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디처럼 싸우는 법,
나는 그동안 간디에 대해 뭘 알고 있었던 걸까? 에릭 와이너가 이끄는 기차에 앉아 맨발의 간디가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고 있는 듯하다. 경이와 흠모를 담고

뭐라 대답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간디를 향한 나의 지대한 관심이 이해가 잘 안 된다는 것을 나도 안다. 나는 인도인이 아니다. 금욕적인 사람도 아니다. 비폭력을 실천하긴 하지만 못 그럴 때도 있으며 은은한 수동공격성도 있다. 간디는 사람들을 이끄는지도자였다. 나는 그 누구도, 심지어 우리 집 개 파커도 이끌지 못한다. 파커는 더 큰 힘에 복종한다. 바로 음식이다. 사망 당시 간디의 소유물은 작은 숄더백에 다 들어갈 정도였다. 내가 가진 물건을 다 넣으려면 그보다 훨씬 넓은 공간이 필요하며, 나는 지금도 쇼핑 중이다. 하지만 간디는 내게 말을 건넸고, 나는 그의 말을들었다. 인도에서 보낸 3년 동안 간디는 내 뇌 속에 스며들었다. 어떻게그러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간디의 사상은 아니더라도, 그의 이미지는 돈이며 건물 벽이며 온갖 곳에 다 있었다. 심지어 한 전화기 회사는 간디가 전화기를 들고 있는 사진을 걸어놨는데, 거대한수화기 때문에 간디의 작은 머리가 더욱 작아 보였다. 모한다스 K. 간디는 이력이 다양했다. 법정 변호사, 채식주의자, 사두(깨달음을 얻기 위해 고행하는 요가 수행자-옮긴이), 실험가, 작가, 국가의 아버지, 들것을 들고 옮기는 사람, 명상가, 중재자, 잔소리꾼, 교사, 학생, 전과자, 유머가 넘치는 사람, 보행자, 재단사, - P273
시간을 잘 지키는 사람, 선동가, 하지만 무엇보다도 간다는 투사였다. 그는 영국과 싸웠고, 편협한 외국인 및 인도인과 사회다. 소리를 내기 위해 싸웠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싸움은 사우는 방식을 바꾸기 위한 싸움이었다. 물론 간디는 궁극적으로 폭력 없는 세상을 꿈꿨지만 그런 세상이 곧 도래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알 만큼 현실적이기도 했다. 그때까지 우리는 더 잘 싸우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자기들은 "한 번도 싸운 적이 없다"며 자랑하는 부부를 한번 더올려보자. 그들의 이혼 소식이 들린다 해도 그리 놀랍지 않을 것이다. 제대로만 하면 싸움은 생산적이다. 양쪽이 윈윈하는 해결책에 다다를 수도 있지만, 애초에 싸우지 않았다면 발견하지 못했을 해결책에 다다를 수도 있다. 동점으로 끝났지만 경기장이전보다 더 푸릇푸릇하고 건강해진 축구 경기를 떠올려보라 간디는 싸움을 필요악이 아닌 필요선으로 보았다. 우리가 잘 싸우기만 한다면 말이다. 미국의 기자이자 전기 작가인 루이스 피서는 간디의 아시람에서 그를 만났을 때 가슴이 떡 벌어진 탄탄한 남자를 보고 깜짝 놀랐다. 간디의 "다리는 가늘고 긴 근육질 이었고 실제 키 165 센티미터보다 훨씬 커 보였다. 간디는 "매우 남자다웠고 남성의 강철같은 신체와 의지를 가졌다. 피셔는 썼다. 간디는 남성성에 집착했다. 그가 쓴 글에는 "남자다움과 힘". "용기" 같은 단어가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심지어 인디안 레일웨이를 향해 불만을 표할 때도 거세 개념을 사용했다. "우리가 기차 - P274
여행의 고생스러움을 참는 것은 남자답지 못하다는 표시다." 간디는 영국이 인도를 거세했다고 믿었다. 그는 인도의 "잃어버린 남성성을 되찾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그가 생각한 남성성은 좀 달랐다. 간디가 생각한 남성적 힘은 폭력이 아닌 그 반대에서 나왔다. 간다는 부당한 법에 복종하는 것을 "남자답지 못한 행동으로여졌다. 그런 법에는 반드시 맹렬한 힘으로 저항해야만 한다. 비폭력적 힘으로 말이다. 간디는 그러려면 진정한 용기가 있어야한다고 말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어디에 용기가 더 필요한것 같은가? 대포 뒤에서 적을 조각조각 날려버리는 것인가, 아니면 웃는 얼굴로 대포 앞에 서서 조각조각 찢기는 것인가? 내 말을믿어도 좋다. 용기와 남자다움이 없는 남자는 절대로 수동적인저항자가 될 수 없다." 간디는 폭력을 혐오했지만 그가 폭력보다 더 싫어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비겁함이었다. 둘 사이에서 골라야 한다면 간디는 폭력을 선택했다. "비겁한 사람은 남자가 아니다." 그러므로 간디의진정한 목표는 인도의 잃어버린 남성적 힘을, 인도만의 방식으로되찾는 것이었다. 간디는 그렇게 하면 자유가 자연히 따라오리라믿었다. - P275
