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키우다보면 질문이 생기고, 질문은 생각을 촉발하죠. 앞선 글 〈상식과 관습을 뒤집어서 사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와 맞닿는 내용이겠네요. 일상에서 상식과 통념에 따라 ‘생각한다‘는 자각도 없이 익숙한 대로 느끼고 판단하며 살잖아요. 이렇게 시스템화된 사고의 회로에 중단이 일어날 때, 진짜 나의 생각이 시작됩니다. 그러려면 부단히 자각해야 하는것 같아요. 마치 그냥 앉아 있으면 허리랑 어깨가 굽기 쉬운데, 일상에서 ‘허리 펴기‘를 의식해서 자세를 잡아야 체형을 바로잡을 수 있듯이요. ‘생각 펴기‘ ‘생각 키우기‘를 의식적으로 해야 질문하는 몸을 만들 수 있겠죠.
제가 아는 질문하는 힘을 기르는 방법은 ‘낯선 환경에 놓여보기‘ 그리고 ‘이방인 되기‘예요. 일상에서 생각하고 질문하기가 어려운 이유는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익숙하기 때문이죠. 다르게 생각할 계기가 잘 없어요. 저는 일 때문에 낯선 환경에 종종 놓입니다. - P178
강연이나 취재 제안이 왔을 때 익숙한 일, 쉽게 할 수 있는일만 골라서 하면 편하겠지만 안주하기보다 낯설고도 의미 있는 주제를 다뤄보려고 의도적으로 노력해요. 학생들의 금연교육에 강연자로 와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도 처음에는 자신이없었지만 용기를 내어 가봤고요. 있지만 없는 아이들의 집필 제안이 왔을 때 한번 해보자고 결심한 이유도 ‘미등록 이주아동‘의 존재가 저한테 가장 먼 이웃이었기 때문입니다. 역시나 인터뷰를 위해 만난 이주아동, 이주노동자, 이주활동가의말을 들으면서 편견이 깨지고, 이주아동에 대한 제 생각을 만들어갈 수 있었죠. 책에 나온 미등록 이주노동자로 한국에서25년을 산 인화 씨도 이렇게 말했어요. 사람은 불편해야 생각한다고요. - P182
저는 ‘현장‘이라는 말을 참 좋아하는데요. 삶이 발생하는 자리, 생생한 현실을 일깨우는 삶의 진실이 현장에 있습니다. 일상에 매몰되지 않고 낯선 이웃이나 현장을 찾아나설 때, 기존의 앎에 혼란스러움을 느끼고 그 혼돈의 토양에서 생각의 씨앗이 발아합니다. 여러분도 각자 찾아보세요. ‘나의 현장은 어 - P182
디인가‘ ‘내가 이방인이 되는 자리가 어디인가‘ ‘나의 가장 먼이웃은 누구인가‘ 하는 것들을요. 하지 않던 상상을 하고 현장을 기웃거리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 자체가 일상에서 생각을 키우는 시작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꼭 어딜 가야만 하는 건 아닙니다. 같은 장소도 얼마든지 낯선 곳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아이 키우는 여성이 글쓰기에 좋은 환경에 놓여 있다고 생각해요. 아이를 낳으면 익숙하던 일상이 날마다 한없이 낯설어지거든요. 나는 그대로인거 같은데 엄마가 되면 기존의 내가 사라지는 느낌도 드니까요. 한번은 유자녀 여성 학인이 이런 글을 썼어요. 엄마를 ‘워킹맘‘과 ‘전업맘‘으로 구분하는 이분법에 반대한다고요. - P183
집에서 아이 키우는 엄마도 가사노동을 하기에 워킹맘이고, 회사에 다니는 워킹맘도 집안일을 상당 부분 한다는 거죠. 또한 자신은 아이를 키우면서 본의아니게 직장을 관뒀는데, 전업맘이 되니 ‘집에서 노니까 좋겠다‘라는 말을 듣는대요. 전업맘과워킹맘은 엄마라는 존재를 소득이 있느냐 없느냐를 기준으로나눈, 즉 경제적 지표에 따른 구분입니다. 세상이 말하는 ‘쓸모있는 존재는 소득이 있는 경제활동인구를 뜻하고요. ‘사람을나누는 기준이 왜 돈벌이가 됐는가‘ 하는 중요한 질문을 던지는 글이었습니다. 일상에서 찾은 좋은 글감이죠.
