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뭐 게세라 세라.  

될대로 되라.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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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3 08: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3 08: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syo 2016-09-23 09:40   좋아요 0 | URL
말씀을 들으니 ˝이기적 유전자˝가 생각나네요. ˝이기적 책더미˝.....

고양이라디오 2016-09-23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고싶은 책이 두 권있네요ㅎㅎ

시이소오 2016-09-23 08:35   좋아요 0 | URL
저는 두권을 아직 못 읽었네요 ㅎㅎ

기억의집 2016-09-23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책 진짜 많이 읽으시네요. 근데 도서관에서 한번에 많은 책 대출이 가능해요? 저흰 세권만 빌려주던데요. 그 이상은 안 된다하더라구요~

시이소오 2016-09-23 09:10   좋아요 0 | URL
엥? 저희는 스무권 대출되는뎅. 하긴 이곳도 처음엔 다섯권 밖에 안됐어요. 도서관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지니까 대출권수도 늘어나고 직원들도 늘어나네요^^

고양이라디오 2016-09-23 09:13   좋아요 0 | URL
저흰 10권 되는데 10권이 적당한거 같아요ㅎㅎ

시이소오 2016-09-23 09:16   좋아요 0 | URL
고양이라디오님 말씀처럼 10권 정도가 좋죠. 20권 빌리니까 정신이 없어요 ㅎ

기억의집 2016-09-23 09:17   좋아요 0 | URL
고양이님^^ 10권이면 다닐만 할 것 같아요. 저는 세권 빌리자고 왔다갔다 교통비가 아깝더라구요. 예전엔 자전거 타고 다녔는데 올해부터는 자전거 타는 게 힘들어 집에 안 읽은 책 읽고 있어요. 대출기한은 이주 이상인가요?

기억의집 2016-09-23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무권이나 대출이 가능하다니... 부럽워요. 저는 딱 세권이라 교통비가 만만치 않아 안 가게 되더라구요. 이번에 간 것도 아주 오랜만에 들러 빌렸어요~

시이소오 2016-09-23 09:17   좋아요 0 | URL
기억의 집님이 자주자주 빌리실수록 대출 권수가 늘어날거에요 ^^

기억의집 2016-09-23 09:20   좋아요 0 | URL
저흰 안 그렇더라구요. 애들이 크니 학원비가 많이 들어 도서관에서 꾸준히 책 빌린 적이 있는데.... 저흰 맥시멈이 네권이라고 사서분이 말해주더군요. 제가 서울 변두리 중랑구 사는데... 저흰 고등학교도 유상급식이에요. 새누리 구청장이라... ㅠㅠ

책읽는나무 2016-09-23 09:20   좋아요 0 | URL
기억님!!
방법이 있어요
가족들 이름의 카드를 발급받으면 12권 빌릴 수 있어요^^
근데 많이 빌려와도 제때 다 읽어내기도 벅차더라구요ㅜㅜ

시이소오 2016-09-23 09:23   좋아요 1 | URL
아, 책 읽는 나무님말씀이 맞네요. 저도 가족 카드 만들어서 15권씩 빌렸거든요 ^^

책읽는나무 2016-09-23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도서관 가면 딱 저런 책탑을 쌓게 되는 기현상이^^
맨날 몇 권 못읽고 반납기한 되면 책 운반하기 바빠도 또 돌아올땐 한아름 안고 오는 발걸음이 즐거운 심뽀는 뭘까요?
암튼 즐독하시기 바랍니다^^

기억의집 2016-09-23 09:22   좋아요 0 | URL
그래서 울 아들한테 대출증 만들라고 학교 옆이 도서관인데 만들어 달라고 한 게 일년도 넘어요. ㅎㅎ 이젠 포기했어요. ㅠㅠ

시이소오 2016-09-23 09:24   좋아요 0 | URL
다 읽었을땐 뿌듯 하기도 합니다. 책읽는 나무님도 즐독하세요 ^^

책읽는나무 2016-09-23 09:37   좋아요 0 | URL
기억님!!
등본이나 의료보험증 같은걸 들고 가면 본인 아니어도 만들어 주지 않나요?
요즘 바뀌었군요?

기억의집 2016-09-23 09:39   좋아요 0 | URL
아마 취학전이나 초등학생은 가능하지 않을까요? 울 애는 이제 다 커서.....

sslmo 2016-09-23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도 야간 대출 해줬으면...켁~!
야간 대출은 고사하고 저희집에 쌓아놓은 책탑이나 열심히 줄여야 겠습니다~ㅅ!

시이소오 2016-09-23 15:10   좋아요 0 | URL
ㅎㅎ 10시까지는 대출해주니 야간대출 해주네요.^^

sslmo 2016-09-23 15:18   좋아요 0 | URL
허어~ㄱ~!
좋은 동네 사시네요.
10시까지 야간대출이라니, 이젠 읽지도 않고 무조건 사들이고 보는 욕심을 좀 줄일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시이소오 2016-09-23 15:21   좋아요 0 | URL
책탑을 얼마나 쌓아놓으셨을지 궁금하네요 ^^

붉은돼지 2016-09-23 11: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은 책 0권, 가지고 있는 책 1권...ㅜㅜ

시이소오 2016-09-23 15:12   좋아요 1 | URL
ㅎㅎ 저는 가지고 있는 책 0권 이네요 ^^;
댓글저장
 
나는 왜 똑같은 생각만 할까 - 문제의 함정에 빠진 사람들을 위한 창의력 처방
데이비드 니븐 지음, 전미영 옮김 / 부키 / 2016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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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먹고 살기 위해선 업이 업인지라 창의적인 사람이 돼야 한다. 그런데 왜 맨날 똑같은 생각만 하는 걸까? 이 책 제목은 마치 나를 위해 쓴 제목 같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곧바로 창의적인 사람이 된 건 아니지만 적어도 왜 내가 맨날 똑같은 생각만 하는지 이유를 알 것 같기도.

