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갈래 길
래티샤 콜롱바니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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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티샤 콜롱바니(Laetitia Colombani)’의 ‘세 갈래 길(La tresse)’는 큰 갈래길에 서있는 인도의 스미타, 시칠리아의 줄리아, 캐나다의 사라 세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 책 내용을 일부 담고 있으므로 주의 바란다.



이 세 여자는 서로 아는 사이도 아니고, 만난 적도 없다. 당연히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것도 아니다. 이들은 그저 각자의 장소에서 각자의 살을 살고 있을 뿐이다.

소설은 이들의 이야기를 번갈아 보여주면서 하나된 끝을 향해가는 식으로 구성되어있다. 처음에는 각자의 이야기만으로 진행되다가 점점 셋 사이에 연관성이 드러나면서 하나의 이야기로 엮여지는걸 느끼게 한다.

결국 결말에 이르러서는 온전히 하나로 연결되는데, 원제인 ‘tresse’가 ‘세 갈래로 땋아 늘인 머리’를 의미하는걸 생각하면 이야기를 비유적으로 정말 잘 표현하지 않았나 싶다. ‘tresse’는 또한 서로 다른곳에 있는 이들 세 여자를 한데 연결시켜주는 역할도 한다. 그 과정을 작가가 잘 풀어 나가기도 했다.

다만, 결말과 교훈이랄만한 것은 다소 진부하다. 또한 스미타의 이야기를 좀 어거지로 연결시킨 감도 있다. 다른 둘에 비해 그 끝이 어설프기 때문이다. 딱히 현실 문제를 극복한것도 아니고, 보다 나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것도 아니라는 얘기다. 당장 돈 문제는 어쩔 것인가. 오히려 그들은 중간에 내리지 않고 당초 목적지까지 갔어야 했다. 그런데 중간에 내려버렸으니, 이제 첸나이까지는 어떻게 갈것인가. 괜히 작가 때문에 억지로 끌려내려와 강제 삭발당한 느낌이다. 그렇게 차별을 받으면서도 개종 생각은 없다는 얘기가 나올때도 뭔가 이상했는데, 그것도 삭발을 위한 작위적인 설정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 이해가 안되고 좀 이상했다.

그래도 대체로 흥미롭고, 문장도 잘 익히며, 시각적으로도 잘 와닿는다. 게다가 한번 읽기 시작하면 단숨에 끝까지 읽어내려갈만큼 흡입력도 좋으며, 재미도 있다. 잘 하면 영화로 나올 모양인데, 이미 머릿속으로 한번 관람을 한 터라 비교하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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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은 왜 통하지 않을까 - 상대를 움직이는 힘 있는 설명의 기술
아사다 스구루 지음, 정혜주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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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다 스구루(淺田 すぐる)‘의 ‘내 말은 왜 통하지 않을까(「いまの説明、わかりやすいね!」と言われるコツ)‘는 1장에 주요 키워드들을 꼽아 정리, 이해, 설명하는 기법을 소개한 엑셀1 활용서다.

‘엑셀1’은 종이 한장을 엑셀(Microsoft Excel: 가장 대표적인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 프로그램처럼 칸을 나눠 사용한다는 의미에서 붙인 것으로, 이미 ‘토요타에서 배운 종이 한 장으로 요약하는 기술(トヨタで学んだ「紙1枚!)‘에서도 소개했던 것이다. 그걸 전에는 ‘회사 업무’와 관련해서 얘기했다면 이번에는 ‘정리와 설명’을 주제로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3가지’다. 설명을 못하는 이유도 3가지, 알아듣기 쉬운 설명의 조건도 3가지, 설명 방법도 3가지라는 것. 또한 그 구체적인 방법인 관점, 틀, 동작도 모두 3가지다. 이렇게 ‘3’을 중시한 이유는 1, 2개일 경우 뭔가 더 있을것 같은 느낌을 줄 수 있고, 4개 이상일 경우에는 너무 많아 제대로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 얼핏 보면 좀 어거지같다. 그러나, 차분히 설명을 들어보면 꽤 그럴듯하다. 당장 스스로 각 개수가 어떤 느낌인지 생각해봐도 그렇다.