저는 의문이 들면 그 생각을 말로 많이 해보는 편이에요. - P183
입 밖으로 꺼내 이야기한 자기 고민을 누군가가 받아주고 그 생각에 살을 붙여주고 뒤집어서 안 보이는 면을 보여주기도 하죠. 질문이 만들어지고 발상의전환이 일어납니다. 모든 멋진 것은 협업의 산물이죠. ‘훌륭하게 생각하기‘라고 하면 부담스러운데 ‘다르게 생각하기‘라고 표현하면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방인이되는 자리에 들어가보고, 마음에 걸리는 말을 붙잡아보고, 자기 생각을 말해보는 과정에서 다른 생각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 P185
추상적이고 관념적이라는 평을 듣는 글을 고칠 방법이 없나요?"라는 질문에 저는 방법이 있다고 답합니다. 방법이 없는일은 없는 거 같아요. 시간이 부족한 일은 있어도요. 처음으로 마음에 새긴 글쓰기 팁이 ‘멋진 글보다 쉬운 글을쓰라는 말이었어요. 처음에는 이 조언이 못마땅했죠. 쉬운 글은 시시하고 밋밋한데 왜 쉬운 글을 쓰라는 건지, 멋진 글을 지향해서 써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서요. 무조건 멋지게 써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거든요. 그런데 쓰다보니까 쉬운 글을 쓰라는 말이 맞더라고요. 멋진 글을 쓰려고 하면 나도 모르게 글이 추상적으로 써져요. 괜히 아는 척도 좀 해야 할 것 같으니까 철학 용어도 쓰고, 현실의 구질구질함을 담지 않은 개념어도 골라 쓰고요. 물론 개념어나 관념어도 때론 필요하지만 과하면 글에 메시지가 아니라 허세만 남기도 해요. 쉬운 글을 쓰라는 건, 내가 어떻게 보일지만 생각하며 자아도취 하지 말고 독자 중심으로 독자가 알아듣도록 쓰라는 뜻입니다. "산문에서 모호하게 글을 쓰는 자는 대개 허세를 부리고 자기중심적인 자다. - P186
열린 마음과 공감하는 태도로 자기만의 목적을 넘어서 더 큰 목적을 달성하려고 글을 쓰는 자는 글이 명료할 수밖에 없다." 언어학자이자 작가인 F. L. 루카스가 한 말입니다. - P187
동시에 글 쓰는 사람은 자기 경험을 객관적으로 재구성하고 재해석하여 구체적으로 써야 해요. 쉬운 듯 어려워요. 어떤상황을 세세하게 쓰려면 기억을 복기해 찬찬히 상황을 되짚어보고 무슨 사건을 쓸지 고민하고, 왜 좋고 나빴는지 감정을 깊이 들여다봐야 하는데 이 과정에 상당한 노동이 들거든요. 힘도 들고 시간도 듭니다. 또 낱낱이 쓰려니 무언가 부끄럽고 주저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뭉뚱그려서 추상적인 글을 쓰는 거예요. 어떤 사람의 글이 관념적이고 모호한 이유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게으름‘도 한몫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글이 모호하고 추상적이라는 지적을 받는다는 건 노동하지 않았다, 자기한테 집중하지 않았다, 감추고 싶은 게 많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모호하고 추상적인 글쓰기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저는 늘 자기 경험의 특정 상황에서 글쓰기의 발상을 시작하라고 권합니다. 삶의 한 장면이요. - P188
추상적인 글쓰기를 피하는 방법 두 번째는 글을 쓸 때 내 글을 읽었으면 하는 독자 한 명을 상정해보는 겁니다. 친구한테드라마의 한 장면을 말해주듯이 글 속 인물의 행동과 감정의동선을 따라서 생생하게 써보세요. 세 번째는 글을 다 쓰고 나서 개념어, 관념어에 동그라미 쳐보세요. 그런 단어를 지우고 생활 언어로, 구체적인 동사로 바꿔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가령 ‘나는 글 쓰는 걸 좋아하지만 가끔쓴다. 어떤 일을 계획할 때나 다짐이 필요한 순간에만 쓰는편이다‘라는 문장을 보겠습니다. "가끔" "일" "계획" "다짐" 이런 단어가 모호해요. 계획하고 다짐한 일의 구체적 사실을 문장에 채워 넣어야죠. ‘나는 한 달 동안 글을 두 편 썼다. 필라테스 강사 자격 시험에 대비해 공부 계획을 짤 때랑 나에게 상처주는 친구를 더 이상 만나지 말자는 다짐을 할 때였다.‘ 이렇게고치면 자기 상태를 더 명확하게 진단할 수 있습니다.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만 했지 쓰지 않았다는 것, 언제 내가 글쓰기 앞에 서게 되는지를 인식하면 다음 문장도 찾아지겠죠. - P189