 

곤충학자 앙투안 마냥에 따르면 호박벌이 날아다니는 것은 물리법칙에 어긋난다고 한다. 개미 역시 자신의 몸무게의 백 배에 달하는 무게를 들 수 있다고 하는데, 이것 역시도 물리법칙에 어긋나지 않나. 우리가 호박벌을 붙잡고 너는 날 수 없어”, 혹은 개미를 붙잡고 너는 이런 걸 들 수 없어라고 아무리 훈계를 늘어논다한들 호박벌은 유유히 날 것이고 개미 역시 자신보다 무거운 짐을 여전히 지고 다닐 것이다.

 

저자인 데이비드 니븐은 문제를 내버려두라고 충고한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라는 말을 들으면 왜 우리는 코끼리 생각만 할까. 즉 문제가 문제인걸까?

 

문제를 우선시할 때 실패할 확률은 17배나 높아진다고 한다. 요즘 매일 생계에 대한 걱정뿐인데 문제를 밀쳐두고 그럼 뭘 해야 하나?

 

지루한 영화를 보라?

 

노벨상 수상자인 프랑수아 자코브는 지루한 영화를 보고 있다가 실마리를 얻었다고 한다.

오랜만에 타르코프스키 영화를 봐야 할까? 나에게 타르코프스키는 지루하지 않은데.....

(이웃님들. 자신이 본 가장 지루한 영화를 추천해 주세요 )

 

두려워하지 마라

 

두려움이 아니라 약간의 즐거움을 느낄 때 더 명료하게 생각할 수 있다고 한다. 단순한 처방은 초콜릿을 먹어라. 초콜릿을 먹는 것만으로도 창의력이 향상된다고.

 

문제에서 힘을 구하지 않으려면 작은 쪽을 취하라? 코미디 작가 앨 프랑켄은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작가 제안을 받았다. 그러나, 페이가 다른 작가들의 절반에 불과했다. 모욕적인 제안이었다. 그러나 프랑켄은 그 쇼가 자신의 경력에서 전환점이 될 것이라 믿고 그 조건을 수락했다. .....착취를 당해야 할까? 딱히 내 경력에 전환점이 될 것 같지 않아도?

 

추상화를 감상하라.

 

저자에 따르면 우리는 불확실함과 애매모호함을 견디지 못한다고 한다. 불확실함은 무력감을 느끼게 하기 때문에. 고로 추상화를 보면 불확실성을 더 쉽게 감내하게 된다고.

 

노력하지 마라?

 

사실 해마다 나는 시나리오를 써 왔다. 쓰면 쓸수록 시나리오 쓰는 게 더 쉬워질 것이라 예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올해에만 세 번의 실패. 도대체 여태 어떻게 써왔는지 신기할 정도다. 리뷰 역시 마찬가지다. 2년 동안 500편 이상의 리뷰를 써왔음에도 글쓰기는 전혀 쉬워지지 않는다. 왜 그런 걸까? 글쓰기 코치 샤론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무슨 일이든 더 열심히 하면 자연히 익숙해진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좋은 글을 쓰려고 애를 쓸수록 글쓰기가 더 낯설게 느껴집니다. 글쓰기 규칙과 기준들을 죄다 익혔기 때문에 자기가 쓰는 단어들이 하나같이 기준에 어긋나는 것처럼 생각되거든요.”

 

기준이 너무 높아져서 일까?

 

흔들어라?

 

다르게 보고 싶다면 저자는 문자 그대로 몸을 흔들라고 조언한다. 실험에 따르면 몸을 유연하게 움직인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창의력이 24퍼센트 더 높아졌다. 자주 몸을 흔들어야 겠다. 그렇다면 물구나무를 서도 창의력이 높아질까?

 

초안을 버려라?

 

토머스 워드의 실험에 따르면 최초의 충동이 작동되지 않을 때 우리의 창의력은 배로 높아진다고 한다.

 

다른 누군가가 되어 판을 보라?

 

포커 챔피언 셀브스트는 상대의 의중을 읽을 땐 반 박자 쉬는 것으로 반사적인 반응을 극복하려고 훈련했다고 한다. 즉 셀브스트는 의자에서 몸을 일으켜 상대방의 자리에 앉아 판을 바라보는 모습을 상상했다. 자기 패에서 눈을 돌리는 것. 그것이 평범한 선수와 비범한 선수의 차이를 낳았다. 바둑에서도 자신의 바둑알을 만지작거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실력이 2단계 상승한다고 한다.

 

좁은 방에서 나와라?

 

천장이 높은 공간에 있을 때 창의력이 높아진다고 했다. 갇혀 있으면 아이디어도 갇힌다.

툭 트인 곳으로 나가자.

 

거꾸로 뒤집어라?

 

창의적인 사람들은 반의어에 25% 더 집중한다고 한다. 즉 문제를 거꾸로 뒤집을 때 정신의 수문은 열릴 수 있다고.

 

저자는 책에서 자신의 논리를 뒷받침할 여러 사례를 제시하는데 그 중에 가장 인상적인 건 동일본 여객철도 사례다. 동일본여객철도사는 산을 에두르지 않고 통과하기 위해 터널을 뚫었다. 그런데 물이 샜다. 방수 처리를 했음에도 여전히 물이 새어 들어왔다. 철도회사는 배수관, 송수관을 놓는 계획을 세웠다. 어느날 한 정비공이 목이 말라 이 물을 마셨다. 그런데 어라, 이 물이 자신이 마셔 본 그 어떤 물보다 맛있었다나. 이 정비공의 제안대로 철도회사는 이 물을 팔았다. 이 물이 오시미즈 워터라고. 오시미즈 워터는 연 매출 85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저자에 따르면 이미 답은 자신 안에 있다고 하는데 과연 그럴까?

차분히 앉아 명상을 해볼까?

 

지금 귀를 귀울여라

당신은 답을 가지고 있다. 해결책은 당신 내면에 있다.

