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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1
김남희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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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말 걸어오는 길. 
                           --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김남희 지음. (미래 M&B)

 사실 이 책을 사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대부분 오마이 뉴스에서 읽었고 그런 종류의 책은 바람의 딸 한비야로 충분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내가 생각을 바꾼 것은 책의 판매 수익금이 ‘인도의 다람살라에서 사귄 친구 빼마와 자미안이 티베트 노인들을 위한 공동체를 지을 때 건물 한 층을 올려주겠다 한 약속’ 에 쓰고 싶다는 작가의 말을 전해들은 순간이었다. 그것이 하나의 상술에 불과하고 과연 몇 퍼센트가 그들에게 전해질지 의심 많은 나로서는 미심쩍기는 해도 믿기로 했다. 그들을 직접 도울 수는 없지만 내가 좋아 산 책 한권이, 작은 돈을 보태 누군가에게 쓰일 수 있다면 그것도 괜찮지 않은가. 그러나 일반 서점에서 책을 사는 일은 이제는 무모한 것처럼 여겨진다. 인터넷으로 책을 주문해놓고 기다리는 동안 예상보다 늦었다고 적립금을 2000원이나 더 올려주는 횡재도 누렸으니 서점이 사라지는 속도는 인터넷보다 빠를지 모른다. 책들을 받아놓고 이틀, 하고 있는 마음 바쁜 일에 겉만 훑어보고 상자 째 멀찌감치 모른 척 밀어두고 있었다. 그런데 자꾸만 모니터로 본 것과 같은지 궁금해지는 것이다. 그것만 확인하자하고 펼쳐든 순간, 재생지 오래된 책 냄새가 나를 붙잡고 놔주지 않았다. 내용이나 사진은 거의 그대로 본 것임에도 불구하고 두어 시간을 책 속에 고개를 묻고 있었다. 나는 확실히 아날로그임을 끄덕이면서.

 이 책의 제목은 제법 길다. 위에 적은 것 앞에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이라는 말이 덧붙어 있다. 아무리 용감하고 씩씩한 척 무장해도 우리들은 대부분 소심하고 겁 많다. 그리고 나름대로 살아오면서 지켜온 습관이라든가 원칙을 고수하는 까탈스러움을 가지고 있다. 거기다 여자 혼자라는 상황을 생각하면 참으로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행자가 되고 만다. 출판사에서야 호기심을 끌려고 그런 제목을 덧붙인 것일 테지만 여행을 준비하는 우리는 모두 설렘과 동시에 두려움과 소심함을 갖는다. 미지에 대한 큰 호기심과 비례해서 잔걱정들이 그만 포기하고 싶게도 만드는 것이다.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은 소수의 특이함이 아니라 다수의 평범함이다.

 그렇게 내가 아는 모습을 한, 자칭 까탈이인 한 여자가 거기 있었다. 홀로 가는 길이 외롭고 무섭더라도 행복한 순간을 더 많이 깨달으면서 걸어가는 여자, 그는 김남희 이기도 하고 바로 내 자신이기도 하다. 그가 걷는 많은 길들을 이어서는 아니더라도 구간 별로 나도 많이 걸어보았다. 그 길 위의 내가 보이고 한 여자가 보이고 그 길이 주던 행복한 시간들이 떠올랐다. 한비야처럼 다변가가 아닌 김남희의 길이 거기에 오롯이 있었다. 그 길을 따라 걸으며 그 생각들을 엿보자, 길이 내게 말을 건다.

 “6월 9일 토요일, 맑다.

 해남군 송지면 갈두리 사자봉 땅끝.

 토말비 앞에 서서 무사귀환을 기원하고 나니 8시. 출발이다. 813번 지방도로를 따라 걷는다. 태양은 아직 구름 뒤에 남아 있고, 바닷가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서늘하다. 도로를 달리는 차도 보이지 않는다. 상쾌하다.”