‘정확하게 쓰자‘ ‘간결하게 쓰자‘ ‘쉽게 쓰자‘ 세 가지 표현은 맥락이 비슷한 듯 다릅니다. "간결하고 쉬운 글이 좋은 글인가요?" 이 질문을 뒤집어보면 "복잡하고 어려운 글이 나쁜 글인가요?"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지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간단하고 쉬운 글이라고 다 좋은 글이 아니고, 복잡하고 어렵다고 다 나쁜 글도 아니다, 저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분법 구도에서는 좋은 질문이 안 나와요. 대답도 단순해져요. 세상일을 선악으로 명확히 구분할 수 없듯이 글쓰기도 그렇습니다. 우선 ‘쉽다‘ ‘어렵다‘라는 기준도 사람마다 다르겠죠. 쉽거나 어려운 글보단 내용이 빈약한 쉬운 글 혹은 얻어갈 내용 없이 어렵기만 한 글, 이런 글이 문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 P191
저도 간결한 문장을 선호해서가끔 써요. 그런데 과하면 역효과가 생깁니다. 한문 투와 번역투 그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적절하지 못해서 문제가 되는 것같습니다. 독자와 소통하려는 마음보다 어휘력이나 지식을 과시하려는 마음이 더 크게 느껴지는 글은 좋은 글이라고 보기어렵습니다. 쓰는 사람의 안중에 읽는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독자는 다 느끼잖아요. 나쁜 글의 예를 들지는 않고 좋은 글의예를 들게요. 아서 프랭크가 《몸의 증언》에 쓴 글입니다.
질병 그 자체는 예측가능성의 상실이다. 그리고 그것은 그 이상의상실을 이야기한다. 요실금, 숨가쁨 혹은 건망증, 떨림과 발작, 그리고 아픈 몸으로 인한 다른 모든 "실패들."(…) 질병은 통제를 상실한 채로 살아가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 - P192
토목만이 아니라 농사든 가사노동이든 자신이 몸담은 분야에 관해 쓰면 좀 더 간결하고 쉬우면서 아름다운 글로 표현할수 있는 것 같아요. 글쓰기 책에서 말하는 ‘간단하고 쉽게 쓰라‘는 의미는 지식만 전시하는 글, 자아만 비대하고 독자의 자리가 없는 자아도취형 글을 쓰지 말라는 뜻으로 저는 해석합니다. 승객도 안 태우고 자기만 앞서가면 곤란합니다. 좋은 작가는 숙련된 기관사처럼 독자를 정확하고 안전하게 자신이 본 세계로 데려다줍니다. - P195
긴 글을 쓰고 싶다면 무르익지 않은 생각이라도 표현을 자제하기보단 SNS를 활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발상을 저장해두는용도로요. 글을 완성하면 블로그나 브런치같이 타인의 반응이비교적 즉각적이지 않은, 고요하고 안정적인 느낌의 플랫폼에공간을 마련해 쓰는 겁니다. 우선 얼마나 쓸지 분량을 정해보세요. ‘긴 글‘의 기준은 저마다 다르니까요. 저한테 긴 글은 A4용지에 서체 크기 10포인트를 기준으로 네 장 넘는 글이거든요. 한 장이 200자 원고지 기준으로 대략 10매이니, 원고지 30~50매 정도 분량으로 청탁이 오면 살짝 긴장하죠. 여러분도 길다고느끼는 글의 분량이 어느정도인지 헤아려보세요. - P197
처음에는 SNS에 쓰던 글의 두 배 분량을 써보겠다고 목표를세우고 그렇게 약 열 편, 스무 편 정도 글을 써보세요. 그 정도분량을 쓰는 일이 수월해지면 A4용지 한 장 반으로 분량을 또늘려보고요. 그 정도 분량이 200자 원고지를 기준으로 15매 정도 됩니다. 제가 글쓰기 수업에서 내는 과제의 분량이죠. 처음글쓰기를 배우는 분에게 A4용지 한 장은 무언가를 온전히 말하기에 좀 짧고, 두 장은 길게 느껴져서 좀 부담되는 분량인 듯합니다. 한 장 반에서 두 장 사이 분량이 자기 생각 한 가지를잘 정돈해 표현해내기엔 무리가 없는 것 같아요. 그렇게 쓰다보면 두 장 정도는 어느새 어려움 없이 쓰는 자신을 발견할 수있습니다. 그렇게 쓰다보면 자연스럽게 페이지가 넘어가고 점차 써내는 분량이 늘겠죠. - P198
글의 길이와 질이 비례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여러분도 자기 한계를 조금씩 늘려가는 느낌으로 평소 쓰던 글보다 사고의 호흡이 깊은 글쓰기에 도전해보시라는 겁니다. 오늘 주제와 관련된 좋은 글이 있어서 나누며 마무리하겠습니다. 발터벤야민의 <사유이미지>에 나오는 글이에요.