그 소리를 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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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6-09-23 08: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12시간짜리 영화도 밥도 굶어가며 하루종일 보기도 하는 사람인데, 1시간 10분짜리 데릭 저먼 <블루>는 정말 지루했어요. 너무 짧아서 잠들기도 애매했고요ㅎ; 시각을 잃고 영화를 제대로 찍을 수 없는 자신의 상태를 그대로 반영해서 화면을 블루 처리하고 나레이션만으로 진행하죠. 공감도 잘 안되고 익숙하지 않은 방식에 지루했던 거겠죠. 내용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데, 그 이미지와 나레이션의 절절함은 이 영화를 잊을 수 없게 했습니다. 스토리가 지루하면 저는 다른 걸 많이 보는 편입니다. 대사, 배경, 소품, 소리 등등. 평론가들은 극찬하지만 대중들에겐 브레송 영화도 지루하다는 악평을 듣죠. 브레송 영화도 스토리 보다 다른 게 더 독특하죠. 무엇을 볼 것인지 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본다면 볼 건 무궁무진하죠. 이건 창작 정신과도 상통하고요. ˝갇혀 있으면 아이디어도 갇힌다˝라는 표현은 공간만의 문제가 아닌 거죠.

시이소오 2016-09-23 08:45   좋아요 0 | URL
브레송 영화 저는 너무 좋아해요. 브레송 영화는 다 보고 말았네요. 데릭 저먼 영활 봐야겠습니다 ^^

컨디션 2016-09-23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도 알고보면 일종의 자기계발서인가 봅니다? 접근방식이 좀 다르다는 점 외에는 이렇다할 구실(?)을 하기 힘들어 보이기도 하구요..
참, 지루한 영화 뭐가 있을까나 생각해봤는데 밑천이 워낙 없어놔서 그런가, 생각나는 게 없네요 ㅎㅎ

시이소오 2016-09-23 08:54   좋아요 0 | URL
컨디션님, 대체적으로 재밌는 영화만 보신듯. 혹 나중에라도 떠오르신 영화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6-09-23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루한 영화 자신있게 권합니다. 앤디 워홀의 << 앰파이어빌딩 >> 추천합니다. 8시간짜리 영화인데 말 그대로 카메라가 고정된 채 빌딩만 8시간을 비춥니다. 강추 !

시이소오 2016-09-23 09:20   좋아요 0 | URL
ㅋ ㅋ ㅋ ㅋ ㅋ ㅋ ㅋ 저도 그거 얘기만 들었지만 보고 싶진 않네요. 적어도 무언가가 움직이긴해야 ㅋ

또한 저는 워홀이 싫어요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9-23 09:34   좋아요 0 | URL
30분 정도 보다보면 워홀 욕하게 되죠.. 저 새끼 미친 새끼 아냐... 이런... 반응이 대부분입니다..ㅋㅋㅋ

시이소오 2016-09-23 15:14   좋아요 0 | URL
ㅋㅋ ㅋ ㅋ 워홀 미쳤죠 ㅋ

yureka01 2016-09-23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념이 고정될수록 변화가 비례적으로 어려운 이유겠죠.
편견이 자유를 구속시킬수록 ㄷㄷㄷㄷ^^.

시이소오 2016-09-23 15:15   좋아요 0 | URL
맞는 말씀입니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움직여야 겠어요 ^^

CREBBP 2016-09-23 13: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나리오 작가셨군요. 어쩐지 포스가 남다르다고 생각했다는.. 멋진 직업이에요 부럽부럽
제가 본 가장 지루한 영화 스틸라이프였어요(중국, 2006) ㅋ, 보다가 10번 정도 잠들어서 겨우겨우 끝까지 봤다는. 그래도 영화는 좋았어요~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을 모티브로 영화화했다는 그거 (제목 까묵)도 매우 지루.. 그렇다고 해서 지루한 영화가 형편없다는 말은 아니라는..

시이소오 2016-09-23 15:17   좋아요 0 | URL
오, 지아장케 영화 지루하죠. 설리를 위하여 봐야겠어요 ^^

에이바 2016-09-23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루했던 영화는 단연 쇼아...? 3시간까지는 버티고 봤는데 그 뒤로 실패했고요. 가장 최근에 극장에서 보다 존 영화는 탕웨이 나오던 황금시대였어요. 중후반부에 좀 졸았어요. 드니 빌뇌브 영화 보다가도 좀 졸았고 이건 육체적으로 피곤한 상태에서 정신적 충격이 와서 더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요.

시이소오 2016-09-23 15:17   좋아요 0 | URL
쇼아와 황금 시대 보고 싶네요 ^^

stella.K 2016-09-23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글이라는 게 매번 알고 쓰는 것 같지가 않아요.
그렇게 글쓰기에 관한 책을 많이 읽어도 그냥 꼴리는대로 쓰던가,
쓰면 글이 되던가 매번 그런 식이죠.
그러니까 이 작법에 관한 책이 필요한 건가? 그럴 때가 많아요.ㅋ

글쎄, 지루한 영화 저도 안 본건 아닌데 갑자기 물으면 아무 생각이 않나요.
예전에 <녹색광선> 재미없다고 들었는데. 전 본적이 없어놔서리...