간디는 이 관점을 다음과 같은 짧은 단어로 요약했다. 욕망 없음. 나태해도 좋다는 말이 아니다. 욕망 없는 행위를 통해 해탈을 추구하는 카르마 요기는 행동하는 사람이다. 그는 많은 것을한다. 결과에 대해 걱정하는 것만 빼고, 우리의 방식은 다르다. 우리는 결과 중심적이다. 헬스 트레이너, 비즈니스 컨설턴트, 의사, 대학, 세탁소, 갱생 프로그램, 영양사, 재정 자문가, 많은 곳에서 결과를 약속한다. 이들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줄 능력이 없을지도 모른다고 의심할 수는 있지만, 우리는 결과를 지향하는 것이 좋은 것이라는 전제에는 그다지 의문을 품지 않는다. 간디는 결과를 지향하지 않았다. 과정을 지향했다. 그는 인도의 독립이 아닌, 독립할 자격이 있는 인도를 추구했다. 일단 인도가 독립할 자격을 갖추면, 잘 익은 망고가 나무에서 떨어지듯 자유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간디는 이기기 위해 싸우지 않았다. 자신이 싸울 수 있는 가장 최선의 싸움을 싸우기 위해 싸웠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 과정 중심적인 접근법이 결과 중심적 접근법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 P280
간디에게는수백만 명의 팬이 있었지만 가까이에 머무는 추종수행자들은 수백 명 정도였다. 간디와 함께하는 삶은 결코 쉽지 않았다. 수행자들은 쉬운 것(도둑질하지 말라)과 고된 것(신체 노동), 아주 힘겨운 것(정조)이 포함된 열한 가지 서약을 지켰다. 지금껏 함께 살펴봤듯이 간디가 늘 좋은 사람인 것은 아니었다. 그는 요구가 많았고, 가끔은 냉혹하기도 했다. "간디와 함께 사는 것은 칼날 위를 걷는 것과 같았다. 나는 그만큼 균형잡힌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나는 궁금해졌다. "나는 그럴 거야." 내가 카일라스에게 말한다. "나는 간디와 함께 살 거야." 내 말을 마치 다른 사람의 말처럼 내 귀로 들으면서 그 말이 사실임을 깨닫는다. 가끔 우리는 입으로 직접 말해야만 진실을 깨단는다. 나는 간디와 함께 살았을 것이다. 그 삶이 요구하는 고된 규칙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바로 그 규칙 때문에. 나는 더욱 안락해지려는 노력에 상당한 시간과 돈을 쓴다. 그게 정말 필요한 것이아님을 알면서도, 에피쿠로스라면 뭐라고 말했을까? 충분한 걸로는 부족한 사람에게는 무엇이든 충분하지 않다. - P299
간디처럼, 평화로운 과정을 거쳐 통일된 인도를 만들겠다는 간디의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말년에 간디는 "폭풍이 휩쓸고간 뒤 아파하며 굶주리는 이 세상"에서 표류하는 것 같은 기분을느꼈다. 절망이 간디를 집어삼키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간디는 절대로 싸움을 멈추지 않았다. 1947년 8월 15일자정, 인도인들이 독립을 축하할 때 간디는 하루 종일 금식하며기도를 올렸다. 곧이어 기차와 두 발을 이용해 막 태어난 국가의전역을 돌아다니며 흐르는 피를 멈추게 하고자 노력했다. 목표는이루지 못했으나, 수단은 이루었다. 어떻게 싸우는가가 무엇을 두고 싸우는가보다 더 중요하다. 나는 잘 싸웠다. 부당함을 인식하고 그에 맞섰다. 인디안 레일웨이라는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에 맞서 창의적으로, 또 깨끗하게 투쟁했다. 정말로 그러고 싶었지만, 폭력에 의지하지 않았다. - P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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