 “6월 18일 월요일, 비 오다.

 짐을 다 싸놓고도 쏟아지는 빗줄기 때문에 한 시간 넘게 마음을 잡지 못하고 서성거렸다. 빗줄기가 좀 약해진다 싶어 마음을 다 잡고 나서니 8시 반. 다시 비는 세차게 쏟아진다. 길 위에 나선지 5분도 채 되지 않아 신발까지 다 젖었다. 피하거나 돌아설 틈도 없이 다 젖고 나니 차라리 마음이 편하다.”

 “6월 19일 화요일, 비.

 지금까지 330킬로미터를 걸었다. 아직 남은 20여 일. 여전히 나는 걸을 것이며,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남길 것이다. 좀 더 편하고 싶다는, 좀 더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다는, 깨끗한 잠자리에 몸을 누이고 싶다는 욕망 또한 내 안에서 바글댈 것이다. 그 갈등과 욕망을 때로는 누르며, 때로는 인정하며, 내 한계와 수준 속에서 이 길을 걸어 갈 것이다. 하지만 더 이상 눈치 보지 않을 것이다. 그저 솔직하게 나를 드러내도록 노력할 것이다. 내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내 모습을 들여다봄으로써, 남들에게로 나가는 문을 열수 있도록.”

 “6월 25일 월요일, 흐리다.

 사람은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삶의 방식이 바뀐다. 희망을 품고 열정으로 살아가는 사람 곁에 서면 나도 희망에 들뜬다. 정말,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내 삶의 희망이여야 하지 않을까. 나는 내 좋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인가. 나도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이고 싶다는 큰 꿈을 가져본다.

 오늘 내가 걸어야 할 길을 본다. 길 위에 서면 날마다 새롭다. 늘 비슷한 것 같은 길도 다 다르고, 다 같은 사람살이 어디가나 비슷하지 않느냐고 하지만, 만나는 사람마다 새롭다. 산다는 건 끝이 없는 학교이자, 희망을 배우는 긴 길이다. 이 길 위에 오르길 참 잘했다.”

 “7월 1일 일요일, 흐리다.

 지친 몸과 마음으로 걷는 길. 아스팔트 위로 기어 나온 여치를 피하려다 밟아 죽였다. 풀 섶에 가만히 있지, 그 안에서 그냥 다른 여치들처럼 그게 세상의 전부인줄 알고 살아갈 것이지, 기어이 밖으로 나가다 밟혀 죽은 여치가 꼭 나 같아서 도로에 주저앉아 엉엉 울었다. 길 위에서 울며 보낸 오후가 저문다.”

 “7월 3일 화요일, 비온 후 개다.

  ....... 오늘 그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걸까.”

 “7월 5일 목요일, 오락가락 하는 비.

 우리는 나란히 걸으며 아름다운 풍경을 같이 나누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얼마간 거리를 유지한 채 앞서거니 뒷 서거니 걷고 있다. 사람과 사람사이에는 거리가 필요하다는 걸, 말과 말 사이에는 침묵이 필요하다는 걸 형이 알고 있는 듯해 고맙다........ 살아 있음이 이유도 없이 고마운 밤이 깊어간다. 생은 내게 얼마나 더 자주 예고도 없는 선물을 던져주고 갈 것인지.”

 “7월 7일 토요일, 눈부시게 푸른 하늘.

 뭔가 멋진 말을 스스로에게 들려주리라 다짐했는데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여기까지 걸어서 오고야 말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 어리둥절할 뿐이다. 옆에서 누군가 먼 산을 가리키며 금강산이라고 말을 한다. 나는 여름 햇살을 받아 희미하게 빛나는 산을 눈에 두고 오래오래 앉아 있다. 언젠가 북녘 땅을 가로질러 걸으리라 새로운 다짐을 가슴에 담은 채.”

 “길은 위대한 학교였다.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스승이었다.