시이소오 2016-09-23 15:19   좋아요 0 | URL
에릭 로메르 영화도 한 지루함하죠. 볼 영화가 많아져서 좋네요 ㅋ^^

cyrus 2016-09-23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나 열심히 쓴 글의 내용이 누군가가 먼저 생각해서 표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맥 빠집니다. 그래서 어떤 책의 리뷰를 쓰기 전에 다른 사람의 리뷰를 봅니다. 이미 작성된 리뷰 내용과 겹치지 않도록 쓰려고 합니다. 이래서 글쓰기는 어려워요. ^^

시이소오 2016-09-23 16:16   좋아요 0 | URL
내용이 겹칠수도 있지 않나요?
사이러스님의 리뷰는 서평이라서 그럴수도 있겠네요. 저는 아직 독후감이라 ㅎㅎ

cyrus 2016-09-23 16:18   좋아요 0 | URL
서평이나 독후감이나 둘 다 비슷한 장르죠. ㅎㅎㅎ

시이소오 2016-09-23 16:24   좋아요 0 | URL
저도 한 십년후에는 서평을 쓰려구요 ㅎㅎ
댓글저장
 

 

저런, 일어나보니 10시였다. 아구야, 스타라이트 조식과 하나비 조식이 날라갔구나. 좀 깨우지. 아버지 모시고 조식 11시까지 하는 <락앤롤>로 갔다. 삼부자 다 생선 셋트 시키다. 늦은 아침 먹고 다시 수영장. 점심 마감 시간인 두 시를 10분 앞두고 하나비로 몰려갔으나, 카운터 직원은 수건을 몸에 안 둘렀다며 수건 가져오란다. (, 밥을 먹지 말란 거지?) 착한 동생은 묻고 따지지도 않고 수건 가지러 가고, 그 사이에 착한 남자 직원이 오더니 들여 보내줬다. 곧 정리 할거니 음식을 미리 가져다 놓으라고 해서, 10분 동안 음식만 실어 나르고, 곧 문 닫는다고 빨리 먹으라고 해서 폭풍 흡입. , 언제쯤 인간답게 밥을 먹을 수 있을까.

 

어쨌든 음식들을 목구멍에 꾸역꾸역 쳐 넣고, 또 다시 수영장에서 물놀이. 오늘은 동생이 아이들과 놀아주길래 나는 수영장 썬베드에 드러누워 괌 맥주를 마시며 마스모토 세이초의 <모래그릇>을 집어 들었다. 얼마 읽지도 못해 온 가족이 우루루 바다 쪽으로 나갔다. 가족 끼리 카누를 타고 난 이후 삼부자 끼리 카누를 타려 했다. 불과 노를 두 번 저었을까. 카누가 전복되고 말았다. 모래 사장 코 앞에서 삼부자 모두 바다에 빠졌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형은 밖에서 미는 게 어떨까?”

 

그래서 동생과 아버지만 카누를 타고

나는 카누를 밀었다.

 

이후 아들과 수영장에 설치된 네모 발판를 딛고 달리는 수중 달리기를 했다. 첫 날 세발 짝 가서 넘어졌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이틀째니 좀 나아지겠지. 웬걸. 또 세발 짝 가서 물에 풍덩. 수십 번 했건만 최고 기록은 일곱 칸. 이게 뭐라고 잘하고 싶은데 왜 몸이 안 따라주는 걸까. 이틀 동안 관찰해봤지만 나보다 못하는 사람은 결국 단 한 사람도 발견하지 못했다. , 이 저주받은 몸뚱아리여!

 

오늘 저녁은 퍼시픽 판타지 디너 쇼. 입구를 못 찾아 로비까지 가서 다시 되돌아 나왔다. 조금 늦게 간 탓인지 식사가 놓여 있는 곳과 가장 먼 좌석으로 안내 받았다. 음식을 가지러 갔더니, 허걱. 아니 뭘 먹으라는 거지? 먹을 건 없고, 그나마 있는 음식도 맛은 없고, 캄캄해서 눈에 뵈는 건 없고, 무슨 음악을 틀어놨는지 정신 사나울 정도로 시끄럽고......드디어 공연 시작......여성 무희들의 허리 놀림이 감탄스럽긴 하였으나......음식은 아예 싹 다 치워버려 온 가족이 배를 쫄쫄 굶고, 아들 놈은 아예 식탁에 엎어져 자기까지.

 

아버지는 화가 나셨는지 그냥 가버리시고, 결국 동생에게 키를 받는 사이에 아버지를 잊어버려 사방으로 찾아 다니고......

 

늦게 일어난 탓에 잠이 안 올 듯 하여 등산복을 입고 워킹에 나섰다. 정말 캄캄하구나. 전 세계에서 한밤에도 가장 환한 나라는 한국이 아닐까? 밤에도 밝은 게 좋긴 하지만 석유 한 방울 안 나는 나라에서 그래도 되는 건지?

 

어두컴컴한 도로 옆 길을 걷다가 공원이 보여 들어갔다. 듬성듬성 주차된 차들이 보였다. 한 자동차 트렁크 쪽에 웬 현지인 남성 둘이 보인다. 둘 중 한 명이 손짓으로 나를 부르며 오라고 한다. 그제서야 이 공원이 어떤 공원인지 감을 잡았다.

 

, 게이들의 공원이구나

 

미국 소설이나 최근에 읽었던 올리버 색스의 자서전 <온 더 무브>에서 읽었던.....

두말할 것도 없이 도망쳐 나왔다.

 

너희들에게 몸을 주기 위해 괌에 온 게 아니라구!’

 

 

주변에 걸을 만한 곳이 없어 pic를 두 바퀴 돌았더니 그제야 땀이 났다. 돌고 보니 정말 코딱지만 하다. 이렇게 코딱지만 하게 지워놓고 잘도 하루에 수십만 달러를 긁어 모으는구나!

 

샤워 후에도 잠이 안 와 로비로 나와 쿤데라의 <농담>을 읽었다. <농담>은 쿤데라의 데뷔작이라고 한다. 그러고보면 쿤데라는 가벼움에서 무거움으로 넘어간 것일까. <농담>에서 쿤데라는 가벼운 농담조차 허용치 않는 사회주의의 진지함(무거움)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그런 그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선 가벼움보다는 차라리 무거움이 낫다고 말하는 것은 아닐는지.

 

루드빅의 농담을 포용하지 못하는 사회도 무겁고 루드빅이 사랑에 빠진 루치에는 얼마나 무거운가. 목숨을 걸고 탈영한 루드빅 앞에서 루치에는 끝까지 정조를 포기하려 하지 않는다.