훌륭한 작가는 자기가 생각하는 것 이상을 말하지 않는다. 그리고이 점은 대단히 중요하다. 말한다는 것은 생각하기의 표현인 것만이 아니라 생각하기의 실현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걸어간다는 것이 어떤 목표에 도달하고자 하는 소망의 표현인 것만이 아니라 그소망의 실현인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 실현이 어떤 종류의 것인지, 즉 그 실현이 목표에 정확하게 합당한 실현이 되는지, 아니 - P199
면 탐욕스럽고 흐리멍덩하게 소망에 자신을 탕진하는지 길을 가고 있는 자의 훈련 여부에 달려 있다. 그가 자신을 절제하면서 불필요하거나 장황하거나 어슬렁거리는 동작들을 피하면 피할수록, 모든 신체의 자세는 자신에게 그만큼 더 족하게 되고, 그 신체를더욱더 적절하게 운용하게 된다. 열악한 작가는 착상이 많이 떠올라 그 착상들 속에서 기력을 탕진해버린다. 이것은 제대로 훈련받지 못한 열악한 달리기 선수가 사지를 맥 빠지게 움직이거나 지나치게 활발하게 움직이느라 기력을 탕진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 열악한 작가는 자기가 생각하는 바를 냉철하게 말할 줄 모른다. 재기발랄하게 훈련받은 신체가 펼치는 연기를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사유에 부여하는 것이 바로 훌륭한 작가의재능이다. 훌륭한 작가는 결코 자신이 생각했던 것 이상을 말하지않는다. 그래서 그가 쓰는 글은 그 자신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에만 도움을 준다. - P200
"글을 쓰다만 채로 두지 말고 한 편을 끝까지 완성해보세요." 글쓰기 수업에서 자주 하는 조언 중 하나입니다. 격식을 갖춘글 한 편 쓰기를 완수하는 체험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고 자기글의 현 상태와 능력치를 파악하는 거죠. ‘아, 내가 이 정도 쓰는구나‘ 하고요. 그런데 오래 붙들고 있어도 완성하지 못하는글이 있죠. 가까스로 마무리를 지었는데 분량만 채웠을 뿐 내용은 엉성하기 짝이 없고요. 아무리 시간과 공을 들여도 완성되지 않는 글도 있습니다. 글을 완성하지 못하는 이유는 글감에 대한 생각이 설익었기 때문입니다. 멸치 육수를 내는데 멸치가 서른 마리 있는 육수랑 세 마리 있는 육수를 비교해보면 농도가 다르겠죠. 세 마리밖에 없으면 오래 끓여도 육수가 밍밍합니다. 멸치가 서른마리 있으면 잠깐 끓여도 육수가 진하게 우러나고요. 진한 글을 쓰고 싶으면 생각의 멸치를 모아야 합니다. - P201
2년 동안 나는 생각했던 만큼 자주 사람들을 만나지도 글을 쓰지도 못했다. 읽기만 했다. 내 책은 무엇을 이야기하게 될까? 글쎄, 전쟁에 대한 또 한 권의 책이라……. 무엇 때문에? 전쟁은 사실, 크고 작은 전쟁들에서부터 널리 알려지거나 알려지지 않은 전쟁들까지, 이미 수천 번도 더 넘게 있지 않았던가. 하지만・・・・・…. 그건 모두 남자들이 남자들의 목소리를 들려준 것이다. 그건 분명한 사실이다. 우리는 전쟁에 대한 모든 것을 ‘남자의 목소리‘를 통해 알았다. 우리는 모두 ‘남자‘가 이해하는 전쟁, ‘남자‘가 느끼는 전쟁에 사로잡혀 있다. ‘남자‘들의 언어로 쓰인 전쟁. 여자들은 침묵한다. 나를 제외한 그 누구도 할머니의 이야기를 묻지 않았다. 나의 엄마이야기도, 심지어 전쟁터에 나갔던 여자들조차 알려들지 않았다. 우연히 전쟁 이야기가 시작되더라도, 그건 ‘남자‘들의 전쟁 이야기이지, ‘여자‘들의 전쟁은 아니다. - P202
전쟁에 대한 또 다른 책을 왜 내야 하는지 자기 정리가 필요했다는 겁니다. 저 고민의 시간, 저 읽기의 시간을 통과했고 저 생각들을 차곡차곡 쌓아 발효했기 때문에 이렇게 묵직한 좋은책이 나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글 한 편을 완성하는 노하우나 훈련법도 다르지 않을 것 같아요. 일단 목표한 분량을 채워 써보는 것. 완성한 글에 세상사람들과 나눌 만한 ‘알맹이‘가 있는지 점검하는 것. 알맹이가부족하다고 판단했다면 보완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책을 더 읽을지, 자료를 더 찾을지, 취재를 해볼지 생각해보고 실행하는 것. 다시 써볼 것. 이 과정을 반복하는 거죠. - P203