 세상에 나온 모든 목숨이 귀하고 아름답다는 것을, 누구에게나 배울 점이 있음을, 나누며 사는 삶이 가치 있는 삶이며 사람들은 누구나 소통을 꿈꾼다는 것을 길은 내게 가르쳐 주었다. ........

 820킬로미터를 걸어 다다른 길의 끝. 길의 끝에서 내가 본 것. 철조망을 넘나들며 노래하는 새와 막힘없이 이어지던 푸른 하늘과 바다. 언젠가는 북녘 땅 넘어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에서 아프리카까지 자유롭게 갈 수 있는 날을 꿈꾸어 본다. 익숙한 것들과의 헤어짐을 꿈꿀 수 있는 용기가 그때에도 내게 남아 있기를. 서른둘의 찬란한 여름, 그 여름을 통과하며 나는 여기까지 걸어와 가로막힌 벽 사이의 작은 틈을 발견했다. 그 작은 틈으로 호흡하며 벽 바깥의 세계를 상상하며 맑은 공기를 받아들인다. 그 틈으로 내 몸을 조심스레 디밀어본다. 아직은 틈이 내 몸에 비해 너무 작다. 몸을 구겨 넣어야 할 것도 같고, 밖으로 나가기 위해 손이나 팔을 다치기도 하겠지만 더 이상 겁내지 않으리라.

 나는 곧 세상 밖으로 나갈 것이며, 그곳에서 내가 볼 최초의 것이 사람의 얼굴이기를 꿈꾸어본다.”

 이런 말들을 따라가다 보니 김남희의 것이 아닌 내게 거는 길의 말이었다. 나 아닌 누구라도 길에서 그 말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내게 말 거는 길들이 역마의 피들을 달래준다. 820킬로미터를 29일간 걸어서 여행을 할 여력이 없는 지금의 내게 아침가리, 미천골, 대관령 옛길의 속살거림을 들려준다. 귀가 점점 커지는 것 같다.

 ‘혼자라면 더욱 좋다. 마음이 움직이는 그 순간, 길을 나서자.’ 그 다짐을 새겨 넣으며 책을 덮는다. 덮은 손 위로 길이 놓이고 길들은 12월, 오후 햇살처럼 포근하게 퍼져간다. 나는 그 길들을 따라 세상과 소통할 것이다. 사람들이 사는 세상 속으로.

 아, 언제 길 위로 나가서 수업을 받지. 나머지 공부에 매달려있는 요즘이다.

 2004. 12. 3.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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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1~15권 양장본 세트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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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길은 로마로 통한다' 로마인 이야기 10 권의 제목이다.
 월드컵의 열기속에서 현재의 로마, 이탈리아가 하는 행동들을 지켜보면서 고대로마가 그리웠다.
 봄부터 책상 위에 놓여있는 이 책을 집어든 것은 당연한 결론이었을 것이다.
 책 표지를 장식한 아피아 가도를 따라 한 없이 걸으면 고대로마를 만나게 될까.
 수돗물이 쉬지않고 콸콸 쏟아지는 로마 거리를 보게 될까.
 기대로 시작한 책읽기는 무리한 인내심을 요구했다.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거의 논문에 가까운 연구서였던 것이다.
 연작이 아니라면 도저히 읽을 수 없고 아마 손도 대지 않을 취향이었다.
 지극히 싫어하는 공부를 해야하는 심정으로 억지로 끼적거리며 먹기 싫은 밥, 퍼먹듯 시작했다가 어느 순간 허겁지겁 먹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연필로 밑줄까지 좍좍그어가며 읽었다.
 그것이 나나미의 작가적 역량 이라는데 생각이 미친다.
 전문가 정신, 독자를 사로잡는 능력을 그는 가졌다.

