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계곡
박민형 지음 / 작가와비평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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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달의 계곡’은 어려서부터 주변을 살피며 어른스럽게 살아왔던 한 엄마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번역일을 하는 은숙은 열일곱살 딸아이의 엄마다. 그 하나뿐인 딸이 어느날 임신 사실을 고하며 아이를 낳겠다고 한다. 고작 열일곱살짜리 딸이 말이다. 누가 이걸 손쉽게 허락해줄 수 있을까. 당연히 낙태를 생각한다. 이는 딸이 아직 아이를 낳기엔, 또 엄마가 되기엔 어리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 때문에 급하게 ‘달의 계곡’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은숙은 두고온 ‘그’에게 소식을 전하려고 편지를 쓰면서 어렸을 때의 일을 떠올린다.

은숙은 도망간 엄마와 돌아가신 아빠 때문에 결국 고모네 집에서 살게 된 고아였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아이답지 않게 조심하며 살아온다. 그래서 은숙의 어린 시절은 자신의 이야기보다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고모네의 이야기, 그리고 고모네가 세주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심지어 자기 얘기를 할 때도 오로지 자기 얘기만 있는 경우가 없다. 마치 조연같은 삶을 살아온 것이다. 본문에는 그렇게 살아온 삶을 묵묵히 담고있다.

그런 그녀의 삶이 딸 아이의 반항같은 임신, 그리고 그걸 한사코 반대하는 마음과는 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 걸까. 솔직히 이 점이 잘 연결되지 않는다. 그래서 본문 챕터와 프롤로그 & 에필로그가 좀 따로 노는 느낌도 든다. 은숙의 어린 시절이 그녀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를 설명해 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은숙의 딸 이야기도 둘의 나이를 생각하면 그리 잘 공감되지 않는다. 과연 이 소설을 보고 자연스럽게 낙태와 태아의 생명권, 생명의 바다였던 말라버린 달의 계곡을 연상할 수 있을까 싶다.

이야기는 나쁘지 않았지만, 주제 전달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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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 헤드 철도 네트워크 제국 1
필립 리브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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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리브(Philip Reeve)’의 ‘철도 네트워크 제국 1 - 레일 헤드(Railhead)’는 우주를 달리는 기차가 등장하는 SF 소설이다.

책의 제목인 ‘레일 헤드’는 기차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들을 기차를 타고 우주를 달리는데, 특히 K-게이트라는 특별한 문을 통과함으로써 1만년도 넘게 걸릴 장소에 있는 다른 행성으로도 눈 깜빡할 사이에 이동할 수 있다.

딱히 비행선이나 우주왕복선이 없는것도 아닌데 이렇게 행성간 여행에 기차를 사용하는 것은 신기하게도 이 K-게이트를 기차로만 통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설 속 세계는 기차가 달릴 수 있는 철도를 중심으로 사회가 발전했고, 그 철도 네크워크를 소유한 황제가 제국을 세워 다스린다.

우주 기차 외에도 책에는 드론이나 다양한 네트워크 연결을 가능케 해주는 헤드셋 등 현재의 것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월등히 뛰어난 기술들도 여럿 나온다. 하지만, 성간 여행은 기차로만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묘하게 SF와 복고가 섞인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다행인건 이 과거-현재-미래가 뒤섞인 듯한 배경이 꽤나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그런 세상에서 철도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사람과 모토릭(안드로이드), AI 들의 이야기도 재미있다. 전체 흐름도 나쁘지 않고, 다양한 인물들이 가진 각자의 사연도 꽤 흥미로웠다. 다만, 가장 큰 줄기라 할 수 있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단지 주변사람들에게 휘둘릴 뿐인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결국 그럴거면…’ 하는 생각도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는 주인공인 ‘젠 스탈링(Zen Starling)’이 10대 청소년이라 그런 것이기도 하다. 육체적으로나 사회적으로도 그의 능력에는 한계가 분명해서란 얘기다. 하지만, 본업이 좀도둑이라는 것도 그렇고, 그의 생각이나 행동도 많은 부분에서 썩 감정이입을 할 수가 없었다.

소설속의 용어들을 단순히 소리나는데로 쓴 것도 조금 아쉬웠다. 개중에는 은근히 비유하는 것도 있고 재미있게 변형해서 쓴 것도 있어 보였는데, 그런것들이 다 없어졌기 때문이다. 용어나 이름 정도는 병행표기 해줬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었다.

