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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의 갈까마귀 ㅣ 캐드펠 수사 시리즈 12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손성경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평점 :
* 이 리뷰는 컬쳐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엘리스 피터스(Ellis Peters)’의 ‘어둠 속의 갈까마귀(The Raven in the Foregate)’는 ‘캐드펠 수사 시리즈(The Cadfael Chronicles)’ 열두째 책이다.



1141년 12월, 슈롭셔와 수도원에 몇가지 주요 이벤트들이 발생한다. 고위 성직자 회의가 있었던 것, 행정 장관으로 일하던 ‘휴’가 왕의 부름을 받아 어쩌면 자신의 거취가 바뀌게 될지도 모를 이야기를 들으러 떠난 것, 그리고 새롭게 에일노스 신부가 와 교구신부로 취임한 것. 그리고 여러 문제들이 대두되기 시작한다.
수도원에서 교리에 따라 살아가는 수사를 주인공으로 삼은만큼,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단지 역사적 배경위에서 펼쳐지는 미스터리물일 뿐 아니라 꽤나 종교적이고 철학적인 문제를 다루거나 그를 통해 생각할 거리를 던지기도 하는데 이번 권에서도 그런 게 꽤 두드러진다. 주요 문제에 수사가 연관되어있으며, 그의 사상과 행동이 꽤 논란의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먼저 변명을 해줘보자면, 그는 수사로서의 본분을 최대한 따르려고 했던 것이라 할 수도 있다는 거다. 왜, 예전에는 고행이라고 하는 것도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걸 단지 스스로가 원해서 고수하려고 한 게 아니라 어느정도 강자의 입장에서 약자에게 강요한 것이라는 점, 다소 잘못된 신념에 사로잡혀 자기 입맛대로 곡해한 듯한 부분이 보인다는 점에서 그렇게 옹호해주기는 어렵다. 그것이 결국 비극으로 이어진 것은 말하자면 일종의 자승자박인 셈이다.
다만, 거기에 엄청난 악의가 있었다든가 했다고 보기는 어렵고, 추후에 개선될 여지가 아예 없는 것도 아니며, 중간에 어느정도 방지할 수도 있었을 것 같아 괜한 안타까움, 씁쓸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