 로마를 이해하기 위해 팍스로마나를 실현한 로마를 알기위해서,
반드시 거쳐가야 할 로마적 사고가

정복한 나라에 도로를 만들고, 마실수있는 수도를 끌어들이는 것에서부터 시작 되는 걸 알 수있었다.
 정복한 나라를 속국으로만 보지 않고 세계인, 로마인으로 동화 시키는 힘은 바로 거기,
동등한 주권을 주고 길을 내어 누구나 왕래가 가능케하고 그 권리를 즐길수 있도록 유지 관리 하게 한것이다. 군주가 바뀐다고 정책을 바꾸지 않고 일관성 있게 계속 한 그 힘이 로마에게 천 년의 영광을 주었구나하는 확신이 생긴다.

 일회적으로 생겨났다 소멸되는 그 많은 입법 사안들.
소파협정 개정하라고 목이쉬게 외치는 목소리, 채 피어나지도 않은 여린 목숨들이 길바닥에 내동이쳐도 모르쇠하고 니잘났니 나잘났네 하고있는 금배지의 군주들.
 열흘씩이나 물에 잠겨 목숨 같은 것들은 악취를 풍기고 썩어가는데 몇 푼의 돈으로 할일 다한 것처럼 늦여름 휴가를 가려는 나의 몰염치성에도 민족이라는 이름을 붙일수 있을까.

 길이 인프라임을 확신하고 그 기반 위에 나라를 구축한 로마.
 로마인 이라는 자긍심에 어떤 길 하나 대충 만들지 않고 지형에 맞게 소재에 맞게 길을 만들고 다리를 놓은 융통성, 그런 것들의 부재를 뼈아프게 각성케한다.

 "현명한 사람은 역사에서 배우고 어리석은자는 경험에서 배운다는 격언이 있다지만,

나는 역사와 경험 양쪽에서 배우지않으면 정말로 배우는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역사는 지식이지만 그것을 피가 통하는 산 지식으로 만들어 주는 것은
경험이라고 생각 하기 때문이다."
 나나미의 이 말이 오래도록 귓전에 울린다.

 제국의 심장, 로마.
 그 곳으로 이르는 길은 잘 닦여있고 100년동안 관리를 안해도
유지가 가능케한 기술자들의 프로정신이 묻혀있다.
 지금도 이탈리아의 국도는 당시의 가도를 주축으로 하고 있다니 놀랍지도 않고 부럽다는 생각이든다.
 그렇게 로마로 가는 길들은 살아서 내게로 걸어오라 한다.
 그것이 꼭 로마를 향해서든 이상을 향해서든.
 정말 마음에 꼭 드는 아피아가도를 내 가슴에도 놓아야겠다.

 그 지형에 맞게 주변 소재에 맞게.


                                                       2002. 8. 21.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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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1~15권 양장본 세트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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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9권을 읽고 (현제의 세기)


 참 아이러니 하다.
 이 노트의 마무리로 장식된것도 로마인 이야기 (1~6)까지 였다.
 아마 1~3권은 다시 읽고 4~6권은 새로 읽고 썼던 것일거다.

 당시 시오노 나나미에 심취했다.
 '남자들에게' '바다의도시 이야기1.2' '나의친구 마키아벨리' 도 함께 읽었을 것이다.
 '체사레 보르자 우아한 냉혹'은 아직도 사야할 도서목록에 남아있을 것이다. 여태 못사고.
 7권을 읽고는 써논 게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다.
 8권을 읽을 때는 '위기와극복'이었는데 그런 지도자를 그리워했다.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지도자상은 베시파시아누스 같은 인물이었음에.

 지금에도 트라야누스나 히드리아누스 보다도 그가 더 필요한 위기극복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전임자의 확고한 정책이 필요한 시대를.
 여전히 내 개인 한테도 극복해야할 위기속에 살아가고 있지만
 내 속에는 베시파시아누스 같은 균형감각에 히드리아누스 같은 변덕스런 한결 같음이 내재되어 있는것만 같다.