철도 네트워크 제국 시리즈(Railhead Trilogy)는 정말 기대했던 작품이고, 그랬던만큼 재미있게 보기도 했지만, 그만큼 한편으로 아쉬움도 있었다. 하지만, 주인공의 행보는 아직 끝난게 아니다. 2권 블랙 라이트 익스프레스(Black Light Express)도 있고, 3권 스테이션 제로(Station Zero)도 곧 나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기본이 되는 설정과 이야기는 충분히 매력적이기에, 이 후 주인공이 또 어떤 모험과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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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달이 출생기 - 백곰 가족의 대모험
구름나무 지음 / 가나북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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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달이 출생기’는 곰달이의 출생 과정을 담은 그림책이다.

‘백곰 가족의 대모험’ 시리즈의 하나인 이 책은 새로운 가족 곰달이가 태어나는 과정을 엄마 배속에 있는 곰달이의 시점에서 그리고 있다.

곰달이는 엄마 배속에 있으면서, 엄마가 귤을 먹으면 새콤달콤한 맛에 춤을 추고 미역국을 먹을 땐 그 미끄러움에 신나하는 등, 엄마가 먹는 것 느끼는 것 하나 하나에 깊게 공감하고 반응한다. 아빠가 부르거나 만지는 것에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엄마가 슬퍼하거나 힘들어 할 때면 곰달이도 같이 아파한다. 반대로 엄마 아빠가 서로 손을 잡고 함께할 때는 편안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는 배속에 있을 때부터 아이가 얼마나 엄마 아빠, 그리고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는지를 나타낸 것이다. 흔히 임신하면 좋은것만 보라고 하는데 왜 그게 필요한지를 잘 표현한 것 같다. 책에는 특히 주의를 주고싶은 몇가지를 얘기하는데, 그렇다고 그걸 너무 노골적으로는 그리지 않고 대신 어떤 상황인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게 했다.

얼마나 힘든 과정을 통해서 태어나는지도 잘 묘사했는데, 이를 통해 그런 힘듦을 감수할만큼 귀하다는 것도 알게 하고 그렇게 태어나는 아이란 모두가 축복해줄만큼 기쁘고 사랑스런 존재임도 알게한다. 그림을 통한 상황이나 감정 표현도 꽤 잘 되어있고, 귀여운 곰달이의 모습이 사랑스러움을 더 잘 느끼게 해주기도 한다.

몇 장 안되는 짧은 이야기지만, 귀여운 그림 속에 아이의 탄생과 아이의 소중함을 잘 담아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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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 밥상 - 식재료, 조리법, 그릇까지 최소한으로 미니멀 키친라이프
누마하타 나오키.시모죠 미오 지음, 하치 그림, 김수정 옮김 / 즐거운상상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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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마하타 나오키(沼畑 直樹)’와 ‘시모죠 미오(下条 美緒)’가 만들고 ‘하치(hachiii / はち)’가 일러스트를 그린 ‘미니멀 밥상(ミニマルごはん: 食材も作り方も器もすべて最小限のシンプルキッチンライフ)’은 가볍고 간단한 미니멀리즘 요리를 담은 책이다.

미니멀리즘, 미니멀리스트란 최소한의 것으로 사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미니멀 밥상은 그 철학을 요리로 실천하는 방법과 그를 위한 레시피를 담은 것으로 최소한의 재료와 조미료를 이용해 만들기 쉬우면서도 계속 먹을 수 있는 담백한 요리를 추구한다.

그래서 먼저 제안하는 것은 ‘적은 그릇 쓰기’다. 적으면 1개, 많아도 3개 이하로만 사용해서 같은 그릇에 덜어먹으면서 설거지 거리를 최소화 하는거다. 이렇게하면 여러 음식을 먹을 경우 맛이 섞이기는 하지만, 그게 너무 이질적이지 않다면 오히려 감칠맛을 더해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이 책에 실린 레시피들도 대부분이 채소 위주의 음식과 반찬이라 그렇게 먹어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맛을 내기 위한 재료도 (저자가 추구하는게 일식이므로) 간장, 일본 된장, 청주, 식초, 올리브유, 소금, 설탕, 육수 정도다. 가짓수로만 보면 생각보다 많아 보이는데, 일반 요리를 할 때는 요리마다 각기 다른 조미료를 사용한다는 걸 생각하면, 대부분의 요리에 이 정도의 조미료만을 이용한다는건 큰 장점이다. 구매 부담도 적고, 꾸준히 쓰므로 먹지않아 버리게 되는 일도 없어 1석2조다.