(이 글을 쓰고 나서 <농담>을 완독했다. 나는 루치에를 오해했다.) 읽다보니 기시감을 느끼는 문장들을 만난다. 이 문장을 어디서 보았더라.

 

그렇다. 그토록 나를 매혹시켰던 것은 루치에의 그 특이한 느림때문이었다. 서둘러 돌진할 만한 가치가 있는 목표란 없다고, 무언가를 향해 초조하게 손을 내미는 것은 아무 소용 없는 일이라고, 그렇게 체념한 마음을 발산하는 그 느림 때문이었을 거다. 그랬다. 그 아가씨가 매표소로 가서 동전을 꺼내고 표를 사고 관람실을 한 번 보고는 다시 마당으로 나오는 동안 계속 나로 하여금 그녀로부터 눈을 떼지 못하게 했던 것은 아마도 정말로 그 우수에 가득 찬 느림 때문이었을 거다.


(중략) 첫눈에 반한다는 말들을 한다. 나는 사랑이 자기 자신의 전설을 만들어내거나 그 시작을 나중에 신비화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러니 지금 그것이 그렇게 돌연히 불붙은 사랑이었다고 말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분명 어떤 예시 같은 것이 있었다. 루치에의 본질, 나는 그것을 한순간에 깨달았다고 느꼈고 보았던 것이다. 마치 누가 밝혀진 진리를 가져와 보여주듯이, 루치에가 가져와 드러내 보인 것은 바로 그녀 자신이었다. (P98)

 

정혜윤 PD<침대와 책>에서 발췌한 문장이었다. 책을 읽으며 나 역시 루드빅처럼 나의 운명을 다시금 움직이게 만들고 싶었다.

 

이제부터 내게 운명지어진 사랑의 지평이 어떤 것인지 그 모습을 정확하게 그려주고 있었다. 그것은 나의 자유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렇게 결정되었다는 사실, 나의 한계들, 내가 받은 선고를 나타내주는 것이었다. 그러자 두려움이 엄습해 왔다. 이 처참한 미래의 모습, 이 운명이 두려웠다. 내 영혼이 두려움으로 웅크리며 뒷걸음질치는 것이 느껴졌고, 내 영혼이 사방으로 포위당한 채 어느 곳으로도 도망칠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나는 공포에 떨었다. (94)

 

사랑 때문은 아니지만 이 문장을 읽으면서

나 또한..... 공포에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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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16-09-21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저께 노려보았던 책이네요 ㅎㅎㅎ
저는 카누 탔었는데 ㅎㅎ
암튼 잼있게 지내다 오세요~

시이소오 2016-09-21 13:14   좋아요 0 | URL
저 지내다 왔어요 ㅋ ^^

초딩 2016-09-21 13:49   좋아요 0 | URL
아 아 아
환영합니다 귀국을 ㅎㅎㅎㅎㅎ

시이소오 2016-09-21 13:51   좋아요 0 | URL
귀국을 환영해 주시다뉘. 감사합니다 초딩님 ^^

다락방 2016-09-21 13: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농담]은 제가 정말 사랑하는 소설입니다. 특히나 결말은 압권이지요.

!!!!!!!!!!!!!!!!!!!!!!!!!!!!!!!

이렇게 만들잖아요... ㅠㅠ

시이소오 2016-09-21 13:41   좋아요 0 | URL
ㅋ ㅋ ㅋ ㅋ ㅋ ㅋ ㅋ
동감입니다. 이런 결말을 쿤데라는 보후밀 흐라발로부터 배웠다는데 손가락 하나 걸겠습니다.

(너무시끄러운 고독) 강추합니다^^

다락방 2016-09-21 13:47   좋아요 0 | URL
아니, 이 분이!!

저는 올해안에 더이상 책을 한 권도 사지 않기로 결심한 사람이란 말입니다!! 버럭!!

시이소오 2016-09-21 13:49   좋아요 1 | URL
ㅋ ㅋ ㅋ ㅋ ㅋ ㅋ ㅋ
빌려 읽으시면 돼용 ㅋ

시이소오 2016-09-21 14:00   좋아요 0 | URL
저는 전완근 단련을
ㆍ ㆍ쿨럭

다락방 2016-09-21 14:07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Dora 2016-09-21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조식...

시이소오 2016-09-21 16:51   좋아요 0 | URL
조식 놓ㅊㅕ 억울하네요 ㅋ

cyrus 2016-09-21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낯선 곳, 특히 어두컴컴할 때 혼자 있으면 무섭겠어요. ^^;;

시이소오 2016-09-21 17:49   좋아요 0 | URL
저는 뭐 가진게 없어서인지 무섭지 않은데 버지니아 울프의 말처럼 여성들이 밤에 맘껏 돌아다닐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네요 ^^^

2016-09-22 01: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물놀이장에서 마스모토 세이초라니. 괜히 저주받은 몸이 아닌 것이었다 이해하고 맙니다 하핫 근데.. 제 pic의 기억과는 너무 다른 일정에 시스템이어서 이젠 pic이 무서워졌어요 ㅋ

시이소오 2016-09-22 01:23   좋아요 0 | URL
저희는 너무 짜여진 일정없이 놀아서요. 무서워하실것 까지야
ㅎ ㅎ
댓글저장
 
논어 동양고전 슬기바다 1
공자 지음, 김형찬 옮김 / 홍익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슬기바다 논어는 기존 논어를 짜깁기한 책입니다.
저도 싼맛에 샀습니다만 싼게 비지떡이라고 부디 다른 분들은 사기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저는 이 출판사 책은 두번다시 안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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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16-09-20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속버스 휴게소에서 살까 고민했는데 안 사가를 잘 했네요!ㅎ

시이소오 2016-09-20 22:48   좋아요 0 | URL
아, 고속버스 휴게소에서도 파는 군요.

저 책, 한 때 50%세일 하는 통에 대량으로 풀렸나 봅니다.

<논어> 좋은 책 많은데 싼 맛에 홍익출판사 책을 많이들 사셨드라구요.