한 편의 글을 완성하는 일은 ‘이게 최선이다‘라는 완성도에대한 자기 기준을 세우고 감각을 기르는 일입니다. 글쓰기 경력이 쌓인다고 해서 저절로 생기지도 않는 것 같아요.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도 고민하잖아요. 일전에 아는 시인 선배랑통화를 했는데, 그도 요즘 너무 괴롭다는 거예요. 왜 그러냐고물었더니, 3년 동안 쓴 시를 엮어 시집을 내기로 했는데 스스로 만족스럽지 않아서 계속 붙들고 있었대요. 고치고 다듬으며 계속 글을 매만진 거죠. 그런데 너무 고치고 다듬었는지 점점 이상해지는 것 같대요. 소설과 다르게 시는 퇴고를 많이 하면 안 좋은데, 알면서도 이대로는 마음에 안 들고. 이 가을에너무 절망스럽다고 하소연을 했어요. 선배의 이야기가 이상하 - P203
게 위로가 되더라고요. 글 한 편이든, 책 한 권이든 ‘완전한 상태‘라고 느끼는 건 어쩌면 영원히 불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글 완성‘이란 임무에서 너무 빨리 떠나지도 말고, 너무 늦도록 매달려 있지도 말아야 하는 것. 이게 전부 아닐까요. 《올드걸의 시집》은 2008년부터 블로그에 쓴 글들을 엮은책입니다. 블로그에 올리기 전에도, 올리고 나서도, 수정 버튼을 눌러서 거슬리는 단어나 문장을 고치기는 했지만 저 혼자만 보는 글이라고 생각해서 현재 지면에 연재하는 글의 수준으로 공력을 들이지는 않았거든요. 그래서인지 어설퍼도 자유로운 활력과 검열 없는 감성이 글에 담겨 있어요. 분량 제한도없어서 훨씬 가벼운 마음으로 썼죠. 퇴고를 많이 안 했다고 해서 열 번 퇴고한 글보다 완성도가 무조건 떨어지는 것 같지도않아요. 그래서 헷갈려요. - P204
글쓰기는 이제 끝내야 하나 계속 써야 하나 영원히 헤매는일 같습니다. 저는 주로 기권하는 심정으로 글을 마쳐요. 이만하면 됐다는 확신보다는 더는 못 하겠다는 몸의 신호를 따르죠. 오래 앉아 있어 허리가 너무 아프거나, 똑같은 글을 너무여러 번 봐서 토가 나올 것 같을 때 "더는 못 고쳐."하면서 그냥 누워버립니다. 하하. 다른 일도 해야 하니까 더 이상 붙들고있을 수 없고요. 이렇게 물리적 한계 상황까지 끈질기게 내 글을 붙들어보는 것. 과연 완성한 것인지, 내가 질문하고 내가 대 - P204
답하는 이 외롭고 불확실한 과정을 견디는 것. 이것이 글 한 편을 완성하는 노하우가 아닐까 싶습니다. 영화 <블랙스완>에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완벽함은 집착만으로 안 돼. 놓을 줄도알아야 돼. 너를 가로막는 건 너 자신밖에 없어." 누군가의 표현대로 완벽함은 안 주시고 완벽주의만 주신 신을 원망하며 끝나지 않는 글쓰기를 잘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 P205
자기 검열, 남들의 시선과 평가로 자신을 옭아매는 상태죠. 아마 글쓰기 최강의 방해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쭉쭉 써내려가도 글을 완성하는 일이 만만치 않은데, 자기 검열을 하면 망설임과 주저함이 더해지니까요. 특히 상실을 다루거나 자신의 취약함을 내보이는 글을 쓸 때 내 안의 검열관이 더 엄격하게 활동해요. 이 글을 읽은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볼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죠. 때로는 어떤 시선이나 평가가그릇된 사회 통념인 걸 알아도 자꾸 위축되고, 제아무리 내가옳다고 생각하는 걸 쓰더라도 세상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하며 써내길 망설이는 건 자연스러운 자기 보호라고생각해요. 그래도 자기 검열에 너무 오래 결박되어 있으면 생각이 시들고 글이 되지 못하겠죠. - P206