 역사는 그것이 한 개인의 역사든 국가의 역사든 지나간 것의 궤적이고 보면
 당시에는 탁월한 선택 이었던 것들이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하면서 그릇된 쪽으로 흘러갈 수도 있는것 같다.
 로마.
 아! 그 대단한 나라.
 민족의 자긍심이 그 나라를 있게 한다고 생각한다.
 내게 아니 우리에게 지금 자긍심이 있는가?

 시절은 바야흐로 3차 대전을 예고하는 흉흉한 상태이고
 중동의 작고 가난한 한나라 아프카니스탄에 전면적인 공세가 시작 되려는 이 싯점에도 미국 메이저리그에선 뉴욕 양키스를 에리조나 다이아몬드벡스가 7차전 9회 말에 역전시키고 우승했다.
 다른 곳에선 전쟁을 수행중인 패권 국가가 나라 안에서는 뜨거운 열기를 쏟아내며 야구를 하고있는 것이다.
 전쟁은 장기전으로 돌입할 것 같고
몇 년에 걸친 내전과 가뭄에 더이상 잃을 것이라고는
목숨 밖에 없는 가난하고 불운한 민족은 지도자를 잘못만나 아무런 선택권이 없다.
 그것이 과연 국가라는 이름으로 행해져도 좋을 것인가.
 현재의 사는모습은 고대로마의 형태에서 한발짝도 빠져 나오지 못한 것은 아닌가
 그때의 다키아족이나 파르티아처럼.
 그런 대국적인 견지에서 생각해 보면 지금 내개인의 불행은 정말 사소하다.
 그런 위안을 가져도 좋을듯 하다.
 합리화 시키는 방법 치고는 좀 유치하지만 어떤식으로든 전환 시킬 필요가 있을때 스스로 위안을 찿는 것도 괜찮으니까.

 10권이 나올래믄 한참을 기다려야 할테지만 이 책은 점점 흥미를 유발시키고 몰입된다.

 책장을 닫기가 아쉽게 느껴질 만큼.
 지도자를 꿈꾸는 모든 이들의 필독서가 되었으면 하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자칭 타칭 모든 리더들이 숙지했으면 한다.
 어떤 리더쉽이 그 국가를, 그 단체를, 그 조직을 이끌수 있나 하는 길이 이 책에 있으므로.
 힘든 시간 우울하고 침체된 시간을 로마속에서 보냈다.

 어디에도 로마로 가는 길은 보이지 않지만
 로마가도를 헤매고 히드리아누스를 따라 변경을 수행 하면서
 차츰 정리되는 내 마음을 본다.
 책이 줄 수있는 미덕을 모두 가진 것이 아닌가 그쯤되면.
 십일 월 음울한 날씨.
 음산한 비가뿌려 마음까지 울적해지고 내 상태도 울적하긴 하지만
 이것이 운명이려니 하고 받아들인다.
 거쳐가야 할 과정이라면 거부할것 이 무엇인가.
 순응할 밖에.

                                  2001년 11월 5일 중앙병원 401호실에서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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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1~15권 양장본 세트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로마인 이야기 1권~6권를 읽고 



 며칠 밤을 새워서 읽기도 하고 간신히 몇 번씩 읽기도 하면서
6권까지 읽었다.
 일 년에 한 권씩 써낸다니 2006년에야 완간될 계획을 갖고있는 이 책은
로마가 제정에 접어든 시점까지다.

 1권 서문이었던거 같은데 (한국 독자들 한테) 한.일간의
특수관계가 두나라가 아닌 제3세계, 그것도 유럽의 중세국가 로마역사를 얘기하면서 완화될 수 있기를 바라는 작가의 심경을 느낄수 있었다.
 작가가 견지하고 있는 생각에 동의한다.