그래서 여러가지를 이야기 할 때는 계층적으로 얘기할 것을 권장한다. 크게 3가지를 얘기하고, 그 각각에 대한 구체적인 3가지를 얘기하는 식으로 말이다. 실제로 이 책도 그런 식으로 쓰였는데, 확실히 2단계 정도의 너무 깊지 않은 계층을 두고, 각각에서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은 3가지만을 다루니 전체 그림이 좀 더 쉽게 다가온다. 만약 처음부터 9가지라고 꼽아 이야기 했다면 이보다는 더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싶다.

이런 예로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들기도 했는데, 저자의 경험 얘기를 들어보면 구구절절 맞다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 이 책을 읽었다는 사람은 많이 봤지만, 이걸 모두 기억하고 그대로 행하고 있다는 사람은 거의 보지 못했기에 더욱 그렇다.

더불어 주요하게 이야기 한 것중 하나인 ‘동사 대신 동작’이라는 것도 재밌다. 처음 봤을때는 이 무슨 말장난인가 싶기도 했는데, 읽을수록 무슨 얘길 하는지 알겠고 또 맞다는 생각도 들었다. 작가가 설명에 성공했다는 얘기다.

문장도 쉽게 써서 이해하기 좋고, 소개한 방법 역시 어렵지 않게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어서 몇가지는 지금 당장이라도 따라할 수 있을 정도다.

‘쉽게 설명하는 비법’을 소개하는 책 중에는 어렵거나 실천성이 떨어지는 것도 있는데, 그런 것들은 당연히 책 내용 자체도 의심 할 수밖에 없다. 저자 자신도 쉽게 설명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양호하다. 말하고자 하는 바도 쉽게 잘 설명했고, 실천성도 높아 보인다. 이 점을 높게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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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찾아서 - 바로크 음악의 걸작을 따라서 떠나는 여행
에릭 시블린 지음, 정지현 옮김, 장혜리 감수 / 21세기북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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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시블린(Eric Siblin)’의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찾아서(The Cello Suites: J. S. Bach, Pablo Casals, and the Search for a Baroque Masterpiece)’는, ‘음악의 아버지’라고도 불리는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의 가장 유명한 곡 중 하나인 ‘무반주 첼로 모음곡(The Cello Suites)’에 얽힌 이야기들을 풀어낸 책이다.

목차는 각각 6개의 꼭지를 가진 6개의 장이 있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는 무반주 첼로 모음곡의 구성과 제목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주제를 생각하면 꽤 재미있는 아이디어다. 각 꼭지의 제목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것은 아닌데, 어차피 작곡가와 대표적인 연주가의 생애를 돌아보는 것이라 딱히 꼭지 제목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서 이렇게 한 듯하다.

대중음악 평론가로도 활동했던 저널리스트이자 영화제작사, 또한 바흐 애호가인 저자는 크게 4가지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가장 먼저 연주곡에 대한 소개와 감상을 말하고, 그 후 바흐의 생애에 대해서 살펴본 후,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알렸다 할 수 있는 파블로 카잘스의 얘기로 갔다가, 끝에서 저자의 이야기로 마무리한다. 이것들은 얼핏 상이해서 안 어울릴것 같은데, 연결을 잘 해서 해서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읽어 갈 수 있다. 작가의 글쓰기 역량이 엿보인다.

책의 대부분은 바흐와 카잘스가 어떤 생애를 살았느냐를 다룬다. 그들이 살았던 시대상은 어떠했으며, 그래서 어떤 생각을 하고 무슨 일들을 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그래서 일종의 전기같은 느낌도 든다. 클래식 음악과 관련된 이야기라 일부 어려운 점도 있으나, 서사가 있는 이야기라 큰 부담없이 따라갈 수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무반주 첼로 모음곡에 대한 경외랄까 기대도 싹트게 된다. 그럴거라고 생각했는지 QR코드를 이용해 미리듣기도 할 수 있도록 해둔게 센스있다.