보통 성폭력 피해를 다루는 기사에서 피해자에게 씻을 수없는 상처가 남았다‘라는 표현을 관용구처럼 쓰잖아요. 그런데 성폭력 피해로 생긴 상처를 정말 씻을 수 없을까요? ‘씻을수 없는 상처‘라는 말 자체가 순결주의에 따른 낙인이죠. 사라져야 할 말입니다. 제가 《아버지의 사과 편지》의 해제를 썼는데요. 쓰면서도 그 부분을 강조했습니다. "아버지의 사과 편지》는 씻을 수 없는 상처의 기록이라서가 아니라 ‘기록할 수없는 상처는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탁월하다. 이 책은 자신의 목소리를 잃은 여성들, 혹은 자신이 목소리를 가졌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여성들에게 용기가 될 것이다." 우리에게도 그런 책이 있습니다. 한국 조직 문화의 고질적인 위계 폭력을 드러낸 안희정 성폭력 사건의 생존자 김지은씨가 쓴 《김지은입니다》가 그렇죠. 자기 검열이라는 두터운벽을 뚫고 힘 있게 써낸 ‘진실 말하기parrhesia‘의 좋은 교본이라고 생각합니다. - P208
사람은 변합니다. 노력하면 느리게라도 달라져요. 당장은자기 안에 있는 검열관의 눈치를 보느라 쓰지 못하지만 쓰고싶은 글이 있다면 그것에 대해 쓴 글로 주변을 채우세요. 젊은여성이 청소노동자로 일한 경험을 기록한 김예지 작가의 책 - P208
<저 청소일 하는데요?>가 있어요. 청소노동을 낮추어 보는 사회적 통념으로 인해 직업을 부끄럽게 느낄 수도 있는데 자기검열을 덤덤하게 넘어선 작품이에요. 결혼은 했지만 아이를낳고 싶지 않다면 최지은 작가의 <엄마는 되지 않기로 했습니다 같은 책도 좋고요. 결혼을 안 했지만 아이를 원해서 아이둘을 입양한 백지선 작가가 쓴 <비혼이고 아이를 키웁니다>라는 책도 있어요. 그런 비출산 경험자들의 글에서 언어를 수집하면 됩니다. 소위 ‘정상적인 삶‘에 대한 환영을 지운 자리에 저마다 자기삶의 지도를 그리도록 용기와 지침을 주는 책은 찾아보면 반드시 있습니다. 긴 시간에 걸쳐 이런 책을 꾸준히 읽어나간다면 자기 검열로 고민하던 여러분도 ‘아, 그냥 쓰면 되는구나‘ ‘써도 별일 안 일어나는구나‘ ‘쓴 사람이 이상해 보이는 게 아니라 당당하고 멋있어 보이는구나‘라고 느낄 거예요. 서서히그런 언어에 물들 때 자기 안에 있는 검열관의 목소리가 힘을잃을 것입니다. - P209
독서 행위를 강제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책에 손이 갈까요? 제 경우, 지금 제가 품고 있는 화두와 관련 있는 책에 끌리거나 믿을 만한 사람이 쓴 책에 관심이 가요. ‘무슨 책이냐‘보다 ‘누가 쓴 책이냐‘ 혹은 ‘누가 추천하는 책이냐‘를 더 중시해요. 책은 자기 주관과직관에 따라 집었을 때 실패 확률이 적을 것 같아요. 버지니아울프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독서에 관해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유일한 조언은아무 조언도 따르지 말고 자신의 본능에 따라, 자신의 이성을 사용하여, 자신의 결론에 이르라는 것뿐이다. - P214
제가 도달한 결론은 이렇습니다. ‘좋은 책이란 읽는 사람을다른 생각, 다른 세계로 안내하는 책이다.‘ 몰랐던 사실을 알게해주고, 모호했던 감정을 선명하게 만들고, 도망가고 싶은 현실을 직시하게 하는 책. 이해 안 되는 사람을 이해하는 단초를제공하는 책. 무력감이 들 때 하고 싶은 일을 안겨주는 책, 그래서 읽다보면 자세를 고쳐 앉게 하는 책. 베껴 쓰고 싶은 문장이 많아서 다급하게 노트와 펜을 찾게 하는 책. 궁극적으로 읽고 나면 나도 세상도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뀌도록 돕는 책. 이런 책이 저한테는 좋은 책입니다. 읽을 당시에 하는 고민에 따라 좋다고 느끼는 책도 달라지 - P214