다른 번역본으로 다시 읽었어요. ㅋ ^^

초란공 2016-09-20 22: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많아 보시는 시이소오님도 실수를 하실때가?^^; 최근에 맛집이라고 검색해서 가본 식당에 완전히 실망을 하고는 `절대 피해야할 식당` 블로그를 운영할까하는 생각까지 해봤습니다! 책도 그런 블로그가 필요할듯 하지요?

시이소오 2016-09-20 23:02   좋아요 1 | URL
오, 굿 아이디어입니다. 사악한 책들도 정보를 공유할 필요가 있죠 ㅎㅎ

2016-09-20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는 그럴듯하고만요. 속기 쉽겠어요. 조심조심~~ ^^

시이소오 2016-09-20 23:40   좋아요 0 | URL
ㅋ ㅋ 힌님 조심조심~~^^

나이니 2016-09-21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익출판사 논어 저도 샀는뎅요, 이유는 리딩으로 리드하라에서 이지성씨가 홍익출판사 논어를 추천하고 있거든요,
동양고전에 대해 문외한인 저로서는 저자의 추천을 믿고 샀는데 좋은지 나쁜지 비교조차 못하겠네요ㅠ
암튼 덕분에 다른 출판사의 다양한 논어를 접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됐네요
고맙습니다.

시이소오 2016-09-22 01:20   좋아요 0 | URL
아. 이지성. 나이니님은 어떠실지 몰라도 저는 이지성을 대표적인 인문학 사기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지성이라면 출판사에서 돈을 받고 그렇게 썼을수도 있겄네요.

뽈쥐의 독서일기 2016-09-23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판사 이름에 너무나 걸맞지 않은 행태네요. 에잉~ 혹시라도 논어 읽을 일이 있으면 절대 안 사겠어요

시이소오 2016-09-23 18:06   좋아요 0 | URL
논어 좋은 번역본 많이 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홍익이란 이름이 걸맞지 않는 출판사네요 ^^

samadhi(眞我) 2016-10-18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거 세트로 장만했는데 ㅠㅠ 여태 안 읽었지만요.

시이소오 2016-10-18 15:24   좋아요 0 | URL
저도 셋트로 샀어요ㅠㅠ

samadhi(眞我) 2016-10-18 15:26   좋아요 0 | URL
게다가 만원 더 싸게 살 수 있었던 걸 잠시 정신을 놓는 바람에(?) 비싸게 주고 샀어요. 이보다 원통한 일이...

시이소오 2016-10-18 15:28   좋아요 0 | URL
저는 저 셋트 산거 자체가 억울해요^^;

samadhi(眞我) 2016-10-18 15:30   좋아요 0 | URL
저도요 ㅠㅠㅠㅠ 제가 가진 세트는 태백산맥이랑 아리랑이랑 객주였는데 그래 고전 한번 공부하지뭐 하고서 큰 맘 먹은게 중대 실수네요. 차라리 셜록홈즈 시리즈를 살 것을...

시이소오 2016-10-18 15:46   좋아요 0 | URL
저는 이사오면서 말씀하신 셋트를 비롯, 대하 소설들 다 팔고 왔어욤
흑 ^^;

samadhi(眞我) 2016-10-18 15:48   좋아요 0 | URL
저는 요 세트는 팔더라도(팔수나 있다면 ㅜㅜ) 나머지는 못 팔아요. 요놈의 책욕심.

시이소오 2016-10-18 15:49   좋아요 0 | URL
저도 나중에 재구매 ㅎㅏ고 시포요 ^^

samadhi(眞我) 2016-10-18 15:50   좋아요 0 | URL
눈물나서 어쩐대요. 아까운 거.

시이소오 2016-10-18 19:12   좋아요 0 | URL
책보다는 쌀을 사야해서 ㅋ

samadhi(眞我) 2016-10-18 19:14   좋아요 0 | URL
살 때와 달라 팔아봐야 쌀 값도 안 나오는 거 아닌가요?

시이소오 2016-10-18 19:17   좋아요 0 | URL
억울해서 눈물 찔끔 나죠 ㅎㅎ
댓글저장
 

추석 연휴, 착한 동생을 둔 덕에 백수인 나와 백수인 나의 아내, 백수인 나의 아들도 덩달아 괌 pic 여행을 가게 됐다. 동생 가족과 우리 가족, 아버지를 대동한 여행인지라 얼추 계산해보아도 대략 천 만원짜리 여행인 셈.

 

착한 동생은 SKY 회원이었기에 30분 만에 출국 수속을 마쳤고, (대한항공을 타고 싶진 않았으나 나에겐 결정권이 없었다) 곧바로 허브 라운지로 직행했다. 그동안 왜 라운지 이용을 안 했을까? 음식 가짓수는 많지 않았지만 대체적으로 맛있었고, 결정적으로 와인과 생맥주가 무료였다.

 

맥주 먹고 배가 불러오자 레드 와인으로 바꿨다. 그래도 배가 불러오자 보드카에 쥬스를 혼합해 들이켰다. 나는 어쩜 이리 똑똑한 것일까? 기지 작렬.

 

제수씨까지 꼬드겨 담배 세 보루를 샀다. 66달러. 이런 악마의 숫자가! (담배를 끊더라도 일단 삼십 갑 피고 생각해 보자!) 답답하다는 아버지를 대동하고 면세점 한쪽 끝까지 가서 야도하고 라운지로 돌아왔다. (, 뭐 그닥 크지 않군)

 

라운지에서 무려 네 시간을 버티다 나왔다. 7시 비행기임에도 사람이 몰릴까 무서워 우리는 2시에 공항에 도착했기에. 우리 테이블을 보고 한숨짓던 여직원이 떠오른다. (미안해요. 다음엔 꾹 참고 안 올게요.)

 

수천 번 비행한 기장이나 스튜어디스도 사고로 죽는 일이 드문데 비행기 사고로 죽는 사람들은 얼마나 재수가 없는 걸까? 아직까지 살아있는 스튜어디스들이 운이 좋은 걸까?