바흐의 생애를 다룰때는 어떤 면이 무반주 첼로 모음곡과 연결되는 지에 대해서도 다루는데, 워낙 알려진게 적어서 그런지 대부분이 추측이다. 심지어 바흐의 생애마저도 불확실하고 설명되지 않는 면모가 꽤 보인다. 그래서 좀 이상해 보이는 면도 있다. 이는 이 책이 빈 곳을 상상으로 채워넣어 쓴 소설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그래서 ‘불멸의 연인(Immortal Beloved, 1994)’이나 ‘아마데우스(Amadeus, 1984)’처럼 소설적인 재미는 없다. 그래서 더욱 그런 픽션으로 만들어 보는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한국어판 제목인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찾아서’는 책과 다소 안어울리는 면모가 있는데, 마치 곡의 발생이나 원본을 찾는 것 처럼 주제가 작기 때문이다. 그래서 카잘스나 작가의 이야기는 다소 뜬금없어 보이기도 한다. 좀 다른 제목을 붙였으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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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 스토리콜렉터 59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김윤수 옮김 / 북로드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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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남자는 대체 무슨 말을 하는건지, 왜 이런 일을 벌이는건지 흥미롭다. 이미 여러 나라에서 논란이 많은 ‘심신상실‘을 주제로 한 것도 그렇다. 과연 개구리 남자는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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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처럼 살기로 했습니다
스테판 가르니에 지음, 김선희 그림, 이소영 옮김 / 이마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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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판 가르니에(Stéphane Garnier)’의 ‘고양이처럼 살기로 했습니다(Agir et penser comme un chat)’는 고양이의 삶에서 얻은 인생에 관한 깨달음을 얘기하는 에세이다.

에세이라지만 내용이 내용이다 보니 자기계발서 같은 느낌도 강하다. 어떤 식으로 살라는 얘기가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에세이가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쓰는 것이다 보니 의례 그런 면이 있기는 하지만, 이 책은 그런 혜안을 고양이로부터 얻었다는 것이 특이하다.

고양이는 아주 오래전부터 인간과 함께해온 동물이다. 그건 그만큼 오랫동안 인간의 사랑을 받아왔고, 또 충분히 그럴만한 매력이 있다는 얘기다. 다양한 우화 등에 등장하는 것도 그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인간의 이야기를 고양이를 빌어 얘기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건 이 책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었다. 고양이의 삶을 고스란히 인간에게 적용할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열어보니 생각보다 훨씬 고양이의 삶 자체를 크게 언급했다. 조금 과장하면 그야말로 고양이에게서 인생을 배우는 모양새다. 그렇다고 너무 억지로 갖다 붙인 느낌도 아니다. 분명히 배울만한 점을 잘 집어냈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고양이가 정말로 그러한가는 알 수 없다. 따지고 보면 고양이를 본 인간이 그러한 생각을 떠올린 것이지 고양이가 직접 그러하다고 얘기해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고양이의 삶과 생각이라기보단 고양이를 보고 느낀 인간의 생각이라는 말이다. 멘토보다는 뮤즈에 가까운 존재인 거다.

그래서일까. 보면 멋지고 끌리기는 하지만 정말로 그런 삶을 살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그냥 얼마나 좋은지 느끼고 ‘참고해야지’하는 마음이 든다면 그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에세이’인 것도 꽤 좋은 선택인 것 같다.

책에는 고양이로부터 얻은 교훈 말고 고양이의 행동을 그린 장면도 꽤 많은데, 보면 저자가 얼마나 고양이를 사랑하는지 알 것 같다. 그로부터 배울 점을 끌어낼 때도 언제나 ‘이런 고양이가 얼마나 대단한가!’하고 말하는 것 같아, 인생에 관한 가르침을 담았다기보다는 그냥 단순한 고양이 예찬서 같은 느낌도 든다. ‘이래도 고양이 입양 안 할 거야?’ 하는 것 같달까. 그래서 좀 재미도 있었다.

책 뒤에 붙인 고양이 지수 평가도 나름 재미있었다. ‘고양이의 삶’에 견주어 무엇이 부족한지 알 수 있다는데, 아마 현대인이라면 대부분이 ‘당장 고양이를 입양할 것’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나도 매력적이라 생각은 하지만 상황상 계속 입양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아! 나도 언젠가 고양이 한 마리와 함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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