는데요. 30대였던 제게 좋은 책은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예요. 요즘도 인생 책이 뭐냐는 질문을 받으면 표지가 나달나달해진 저 책이 먼저 떠오릅니다. 문장이 아름답고 명쾌하고 통찰력 있는 표현으로 일깨움을 줍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힘든 노동을 좋아하고, 신속하고 새롭고 낯선 것을 좋아하는 너희들 모두는 너희 자신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너희들의 근면이란 것도 자신을 잊고자 하는 도피책이자 의지에 불과하다. - P215
처음 이 문장 읽고 굉장히 놀랐어요. 꾀부리지 않고 묵묵히일하는 ‘근면·성실‘이 좋은 덕목인 줄 알았는데 ‘열심히 일하는 건 너 자신을 잊기 위해서‘라는 일갈이 너무 맞는 말인 거예요. 일하느라 지쳐서 생각할 겨를이 없잖아요. 퇴근 후엔 맥주한 캔 따서 넷플릭스 보다가 자고 싶지, 내 문제만 해도 머리아픈데 남 일이나 사회문제에 신경 쓰고 싶지 않고요. 니체가이런 우리의 현실을 들여다보는 듯이 말해요. 니체의 또 다른책 《아침놀》에는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왜냐하면 노동은 극히 많은 신경의 힘을 소모하고, 성찰, 고민, 몽상, 걱정, 애정, 증오를 위해 쓰일 힘을 앗아가기 때문이다. 그것은항상 작은 목표를 겨냥하면서 수월하고 규칙적인 만족을 가져다 - P215
준다. 따라서 고된 노동이 끊임없이 행해지는 사회는 보다 안전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안전이 현재는 최고의 신성으로서 숭배되고 있다.
고대 노동자와 달리 근대 노동자는 노동에 대한 ‘독특한 자기 위안‘이 있다고 니체가 말합니다. 노동이 자아실현의 수단이기도 하지만 자아붕괴를 초래하고 건강을 해치기도 해요. 김밥집에서 일하는 중년 여성이 온종일 김밥을 말다보니 손목관절이 망가져서 다른 일을 못 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글 쓰는 노동도 허리와 손가락 관절을 망가뜨립니다. - P216
니체가 물음을 제기합니다. ‘신체와 영혼을 변질시키는 활동으로써 노동이어떻게 가치를 획득하게 되었을까?‘ 니체에 따르면, 기독교 윤리학이 성행하자 사회에선 근면·성실한 모습을 찬양하게 되었고 개개인의 충동을 효과적으로 길들이고 노예화하였다는겁니다.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행해지는 고된 노동을 비판하며 이렇게 단언하죠. ‘노동은 경찰이다.‘ 니체를 ‘망치의 철학자‘라고 부릅니다. 낡은 관념을 깨부수고 새로운 사상을 세운다는 의미에서요. 그 말이 딱 맞는 거예요. 니체는 ‘나‘와 세상을 둘러싼 장막을 걷어내고 현실을 직시하게 하는 언어를 구사했죠. 자기 자신에 대한 의도적 무지와세상에 대한 무관심을 일깨워주었고, 내가 행하는 노동이 누구의 이익에 복무하는가를 정신 차리고 따져보게 했거든요. - P216
소설가 박완서 선생님은 책 쓰는 이유를 이렇게 밝혔어요. "나는 이웃들의 삶 속에 존재의 혁명을 일으키고 싶기 때문입니다." 책은 충분히 그런 역할이 가능한 매체라고 생각합니다. 대상과 사물과 현상에 대한 인식 체계는 언어로 이루어져 있으니까요.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면 다르게 살 수도 있습니다. 솔직히 저도 책 쓰는 사람으로서 존재 해방에 기여하는 책을 쓰는 데 욕심이 나거든요. 대단한 프로젝트라기보단, 그저나를 해방시킨 언어들을 타인의 삶에 이식하려는 노동이 제게는 글쓰기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제 책을 읽고 삶이 달라졌다거나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리뷰를 볼 때 보람을 느낍니다. 《글쓰기의 최전선》 추천사에 홍세화 선생님이 이런 표현을 - P218
썼어요. "독서는 사람을 풍요롭게 하고 글쓰기는 사람을 정교하게 한다." 좋은 책을 읽거들랑 내게 들어온 가장 좋은 것들을세상에 풀어놓는다는 보시의 마음으로, 글로 써서 널리 나누시길 바랍니다. - P219