 

스튜어디스에게 땅콩 까서 주세요하고 농담하려다 꾹 참았다.

( 땅콩으로 맞을 일 있나.)

 

버드를 세 캔 마시며 쿤데라의 <농담>을 읽었더니 어느새 괌이었다.



 

괌 입국 게이트에서 줄서다 3~4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며 제수씨는 내게 침투조를 제안했다. , 비행기가 멈추자마자 뛰어야 한다는 것. 비행기의 도착을 알리는 소리가 나는 동시에 나는 우사인 볼트처럼 뛰었으나, 고작 5미터 갔으려나. 짐을 내리는 승객들로 인해 금세 가로막혔다.

 

중간에 공항을 가로지른 보람이 있었던지, PIC에 가장 먼저 도착.

PIC에 도착해보니, 우선 예상보다 더웠다. (새벽 2신데 이렇게 더울 줄이야! , 한동안 무더위에 지치다 겨우 좀 살만 해졌는데 나는 왜 또 다시 괌에 온 것일까?)

 

새벽 4시쯤 잠들었는데 8시쯤 일어났다. 동생과 나는 액티비티를 예약하기 위해 이곳 저곳을 돌아 다녔다. 양궁 코너에서 줄을 섰는데 다른 한국인들 몇몇이 이이서 줄을 섰다. (아니, 다들 왜 괌까지 와서 활을 쏘기 위해 아침 댓바람부터 줄을 서는 걸까? 한국인에겐 활을 쏘아야만 하는 어떤 유전자가 있는 것일까? 그래서 32년 동안 한국 여자 양궁은 금메달을 내주지 않는 걸까?)

 

부라부랴 스타라이트 조식을 먹었다. 어느 책에서 읽었더라. 정확한 워딩이 기억나진 않지만 대충 이런 말이었는데......

 

먹기 위해 줄을 서는 만큼 비천한 짓은 없다’.

 

, 줄을 서고 말다니. 게다가 먹을 것도 없고, 맛도 없고.

 

기껏 예약까지 했으나 아이들이 기절한 듯 깨어나질 않아 다시 양궁 예약을 취소하러 갔다. 예약한 게 아까워 가족대표로 나만 참여했다. (, 또 다시 매몰비용의 오류)

의외로 어려웠다. 10발 쏘고 나서야 과녁에 겨우 1발 맞췄다.

(.....괌까지 와서 나는 왜 활을 쏘고 있는 걸까? 이거 한국에서도 할 수 있는데?!)

 

나이 어린 클럽 메이트 카일은 해맑게 피니쉬?’라고 물어본다. 14네발이 쐈는데 더 쏘라구? 손가락 아파 죽겄구만. ‘앱솔루트 피니쉬.

 

두 시간 정도 수영장에서 놀다 다시 중식. 이번엔 하나비. 스타라이트 조식보단 낫다.

회가 있으니. 맥주도 뷔페.

 

동생은 아버지 인슐린을 사기 위해 병원에 가고 (그래서 역시나 예약한 스노클링을 취소했다.) 나는 조카랑 주로 놀았다. 조카는 꽃게 모양의 튜브를 어깨에 걸치고 양손을 집게 마냥 오므렸다 펼치며 나를 쫓았다. 30분 정도 도망다녔을까. 조카는 양손을 집게 모양으로 펼치며 왕 꽃게로 업그레이 하더니 필사적으로 나를 쫓았다. 두 시간 동안이나. 5세 아이들은 지치지 않는 걸까? 그렇게 왕 꽂게에게 쫓기다 다시 석식.

선셋 바비큐.

 

밀러 맥주 한 병에 10달러. (VAT 별도) 세 병 마셨다. 뭔가 좀 바가지 씌우는 거 같아 영 기분이 불편하다. 골드 카드 비용 골드 카드대로 내고 여기서 또 150불을 지불해야 하다니.

그나마 가장 맛있던 건 닭도 아니요 돼지도 아니요 소도 아니요 새우도 아니요

파인애플이었거늘.

 

성질나 새우를 있는 데로 가져와 다 구웠다.

(까서 가져갔다. 나중에 보니 벌레가 나왔다고?)

 

렌트한 차(마쯔다)를 타고, 괌 시내에 가서 제수씨가 좋아라한다는 벨기에 초콜릿 브랜드 고디바에서 파는 초콜릿 음료를 마셨다. , 달달하구나.

 

이후 K마트 가서 그토록 맛있다는바나나과자를 10여 개 사왔다.

 

숙소로 돌아와 동생과 (GUAM)괌 맥주를 마시고 잠 들었다.

 

오늘은 괌 PIC 골드 카드에 대해 따져보자. 룸 두 개에 골드 카드 포함 총 백 만원. 3박 동안 룸 하나는 4박으로 이용했기에 숙박비로만 350만원을 썼다. (성인 5, 소아 2) (물론 나는 계산만 한 거다. 결제는 동생이 했다.)

 

남자들은 총 8, 여자와 아이들은 총 9. 24+36 총 예순 번의 식사라. 이 중에 서른 번은 먹었을라나. 늦게 가는 바람에, 혹은 다른 사람과 보조를 맞추느라, 혹은 퍼시픽 판타지 디너쇼 같은 경우 아예 음식도 없고 보이지도 않아, 여러 가지 이유로 나는 흡사 짐승처럼 먹었다. 레스토랑이 제시한 시간에 맞춰 밥을 먹는다는 게 나처럼 게으른 사람에겐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기에.

 

아침 먹고 돈 아까워 겨우 두 시간 지났는데 점심 먹고, 점심 먹고 돈 아까워 겨우 세 시간 지나 저녁 먹고....... 이게 짐승이지 인간인가? 늦게 가는 바람에 20분 만에 먹어야 한다고 해서 허겁지겁 꾸역꾸역 음식을 입으로 쳐 넣고.....이게 짐승이지 인간인가?