 다신교의 나라, 다민족의 나라 로마를 기독교도가 아닌
(유일신을 믿지않는)시선은 객관적인 입장에서 그당시 로마를
가까이 다가서게 해주는것 같다.
 지금으로 부터 오래된 역사는 영웅과 그주변에서 파생된 얘깃거리로
끝나기 쉬운데 작가는 사람을 거기서 놔두지않고 당시 상황속으로 끌고 들어간다.
 골치아픈 이 현실에서 도피해 역사속의 고대 로마에 서있는것 같다.
 토가를 늘어트린 원로원 의원들 사이에서 연설하는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되었다가 키케로가 되었다가  말을타고 알프스를 넘는 한니발이 되기도 한다.

 정치. 군사.경 제. 과거 속에서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할수 있는 지혜가 담겨있다.
 로마가 견지한 패자를 동화 하는 자세, 균형감각을 잃지 않는 외교,
패장에게서도 배울점을 취하는 열린 사고, 결코 잃지 않을 민족적 자긍심,
다른 민족을 인정하듯이 다른 종교도 인정하는 다신교적 사고방식,
민주주의와 정치를 적절하게 조화 시킬 줄 아는 능력이 경제를 살찌우고 통상을 자유롭게 하고
그 바탕이 작은 도시국가에서 천 년 역사를 가진 나라로
발전해 갈 수 있었던 것이다 .
 정말 말 그대로 '로마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늘 과거속에서 미래를 배우는 자세를 잃지 않아야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그걸 느꼈다.
 거창하게 국가를 떠나서 한 개인인 나도.
 지금 죽을것만 같은 이 어려운 고통속에서도

과거에도 그런 때가 있었음을 떠올리고 그때는 지금보다 더 막막했다는 씁슬한 위안을 얻는다.
 우울해 지다가도 그런 생각은 피식 웃음을 준다.
 지나고 나면 추억인 것을.
 개인 한테는 추억이 되고 국가에는 역사로 남는다.
 어려운 때에만 그런 생각이 드는것도 내가 가진 한계일 뿐이다.

 타고난 천재 율리우스 카이사르 (줄리어스 시저)는 매력적인 인물이다.
 시오노 나나미도 두꺼운 분량 두권을 그의 얘기로 채운 것만 봐도 그가 얼마나 뛰어난 인물인지,

 매혹적인 인물인지 부연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재미 없고 평범한 인물인 아우구스투스(옥타비아누스) 그가 훨씬 대단하다.
 천재가 제시한 길을 초인적인 신중함과 끈기로 다 닦아 놓았으니 말이다.

 역사속에서 등장하는 수 많은 영웅들과 평범한 사람들,
그들이 살아가는 시간은 그대로 역사가 된다.

 추억이 되지않고.
 로마인에, 나나미에 취했던 이른 봄이다.
 이제 벚꽃이 피고 목련은 지고 봄비가 지나갔다.
 내 지난한 시련도 지나가길 바란다.
 한 두가지라도 일이 풀려 줬으면...
 인간이 할수있는 영역을
벗어나서 유피테르 신전에 제물이라도 바쳐야 할까?
 후후.
 책이있어, 아! 책이 있어 살만한 세상이다.
 책이 없다면 무엇에 위로받으리.
 로마속에 빠져 행복한 시간이었다.

 1998년 4월 5일 휴일 새벽에 山 


 오래 전에 읽고 끄적거려둔 걸 올립니다.
 최근에 10권 읽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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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날 싸박싸박 비 오는 날 장감장감- 전라도 말의 꽃심
김규남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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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감있는 고향 말이 어떻게 쓰이는지 알고 싶다.
제목에서 부터 따뜻함이 묻어있는 아름다운 우리 말... 꽃심
도망자 이치도 (순정)
성석제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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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고 있는 성석제 목록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사육장 쪽으로
편혜영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7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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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관심있고 좋아하는 젊은 작가들의 한 축인 편혜영, 그녀의 소설집이 궁금하다.
김정환의 만남, 변화, 아름다움
김정환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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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3월 06일에 저장

품새 넉넉한 시인의 따뜻한 시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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