채워진 이 책은 마치 피겨 스케이팅을 그린 것 같다. 스케이트를 타는 아이는 얼음 위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회전을 하거나 점프하고 논다.

그러다가 착지에 실패해서 결국 넘어지고, 자기가 미끌어져온 곳을 바라보며 낙심해 있는다. 그 때 다른 아이가 미끄러지며 노는것을 보고 아이는 다시 기운을 차리며, 이제껏 보지 못했던 자기 주위의 많은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즐겁게 논다.



얼핏보면 겨울 놀이를 그린것 같은 이 그림책은, 사실은 ‘그림 그리기’를 표현한 것이다. 첫장의 흰 도화지와 마지막장의 완성된 그림, 그리고 중간에 재시도를 하는것이 그것을 잘 나타낸다. 그러니까 하얀 얼음판은 도화지이며, 스케이트 탄 작은 아이는 연필과 지우개인 셈이다. 연필과 지우개가 도화지 위에서 돌아다니며 그림을 완성하는 과정을 스케이트 타는 모습으로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거기에 더해 스케이트를 타는 소년은 어린 화가의 심정을 나타내고 있기도 하다. 처음엔 단순한 선으로 시작했다가 다양한 곡선도 사용하면서 재미도 느끼고, 선을 더해가면서 점점 더 복잡한 그림을 그려가는게 머릿속에 그려진다. 그러다가 실수로 그림을 망쳐서 낙담도 하고, 하지만 다시 그리고 또 즐거워 하고, 어느새 멋진 그림이 완성된다.

그림 그리기를 스케이팅으로 비유한 것이 독특한데, 둘 다 ‘선’을 남긴다는걸 생각하면 꽤 의미있다. 각 그림에서 연필과 지우개, 선을 어떻게 비유해서 표현했는가도 살펴보는것도 재미있다. 그림 그리기를 정말 멋지게 표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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