 

퍼시픽 판타지 디너쇼에 갔더니 뷔페라더만 음식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만 있고, 가져와 먹으려했더니 온통 깜깜해 내가 먹는 게 닭인지, 돼지인지, 소인지도 모른 채 꾸역꾸역 처먹었으니 (입안에 쑤셔 넣고 나서야 어라 닭이네’, ‘어라 소네’ ‘어라, 닭과 돼지를 같이 처먹고 있네’) ......이게 짐승이지 인간이냐고?!

 

괌에서 먹은 식사 중 가장 인간답게 먹은 건 사돈어른이 추천한 철판 요리집 조이너스였다.

PIC에서 차타고 5분 정도 걸린다. 7, 140달러 정도 나왔다. 골드카드 신청 안 하고 외부에서 식사를 한다면 아마도 골드 카드를 사용했을 때와 비슷한 정도의 금액이거나 덜 들지 않을까. 참고로 PIC에서 신호등만 건너면 식당들이 꽤 있다. (토니 로마스, 쇼군, 정체불명의 치킨집 등)





 

PIC 골드 카드의 장점이라면 물놀이 도중에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건데, 단지 그 이유 때문에 1박당 50만원, 2개에 100만원을 지불해야 하다니, 왠지 사기 당한 느낌이 든다. 나는 앞으로 두 번 다시 괌에 가진 않을테다. (자세한 이유는 다음 글에 밝히겠지만, 한국인은 호구다) 만일 정신 줄을 놓는 바람에 가게 되더라도 이건희 같은 갑부가 되지 않는 이상 두 번 다시 골드카드를 이용하진 않겠다. 하긴 이건희 같은 갑부가 된다면 괌 PIC에 갈 일이 있을까. 하여 갑부가 되건 거지가 되건 괌에 두 번 다시 갈일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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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0 15: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0 15: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0 15: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0 16: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이니 2016-09-20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괌에 못 가 본 1인으로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참고할게요~

시이소오 2016-09-20 15:24   좋아요 0 | URL
괌 말고 다른 곳에 가시는게 ㅋ .

재밌게 읽으셨다니 다행이네요 ^^

깊이에의강요 2016-09-20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이소오님의 관광기(ㅋ)
여행기(?) 는
뭔가 빌 브라이슨 스러운데요ㅋㅋ
투덜거리는게 귀여우세요^^
읽는 동안 몇번을 웃었어요ㅎ

시이소오 2016-09-20 15:25   좋아요 0 | URL
아재의 불평불만을 귀엽게 봐주시다뉘

관대하신 강요님. ㅎㅎ

이 기회에 빌 브라이슨 여행기를 좀 읽어봐야 겠네요. ^^


깊이에의강요 2016-09-20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예의가 없었네요 ㅋ
웃다보니 귀엽다는 말이 튀어 나와서 그만...
귀여우세요로 수정했습니다ㅋㅋ

시이소오 2016-09-20 15:3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는걸요.

관대하실 뿐 아니라 섬세한 강요님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9-20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시이소오 님은 기지남이시십니다... 독한 술을 쥬스에 타서 마시는 센스...
저도 먹기 위해서 줄서는 짓은 못하겠더군요.

그러다 보니 만날 맛없는 식당에 가게 되는데... 다행히도 저의 혀는 맛을 잘 못 느끼는 체질이라...그냥 그려려니 합니다..

시이소오 2016-09-20 16:16   좋아요 0 | URL
보드카 오렌지주스랑 토닉이랑 혼합해 마시면 맛있어요.

친구가 바에가면 조제 잘 하는데 저는 대충 마십니다. ㅋ

곰발님
혀가 저랑 비슷 하신듯 ㅋㅋ

cyrus 2016-09-20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좋은 곳에 갔다 오셨군요. 스튜어디스나 비행기 항공사들은 우리보다 튼튼한 강심장인 것 같아요. 비행기 사고가 언제 일어날지 모를 일이잖아요. 나 같은 사람은 불안해서 비행기 못 타는데.. ㅋㅋㅋㅋ 일 그만둘 때까지 단 한 번도 사소한 사고를 겪어보지 않은 스튜어디스, 항공사가 몇 명 있을지 궁금해요.

시이소오 2016-09-20 17:41   좋아요 0 | URL
통계를 따져보면 자동차 보다는 안전하다고 하네요. 비행기 사고보다 잦은 방사선 노출이 더 문제라네요.

대한항공 직원들은 갑질하는 손님들 뿐 아니라 갑질하는 한진 오너들 때문에 이중의 고통을 당하는게 더 문제겠죠~~

비연 2016-09-20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괌 안 가봤는데 시이소오님 글 보니 다녀온 기분 들어 안가도 될듯요 ㅎㅎㅎ

시이소오 2016-09-20 18:53   좋아요 0 | URL
비연님은 유럽으로 가시죠 ^^

나뭇잎처럼 2016-09-20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빌 브라이슨에 추가 한 표요! ㅎㅎ 근데 짐승 비유는 좀 심하셨어요. 짐승은 배부르면 안 먹거든요. 배불러도 먹는 인간을 짐승에 비유하시다니. 듣는 짐승 자존심 상하게... ㅋㅋ

시이소오 2016-09-20 21:01   좋아요 0 | URL
ㅋ 그러네요. 짐승에 대한 모욕이네요. 잡식동물로 정정해야겠습니다 ㅋ^^

2016-09-20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ic이 아직 성업 중이군요. 싸이판에 가봤는데 저 역시 양궁도 하는 짐승으로 살았지만(ㅋㅋ) 남은 기억은 아우 좋아~~에요. 다시 가고 싶을 정도인데 헤헤

시이소오 2016-09-20 23:47   좋아요 0 | URL
그러시군요. 부지런한분은 pic가 맞을듯 합니다. 저처럼 게으른 족속은 일본 료칸이 딱이죠 ㅋ
댓글저장