레시피도 간단해서 15~20분이면 조리할 수 있어 보인다. 이는 요리에 미리 준비한 육수나 ‘밑반찬’을 사용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밑반찬은 채소를 데친 후 가볍게 양념을 한 간단한 것으로, 밥 먹을 때 반찬으로도 먹을 수 있고, 요리할 때 재료로도 쓸 수 있어 유용해 보인다. 채소라 건강한 식단을 꾸릴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미니멀 요리라 하면 간단한 주식 몇가지를 돌려먹을 것 같은 느낌도 드는데, 생각보다 다양한 요리와 반찬을 소개해서 여기서 얘기하는 것들만 만들어 먹어도 딱히 지루할 것 같지는 않다.

레시피를 상황이나 목적에 맞춰서 소개하는 것도 꽤 괜찮고, 미니멀 키친라이프를 위한 다양한 팁들도 유용해 보인다. 다만, 일식 위주라 한국 사람에겐 일상식 같지만은 안아 보인다는게 조금은 아쉽다. 한국의 요리 연구가가 비슷한 책을 낸다면 어떤 요리들이 담길지 궁금하다.

종이책은 사진과 레시피, 부가 설명이 깔끔하게 편집되어 담겨있다.


전자책은 내용 위주고, 레이아웃도 보는 방식에 따라 쉽게 깨진다.


책은 종이책 뿐 아니라 전자책으로도 나왔는데, 종이책이 요리 사진과 요리 소개 글, 그리고 레시피가 서로 잘 어우진데 반해 전자책은 그것들이 따로 흩어져있고, epub의 특성상 페이지 레이아웃이 깨지기도 하기 때문에 그렇게 보기 좋지는 않았다. 그래도 전자책의 경우 링크를 통해 참고 레시피를 바로 볼 수 있는 등 편의성은 좀 더 있는 편이다. 그래도 깔끔한 편집과 보기 좋은 레이아웃을 원한다면 전자책보다는 종이책을 택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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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지원 어린이 농구 교실 신나는 방과후 15
우지원 지음 / 파란정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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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지원 어린이 농구 교실’은 농구의 기본적인 내용들을 담은 교습용 책이다.

모든 스포츠가 다 그렇듯, 농구에도 전문 용어가 있다. 그래서 그걸 외우고 익숙해지는데 어느 정도 노력이 필요하다. 문제는 이게 이제 막 시작하려는 사람에게는 일종의 장벽이라는 거다. 이 책은 그런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전문 용어를 줄이고 풀어써서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수록 내용은 드리블과 슈팅 방법, 그리고 기본 전술 등이다. 드리블과 슈팅은 개별 동작별로 어떻게 해야하는지와 주의 사항 등을 잘 설명했으며, 사진을 통해 정확한 자세를 보여주어 혼자서 따라하는데도 그리 어렵지 않게 했다. 다만 일부 연속 사진이 제대로 구분되지 않는 것도 있고, 역시 사진보다는 동영상으로 볼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나중에라도 동영상 채널을 만들면 좋지 않을까 싶다.

책 뒤쪽에는 농구 지식 외에 스트레칭도 수록해서 운동 전 부상 방지나 운동 후 근육을 풀어주는데 도움이 되도록 했다. 수록된 스트레칭들은 모두 간단해서 쉽게 외거나 따라할 수 있다.

공격과 방어를 위한 전술은 어떻게 하는지를 간략하게 설명했는데, 각각의 특징을 잘 집어줘서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다. 보다보면 조금 복잡한 것도 있어서, 농구가 단순히 공격 방어를 반복하는 슈팅게임이 아니라는걸 알게 해준다. 실전에서 쓰려면 팀원들과 많은 연습이 필요하겠지만, 알아두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책은 기본적으로는 어린이를 위해 쓴 것이나, 내용 면에서는 어른들이 보기에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특히 전술을 설명한 것은 농구 경기를 관람하는데도 도움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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