주변에 글 쓰는 사람을 보면 대부분 다독가예요. 읽기가 쓰기에 곧바로 영향을 준다기보다는, 독서 행위로인해 생각할 시간을 확보하고 좋은 문장을 통과하게 된다는점에서 장기적으로 글쓰기에 도움을 주는 것 같습니다. 내 생각이 발아했을 때, 이미 사유의 줄기가 튼튼히 뿌리내리고 열매가 열린 책을 읽으면 힘을 얻기도 하죠. 나의 직관이나 느낌이 영 엉터리는 아니었음을 확인하면 안도감이 들어요. 반대로 나의 어떤 생각이 무지에 근거한 편견이었음을 알아채기도하고요. 이렇게 책은 생각의 토양에 햇살과 바람과 물을 공급해줍니다. 장대비와 천둥, 번개를 동반한 자극도 주죠. 글쓰기에 필요한 양분을 제공해주는 책에 본능적으로 손이 가는 것 같습니다. - P220
그랬더니 도수 맞는 안경을 낀 것처럼 세상이 더 선명해졌어요. 내가 놓여 있는 사회의 구조와 모순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고, 그걸 어서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서 글을 썼습니다. 읽기가쓰기를 재촉한 거죠. 글을 잘 쓰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 하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할 수도 있겠어요. 어떤 읽기는 읽는 사람을 쓰지 않을 수 없게만든다고요. 제 경험을 근거로 말씀드리면 ‘좋은 엄마란 뭘까‘ ‘인간답게 산다는 건 뭘까‘ 이렇게 자기 삶의 문제에 대한 답을찾는 수험생의 마음으로 한 독서는 쓰기에 큰 도움이 됩니다. - P222
단, 이 책 저 책 여러 권을 읽기보다 같은 책을 여러 번 읽어보세요. 생각을 펼치고 다지는 읽기를 지나서 나만의 언어를고르고 만드는 읽기로 도약하기 위해서요. 물론 지적 쾌락을위한 독서는 끌리는 대로 폭넓게 읽어도 되지만 쓰는 사람으로서 관찰력, 사고력, 표현력을 기르고 싶다면 꼼꼼하게 읽어야 책을 내 것으로 만들겠죠. 저는 처음 집어든 책은 일단 그냥읽어요. 그러다보면 개중에 느낌이 강렬한 책이 있어요. ‘이 책좋다‘라는 생각이 들면 다시 첫 장으로 가요. 인상적인 단어나문장을 베껴 쓰면서 한 번 더 읽어봅니다. 그리고 필사한 내용만 따로 추려서 또 보고요. 그렇게 책 내용을 충분히 소화해내내 살과 피로 저장해둡니다. 좋아하는 것을 곁에 계속 붙잡아두고 싶은 마음으로요. - P222
제게도 재독 삼독하는 일이 말처럼 쉽지 않아요. 다시 읽고정리하려면 귀찮고 번거롭죠. 책은 매일 쏟아집니다. 날 봐달라는 신간 도서의 유혹도 물리쳐야 해요. 이미 읽은 책에 머물기보다 어서 새 책으로 달아나고 싶잖아요. 그럴 때면 저에게준엄하게 묻습니다. ‘내가 왜 이렇게 책을 빨리, 많이 읽으려고안달이란 말인가.‘ 장안의 화제인 그 책을 나도 읽었다고 말하거나 1년에 100권 읽었다는 식으로 어디 가서 권수를 내세운들 순간의 기분에 그칠 뿐이죠. 과시하기엔 좋을지 몰라도 실속이 없어요. 고백하자면 저도 분명히 읽었는데 내용이 전혀기억 안 나는 책도 있고, 이미 산 책을 안 본 줄 알고 또 산 적도 있어요. 그런 어이없는 일을 하던 중에 아래 글귀를 만났습니다. - P223
속성을 바라기 때문에 옛것을 익힐 겨를이 없으며, 읽고 있는 글또한 세심히 살피고 익숙하게 할 겨를이 없습니다. 마음은 바쁘고언제나 급박하게 쫓기는 것과 같아서, 본디는 여러 가지 글을 널리읽고자 하되 소홀히 하고 잊어버려 나중에 가서는 한 번도 글을 읽지 않은 사람과 다름이 없게 될 것입니다.
요즘은 한 권 읽고 나면 한 권 정리하는 수고로운 절차를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훈련이 힘들면 실전이 쉽다는 말이 있죠. 의미 없는 헛수고처럼 느껴지더라도 조급함을 내려놓고 거듭 - P223
Tv TORT blog읽고 정리하며 머릿속에 들어온 것들은 나만의 언어로 무르익는 것 같습니다. 생각을 펼치고 지식과 지혜를 얻는 읽기에서나아가 자기 언어를 고르고 만드는 읽기 활동을 해보세요. 그런 뒤 나만의 독서 노트에 잘 정리해두는 거죠. 좋은 책이 주는언어와 사유를 한 단어도 흘리지 말고 살뜰히 챙기시길 바랍니다. - 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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